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youngest son of the golden spoon life RAW novel - Chapter 215
※?215회
xx
“사단장님과 인사를 할 이유가 있습니까? 게다가 제가 곤란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
“영원한 사단장의 부하도 아니고 기껏 남은 군 생활 해봐야 얼마나 된다고 그래요? 민우씨는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여기서 뼈를 묻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서울 강북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저는 여기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왔단 말입니다.”
“굳이 사단장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 보다는 다른 영향력 있는 분을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내 말에 강수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누구 말입니까?”
“제 집안을 이용하면 강수씨가 원하는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냥 전화 한 통이면 됩니다. 그러니 원하는 걸 말씀해 보십시오. 만약 원하는 것이 조원희 사장님이라면 저도 신세진 것이 많으니 언제든지 도와드리겠습니다.”
강수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는 걸로 봐서는 조원희 사장의 생각이 아니라 강수의 독단적인 생각이라는 느낌이 왔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얘기를 꺼내게 해야 했다.
“자, 강수씨….. 이제 무슨 일인지 제가 뭘 도와 드려야 할지 말씀해 보시지요.”
“하하하….. 민우씨는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군요.”
“제가요?”
“네. 제가 예상했던 민우씨의 답변은 이게 아닌데 훅 치고 들어오시니 난처할 수밖에 없네요…..”
“둘러서 가는 것 보다는 곧바로 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사단장 소개해 드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근데 지역 유지들과 인사하는 차원이 아닌 것 같아서요. 뭘 준비하시려고요?”
“하하하….. 아직 조사장님께 말씀드리기 전이라서…..”
“비밀로 하겠습니다.”
강수는 약간 머뭇거리다가 결심이 섰는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사실, 제가 존경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존경하는 사람이요?”
“네. 바로 김두한을 존경합니다. 우리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전설의 대명사지요.”
나는 강수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치를 해 보겠다는 말씀입니까?”
“호오옷….. 바로 알아채시는군요. 사실 거창한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아니라 작게나마 지역 관리할 수 있는 봉사직을 원하고 있죠. 거기서부터 시작해 볼 랍니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텐데요? 바로 내년이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지역 유지들 말로는 파주군이 조만간 파주시로 승격한답니다. 거의 사실로 받아지고 있어요. 그러니 내년 선거를 성공하면 군의원에서 자연스레 시의원이 되는 거죠. 제가 존경하는 김두한 선배님처럼 말이죠.”
“지금은 지방의원이지만 나중에는 김두한처럼 국회로 갈 마음이 있으신 거죠?”
“하하하, 일단 군의원을 목표로 할 생각입니다.”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 조원희 사장님께 미리 말씀드려보시지 왜 혼자서 준비를 하려 합니까?”
“잔소리 듣기 싫어서요. 어릴 땐 괜찮았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잔소리 듣기가 싫어져요. 아무리 조사장님이라도 이젠 잔소리는 피하고 싶네요.”
“미리 말씀 안 드리면 섭섭해 하실 텐데…..”
“매는 나중에 맞겠습니다. 민우씨가 만약 도움을 주신다면 저도 끝까지 민우씨에게 의리를 지키겠습니다. 민우씨의 전화 한 통이 제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흐음….. 선거자금이 필요하겠군요. 그게 제일 급한 것 아닌가요? 그리고 아무래도 준비해 본 사람의 노하우도 필요할 거고….. 그러면 외가 쪽을 연결해 드리죠. 국회의원 선거에서 번번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현 여당에 당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새엄마 최명희 사장의 친오빠이자 현재 엘씨전자 사장인 최명섭을 떠올렸다. 그는 젊었을 때 정치판을 기웃거렸고, 현재 엘씨전자 사장임에도 여당인 민자당에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었다. 물론 사돈이라 개인적인 친분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최명희 사장을 거쳐 접촉은 가능했다.
강수는 내가 나이에 맞지 않게 정치권에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해 신기해했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왔다.
“사업하는 사람은 정치권에 우리 사람을 둬야 합니다. 크게는 대통령, 적어도 우리 편이 되어 줄 국회의원 몇 사람은 알고 있어야죠. 기업인들 목줄 쥐고 있는 부서의 장관도 우린 항상 인사를 드립니다.”
내 말에 강수의 표정이 밝아졌다.
“젊은 나이지만 역시 민우씨도 기업인이군요. 재벌가는 생각하는 게 보통사람들과 다르다는걸 오늘 확실히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하기가 너무 섣부르긴 한데 제가 이렇게 도와준다면 어떤 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까?”
“하하, 공짜는 없다는 겁니까?”
“돈을 끌어내야 할 대상이 저희 할아버지나 아버지거든요. 알고 계실 진 모르겠지만 저희 부친께서는 얼마 전에 재혼을 하셨어요. 그래서 새어머니와는 금전이 오가는 거래를 하기에는 아직 서먹한 사이입니다.”
“엥? 혹시 엘씨기획사 사장님이 민우씨 새어머니 아니십니까?”
“맞습니다.”
“그거 민우씨가 물려받는다면서요?”
“그건 모르죠. 아직은 엘씨기획사가 제 꺼 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흐음….. 제가 한 번 뭘 안겨 드릴 지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아마 지역 유지들과 얘길 나눠보셔야 할 겁니다.”
강수와 얘기를 마치고 공관으로 복귀하자 부관 박상수 중위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고급차타고 왔던데 누구였냐?”
“강북의 조직원입니다. 이미형 일당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인데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이미형 일을 해결하다보니 강북 조직이 파주지역 조직의 사업을 흡수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절 찾아온 사람이 결국 파주사업의 책임자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 그러면 좋은 거야, 나쁜 거야?”
“그 사람에겐 좋은 일입니다. 이번에 파주를 기반으로 정치를 한 번 해보겠다고 합니다.”
“허어…..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뺄 수 있을지 모르겠네…..”
“제가 도울 수 있을 때까지 도울 생각입니다.”
“뭐? 민우 네가?”
박상수 중위는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별 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거린 다음 말을 이어갔다.
“제가 직접 돕는다는 게 아니라 제 주변 사람들을 연결 시켜 주겠다는 뜻입니다.”
“역시….. 재벌가는 다르긴 다르구나. 군대에 있어도 생산적인 일을 계획하는 걸 보면 확실히 우리와 다르긴 달라.”
박상수 중위 역시 내 말에 강수의 반응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선거는 내년이라서 벌써부터 설칠 필요는 없으니 강수가 어떤 걸 가져오느냐에 따라 움직일지 말지 정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흘렀다.
나는 강수가 아무런 답을 내지 않아서 군의원은 포기하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주말에 다시 공관을 찾아왔다.
박상수 중위는 또다시 외출증을 끊어주었다. 우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다방으로 들어갔다.
“매를 먼저 맞았습니다!”
“조원희 사장님께 말씀드렸군요. 그런데 꽤 고민을 하셨나 보네요? 이제야 저를 찾은 걸 보면…..”
“저도 간부급입니다. 밑에 애들 시켜서 중요한 행사를 진행시키다보니 이래저래 됐습니다.”
“중요한 행사라니요?”
“얼마 전에 조사장님 환갑잔치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나는 섭섭한 마음이 생겼다. 군대에 얽매여 있지만 사람을 통해 근사한 선물을 전할 수도 있었는데 나에게 알리지 않은 걸 보면 나는 그에게 그리 중요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미리 알려드리지 않아 섭섭하셨다면 이해해 주십시오. 간소하게 치르자고 해서요. 그리고 지금 조사장님이 은퇴를 결심하셨습니다. 후계자는 이미 정해두셨더군요. 간부급 형님들, 난리 났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민우씨를 이제야 찾게 된 겁니다.”
나는 강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가장 조사장 다운 조치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랐다. 아직 창창한 나이인데 은퇴라니…..
“뭘 하시겠답니까? 어디 한적한 시골이라도 내려가신다고 합니까?”
내 말에 강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하하하, 제가 여기 군의원 선거에 나가보겠다고 하자 표정이 밝아지시더군요. 왜냐고 물어보니 은퇴하면 본인도 정치라는 걸 한 번 해보고 싶다면서 평소 사양했던 강북지역 상인회 회장을 맡으셨습니다.”
“네? 정말입니까?”
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꽤 적극적이십니다. 그리고 저에겐 각자도생하자시더군요.”
“혹시 구의원으로 출마 하신답니까?”
내가 묻자 강수는 뜬금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저와 레벨이 다르죠. 저와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조사장님께서는 구청장에 도전을 하시겠답니다.”
“놀랍군요. 어떤 구를 생각하고 있는지요?”
“그래도 가능성이 큰 곳을 선택하시겠지요. 가능성 있는 두 곳 중에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번에 도와주신다는 그 카드가 아직 유효하다면 조사장님께 써달라고 부탁하러 왔습니다.”
“그러면 강수씨는요?”
“저는 생각만 앞선 것 같아서 좀 더 지역 유지들과 돈독하게 지내면서 분위기를 보겠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중요하니까 무소속으로 출마는 할 겁니다.”
“힘든 결정을 하신 것 같아 보입니다.”
“아뇨….. 전혀요.”
나는 강수에게 별다른 위로는 하지 않았다. 하긴….. 갑자기 기존의 북방파가 하고 있었던 사업을 인수하고 관리하는 책임자로 왔으니 일단 그 사업부터 유지하고 키워야 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내년엔 참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네요.”
“네.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겁니다.”
“제가 직접 조사장님께 연락을 드릴까요? 선거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입니다.”
강수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