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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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뛰는 놈.
‘너무 드러냈나.’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게 블랙웨어울프를 너무나 능숙하게 상대하고 계셔서요.”
“말했듯이 그건 엘리양이 마법으로 보조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전 봤는데요?”
“예?”
순간 무슨말인지 모르고 성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성훈씨 손에서 작은 번개가 튀어나가는 모습을….”
“아, 그거 말이죠.”
당황하기는 했지만 고작해야 이런 질문을 들었다고 포커페이스가 무너질만큼 성훈은 어리숙하지 않았다. 익숙한 모습으로 목에 걸려있는 부적을 꺼내서 보여주며 충분히 먹힐만한 설득을 시작했다.
“이것덕분입니다. 1서클 마법인 쇼크를 하루에 세번 쓸수 있게 만들어주는 부적이죠.”
“그런 아이템을 가지고 계세요?”
“예. 보다시피 제가 꽤 장비가 빈곤하지 않습니까? 스킬도 없고. 그게 전부 다 이 부적을 산다고 돈을 쓴거라서….”
물론 개뻥이었다.
성훈이 들고있는것은 예전 병든 오크 사냥에서 얻은 투르크의 부적이었다. 착용시 힘+2의 능력치를 선사해주는 부적. 다행히 이 변명에 넘어간듯 엘리는 그런가보다 하며 납득하고 있었다. 그리고 엘리가 풀어진틈을 놓치지 않고 이번에는 성훈이 질문했다.
“그렇게 말하시는 엘리양도 굉장히 강력한 마법사 아니세요? 무려 랭커급이라니. 게다가 그 파이어볼 엄청 강하던데요?”
“다, 다른 마법사들도 전부 이 정도는 해요.”
“에이. 제가 본 마법사들은 전부 하급마법만 주구장창 쓰던데요? 파이어볼이면 3서클중에서는 최상급에 속하는 마법아니에요? 게다가 마지막에 보니까 더 강력해지던데.”
“그건 마력강화라고 제가 우연찮게 얻은 스킬이에요. 너무 치켜세워주지 마세요.”
“그런가요? 아, 그러고보니 엘리양은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쉴틈을 주지않고 이것저것 물어보자 결국 엘리가 한 질문은 어영부영 묻히고 말았다.
“스물두살이세요?”
“예. 성훈씨는요?”
“전 스물다섯이에요. 이왕 이렇게 된거 서로 말을 편하게 할까요?”
“저야 좋죠. 솔직히 너무 딱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서로 씨, 양, 님을 붙이니까 너무 피곤했어요. 헤헤.”
혀를 반쯤 내밀며 말하는 엘리의 모습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있었다. 일단 중요한 화제는 넘겼다고 생각한 성훈은 은근슬쩍 몇가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엘리는 아무런 의심없이 그 질문들에 차례차례 대답해주고 있었다.
“처음에 다른 분들이 도와주셔서 마법을 많이 익힐수 있었어요. 아주 좋은 파티였는데 결국 해산되고 말았죠.”
“미션보상으로 레어급 아이템이 떨어진거에요. 그 때 그걸 팔아야한다 자기가 가져야한다로 논쟁이 조금 심해지다가….”
“아 전 4서클 마법 1개는 익히고 있어요. 이건 비밀이에요. 기연으로 얻은거거든요.”
“이 스태프요? 매직 상급 스태프에요. 발현속도 증가랑 마력총량 상승 옵션이 붙어있어요.”
‘뭐냐. 이 여자는?’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고 속사포처럼 물어본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준다. 아니 물어본 질문이 아니라 물어보지 않은 질문들까지 전부 대답해주니 성훈이 오히려 당황할 지경이었다.
이대로 가만있으면 쓰리사이즈까지 나올기세라 성훈은 다급하게 대화를 중단하는수밖에 없었다.
“제가 아시는 분이 있는데 소개를….”
“아, 아 괜찮아. 너 생각보다 굉장히 말이 많구나? 소극적인 성격인줄 알았는데.”
“제가 원래 좀 말이 많아요. 헤헤. 지금은 처음보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어서 조금 자제한거거요.”
“나는 처음보는 사람 아니냐?”
“예? 성훈 오빠는 이제 저랑 더 이상 남남이 아니지 않나요?”
“남이 들으면 큰일날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
“뭐가 큰일날 소린데요?”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다가오는 사람들보다 어째 더 상대하기 어려운 엘리의 모습에 성훈은 질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더 미션에서 살아남은 여자를 몇번 겪어본 성훈은 여자에 대해서 크게 두 종류로 나눴다.
강자와 꽃뱀.
강자는 그만큼 실력도 되고 자부심도 가진 자들이다. 특히 탑랭커중에서도 강하다고 알려진 마검 미리내가 그 대표적인 예였다. 미리내는 강하고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남성유저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두 번째는 꽃뱀.
여성이며 약자라는 점을 내세워 남자 한둘을 붙잡고 빌붙어먹는 존재였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창왕 강무한에게 들붙은 이소연이 있다. 어떻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강무한은 그녀의 말에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정도로 잡혀사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굳이 그녀가 아니더라도 몇명 남자를 물주로 잡아 도시에서 먹고사는 여자들은 많았다.
‘그런데 얘같은 타입은 처음이야.’
원래 스물다섯 인생에 있어서 여자와 단 한번도 이어지지 못한 성훈은 훌륭한 모태솔로부대의 간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녀라고 할수 있는 엘리가 자꾸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들러붙자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고 머뭇거릴수밖에 없었다.
거지들을 대할때처럼 냉정하게 대할수도 없으니 그저 반쯤 패닉상태에 빠져 이것저것 화제를 꺼냈고 엘리는 흥미롭다는듯이 성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말이지….”
“야 성훈! 우리 다 먹었다! 와서 먹어라!”
“하, 하,하 아쉽게도 저쪽에서 부르네. 이야기는 이쯤하고 이만 식사나 하러가자.”
“예? 먹으면서 얘기하면 되지 않나요?”
‘이건 악몽이야.’
방긋방긋 웃으며 선의로 다가오는 엘리는 그야말로 선(善)의 속성의 극치라고 할수 있었지만 악(惡)의 속성이라고 할수 있는 성훈에게는 그 접근이 그저 고맙지많은 않았다. 야외에서 만든것치고는 훌륭한 야채스프를 퍼서 엘리에게 건네준 성훈은 보리빵을 들더니 수프에 찍고 그대로 삼켰다.
이미 「하급 요리 제작」까지 익히고 있는 성훈이 만든 음식과 비교한다면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허기진차에는 만족스러운 식단이 될수 있었다.
기분을 거스르는 메세지가 뜨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편 빵을 입에 문채 멍하니 있는 성훈을 바라본 엘리는 당황해하면서 성훈 옆으로 다가왔다.
“왜 그러세요? 맛이 없어요?”
“그, 그건 아니야. 맛은 있는데 잠깐 목이 막혀서.”
“물 좀 드세요. 배고프다가 급하게 먹지 마시구.”
“고맙다.”
꿀꺽꿀꺽.
빵을 넘기고 엘리와 이것저것 가벼운 잡담을 주고받으면서도 성훈의 머리속은 핑핑 돌아가고 있었다. 이 세계는 게임같으면서도 게임과 달랐다. 이를테면 누구나 독이든 저주든, 피로든 상태이상이 걸리면 상태창에 그 내용이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을 속이는 수단은 스킬에 얼마든지 있었다.
용독술을 익히면 그에 대응하는 적당한 기술을 익히지 않는 이상 중독된자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는것이다. 물론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전체로 보자면 소수였지만 어느정도 알려져 있느 사실이었다.
당장 자신만 하더라도 용독술을 즐겨 사용하지 않는가?
‘박동철과 성아연 저 둘은 아닐테고 당연히 일우. 저 자식이 수를 쓴건가?’
한번 의문이 생겨나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한점이 생겨났다.
‘독을 썼다면 무슨 수로?’
‘치명적인 독이 아닌게 신경쓰이는데. 체력저하에 중급독, 게다가 지속성이면 당분간은 영향을 끼치지 않아.’
‘이 일행의 진행속도로 계산해보자면 아마 보스방에 입장할때쯤?’
‘전리품을 독식하고 유품을 얻기 위해선가?’
첫 번째 죽음은 능력치가 저하하고 한동안 무기력증에 걸리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페널티가 없다. 그러나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한 순간 그 사람은 더 미션의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가지고 있던 모든 물건과 길드를 그 자리에 떨어트리며 사라진다.
물론 전리품을 노리는것말고 다른 목적이 있을거라는 가정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그 가정은 아직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전리품을 노린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성훈 오빠. 빵 좀 더 드실래요?”
“내가 무슨 돼지로 보이냐? 됐거든? 너나 많이 먹어라.”
독이 든 스프를 한 국자 더 퍼서 엘리의 그릇에 듬뿍 부어준 성훈은 몰래 인벤토리에서 해독제를 꺼내마셨고 바로 [해독되었습니다,]라는 메세지가 떠올랐다. 기지개를 펴듯 간단하게 창을 없앤 성훈은 웨어울프의 가죽에 검에 묻은 피를 닦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엘리도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모두 든든하게 먹었으면 얼른 가자. 지금 보니까 80마리정도 잡았는데 조금만 더 잡으면 끝이다. 모두 조금만 더 힘내자고!”
모두 제각각의 방식으로 힘내자는 표현을 마치고 일우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에 따라붙으면서 성훈은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어차피 상관없어. 네가 가만히 있었어도 내가 독을 먹였을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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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나 추천수 상승도 좋지만 역시 코멘이 달렸을때가 제일 기쁘군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