He's being mistaken for a soccer genius RAW novel - Chapter (153)
유소년 시절.
코치님들께서 종종 해주시던 격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아마도 메시가 했던 말이 아닐까 싶다.
모든 단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말.
그 말이 새삼 떠오르는 이유는, 그 말을 한 장본인이 같은 그라운드 위에 있기도 하거니와.
지금 우리의 상황에 딱 맞는 말이기 때문일 거다.
그러고 보면 한국에도 비슷한 의미의 말이 있는데.
전화위복이라고.
음, 이거 한국말이 아니던가.
아무튼 동양에도 이런 말이 있다는 걸 메시에게 알려주면 반응이 재밌지 않을까, 괜히 궁금해진다.
어쨌거나, 전반전이 완벽하게 파리의 시합이었다는 건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정확한 기록을 확인한 건 아니지만, 슈팅만 해도 우리가 한 번 찰 때 상대는 다섯 번 이상 찼을 게 확실할 정도로 밀렸고.
점유율이나 패스 횟수로 봐도 크게 밀렸을 게 분명한 45분이었다.
덕분에 나로서는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었는데, 그래서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가뜩이나 체력적인 부담이 있던 터라, 만약 전반이 박빙으로 흘러갔다면 이미 지치고도 남았을 게 분명했는데.
전반전 동안 할 게 없었던 게 오히려 좋게 작용한 셈.
그래서 전화위복이라고 할 수 있는 거다.
물론 그건 갑작스럽게 골문을 맡긴 했으나, 당황하지 않고 제 역할을 다 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로사티 덕분.
더군다나 그 덕분에 자그마한 깨달음도 얻게 되었으니, 불운도 받아들이기 나름이 아닐까 싶었다.
중요한 건 뒤가 아니라 앞이니까.
타타탓-!
그리고 미래보다 중요한 건 현재다.
끊임없이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변의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가는 움직임을 가져간다.
후반이 시작된 이후로도 상대는 라인을 올리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모양새.
전반 내내 몰아붙이고도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해 급해졌다는 게 보이는 것이, 전반엔 하지 않던 전방 압박을 하고 있다.
네이마르나 음바페 같은 선수들이 공을 빼앗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
그 가운데 메시 만큼은 여전히 상황을 관망하는 듯했으나, 그 대신 미드필더들이 더 앞선으로 나서며 공백을 메꿔주고 있는 터라.
나름 넓게 펼쳐진 그물망이 우리 수비의 앞선에 드리워져 있는 상황.
그 포위망이 꽤 위협적으로 느껴지긴 하나, 한편으론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
미드필더들이 전방 압박에 참여한다는 건, 곧 중원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상대도 바보는 아닌지라 그 공백을 메꾸기 위해 좌우 풀백이 미드필더처럼 올라오고, 센터백 라인도 위로 올리며 간격을 나름 촘촘히 세우고 있기는 하나.
어쨌든 그 역시도 후방의 공간이 벌어진다는 걸 의미하기에, 최소한의 패스만으로 큰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엔 변화가 없다.
후방에서 중원으로, 다시 중원에서 전방 깊숙한 곳까지.
딱 두 번의 패스만으로 슈팅까지 갈 수 있는 길이 눈에 보임에, 그 연결 고리가 될 수 있을 만한 지점에 서서 패스를 기다린다.
다행인 점은, 상대가 지금과 같은 전방 압박을 많이 해보지는 않은 것인지.
압박이 그다지 짜임새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덕에 나는 조용히, 보나벤투라 선배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
“···”
찰나의 눈 맞춤이 이어지고, 보나벤투라 선배가 뜻을 읽은 듯 움직이는 사이.
나는 왼편으로 고개를 돌려 로메로를 찾는다.
그리고 두 번째 눈 맞춤이 이어지길 잠깐, 이내 로메로 역시 전방으로 내달릴 준비를 마치는 게 보인다.
참, 재밌지 않나.
눈만 보고도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재밌잖아.
파아앙-!
아주 잠깐, 상대의 그물망이 느슨해진 사이.
벌어진 그 틈으로 보나벤투라 선배의 패스가 뚫고 나온다.
촤아아아-
그 패스가 내 쪽으로 향해 오는 동시에, 등 뒤에선 수비수들이 바짝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다가오는 패스의 속도와 붙어오는 수비의 속도를 계산해 보건대, 수비가 한발 앞서겠다는 판단이 내려짐에.
타탓-!
상대 수비와 몸의 대화를 나눌 생각은 없으므로 패스를 향해 마중을 나간다.
그럼에도 수비가 계속 따라오는 게 느껴져, 일단은 제쳐내는 게 먼저겠다는 판단을 내린다.
다만 그것에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는 없다.
역습은 최대한 빠를수록 위력적인 거니까, 제쳐내더라도 최소한의 터치로 제쳐내야 한다.
최소한의 터치라면··· 당연히 원터치로 처리하는 것이 최소한의 터치일 수 있겠으나.
숫자에는 분명 1보다 작은 숫자가 존재한다.
촤아아아-
굴러오는 공을 멈춰 세울 듯 발을 가져다 대는 동시에 흘끗 뒤를 돌아봐 수비를 확인한 뒤···
타탓-!
그대로 미련 없이 몸을 틀며 돌아선다.
공은 건드리지 않는다.
보나벤투라 선배의 패스가 워낙 좋아, 그대로 두어도 문제없을 듯했다.
촤아아아-
잡힐새라 어깨를 접으며 빠르게 수비 옆을 스쳐 지나치고,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오는 공과 재회한다.
그리고 그대로 결 따라, 앞으로 패스를 찔러 넣는다.
로메로가 스타트를 끊은 지점은 우측 사이드지만, 녀석의 스피드를 믿고 약간 안쪽으로 직선을 그리도록 밀어 넣는다.
파아아앙-!
그렇게 떠나보낸 패스가 잔디 위를 미끄러져 가고, 그 패스를 향해 로메로가 부단히 달려간다.
가끔은, 골보다 패스가 더 짜릿한 순간이 있다.
내 발에서 떠난 공이 공간으로 뛰어들어가는 동료와 완벽한 타이밍에, 정확한 지점에서 일치할 때.
그 순간엔 뭐랄까, 자연의 신비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까지 느껴진다고 할까.
물론 과장이긴 한데, 아니 실은 과장이 아닐지도 모른다.
파아앙-!
오른쪽에서부터 대각선으로 달려 들어간 로메로가 공을 낚아챈 뒤 안쪽으로 파고든다.
그 터치가 이뤄진 지점이, 내가 머릿속으로 계산했던 지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기분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다.
뻐어어어어엉-!
슈우우우우웅-
철썩-!
퍼스트 터치에 이어 곧바로 때린 로메로의 슈팅이 골망을 들썩인다.
그리고 이내, 로메로가 나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펄쩍펄쩍 뛰어오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입이 바삐 움직이는 걸 보면, 뭐라고 외치는 것 같은데···
“천재! 천재! 크로스!”
···음.
적당히 무시하고 싶어지는 발언이지만, 그래도 나 역시 손을 뻗으며 녀석에게 달려갔다.
한숨이 나오는 부끄러움보다는 주체할 수 없이 뿜어져 나오는 희열이 더 컸다.
*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사자를 밟아버리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꿈틀 정도론 끝나지 않을 거다.
후반 10분경 불의의 일격을 허용한 파리는 이전보다 더욱 더 거세게 공격에 나섰다.
그 분노의 반격에 우리 골문이 위태로워 보인 것인지 벤치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내 선수 교체가 이루어졌다.
왼쪽 공격수인 사포나라 선배가 나가고 미드필더인 토레이라 선배가 합류.
쓰리 톱은 해체되어 투 톱으로, 중원엔 네 명의 미드필더가 서면서 최후방 수비 라인 앞에 한 줄의 수비벽을 더 만드는 식.
한 점을 앞서고 있고, 시간도 30분 정도가 남은 상황이니 단단히 걸어 잠가 지키겠다는 게 감독님의 생각으로 보였다.
그런데··· 음.
감히 내 주제에 감독님의 판단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그렇게 전술의 형태가 바뀌고, 자연히 시합의 흐름도 바뀌면서.
과연 작정하고 지키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우리가 내려앉음에 따라, 상대가 더 작정하고 공격에만 몰두하기 시작한 까닭이었다.
심지어 마음 놓고 공격을 퍼붓는 그 공격진이 네이마르, 음바페, 그리고 메시이기까지 하니.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조금은 들던 와중.
전광판의 시계가 70분을 지날 무렵, 그런 불안감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우리 수비가 기다리면서 공간을 잠그는 쪽으로 가닥을 잡기 시작했을 때부터, 점점 존재감이 커지기 시작한 선수가 있었다면··· 메시였다.
대부분의 선수가 뛰어다니기보단 제자리에 서 있는, 정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사이.
메시가 공을 터치하는 횟수는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러다 순간.
대마법사가 마법을 부린 것이다.
설명하기도 어렵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그건 지금까지 내가 배워온 축구의 상식을 부정하는 듯한 플레이였다.
공격은 수비를 피해서 가는 것이 기본이고.
선수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보단 널널한 공간으로 공격을 시도해야 한다는 게 내가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었건만.
그런 공식 따위는 이론에 불과하다는 듯, 메시는 촘촘한 수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강제로 문을 열어젖히더라.
솔직히 말하면 그가 나보다 스무 살 가까이나 나이가 많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그 순간엔 들 정도였다.
조 추첨 때 파리와 한 조가 되면서, 선배들이 말하길 그의 전성기 때 안 만난 게 어디냐고 했었는데.
전성기가 아닌 지금에도 저 정도라면, 전성기 땐 대체 어떤 수준이었는지 상상도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그건 일종의 태풍이나 지진과도 같은 거였다.
인간의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 같은 느낌.
덕분에 우리가 뭘 잘못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는데, 대신 두려움은 들었다.
이에 왠지 가만히 있다간 아무것도 못 한 채 휩쓸려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지라.
생존 본능이라도 발휘가 된 것인지 머리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야겠다는 직감이 들기는 했으나, 전술 변화에 따라 함께 힘을 합칠 동료의 숫자가 줄어든 상황이라.
조금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머리를 굴리다 보니, 결국은 나도 상식에서 조금 벗어난 방법을 채택할 수밖에 없더라.
물론 감히 내가 대마법사처럼 마법을 부릴 줄 아는 건 아니지만, 때로는 상식을 뒤엎을 필요도 있다는 걸 메시의 플레이를 보고 느꼈던지라.
동점이 된 이후로도 상대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던 와중, 어렵게 수비에 성공한 뒤 내게로 공이 흘러들어 왔을 때.
나는 내가 가진 상식에 반하는 플레이를 시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만 그래 봤자 사실 크게 특별할 건 없었던 게, 패스로 역습을 이어가는 대신 개인 돌파로 슈팅까지 가보자는 것뿐이기는 했다.
물론 첫 골을 넣은 로메로가 여전히 필드에 있었고, 내가 공을 잡자마자 알아서 공간으로 뛰기 시작했기에 거기로 패스를 주지 않는다는 게 내겐 충분히 기본을 거스르는 플레이임은 분명했다.
나는 패스를 찌를 듯 말 듯 계속 타이밍을 재면서도, 결국은 공을 발에 단 채 올라갔다.
그 와중에도 로메로가 좋은 위치로 달려 들어가며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켜준 터라, 사실 나 혼자 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어쨌든 패스를 선택하지 않은 나는 혼자서 공을 몰고 들어가 박스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었고, 그 시점에서 이미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지라.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는 속담을 실감하며, 끝내 마지막 돌파까지는 따라하지 못한 채 슈팅을 때려야만 했다.
다행이라면 그렇게 때린 슈팅이 수비의 가랑이 사이를 통과했다는 점과, 그 덕에 골키퍼 입장에선 공이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였을 거라는 점.
덕분에 공이 옆을 지나가는 순간에도 골키퍼는 선 채로 지켜보기만 하더라.
으음.
아까 로메로의 득점을 도왔을 때, 골보다 패스가 더 재밌을 때도 있느니 뭐니 했었는데.
그 순간엔 또 생각이 바뀌긴 했다.
뭐, 내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어디 한두 번이었나.
*
“고생했어, 고생했어.”
기진맥진.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라타 풀썩, 가죽 시트에 몸을 맡긴다.
종아리는 당겨오고, 발목엔 모래주머니라도 찬 듯 무거운 느낌이 들고.
홍염 때문에 생긴 연기를 90분 동안 들이마신 탓인지 왠지 목도 조금 칼칼한 것 같다.
어쨌거나 시합은 끝났고,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
“푸우···”
공간이 좁은 탓에 나름 요령있게 기지개를 켜며 한숨을 내쉰다.
시합을 마쳤다는 안도감과 못내 남은 아쉬움이 섞인 한숨인데, 이내 더 큰 한숨이 내 것을 덮어버린다.
“에고, 죽겠다.”
“고생하셨어요.”
“그려, 그려. 너도 고생했다, 꼬맹아.”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옆자리에 앉는 로사티에게 말하자, 그는 내 머리를 헝클어뜨려 놓는다.
이후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도 앓는 소리를 내던 그는, 막내인 나와 달리 최연장자답게.
“아이, 팔 치워요.”
“싫어.”
민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지개를 켜더니 문득 내게 말했다.
“거 참, 미안하게 됐다.”
그 대뜸 없는 사과에 무슨 뜻이냐는 듯 바라보니, 로사티는 입맛을 쩝쩝 다셨다.
“다른 건 몰라도 마지막 거, 그거는 막았어야 되는데. 하, 다섯 살만 어렸어도 막았을 거야. 늙은 게 죄지, 늙은 게.”
“···”
“미안하다. 테라차노였으면 최소한 무승부라도 지켰을 텐데. 웬 늙은이가 땜빵으로 나오는 바람에 져버렸네.”
···뭐라고 반응해야 좋을지 감도 안 잡히는 자학에 눈을 껌벅거리니, 그런 날 슬쩍 바라본 로사티가 껄껄 웃음을 터뜨린다.
그의 말대로, 오늘은 졌다.
2대3.
후반 35분을 넘어 결국은 메시와 음바페에게 두 골을 허용해버리고 만 탓.
다만 솔직히 아쉬움을 표하기도 뭐한 것이, 애초에 골대 안으로 향한 슈팅을 내준 것만 해도 열 개는 넘었던지라.
그나마 3골만 허용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 경기여서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가 들지는 않았다만.
그래도 로사티는 진하게 아쉬운 모양이었다.
“아, 씁. 그걸 못 막냐. 니어로 찰 거라는 거 예상했었어야 되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아냐. 충분히 막을 수 있었어.”
“대신 다른 거 많이 막으셨잖아요.”
“뭐, 그렇기는 하지.”
“···”
내가 위로에 소질이 있는 걸까, 아니면 로사티가 생각보다 단순한 걸까.
자책을 하다가도 금세 또 웃는 모습에 갈피를 못 잡겠는 와중.
“미안하다. 1위 지켰어야 되는데 못 지켜버렸네.”
이젠 또 진지하게 사과를 하는 통에 어이없이 그를 바라본다.
무승부만 했어도 1위를 지킬 수 있었으나, 졌기에 2위로 밀려나게 된 우리였다.
덕분에 16강에서 다른 조 1위 팀을 만나게 됐고.
흐음.
근데 그런 게 중요하던가.
“재밌었으니 됐죠.”
“···음?”
“행복해 보이시던데요.”
“···보였어?”
“네···”
“허허, 부끄럽구만.”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 로사티의 모습에, 나도 헛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진 건 아쉽지만, 뭐.
과정이 재밌었으니 그걸로 되지 않았나 싶다.
어차피 자책한다고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괴로워해봐야 나만 괴로울 뿐.
자책하다가도 금세 웃어버리는 이 남자처럼, 과정을 즐겨야 오래 버틸 수 있는 게 아니겠나.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파리 시내의 저녁 풍경이 퍽 아름답기 그지없다.
“···”
그렇게 숙소를 향해 달리던 중.
불쑥 얼굴 앞에 들이미는 핸드폰 화면에,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그러자 로사티가 입을 삐죽 내밀더니 말했다.
“그래도 간만에 뛴 거라 내 얘기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네. 다 네 얘기뿐인데 좀 읽어봐라.”
무슨 얘기인가 싶어 핸드폰을 받아든다.
그리고 화면에 떠 있는 기사를 읽어보는데···
···음.
누가 이딴 걸 쓴 건지 찾아내고 싶은 마음이 치밀고 만다.
─PSG 대 피오렌티나, 파르크 데 프랭스에 두 명의 메시가 있었다
······결국 메시의 두 골과 음바페의 한 골로 파리가 승리를 가져가긴 했으나, 피오렌티나의 지안 리가 보여준 플레이는 과거의 메시가 슬쩍 엿보이는 듯한 모습이었음에, 우리는 마치 두 명의 메시가 한 필드 위에서 뛰는 듯한······
제발,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대체 누굴 누구와 비교하는 건지.
어금니를 깨물며 손가락을 휙휙 움직여,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켠다.
보나 마나 호들갑 떨기 좋아하는 이탈리아 기자일 게 분명할 텐데.
어디 보자···
“···”
음.
Santiago González 면··· 이탈리아식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