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145)
145화. 언데드 청소엔 성수가 최고 다 (7) + 화려한 집들이 (1) 이윽고 그가 완전히 물러난 뒤 성녀는 옥좌에 등을 기댄 채 먼눈을 하며 중얼거렸다.
“……아직은 에르네시아 왕국에 관여하는 건 옳지 않겠군요.”
다른 이들은 신앙이니 교리만으로 움직이지만 그녀는 그것만으로 판단하진 않는다.
교단의 총수이자 그리고 일국의 군주의 역할도 떠맡고 있다.
당연히 어지간한 정치 감각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우선은 제국입니다. 에르네시아 왕국은 그다음으로 하지 않으면 저희라도 버겁겠죠.’
에르네시아 왕국에 자신들의 교단의 손길을 미치는 것.
수백 년 전부터 내려진 과업인 만큼 섣불리 손을 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분간은 기존에 이어진 대로 서로 간섭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순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녀는 거듭 그 사실을 자신에게 되새겼다.
‘아렐 에르네시아라..
성녀는 속으로 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그것과는 별개로 한 번쯤 얼굴 정도는 확인하는 게 좋을까요? 적당한 구실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군요.’
단순히 성녀의 입장뿐만이 아니라 성국을 책임지는 입장으로서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성국의 교리와 비원을 위해서.’
화려한 집들이 (1)
언데드 사태가 진정되고 시간이 흘러 나는 17세가 되는 해를 맞이했다.
이젠 키도 상당히 커서 드디어 아샤나 세이나에게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좋다, 이대로만 더 자라다오.
단순히 내가 한 살 더 나이를 먹은 것 외에도 내가 다스리는 이곳 파힐리아에는 새로운 한 해가 된 것을 기념하는 여러 변화가 생기고 있다.
새로 개발한 상품이나, 드디어 새끼를 낳은 우리 애완 그리폰 등 여러 크고 작은 일들이 지나갔다.
그리고 나와 측근들은 여전히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후후훗!”
드워프 대장장이 아켄이 묘하게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 다가 오더니 조금 전 막 완성한 단검 한 자루를 척!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번에야말로 완벽하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기가 막 그린 엉망진창인 그림을 부모에게 자랑하듯 으스대는 꼴이 참으로 못 봐줄 꼴이다.
아니, 애초에 방금 전까지 용광로 바로 옆에서 철 두드리느라 땀내가 막 피어오르는 아저씨랑 해맑게 웃는 취미는 없거든요?
“자, 어떠냐? 아렐!”
최근 변화 중 하나는 아켄이 나를 애송이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나름대로 나를 고용주로서 인정한다는 의미겠지.
그래도 가능한 좀 더 예의를 차려 줬으면 어떨까 싶었다.
안 그래도 아샤가 계속 못마땅해 하고 있다고.
“흐음, 어디……
다만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애초에 지금 내가 아켄과 단둘이 대면하고 있는 이유는 그가 만들어온 완성품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어디? 어디 이번엔 우리 드워프어린이가 제대로 했나 볼까요?.”
“보기나 해라.”
“잘되면 ‘참 잘했어요.’ 도장이라도 그 근육에 찍어 주마.”
라고 중얼거리며 나는 단검을 집어 들고는 검집에서 빼 들었다.
“호오…… 겉보기는 그럴듯하군.”
“겉보기뿐만이 아닐 거다. 이번에야말로 네 녀석의 입에서 감탄이 나오게 해 주마.”
평소라면 내가 놀리면 그 즉시 반응했을 이 아저씨는 이번만큼은 여유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이나 자신이 있다는 건가?
과연, 그렇군요
다만 자신만만해하는 건 아켄뿐이지 나머지 파힐리아의 대장장이나 그의 제자들은 힐끔힐끔 저 멀리서 우리 쪽을 엿보고 있다.
심지어는 어딘가에 기도하듯 두 손을 꽉 모으고 있는 녀석도 있군.
나 참, 신한테 기도할 여유가 있으면 나한테나 해라.
뽑은 단검의 날을 위로 들어 올리고는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날의 날카로움을 보기도 하고, 위의 조명에 비쳐 보는 척하는 등 왠지 모르게 뭔가 있어 보이는 감정단 흉내를 내보았다.
……사실 지금의 내 행동에는 별 의미는 없다.
그냥 있어 보이고 싶어서 신중하게 감정하는 척 흉내 내고 있을 뿐이다.
왜냐면 내가 이리저리 검을 훑어보면서.
“흐음? 후음~ 그렇구우우운?.”
별 의미도 없는 신음을 할 때마다.
저 멀리서 대장장이들이 움찔거리는 게 묘하게 재밌거든.
어차피 감정이야 첫눈에 이미 끝마쳤다.
단검의 면에 새겨진 고른 파도 같은 무늬.
세간에 문헌으로만 알려진 다마스커스 스틸 특유의 무늬였다.
이 정도면 훌륭하게 재현한 다마스커스 스틸이다.
내가 단검을 도로 내려놓자 아켄이 몸을 내밀며 묻는다.
“어떤가?”
“어떻고 자시고 일단 얼굴 좀 치워. 땀내 나잖아.”
내가 낑낑거리며 아켄을 밀어냈다.
진짜 쇠만 얽히면 이 아저씨는 자중하는 게 없다는 게 문제군.
“아렐, 네 녀석이 가르쳐 준 모든 방법은 빠짐없이 재현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부족한 건가?”
여기서 농담으로라도 부족하다고 하면 왠지 망치로 한 대 갈길까 겁나는군.
뭐, 좋다. 나는 정직하니까.
근면한 드워프에게는 솔직히 칭찬도 해 줘야 하는 법이다.
칭찬은 드워프도 춤추게 하는 법이니까.
나는 박수를 쳤다.
“이 정도면 훌륭해. 내가 지시한 대로 제대로 다마스커스 스틸을 재현해 냈다고 봐도 되겠어.”
아켄을 포함한 드워프 대장장이들이 파힐리아에 오도록 꼬드기며 내건 미끼.
다마스커스 스틸의 제조법.
원래부터 드워프들이 에르네시아왕국에 대장간을 차린 목적은 왕국내 독점하고 있는 다양한 광산에서 채굴되는 광물을 접하여 그들이 꿈꾸던 여러 가지 철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그런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그들은 이곳에 공방을 차리자마자 곧바로 내가 넘긴 제조법을 재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지난 전쟁이니 뭐니, 개발이니 뭐니 해서 내가 대장장이들에게 끊임없이 일을 맡겼는데도 불구하고 집 념이라고 해도 좋을 기세로 계속해서 철을 제련하여 그 결과물을 내게 가져왔다.
그 결과 거의 보름에 한 번 꼴로 그가 가져온 다마스커스 스틸의 품질을 평가해 주고 있었다.
그들도 내가 전해 준 제조법이 영생소한 것이었는지 처음에는 제대로 재현하지 못해 품질이 조악한 결과품 만을 보여 줬으나.
끈질긴 노력 끝에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솔직히 더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 데, 조금 놀랐어.”
대충 내년까지는 더 질질 끌 수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말이지.
칫, 아깝군.
좀 더 우려먹었어야 했는데.
역시 다마스커스 스틸 하나로 뽕을 뽑아 먹긴 무리가 있었나?
아무래도 드워프들의 근면함과 집착을 얕본 것 같았다.
“흥, 이걸로 아렐 네놈도 더 이상은 쓸데없는 참견은 하지 못하겠지.
안 그런가?”
내가 솔직히 칭찬하자 아켄은 당장이라도 기세가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
분명 내가 다마스커스 스틸 때문에 놀릴 때마다 자존심이 콱콱 들쑤셔져서 보통 분한 게 아니었겠지.
그리고 분해 하는 그를 볼 때마다 아주 꿀맛!
“그럼 지난번에 한 말을 철회해 줘야겠다.”
“지난번 한 말?”
무슨 소리지?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켄은 콧김을 내뿜고는.
“두 달 전 아렐 네가 말했지 않았나! ‘에에에엑- 드워프가 다루지 못하는 금속은 없는 거 아니었어?’라고 약 올린 게 누구였냐!!”
“으음?.”
가만히 고개를 뒤로 젖히고 지난날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려 봤다.
아켄이 실패한 다마스커스 스틸을 가져올 때마다 내가 하나하나 꼼꼼히 친절하게 까 주었지.
응, 즐거운 추억이야.
“확실히 그 말을 했던 것도 같군.”
아~ 그래, 기억난다.
분명히 지난달에도 한껏 아켄을 놀려 먹어 줬지.
“이제 어떠냐. 이번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나?”
“……아켄, 너.”
“뭐, 뭐냐……
내가 말없이 지긋이 촉촉한 눈으로 바라보자 아켄이 도로 고개를 뒤로 밀며 눈가를 찡그렸다.
“그러니까 뭐냐!”
“너 의외로 섬세했구나?”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그야, 내가 두 달 전에 놀렸던 걸로 울먹거리며 망치를 두드리는 드워프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마음 속이 짠해진다.
우리 드워프는 섬세해요.
“아렐?…”
어이쿠, 더 이상 놀렸다가는 정말로 그가 삐쳐 버릴 것 같았다.
“음, 네 실력을 얕본 건 미안했다.
확실히 아켄 넌, 일류 대장장이군.”
단순히 그가 뻬칠 것 같아서 위로 차 하는 말이 아니었다.
내가 전해 준 다마스커스 스틸의 제조법은 평범한 대장장이였다면 시도조차 못했을 것일 터.
물론 대장장이뿐 아니라 연금술사의 기술까지 합하였다지만, 단 2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내가 흡족할 정도로 재현했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중요한 건 다마스커스 스틸이 아니라 그의 기술력이다.
“흥, 이해했다면 됐다.”
내가 순순히 인정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는지, 아니면 쑥스러운 건지 그는 괜히 시선을 돌렸다.
얌마, 거기서 부끄러워하면 괜히 우리들 분위기만 이상해지잖아.
난 중년 드워프랑 묘한 분위기 만드는 취미는 없거든요?
여튼 그의 실력이 뛰어난 것은 내게도 썩 나쁜 것은 아니다.
애초에 내가 괜히 이 귀찮은 짓을 해 먹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좋아? 좋아~ 그럼 우리 훌륭한 대장장이님을 인정하는 기념으로 새로운 선물을 주도록 할까?”
“흠? 무슨 소리냐?”
단순히 내가 칭찬만 하고 끝날 거라 생각했니? 훌쩍!
날 그렇게 매정한 놈으로 여기다니 이번엔 내가 서운해할 차례로군.
“……또 무슨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를 하려는 거냐?”
아켄은 그런 내 얼굴을 보고 뭔가 불길함이라도 느꼈는지 흠칫 어깨를 떨었다.
왜 그러시나? 우리 섬세한 드워프씨.
후후후후, 내가 좋은 걸 주려고 그러는 거라니깐요.
나는 일부러 수상하게 웃어 보이며 품속에서 금속 조각과 그리고 종이 뭉치를 꺼내 올려놓았다.
“……뭐냐, 이건?”
“짜잔! 새로운 금속?.”
박수를 치며 그에게 준 새로운 선물에 축복을.
축하합니다. 드워프 아켄은 다마스커스 스틸의 제작법을 습득하였습니다.
이제 그다음은 좀 더 어려운 금속을 다뤄 보죠.
“내가 전쟁 공로로 쓰이지 않는 광산 몇 개를 얻게 된 건 알지?”
“들었다. 하지만 거기 있는 금속은 좀처럼 다룰 수 없어 사용할 수 없다고 들었다만?”
그 광산에 묻혀 있는 금속이 어지 간히 단단한데다가 좀처럼 가공할 수도 없어서 사실상 쓸모없는 금속취급을 받고 있다.
“이 금속이라면 나도 예전에 한 번 의뢰를 받아 손을 대본 적은 있다.”
“그러나 잘 안 됐지?”
아켄이 못마땅한 듯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무리도 아니다.
내가 가져온 금속은 다름 아닌 티타늄.
그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광산이 바로 티타늄 광산이었다.
희귀한 금속은 아니다.
그러나 에르네시아 왕국을 비롯해 대륙 위 어느 국가도 써먹지 못하는 금속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있으면 뭐하나? 가공할 수가 없는데.
현재 이들의 기술로는 티타늄을 제련, 가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발견되고도 그냥 방치하고 있었겠지.
나도 그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우리 아켄을 위해 여기 티타늄을 만지작거릴 방법 또한 이렇게 가져왔지?.”
나는 친절한 선생님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도전 과제를 늘려 나가서 그의 실력을 늘리는 게 내 목적이다.
그가 보다 많은 금속을 다룰 수 있게 되어 고작 다마스커스 스틸 따위가 아닌 진정으로 유용한 철까지 다뤄 낼 수 있어야, 보다 많은 내 꿈을 이룰 수 있다.
내가 티타늄의 제련 및 가공법까지 가져왔다고 말하자 아켄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머리를 감싸쥐고는 어깨를 부들부들 떨었다.
“이?????? 이자식??????
“왜? 너무 기뻐서 말이 안 나와?
감동이라도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