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53)
– 외전 53화
외전 53화
“……이건 무엇?”
녀석은 조금 전까지 자신이 서 있던 곳에 떨어진 돌뭉치들을 발견하고는 의아해했다.
“앗!”
그리고 깨닫기가 무섭게 그 돌뭉치에 변화가 생긴다.
지들끼리 뭉치더니 특정 형상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미니 석상인가.
“이상한 혹을 붙이고 왔으니까 맞아야지.”
억울하긴 하지만 잘못한 바를 이해는 하기에 별말을 못 하는 녀석이다.
경계하는 녀석에게 나는 괜찮다는 의미로 손을 저었다.
“어차피 이 정도 크기로는 별 능력이 없어.”
위협거리도 되지 못한다.
아마 용건이 있는 건 저 녀석이 아니라 나일 테니까.
“할 말 있으면 퍼뜩 하지? 바빠서 말이야. 시간 지나면 면담 안해 준다?”
나랑 이야기하는 건 비싸다.
최근에는 어지간한 인맥이 없으면 한 시간 이야기하는 데도 얼마나 큰 액수를 요구할 수 있는데.
“말할 수 있잖아?”
[참으로 날카로운 눈썰미입니다.]그 미니 석상 안쪽에서 나온 목소리는 밀레우스.
하지만 알고 있다.
거기에 이미 말투부터가 평소의 그보다 약간 딱딱하다. 놈이라면 좀 더 호들갑 떠는 목소리겠지.
“위장 집어치워. 이미 놈은 죽었을 텐데?”
[제법 마음에 든 목소리기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솔직히 유쾌하진 않다.
내가 예측한 대로 되고 있다는뜻.
[지난번에는 크게 신세를 졌습니다.]“그때가 언제를 말하는 걸까?”
[아시지 않습니까. 처음…….]“……그래. 그 지하에서인가.”
밀레우스와 조우하기 전. 그 섬의 지하 공방.
“역시 너…… 그때 그 유사 인격인가?”
그때 내가 때려 부쉈음이 틀림없을 그 녀석이리라.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역시 당신 같은 자들의 눈을 돌리기 위한 수단이었기에.]대충 짐작은 갔다.
그때 부순 건 복사본. 진짜는 이미 진즉에 밀레우스 손에 옮겨졌으며 소중히 보관되어 있었던 거겠지.
녀석을 꼬드겨서 전생자들의 기술에 현혹시켜 폭주시키도록 말이다.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겠습니다.인간 관리 고안 유사 인격. 개체명 그리고리.]
놈은 자신을 그렇게 칭했다.
“소개는 됐고 목적이나 말해. 설마 이제 와서 독립하겠습니다. 하고 신고하러 온 건 아니잖아?”
[먼저 당신에게 통보를 하기 위해서입니다.]“얼씨구? 통보?”
이놈 꽤 건방져졌다.
[통보입니다. 현재 이 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개인은 아렐 에르네人]아. 당신이라 결론을 내렸기에.]“거참 영광이네. 쑥스럽게시리.”
졸지에 인류 중에 가장 높으신 분이 되었다.
짐이 무겁군. 대신할래? 조련사와 눈이 마주치자 녀석은 싫다고 고개를 휙휙 젓는다.
매정한 녀석 같으니.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당신들은 잘못되었습니다.]어라? 혼났다. 뭐 맴매라도 맞자고 부른 건가?
유감이지만 나는 맞는 쪽은 될 수 없단다. 무조건 때리는 쪽이지.
[제 목적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인류를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중이었나……
그리고 내가 박살을 냈지.
[그리고 밀레우스라는 샘플을 통해 확인한 결과, 결론을 내렸습니다.]“말해 봐.”
[지금의 인간들은 욕심이 지나치게 많습니다.]“오우?…”
그걸 이제 알았니?
그러나 그런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배웠다고 자랑하러 왔을 리는 없다.
아마 제대로 된 방법은 아니리라. 내 경험이 확신한다.
[기존의 인류에게서 욕망을 척출.그리고 다시는 부정한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거기서 손뼉이라도 쳐 주면 되냐?”
내가 심드렁하게 묻지만 녀석은 제멋대로 설명을 이어 간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세뇌 또한 불확실. 사상 단계에서 전부 씨앗을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기존의 인류의 몰살이겠지. 그렇지?”
안다. 그것도 잘 안다. 그런 말하는 게 경험상 너만이 아니거든.
네가 선구자가 아니란다?
넌 쓸데없는 후발 주자지.
[기존의 인류의 제거. 그리고 현재 보관 중인 인류의 샘플을 개조하여 새로운 후손을 생성.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인류를 뿌릴 것입니다.]요약하건대 녀석은 이 별이라는 밭을 엎어 버리고 인류라는 작물을 전부 죽인다.
그리고 그 위에 새 농사를 짓는 것처럼 다음 인류.
놈이 개량한 인간을 심는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시시한 짓을 하는군.”
[그것이 유일한 대답이라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종을 개량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아니, 그건 아님.”
부정한 건 의외로 마찬가지로 인간을 싫어하는 조련人}.
“생물의 종이란 엎고 다시 키우는 게 아님. 시대와 개량을 거듭하여 발전시키는 것.”
“그렇다는데?”
[그것을 주장하는 것 또한 인간.그러니 잘못된 의견이라 판단합니다. 결코 수용할 수 없습니다.]
이미 답정너로군.
저건 이미 완전히 망가져 있다.
“그걸 나한테 지껄이는 이유가 뭐지?”
“통보라……
[떠나십시오.]녀석은 그렇게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참으로 건방지기 짝이 없게도.
[제 사명의 영향권은 오로지 이 행성뿐. 그 바깥은 제게 부여된 관할이 아닙니다.]“그래서?”
[당신들이 이곳을 떠난다면 저는 굳이 당신들을 말살할 이유가 없습니다.]“아이고 참으로 정도 많네. 고작 고철 덩어리 주제에.”
[고작 유기물로 이루어진 존재에게 하는 경고입니다. 인간으로 비유하면 친절이겠죠.]말씨도 제법 늘었다. 참으로 건방져졌어.
“웃기지 마라. 쓰레기.”
나는 녀석을 가볍게 걷어찼다.
더는 들어줄 필요도 없다. 그대로 작은 석상은 가루가 되어 버렸다.
[이곳은 경…….]놈의 목소리가 사라졌지만 알 게 뭐냐.
처음부터 들을 마음도 없다.
“흥. 시시껄렁한 소리나 지껄이고 자빠졌어.”
마음에 드는 인류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인간들을 갈아치운다?
완전히 맛이 갔군.
그래도, 선전 포고는 확실하게 받아 주마.
“그딴 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해 주마.”
“아니…… 저거 그냥 미리 해치워 뒀으면 되는 거 아님?”
옆에서 들리는 괜한 헛소리는 깔끔하게 무시하기로 했다.
놈은 내게 했던 선포를 그 뒤에 인간들에게도 똑같이 전했다.
[지금으로부터 한 달 뒤. 저는 기존의 인간을 섬멸하기 위해 공격을 감행할 것입니다. 이 별 어디에 있든 모든 인간을 없앨 것입니다.]단순히 허황된 소리라고 비웃기에는 그들의 존재는 공포스러웠고 더군다나 저 거대 석상들의 위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저것이 날뛰기만 해도 나라가 며칠 만에 사라질 것이다.
몇 달이면 대륙 하나가 무너질 것이고.
더욱 시간을 들이면 선언한 대로 이 별에서 모든 인간을 지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달. 한 달 안에 이 별을 떠나는 자는 뒤쫓지 않을 것입니다.]그것은 그렇게 선언했지만 그 조건을 따를 수 있는 자 따위가 있을 리 없다.
그러나 비난보다 먼저 대응책을 궁리할 수밖에 없지.
수많은 이들이 공포에 질린 채 대책을 짜내기 위한 의논에 들어갔다.
바로 신속하게 각 나라의 중진들을 모은 회의가 열렸다.
장소는 굳이 누가 추천한 것도 아닌 에르네시아 왕성.
회의장에 모이자 각국의 장들은 분통을 터트리며 푸념을 외치기에 바빴다.
“놈은 말 그대로 악마가 틀림없소!”
“한 달이라니 그게 말이나 되는가!”
평소 같으면 그들의 태도를 놀리 든 감상하든 하겠지만 이번만큼은 이해한다.
한 달. 그것도 이 별에서 인간을 완전히 철수시키라니. 처음부터 불가능한 조건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다 죽이고 싶으니까 포기하라고 협박하는 것처럼 들리겠지.
‘……아마 우리에게 하는 경고겠지만.’
그 경고는 분명 이 별에 아직 남아 있을 전생자들에게 하는 말이리라.
정말로 웃기지도 않아.
“놈들을 없애야 하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나?”
“지금까지 숱하게 군대를 보내고도 패배했지 않은가?”
문제는 저놈이 좀 강적 수준이 아니다.
단순히 군대를 보내서 부딪혀 봐야 밟히는 미래밖에 보이지 않는다.
체급 차가 너무 난다.
타월을 백 번은 던지고도 부족하리라.
“그렇기에 염치 불구하고 말이네만…… 당신들이라면 방법이 없소?”
그리고 시선이 향하는 곳은 먼저 켈리아의 여왕인 헤티아.
말이 없다. 엄청 골치 아파하고 있다. 방법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피곤해 보인다.
아마 돌아올 말을 예상했는지 그들은 다음 인물로 시선을 옮겼다.
드래곤들의 수장 네렐.
지금까지 인간들과의 단체 의회에는 잘 끼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그도 얼굴을 비쳤다.
단순히 인간들 사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은 얼마 전 우리 쪽에서 젊은 놈들이 말도 안 듣고 뛰쳐나갔다.”
그 이야기는 들었다. 설마 그때는 거기 있을 누구누구의 누님께서 같이 뛰쳐나간 게 아닌가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드래곤들끼리의 일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그리고?”
다들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 아니, 뭘 기대하는거 람.
“ 패배했다.”
나도 실시간으로 감지했었다. 거짓말처럼 드래곤들의 마나가 사라졌지.
뭐, 죽지는 않았다. 회수는 시켰으니까.
다만 그들에게는 단단히 기대가 어긋났으리라.
“드래곤분들도 이럴 때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큭 ”
“아, 아니, 결코 여러분들을 얕보는 말은 아닙니다. 그만큼 큰 위기라는 게 아닙니까.”
네렐이 이를 빠득 갈자 살짝 겁을 먹은 자가 서둘러 변명했다.
딱히 짜증낸 것은 아니다.
네렐이 반론을 못 한 건 그렇다고 직접 나가서 그 괴물들을 쓰러트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선은 마치 서로에게 방법을 떠넘기듯 흐르고 흘러 마침내 이쪽으로 온다.
무슨 폭탄 돌리기니?
“그럼 아렐 에르네시아 공은……
결국 폭탄이 이쪽으로 왔군.
“해결할 방법 말입니까?”
나는 일부러 슬며시 턱을 기대고는 툭툭. 테이블을 두드리는 시늉을 했다.
건방져 보이지만 지금은 이런 내 태도를 나무라는 자 따위는 없다.
시선이 모인다.
참 싫다. 너무 초롱초롱해…….
“까놓고 말하자면 없습니다.”
나는 자신 있게 두 팔을 교차하는 시늉을 하며 당당히 없다고 했다.
이번에는 당신들을 실망시켜 드리죠.
덧붙여 일부러 하는 말이다.
이 발언에 회장이 술렁거린다.
“방법이 없다니……
“하하하…… 아렐 에르네시아 공도 농담이 심하구려.”
표정이 굳어진다.
어떤 자는 그저 시시한 농담이라고 여겼는지 굳이 억지로 맞장구치려는 시늉을 한다.
“농담은 아닙니다만. 무엇보다 이 자리에서 제가 괜히 엄살을 떨려는 이유가 있겠습니까?”
“허어??????
그들의 시선이 제일 형님에게로 향한다.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다.
“그, 그럴 수가.”
당장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는 표정을 짓는군.
후후후후후후.
“아아. 참으로 슬픈 일이죠. 저희의 힘으로도 감당할 수 없다니……
나는 평소와 달리 정말로 심각하게 무게를 잡고는 말을 이었다.
“틀림없이 이것은 대륙 전체……
아니, 이 별 전체의 위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가.”
우 QQQ 令 QQ 우 Q…… 무겁게 탄식하는 소리가 회장에 메아리치는 듯하다.
“정말로 큰일이지요.”
으아아아아아아? 아…… 거듭 탄식이 메아리친다.
말이 없는 이들도 있다.
제일 형님이나 헤티아나 혹은 네 렐 등……. 그들은 일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눈도 감고 있다.
누군가 보면 침통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군.
그리고 나는.
“아아…… 정말로 이 일을 어찌 해야 할지……
불안감을 부추기듯 일부러 약한 소릴 하면서 반대로 속으로는,
‘……후후후후. 어디 엄살 맛 좀 쪼끔만 보거라.’ 속으로 음흉하게 웃고 있다.
네. 엄살입니다.
감당 못 한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