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returnee RAW novel - Chapter 273
제273화
제23편
자연 각성과 인공 각성을 포함해 플레이어가 되는 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넘어 아예 사라지자 다소 혼란스러웠다.
그도 그럴 게 9층 이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는데 탑에서 살기 위한 막대한 자원이 죄다 10층 이상의 지하 세계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3차 대전의 영향으로 플레이어의 숫자가 대량으로 줄어든 걸 생각하면 그리고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일을 생각하면 썩 좋지 않은 일이다.
‘이걸 기회로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에 힘을 실어줘야겠지만 그전에 경제가 파탄 나겠지.’
류현은 탑의 모든 층에 초 거대 마법진을 설치하며 탑의 제어권 장악을 시작했다.
탑의 구조는 매우 복잡했지만, 현안으로 자주 탑을 관측했던 류현은 꼼꼼하게 해석해 탑의 제어 중추를 파악했다.
“어디 보자…… 자유로운 동력으로 외부의 용맥들을 이용하면 되겠군.”
탑 안에서 일반인, 플레이어 할 거 없이 층을 오르고 내리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다.
‘탑의 관리를 신과 마왕이 했던 만큼 탑의 유지에 마나가 많이도 필요하군.’
탑은 반쯤 살아 있는 던전 같은 거라서 유지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신과 마왕이 떠나면서 탑이 방치되고 있었기 때문에 탑을 장악하게 되면서 탑이 죽어 가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도 행성의 용맥들을 사용하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
지상에 있는 것과 해저에 있는 모든 용맥을 연결시킨다면 탑을 몇백 년이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시스템 장악 완료.”
지구의 용맥을 한반도의 탑으로 연결했다.
한반도 쪽으로 연결된 탑에만 연결했기 때문에 관리받지 못하는 다른 지역의 탑은 무너져 내릴 것이다.
“층 이동 제한이 여기에 있군.”
류현은 자신의 영혼 외곽에 붙어 있는 시스템을 빼서 탑의 제어 중추에 연결시켜 관리자 권한으로 자신을 등록했다.
그 뒤 층 제한 시스템에서 몬스터는 제외하고 인류와 이종족의 탑 이동 제한을 해제했다.
이종족도 플레이어 시스템이 없으면 일반인 취급이라서 9층까지밖에 이동 못 하는 것을 류현은 누구든 실력만 된다면 1~100층까지 오를 수 있게 만들었다.
류현은 시스템의 완전 장악에 성공한 것인지 꼼꼼히 확인한 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조화의 대회의장으로 이동했다.
“탑의 장악은 성공했다. 층의 이동 제한을 해제했으니 이제 누구든 탑을 오를 수 있다. 기존처럼 보스를 사냥해야지만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텔레포트 게이트를 마음대로 활용하게 하면 분명 인명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너무 높았다.
때문에 보스룸까지 운이 좋게도 몬스터를 만나지 못했다고 해도 층의 보스 몬스터를 뚫어야지만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했다.
괜히 높은 층으로 이동했다가 그곳의 몬스터에게 제대로 반항도 못 하고 죽지 않게끔 방지하기 위함이다.
“알겠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자를 우대 모집하여 생산량을 증대하겠습니다.”
세상이 통일되고 인구수가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원 소모량이 커지기 때문에 광석 채취량을 늘려야 하는데 플레이어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젊음의 비약으로 플레이어의 숫자를 유지한다고 해도 늘어나는 인구수 대비 플레이어의 숫자는 고정적이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
그래서 류현은 따라잡을 수 있게 탑을 해석해 해킹하듯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고는 일반인의 이동 제한을 거의 없앴다.
“그래, 이런저런 방법으로 비 플레이어를 늘리고 그 수준을 높여야지.”
악마 숭배자 교단이라는 적이 사라진 만큼 인류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들려면 여러 정책이 필요했다.
그래야 자원 수급도 원활히 할 수 있고 훗날 지구 탈환 작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실력을 키워서 직접 몬스터를 사냥해 마정석을 가져온 사람은 젊음의 비약에서 일정 비율만큼 할인해줘라.”
그러면 젊음을 더욱 길게 유지하고자 미친 듯이 연공법을 수련해 몬스터를 학살하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
낮은 층의 몬스터는 아무리 학살해도 할인율이 매우 낮으니 실력을 더욱 키워서 높은 층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이다.
“그러면 나중에 지구 탈환 작전 때 생각보다는 비교적 낮은 층의 몬스터는 적겠네요.”
“전체적으로 적지. 높은 층은 군단을 이루는 경우가 아니면 숫자는 적으니까 말이야. 리젠도 느리고.”
로드맵에서는 몇십 년 뒤에나 한다고 하고 있지만 여러 정책을 펼치면서 백성들은 알게 모르게 지구 탈환 작전에 조금씩 일조하고 있다.
“그럼 다음 종합 안건을 보고 하겠습니다.”
대장로는 하연이가 아버지인 류현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류현이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일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궁전 구경이랍시고 하연이를 자주 데려왔다.
류현도 대장로가 하연이를 이용하는 것을 파악하긴 했지만 음흉한 목적이 아니고 절대적 다수에게 이로운 일을 위해 이용하는 거니 뭐라고 탓할 수도 없었다.
적어도 하연이한테는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고 싶은지라 어쩔 수 없이 당해주고 있는 실정인 셈이다.
여하튼 대장로가 종족 대표 회의에서 여러 의견을 취합하고 그것을 류현에게 보고하면 류현이 시원하게 해결해줬다.
종족 대표자들끼리는 이래저래 갑론을박이 심한데 류현이 결정하고 명령을 내리면 다들 잘 따라서 시원하게 안건이 해결된다.
그리고 손해를 보는 종족이 있으면 섭섭하지 않게 류현이 따로 챙겨주기도 하니 류현이 정한 일이라면 잘 따르는 셈이다.
“4, 5층의 식량 생산 기지화를 완성했으며 1층은 완전 민간이 생활 구역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땅은 썩어 넘치도록 많은데 식량 생산을 하는 층을 더 늘릴 필요가 있나? 남아도는 땅에 지으면 되잖나.”
“아무래도 그러면 거주지와 식량 생산 지역의 거리가 너무 머니까요. 그들만을 위해 자기 부상 열차를 깔아 줄 수도 없구요.”
인간이든 이종족이든 간에 인프라는 매우 중요하다.
생활의 질이 인프라에 의해 결정되고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의료 관련으로도 중요한데 주변에 논밭만 무성하고 사람이 적으면 인프라가 발전할 수 없다.
그런 곳에서는 매출을 기대할 수 없으니 인프라를 깔아줄 회사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철도를 깔아줘서 자기 부상 열차를 만들어 주기에는 너무 과하다.
그래서 아예 인프라를 충분할 정도로 발전시키고 이 세상 모두의 식량을 책임지는 층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3차 대전이 열리기 전, 남는 층에 식량을 생산하던 것을 정령사와 마도 공학 농기계를 이용하니 금방 해결이 되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주택이 대세라고 하더라구요. 고층 아파트는 항공 산업의 방해 요소이니 낮은 아파트를 짓게 되는데 설계와 디자인으로 인해 주택을 선호하는 백성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아파트는 면적 대비 사람이 많이 거주할 수 있지만 고층 아파트는 항공기와 충돌할 수 있는 위협이 있어서 아파트의 높이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낮은 아파트는 높이가 낮다 보니 외관과 조망이 좋지 않았다. 어차피 땅값과 집값도 저렴하니 넓은 주택을 짓는 게 열풍처럼 번져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1층의 식량 생산 기지를 최소화하거나 없앨 예정이로군. 그럼 농사를 짓고 있던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농지를 팔아주도록 하고 없앤 농지의 값은 제대로 쳐주도록.”
“알겠습니다.”
* * *
세계가 하나로 통일되고 나서 여러 부분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은 비 플레이어였다.
이제는 더 이상 플레이어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비 플레이어가 아니라 연공자라고 칭했다.
마탑의 마법사와 정령사가 있긴 했지만 백성의 95% 가까이가 연공법을 익혀서 연공자라고 불리게 되었다.
어쨌든 통일되기 이전에 여러 나라들이 의도적으로 감춘 비전의 부분이 아낌없이 공개되었고 쓸모 있게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개개인에게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긴 힘들지만 범용성 있게 만들면 어지간해서는 쉽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탑 등반은 고수익 직종이었다. 마나 에너지는 핵융합 발전소가 생산하는 덕분에 마정석 연구가 더욱 활발해졌다.
마정석의 단가가 내려가니 여러 목적으로 마정석을 연구해 다양한 방향으로 마도 공학이 발전해나가고 있었다.
‘벌써 졸업인가. 이종족의 시간 개념으로는 하연이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단 말이지.’
“아버지.”
이제는 완전히 가족으로 받아들였는지 아빠라고 불러주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라고 불러주는 하연이의 재촉에 류현은 하연이를 데리고 패스트 푸드점으로 향했다.
아리엘이 딱히 엄격하게 제한하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그래도 영양학적으로 괜찮은지 꼼꼼히 확인을 한다.
그러나 류현은 어차피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 하연이가 먹고 싶은 걸 다 시켜주는 편이었다. 그런 류현이 하연이를 데리고 집으로 갈 때는 패스트 푸드 점을 자주 간다.
졸업식이라 일찍 끝난 오늘 한정 이벤트로 판매되는 코카트리스 치킨을 먹기 위해 서둘러 하연이와 함께 매장에 줄을 섰다.
류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흘러 어느새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되는 하연이를 보며 추억에 잠겼다.
‘그나저나 아리엘을 닮아서 그런가 시선을 많이 끄는군.’
재능이 류현을 닮았다면 외모는 아리엘을 닮았는데 아리엘은 미의 여신만 아니면 진짜로 여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미모를 가졌다.
아직 풋풋하지만 그럼에도 이 지역에서는 매우 유명한 미소녀로 통하고 있을 정도다.
때문에 모델 제안이나 대형 엔터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지만 하연이는 모두 거절했다.
어쩔 수 없는 게 하연이는 언젠가 류현이 물려주는 황위에 앉아 통일 제국인 조화를 다스리는 황제가 될 아이이다.
어차피 수백 년은 류현이 지배할 것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얼마든지 해도 된다고 했지만 하연은 애초에 그쪽으로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군주의 자질을 타고나서 언젠가는 조화의 최전성기를 이끌 것이라는 소녀답지 않은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류현에게 있었는데 류현은 집에서는 부드럽고 인자한 이미지밖에 없었다.
검과 마법을 배울 때도 자상하기 그지없었는데 지배자로서의 류현은 매우 카리스마 있었고 하연이는 그걸 동경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말 한마디에 거대한 제국이 움직이며 이상적인 나라로 굴러가는 모습은 남녀를 불문하고 전율하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요즘 이상한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든?”
“사귀자고 하는 얘들은 많았는데 겉모습만 보고 고백하는 사람은 취향이 아니라서요. 그리고.”
하연이는 잠시 주위에 바람의 정령으로 소리를 차단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지의 시크릿 서비스 덕분에 위험은 애초에 없잖아요.”
류현의 시크릿 서비스는 류현의 직속 암살 부대인 비수가 조를 이루어 번갈아 가며 하연이를 수호한다.
그림자에 숨어 음습한 목적으로 하연에게 접근하면 즉시 제재해 쥐도 새도 모르게 저승으로 떠나보낸다.
그것까지는 하연이는 모르지만 류현의 직속 무력 부대가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면 다행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