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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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과대평가와 과소평가.
그리고 그 연기는 적절하게 먹혀들어갔다.
“좋아, 그럼 유령이라고 부르지.”
“저는 잭이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마음대로 불러. 그건 그렇고 여기서 한가롭게 얘기를 나눌만한 상황은 아닌것같은데.”
“몬스터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서서히 접근하고 있어요. 일단 이 자리에서 빠져나가는게 좋을것 같아요.”
엘리의 말에 성훈은 무표정을 유지한채 잭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중요한건 저 멀리서 덤벼드는 놈들이 아니라 당장 눈 앞에 있는 적이었다.
“일단 여기서 빠지도록 하지. 일단 안전장소라고 할만한 곳이 있으니 나를 따라와.”
탓!
단 한번의 도약만으로 가볍게 건물을 뛰어넘은 잭이 손짓하자 둘은 잠시 망설이나 싶더니 성훈이 엘리를 품에 안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듯 깃털마냥 허허롭게 건물을 뛰어넘어 도약하는 잭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성훈은 냉정하게 상대의 전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머리는 여전히 혼란스러운채였지만 처음과는 달리 상당히 진정되어 있었고 가면으로 인해 증가된 안력은 잭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조차 놓치지 않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특별한 보법이나 신법을 익힌게 아니다, 단순한 신체능력만으로 저 정도의 도약력을 보여주고있어.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스킬과 숨겨둔 힘까지 가세하면 지금보다 2배, 3배 이상의 위력을 보여주겠지. 그런 스탯이 가능한가?’
도약력에 보너스를 부가해주는 보법을 사용하고 있는 성훈과 맞먹는 순수한 스탯. 아마 강무한처럼 근력계열에 올인했거나 근접계열의 전투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적당히 잭의 뒤를 따라가던 성훈은 곧 두 눈을 빛내더니 마력을 끌어올려 민첩과 체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묻고 싶은게 있는데 말이야. 혹시….”
뒤늦게 무언가를 떠올린듯 뭔가를 물어보려던 잭은 뒤를 바라보고 입을 벌릴수밖에 없었다.
잭과 10m가량 떨어진 위치에 있는 유령은 간판을 박차고 그와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것이다. 게다가 그냥 가는것도 아니다. 유령 주위에 여러개의 마법들이 떠오르나 싶더니 근처로 날아와 폭발을 일으킨것이다.
딱히 적대할 의사는 없다는듯 가장 가까이에서 일어난 폭발도 그에게는 파편하나 스치지 않을만큼 떨어져있거나 교묘한 위치에 떨어졌지만 순간적으로 주의를 흐트려놓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잭은 뒤를 쫒기위해서 그들을 향해서 도약했다. 그가 전력을 다한다면 분명히 따라잡을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건물을 향해 몸을 날린순간 눈 앞에 떠오른 메세지와 함꼐 눈 앞이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악마의 지혜가 당신에게 걸려있는 이상현상을 꿰뚫어봤습니다.] [높은 지혜와 마법저항력으로 저항에 성공했습니다.]“뭣?!”
저 멀리 떨어져있던 건물이 어느새 코 앞으로 다가와있다. 이대로 있다가는 벽과 안면의 강도테스트를 하게 되리라. 급한김에 팔을 휘둘러서 벽을 후려치고 그 반동으로 몸을 휘저었지만 거기까지가 그의 한계였다.
콰앙!
자동차 지붕위에 추락한 잭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그 상태로 멍하니 있었다. 이런 일을 당한적은 처음이라서 더더욱 충격적이었다.
“괜찮은가?”
어디에서 나타난건지 뒤늦게 잭의 옆에 나타난, 빛마저 흡수할듯한 검은색의 원단으로 전신을 감싸고 있는 인물은 잭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유일하게 바깥에 나와있는 부위인 눈조차 선글라스로 가려지고 있어 얼핏보면 사람이 아니라 무슨 검은 거적떼기로 착각할만한 모습이었다.
“걱정하지 마. 이 정도로 다칠 몸이 아니니까.”
물론 충격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장 이상이 생길정도는 아니다. 모든 능력치가 최하 300을 넘어가는 잭의 몸은 생체병기와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내상과 외상이 다소 있지만 이 정도는 차 한잔 마실시간이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그보다 이럴시간이 있으면 도망친 녀석들을 추적하는게 나을텐데? 내가 널 데리고 온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마 계약을 잊은건 아니겠지? 응?”
“…계약은 잊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응?”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허리춤에 걸린 륜을 꺼내들고는 그대로 허공을 향해 던져버렸다. 손에서 떠남과 동시에 튀어나온 작은 톱니바퀴들은 전기톱마냥 빠른 회정을 일으키면서 날아갔다.
그리고 마치 짜기라도 한듯 륜의 궤도에 나타난 남자는 어깨를 베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방금전의 폭발을 본건지 속속들이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아까 그 녀석들을 쫒겠다고 말한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만 지금은 일단 물러나는걸 추천하는데?”
“소천! 이 새끼, 다짜고짜 공격이냐?”
“큭, 죽여버려!”
투웅!
공간을 격하고 날아온 권풍을 단순한 주먹질로 와해시킨 잭은 부서진 자동차에서 일어나면서 남자를 못마땅하다는 눈으로 바라봤다.
“왜 공격한거지? 일단 대화를 나눌수도 있는데.”
“나는 그대를 호위하고 돕는다는 계약을 맺었지. 이 곳은 아직 그 어떤것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전부 다른 도시에서 상위를 달리는 자들이라는게 유일한 정보. 내가 판단할때는 무조건적인 공격으로 거리를 두는게 가장 효율적인 해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셔?”
되도 않는 개소리에 잭은 남자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그런 모욕적인 대우에도 그는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았다.
‘젠장, 실력 하나는 확실하지만 이렇게 소소한 부분에서 나를 엿먹이고 있으니.’
사우디 최고의 전사이자 암살자로 불렸던 압둘 헤지스는 모종의 계약하에 잭의 호위겸 부하로 일하고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맺은 계약이 아니었다. 그러니 지금처럼 나름대로 둘러댈수 있는 일의 범주내에서는 망설이지 않고 그를 엿먹이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제 마음대로 행동하는 잭이라고 하더라도 헤지스를 상대로는 막 나갈수 없었다. 그러기에는 그가 가진 능력이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파악된것은 다섯, 시간이 지나면 소리나 폭발을 보고 더 많은 사람이 몰려올것이 분명하니 일단은 이 자리에서 빠져나가기를 추천한다.”
“도망치라고? 흥, 그 전에 전부 쓸어버리지.”
“…전부 얕볼수 없는 강자들인데.”
“내가 후방에 있는 마법사 둘을 처리하지. 나머지 셋은 네가 처리하면 되잖아? 괜히 빼지말라고. 갈고닦은 실력을 이럴때 써야지 안 그래?”
잭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헤지스가 차마 말할틈을 주지 않고 간판을 밟으며 한 건물의 창문을 깨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잠시 쳐다보던 헤지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개의 륜을 연이어 허공을 향해 날리며 상대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죽여!”
“그대들에게 별다른 원한은 없지만 이 쪽도 어쩔수없는 사정이 있는바,”
카득!
빠르게 날아가던 두개의 륜은 서로 부딪히며 예상하지못한 각도로 날아가 전사의 발길을 묶어놓았다. 그 틈을 놓치지않고 드러난 급소를 향해 단검을 던져 빠르게 상대를 무력화시킨 헤지스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 무릎치기로 목뼈를 꺾어놓았다.
“저항하지 않는다면 고통을 느낄새도 없이 편안하게 보내줄것이오.”
“다행히 쫒아오지는 않는군.”
“이곳에는 저희만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건 그렇고 정말 대단하던데요?”
“뭐가?”
“5클래스 위력의 환각마법을 펼쳤는데 2초도 안되서 풀려버렸어요. 제 마법의 존재도 모르는데 그 정도로 빨리 벗어나는게 가능했다는건 그만큼 고위 스킬이 있거나 지혜 스탯이 높다는 얘기에요. 아마 성훈 오빠랑 비슷할정도로.”
“나랑 비슷할정도?”
그건 말이 안된다.
애독가로 지혜, 지력에 톡톡한 보너스를 받는 자신과 맞먹는다? 초고위 마법사라면 모를까 신체능력으로 자신보다 뛰어난 녀석이 지혜마저 그렇게 높을리가 없다.
“아마 특별한 스킬을 익히고 있겠지. 일단 이 장소에서 벗어나자.”
“그런데 이렇게 벗어나도 되나요? 그래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게 뭐 어때서? 원래 알고있던 사이도 아니고 한치 앞도 알아볼수 없는 이 상황에서 대뜸 나타난 인물을 믿고 따라가리? 이게 맞는 선택이야. 그리고….”
“그리고?”
“…아니 됐다. 일단 저기 보이는 아파트로 들어가자. 언제 날이 저물지 모르니 일단 피난처를 찾아야지.”
잭을 본 순간 느꼈던 정체불명의 감정을 말할까 고민하던 성훈은 입을 다물었다. 그 녀석에 대한 감상은 조금 나중으로 미루는게 나을것같았다.
‘아주 불길한 놈이야. 가능하면 이번 미션에서 다시 만나지 않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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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관계로…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