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0)
20화. 요리는 화학입니다 (4) 다만 유일하게 아쉬운 게 있다면 가격이다.
자그마치 탄산 에이드 한 병이 1골드나 된다.
무슨 미친 폭리여…… 라고 중얼거리던 나였지만 잠시 생각해 보고는 납득은 했다.
음, 대량생산 공장이 없고 보존이야 뭐 마법으로 하지만, 운반 루트도 끽해 봐야 마차를 이용한 육상루트가 일반적이다.
거기에 수량도 많은 게 아니니 자연스레 브랜드도 고급화 노선으로 밀고 가겠지.
물론 내가 제조법을 풀어 버리면 싸질지도 모르나, 아직은 내가 이득을 봐야 하는 시기다.
당장 제조법을 공개할 생각은 없다.
최소한 벌 만큼 벌고 나서 고민해 봐야지.
덕분에 제법 이득을 봤고, 국왕도 최근에는 입꼬리가 귀에 계속 걸린채 나를 볼 때마다 미소를 짓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재정도 풍족해지니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겠는가.
이미 울 애비는 나를 중분히 아껴주고 있다. 최근에는 내가 뭐만 원한다면 곧바로 지원을 해 줄 정도로 나를 총애하고 있다.
그러니 누나의 걱정은 이런 말하긴 미안한데, 진짜 괜한 걱정이다.
라고 일단은 주장해 봤으나.
“그래도 너무 운동 안 하잖니. 그러다가 병나!”
그 지적에는 나도 딱히 반박할 말이 없다.
내 일과?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집무실에 몰래 틀어박혀 낮잠을 잔다.
배고프면 간식 먹고. 밥 먹고 다시 잔다…….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무한 반복.
그리고 하루 일과가 지나면 또 잔다.
거 참, 보람 찬 하루가 아닐 수 없다.
……음, 진짜 할 말이 없긴 하군.
판다가 나보다 더 부지런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왠지 카니아 누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 물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애초에 지금 내가 끌려 나온 이유도 다른 것이 아니다.
내가 외출도 안 하고 내 집무실에 틀어박혀 있자니, 보다 못한 카니아누나가 나를 억지로 끌고 나왔다.
그리고 내게 어떻게든 검술 훈련을 시키고 싶은지 계속 목검을 꾹꾹 들이민다.
“……전 검술은 못하는데요?”
일단은 내미는 목검을 도로 밀어내며 사양해 봤다.
란필을 포함해서 모든 내로라하는 기사들이 나를 가르치려다가 전부 포기했단 일화 못 들어 보셨나요?
“괜찮아!”
그러나 카니아 누나는 무슨 자신감인지 활짝 웃으며 가슴을 활짝 폈다.
“내가 가르쳐 줄 테니까!”
“그 표정은 뭐니? 아무튼 내가 가르쳐 줄게!”
아무래도 억지로라도 가르쳐 주고 싶은 모양이다.
얼굴을 보니 검을 배우는 즐거움을 강제로라도 가르쳐 주고 싶어 하는 의욕이 엿보인다.
꼭 저런 사람 있지.
자기가 운동 좋아한다고 남들한테도 권하는 사람 말이야.
장래 누나가 등산에라도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그나저나…… 으아…… 귀찮아 그러나 말 잘 듣는 동생인 나는 순순히 누나에 손에 끌려 나와 목검을 쥐었다.
“아이 참? 그렇게 잡으면 미끄러지잖니.”
내가 일부러 어설프게 잡자 직접 내 손을 잡고는 목검을 고쳐 쥐어 준다.
“자 이제 이렇게에? 휘둘러 봐.”
팔을 천천히 휘두르면서 검을 휘두르는 시늉을 한다.
따라하라는 건가.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현재 나는 내 신체에 일부러 제한을 걸어서 운동 능력을 제한했기에 별다른 의식하지 않고도 내가 휘두르는 목검은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은 궤도를 그린다.
“그게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에에?”
내 움직임이 답답한지 고개를 붕붕저으며 카니아 누나가 몇 번이고 시범을 보이지만, 여전히 내 움직임은 흐느적거린다.
내 힘없는 동작도 문제지만 카니아누나도 어지간히 가르치는 게 서툴다.
나이가 어린 점도 있지만. 본능적으로 검을 이해하는 타입이라 서툰게 아닐까?
결국 어떻게 가르쳐야 좋을지 고민하듯이 끙끙거리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아! 이렇게 하면 되겠어!”
뭔가 좋은 생각이 낫다는 듯이 갑자기 내 등 뒤로 슥 돌아오는 게 아닌가.
뒤를 잡히자 반사적으로 움찔거릴뻔한 나였지만 꼼짝도 하지 못했다.
“가만히 있어!”
갑자기 카니아 누나가 나를 등 뒤에서부터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팔을 뻗어 내 손등에 손을 포개듯이 붙잡는다.
……응?
일단 확인차 묻자.
“……뭐하세요?”
“아렐이 자세가 나쁘니까 내가 이렇게 잡아서 움직이면 괜찮을까 싶어서.”
내 움직임이 어지간히 불만인지 결국 나를 직접 조종하기로 마음먹었나 보다.
우리들 사이에 신장 차가 제법 나기 때문에 그대로 품에 쏙 들어오는 느낌으로 붙잡혔다.
탈출은 불가능.
“자아? 이렇게!”
그러고는 반쯤 억지로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제한된 신체 능력으로는 카니아 누나의 힘을 당해 낼 수 없기에 별저항 없이 휘둘렸다.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고!
무슨 인형이라도 된 기분이 들었다.
아니, 꼭 무슨 괴기한 댄스라도 추는 기분인데?
……이게 도움이 되긴 할까?
애초에 검술이란 건 스스로 노력으로 터득하는 건데? 같은 의문은 들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 으음.”
비밀이지만 의외로 불쾌하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적당히 따듯한 날에 꼭 붙어 있으니 적절한 온기가 묘하게 기분이 좋다.
거기에 뒤통수가 살짝 푹신하기도 하고.
비유하자면 돌침대 위에 약간 탄탄한 베개를 벤 기분?
물론 이런 감상은 말할 수 없다.
흐아아? 잠 온다.
“졸면 의미가 없잖아?!”
결국 나도 모르게 반쯤 졸다가 혼이 났다.
“……아렐은 정말로 검을 못……
아니 많이 부족하네.”
나를 억지로 연습시키려다가 더는 안 되겠는지 나를 품에서 해방시키며 카니아 누나가 무심코 중얼거리다가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냥 못한다고 하세요.
“그렇게 운동 안 하면 살찐다?”
이번에는 끔찍한 경고를 하며 카니 아 누나는 내 허리를 손으로 붙잡았다.
그러고는 내 뱃살은 찾아 그녀의 손이 꿈틀거렸다.
“자, 잠깐?! 간지러워요!”
“봐봐 이렇게 배가…… 어?”
갑자기 내 뱃살을 불심검문하던 누나의 눈동자가 왠지 모르게 안쓰러운걸 보는 듯한 느낌이 되었다.
“……말랐네.”
아무래도 뱃살이 없고 묘하게 단단한 감촉만 느껴지니까 말랐다고 오해하는 것 같았다.
“나보다 가늘지도……
그 말은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밥은 먹고 다니는 걸까?
걱정하는 것 같은 눈동자가 글썽인다.
전 마른 게 아니라 속이 탄탄하게 단련된 겁니다.
혼원창세일기공 덕에 내공뿐만이 아니라 내 신체 역시 자동으로 단련이 된다.
운동 따윈 하지 않아도 군살이 붙지 않는다는 말씀!
거기에 하드 트레이닝은 하지 않아도 되니 근육통 따위와는 인연이 없다.
다이어트에 절실한 이들이 꿈에도 그리던 경지를 바로 내가 이뤄 냈다!
거기에 순수하게 내가 현재 쌓은 내공만으로 따지자면, 자그마치 오러 프렉티션급에 도달해 있다.
이 정도면 웬만한 일류 기사에 속하는 경지다.
불과 열 살에 내 내공과 단련된 신체가 그 정도.
거기에 전생 동안 쌓아 온 경험과 각종 검술, 무공 등의 온갖 다양한 비기는 차곡차곡 내 영혼에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순수하게 무술 실력과 지식으로만 따지자면 그 대단하다는 전설의 그랜드 마스터조차도 내게 비견되지 않을 것이다.
백한 번이나 전생을 반복한 인간에게 누가 경험으로 대적할 수 있겠냐.
결코 자만이 아니다.
사실이니까.
그동안 실제로도 경험했고.
그렇게 마음속으로만 자랑하고 있자니.
“운동보다 살부터 찌워야 하는 걸까?”
불길한 중얼거림이 들렸다.
뭔 짓을 하려고요?
살 찌워서 잡아먹게요?
무시무시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카니아 누나를 나는 이번에는 필사적으로 말려야 했다.
? ? ?
앗! 하는 사이에 1년이 흘렀다.
놀고먹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군.
뭐, 나라고 늘 놀기만 한 건 아니다.
특히 최근 며칠간은 약간 진심으로 ‘일’ 때문에 머리 좀 굴려야 해서 당분이 매우 고플 지경이다.
내가 연금술사들과 개발한 상품들도 슬슬 본궤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 며칠간 준비에 들어갔고, 나는 곧바로 내가 준비한 것을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이야기했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는다.
아무래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모양이다.
“……아렐 네가 개발한 상품을 우리가 직접 판매를 하자는 거니?”
“네.”
“엄마는…… 장사는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도 되는 거니?”
아, 이건 내가 설명을 잘못한 것 같다.
고개를 붕붕 젓고는 다시 차근차근설명을 시작했다.
“우리가 하자는 게 아니라요. 엄마네 가문에서 제가 개발한 걸 직접 생산하고요. 그걸 상회에 거래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현재까지 탄산 에이드를 비롯한 몇가지 상품은 내 연금술사 팀이 개발과 생산을 하고 그것을 대형 상회에 유통했다.
그들에게 유통을 전담한 이유는…… 이곳의 유통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지만 내 탄산 에이드가 팔리지 않을 경우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부러 손을 대지 않은 이유도 있었고.
그러나 탄산 에이드가 결코 적지 않은 이득을 남김으로써 내겐 확신이 생겼다.
내가 만든 상품이 팔린다!
그렇다면 이젠 내 쪽에서도 좀 더 본격적으로 나설 이유가 생긴다.
“딱히 엄마네 가문에서 장사를 하자는 의미는 아니네요. 그냥 중간 유통만 하면 되니까요.”
1차. 생산은 내 연금술사 팀.
2차. 중간 유통을 엄마네 가문에 맡기고.
3차. 실제 시장에 내놓는 것은 엄마네 가문과 거래하는 상회에 맡긴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2차 유통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면 중간에 떼어먹는 수익이 생긴다.
그게 목적이다.
사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최근 엄마네 가문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 리파나 아인레스트.
엄마의 친가인 아인레스트 가문은 흔히 말하는 몰락 귀족 가문이다.
과거에는 제법 부유했지만 내 할아버지쯤 세대에서 거의 몰락하고 말았다.
지금은 그나마 작은 영지를 관리하고 있지만 그것도 상태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나마 농작물로 어떻게 연명하는 것 같지만 그것도 이번에 흉년이 들어 위험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 기회에 엄마네 가문의 사정을 조금 개선해 볼까 했다.
“잘만 하면 엄마네 가문도 부유해질 수 있을 거예요.”
“.. 그러니?”
엄마는 고민하는 것 같았다.
친가의 사정에 아들을 끌어들이는 것 같아서 그게 망설여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친가가 어려운 것도 사실.
“어차피 어딘가에는 맡겨야 해요.
그러니까 가장 믿을 수 있는 곳에 해야 하거든요.”
가능한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 그렇게 설득했다.
“……우선 엄마가 이야기를 해 보마.”
엄마는 내가 제안한 계획을 승낙했다.
* * *
아인레스트가에서도 내가 제안한 유통 계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손자.
그것도 탄산 에이드로 귀족들 간에 유명세를 떨친 아이의 제안이니 거절할 리도 없겠지만.
곧바로 유통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아인레스트가에서 파견 온 하인에게 내 계획서를 넘기고는 본격적인 유통 구조를 전담할 틀을 다졌다.
이제야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상품들을 풀 때가 왔다.
소개하도록 하지.
먼저! 요구르트와 MSG!
이것은 이미 반년 전에 개발이 끝났지만 일부러 공개하지 않고 우리 집에서만 사용하고 있었다.
요구르트는 우리 궁 여성 사이에서도 인기다.
이유는 섬세함을 발휘해 굳이 말하지 않도록 하겠다.
MSG는 특히 우리 전속 요리사가 좋아하는데, 이 조미료 덕에 최근요리사의 의욕이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내가 개발한 것은 먹을 것 뿐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