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returnee RAW novel - Chapter 274
제274화
제24편
재건이 완료되고 플레이어 대신 연공자가 빈자리를 차지했으며 플레이어가 아니어도 10층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원의 물류량이 엄청나게 쏟아져 내렸다.
재조합된 빅 데이터는 B급까지는 누구라도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류현이 과거에 배포했던 완전 해석판으로도 C+가 한계였지만 빅 데이터는 효율적인 성장을 제공해 주었고 그게 B급으로 올라가는 발판이 되었다.
다만 너무 빠른 성장 때문에 오러가 부족하다는 것과 실력에 비해 경험이나 내실이 전혀 다져지지 않았다.
그래서 일반적인 B급이라기엔 여러모로 부족해서 B- 급 정도로 등급이 정해졌다.
B- 등급이라고 해도 B급은 B급인지라 10층의 지하 세계에서 당할 정도는 아니었고 이미 10층대 지하 세계의 공략법이 전부 밝혀진 이후라 10층대의 자원이 쏟아져 내렸다.
플레이어, 아니 연공자들이 주로 쓰는 건 20층대 중반 이후부터 나오는 편이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대체로 10층대에서 나온다.
연구를 위해 높은 층의 것도 연구하는 편이지만 상용화되어 적용되는 건 10층대의 것이 대부분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군.”
“네.”
“레지스탕스들은?”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긴 했지만 은혜를 모르는 머저리처럼 다시 독립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단물만 쪽 빼먹고 팽개친다는 건데 나라가 다시 폭삭 주저앉을 때는 지배를 받아들이더니 필요 없으니 버린다?
“손이 비는 비수에게 지시해두었습니다.”
다르게 말해 그런 계획을 꾸미고 있는 주 세력 수장의 머리가 곧 땅으로 떨어진다는 소리다.
“은혜를 모르고 배신하려고 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지만 참 멍청한 짓거리지. 비수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찮을 거라고 판단한 건가?”
S급조차 만전의 상태에서 경계하지 않으면 바로 옆에 있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은밀함을 자랑하는 게 비수다.
그런데 그런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다니 참으로 멍청한 작자였다.
“한 번 솎아낼 필요가 생겼군. 레지스탕스만 제거하지 말고 그 지역도 철저히 손을 보도록 해라. 일벌백계를 보이면 다른 지역에서도 알아서 단속하겠지.”
“네.”
호화란이 물러나고 류현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마음은 변함없다만 영 귀찮단 말이지.’
통일 제국 초기인 만큼 여러 곳에서 귀찮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조화의 능력을 생각하면 간단히 진압할 수 있다.
진압뿐만이 아니라 재발 방지 대책도 충분하며 명분까지도 완벽하다.
독립을 주장하는 거지만 당연히 이 초 거대 제국의 땅은 류현의 것이며 모든 권력은 류현으로부터 비롯된다.
조화는 겉으로는 왕정국가라고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류현의 존재가 주축이 되는 것으로 성립되는 국가이다.
즉 황제의 힘에 따라 절대권력이 될 수도 있고 허수아비 수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초월자인 류현은 절대권력자이며 없는 죄도 지어내 극형에 처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명분에 증거까지 모두 수집된 상태에서는 구족을 멸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 지배자를 부정하고 독립하기 위해 돈과 장비, 무력을 모으고 있을 정도이니 명백한 반역죄다.
이미 모든 증거 수집은 물론 그들의 계획까지 모두 꿰고 있으며 위치 또한 진즉에 파악한 지 오래였다.
‘제 딴에는 숨는다고 숨은 것 같지만 시공간의 지배자인 내 앞에서 타 차원도 아니고 아득히 먼 우주도 아닌 곳에 숨는다고 못 찾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물론 류현이 자신의 힘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니까 모를 만도 하지만 그들 딴에는 숨는다고 열심히 숨은 거긴 하다.
‘문제는 법률상으로는 반역죄는 구족을 멸하고 주모자의 삼족은 머리를 베어 효수를 해야 한다는 건데. 뭐, 나름 수준급의 오러와 서클을 가지고 있으니 심적 타격은 없겠지.’
딱히 효수형을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하연이가 보고 충격을 받을 것이 걱정되어서 그렇다.
그렇지만 하연이가 위대한 군주를 목표로 한다면 때로는 이런 것도 직접 지시를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대한 군주라는 건 어떠한 황도(皇道)를 걷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배자는 필요하다면 잔학무도한 길도 걸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배자라는 건 책임져야 하는 존재들이 너무나도 많다. 내 딸이라고 해도, 아니 내 딸이니까 더욱 황제에 걸맞은지 확인해야 한다.’
류현은 일반적인 황제가 아니라 이종족을 책임지기 위해 황제가 되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세계를 하나로 통합한 것도 지구를 효율적으로 되찾기 위한 과정이다.
초월자인 류현이 손가락 하나만 튕기면 지구의 지표면은 물론이고 해저의 모든 몬스터를 1초 만에 말소할 수 있다.
류현은 시간과 공간의 지배자이기에 그들이 있는 좌표를 블랙홀의 힘으로 휘어서 대기권 밖, 우주 공간으로 튕겨내면 그만이다.
제아무리 강대한 몬스터라도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숨을 쉬고 살아야 한다.
우주 공간은 장시간 호흡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버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강대한 몬스터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저 멀리, 태양의 인력에 휘말리는 곳으로 이동된다면?
그럼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그저 귀찮았기 때문이다.
다시 언급하지만 류현은 인간의 황제가 아니라 이종족의 황제인데 왜 인간 따위를 위해 힘을 쓸 거라고 생각하는가?
유일하게 예외인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인간이 죽는다고 해도 류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그런 존재다.
이종족들을 위해서라도 지구를 되찾는 게 정말로 좋을까?
‘지구에는 이종족의 땅이 없다.’
지구로 돌아가는 길은 이제 한반도로 이어지는 입구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여러 이동 수단을 통해 본래 살던 고향 땅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이종족은?
탑에 들어와 당당히 살기 전까지 있던 태백산맥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나?
그럼에도 지구 탈환 작전을 세운 것은 간단했다.
가족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지나가듯 말했지만 탑이 전부 정복되면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부모님의 작은 소망 때문이었다.
류현에겐 아무래도 상관없었지만 부모님과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 외의 지역은 겸사겸사 같이 되찾을 뿐이다.
세상 사람들이 알면 어이없어할 소리였지만 류현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 이외에는 모두 그저 덤에 불과하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없으면 오히려 편한 덤에 불과하다.
수십억 인류의 목숨보다 가족 한 명의 목숨을 더 귀하게 여기는 게 류현의 사고관이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딸이 데뷔하는 것도 3년 정도 남았나.”
곧 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성인이 되면 그것을 기념하여 하연이는 하프 엘프임을 숨기고 있던 귀걸이를 벗어 던지고 조화의 후계자로 데뷔하게 된다.
대학교?
대학은 장차 사회에 나가서 자신이 배운 전공을 살려 취직하기 위한 곳이다.
그렇다면 류현의 옆에서 제왕학과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면 되는데 뭣 하러 대학을 가야 한단 말인가?
아니 그 전에 대학에서 황제가 되는 덕목을 가르칠 리도 없으니 고등학교 졸업만 하면 된다.
‘친구들이 제법 놀라겠지.’
참관 수업 이후 하연이의 집안이 보통은 아닌 것 같았는지 부모님이 친하게 지내라는 말에 몇몇 아이들이 하연이와 친구가 됐다.
처음에는 타의에 의한 것이었지만 점차 친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 친구들과 그 가족에 한정해서는 내렸던 저주를 회수했다.
저주를 회수 받지 못한 이들은 점점 가세가 기울어가며 망해가고 있었지만, 저주를 회수한 아이들의 가세는 잠시 기울다가 다시 회복했다.
‘적어도 황위를 물려 줄 때는 충신이 주위에 가득 차도록 준비는 해둬야지.’
* * *
반역자를 잡아들이고 그 지역을 탈탈 털어서 좀 더 강하게 처벌을 내리고 반역자들의 구족을 멸하고 삼족을 효수했다.
그러고 나서 반역 조짐을 보이던 나라는 레지스탕스가 있는지 지역을 관리하는 전직 대통령 혹은 총리 등의 수장이 단속을 강화했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그들을 맹렬히 비난했는데 이전보다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데 왜 독립하냐는 것이다.
독립에 어찌어찌 성공해도 온갖 경제적, 외교적 보복으로 인해 3차 대전 직후처럼 개판이 될 게 뻔한데 말이다.
이후 반역의 조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역민들의 충성심은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류현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통일 국가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이전이었으면 수년, 아니 적어도 10년이 걸릴 걸 1년 만에 발전해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나라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기 때문에 운송을 위한 비용을 빼자 연구에 필요한 여러 재료들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마도 공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비싸고 진귀한 마정석이나 광물 혹은 몬스터의 소재가 필요한 법이다.
예전이라면 비싸서 예산이 어지간히 흘러넘치지 않는 이상 몇 개 구하지도 못했다. 심지어 다른 나라의 발전을 저해하기 위해 견제하는 플레이어 집단도 있었을 정도다.
그러나 그런 견제도 없으며, 재료도 이전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가격 덕분에 과감히 사용할 수 있었다. 그건 곧 발전으로 이어졌다.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원래 발전이란 트라이 앤 에러, 반복하고 법칙을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한 법이고 그런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발명이 성공하기도 한다.
‘조만간 하연이의 데뷔인가.’
분명히 마왕을 토벌하고 돌아왔을 때만 해도 6살짜리 어린 소녀였는데 어느새 19살의 여성으로서 최전성기의 나이에 도달했다.
조만간 성인이 될 테고 전 세계가 주목할 황녀이자 황위 계승권자가 널리 알려질 터다.
‘그렇다고 해도 황위 계승은 수백 년 뒤겠지만.’
지구 탈환 작전을 성공하고 통치하는 데 불필요한 방해 요소도 미리 배제한 뒤 절대적인 황권을 거머쥘 수 있도록 만들고 나서 계승할 예정이다.
그리고 하프라고 해도 엄연히 하이 엘프의 혈통을 이었기에 기본 수명이 반만년을 넘는지라 수백 년은 인생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강해져서 경지에 이른다면 5% 이하로 줄어들 것이고 말이다.
그사이에 아리엘과 류현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난다고 할지라도 하연의 황위 계승권은 흔들리지는 않는다.
데뷔와 동시에 후계자로 책봉될 테고 하연이 어지간히 큰 실수를 연달아서 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지배자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고 잘 다스리기만 하면 되는데 뭣 하러 성별을 신경 쓸까.
나라를 잘 다스리면서 지켜야 할 것을 잘 지키면 그만인 것을.
“하연이는 어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양이에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차기 여황제로서 중요하니 완벽하게 준비할 거라고 몇 번이고 체크하고 있을 정도예요.”
곧 황녀로서의 데뷔와 동시에 후계자 책봉식이 머지않은 만큼 하연이는 그 주인공으로서 여러 준비를 하느라 많이 바쁜 상태다.
류현이나 아리엘이나 어차피 황위를 물려받는 건 수백 년 뒤니까 데뷔식 겸 책봉식은 약식으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차기 지배자로 데뷔하는 날인 만큼 제대로 하고 싶다는 하연이의 소망에 의해 나라에 걸맞게 규모가 거대해졌다.
여러 지역에서 많은 물자가 황궁으로 향하는 것에 무슨 축제라도 열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황궁에서도 하연이가 성인이 되는 날에 맞춰서 큰 게 온다고 소문을 흘렸으니 많이들 기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