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returnee RAW novel - Chapter 275
제275화
제25편
하연이의 데뷔식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황제와 황후 사이에 자식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알려진 바가 없었기 때문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그도 그럴 게 일단 초월자라고 해도 특별히 힘을 쓰지 않는 이상 아이가 생기기도 힘들고 류현과 아리엘도 급한 게 아니면 자식을 낳을 생각이 없었다.
단지 덜컥 생겨버렸었을 뿐이고 굳이 숨기지도 않았지만 알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아예 모르고 있었던 사람도 있었다.
“친구들과 화해는 했니?”
“조화의 가이드가 황궁 안내를 해주는 거랑…….”
“그거랑?”
류현이 본래 고위 관료들만 초대받는 파티에 특별히 초대장을 보내 참석할 수 있었던 친구들이 그동안 비밀로 하고 있었던 것에 약간 서운함을 느낀 듯했다.
절친한 친구들로 초등학생부터 이어진 인연들이었기에 중대한 사실을 숨긴 것에 대해 꽤나 서운해한 듯했다.
그래도 일부 지역이지만 황성 구경도 했고 기성복이지만 파티에나 입을 법한 드레스를 입는 등 호사를 누리면서 조화의 수도와 황궁 안내를 해주기로 했다.
덤으로.
“아빠랑 만나보고 싶다고…….”
“나는 왜?”
류현은 자신이 대종주이며 동시에 조화의 황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악명에 대해서 잘 안다.
명성도 매우 높지만 그 이상으로 악명이 높았고 뭣 하러 나이도 많은 아저씨를 만나려는 건가 싶었다.
“저도 몰랐는데 요즘 애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악명은 악명이지만 황금비의 몸매와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의외로 소녀팬이 많다고 한다.
옛날과 달리 힘이 거의 대부분의 것을 결정짓는 시대가 되었다 보니, 잘생기면서 돈도 많고 힘까지 센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사람이 인기가 많으며 그들을 일종의 알파 메일이라고 한다.
“말주변은 없다만 그래도 괜찮다면 언제든 데려오도록 해라.”
“네.”
* * *
이후에 만난 하연이의 친구들은 마치 최고의 아이돌을 눈앞에 둔 소녀팬처럼 좋아했고 2시간 정도 대화를 하고 돌려보냈다.
어쨌든 정식 황위 계승권자로 임명된 하연이는 오전에는 황궁 최고의 학자들로부터 제왕학과 나라를 경영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익혔다.
오후에는 류현으로부터 검과 마법을 배웠는데 나라를 경영하는 학문이 있음에도 꽤 긴 시간 수련을 하는 이유는 조화의 특수성 때문이다.
일반적인 왕정국가와 달리 황제가 절대권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가 절대적인 힘이 있기 때문인 터라 힘이 제1 우선순위로 필요하다.
애초에 류현부터가 나라를 경영하는 법을 배운 적도 없고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을 뿐 거의 대부분 종족 대표자에게 맡기는 편이다.
그래서 류현이 개입할 때는 대체로 굵직한 일들이라 류현이 개입할 때는 황궁의 고위 관료들이 긴장할 정도다.
“5년 만에 B급의 숫자는 대전 이전까지 수복했고 이 기세면 5년 뒤면 A급이 다수 생기겠군.”
“모든 빅 데이터를 숨김없이 통합 관리한 이후부터 연공자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빅 데이터뿐만이 아니라 대전 동안 쌓인 데이터도 은근히 도움이 됩니다.”
3차 대전 동안 전쟁의 광기로 연공자, 그러니까 플레이어나 비 플레이어의 생체 실험은 기본에 여러 해부까지 존재했다.
대전까지 일어날 정도면 대종주가 말리기 위해 힘을 회수할 거라고 여겼지만 전혀 하지 않았다.
악마 숭배자 교단이 완전히 몰락해 더 이상 간섭할 생각이 없어서인 듯했지만, 여하튼 오행 연공법을 개조해 약점을 찾아내려고 했다.
보다 효과적으로 오행 연공법을 카운터 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적 플레이어나 비 플레이어를 섬멸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물론 그 연구는 실패했고 3년이란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그리고 애초에 어떠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인지를 배운 게 아니라 그냥 완성된 것을 그 내용대로 익혔을 뿐이다.
연공법에 담겨 있는 원리를 하나도 몰랐으니 역산해 카운터를 치는 연공법을 만들 수 있었을 리가 없다.
그렇지만 그 연구의 가치는 확실히 있었는데 일반인에 대한 마나 로드의 상세한 데이터였다.
오행 연공법의 원본은 엘프의 것이었고 그것을 인간에 맞춰 개조했는데 조카들의 마나 로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애초에 그 근간이 인간의 것이 아니었고 재능이 유달리 뛰어난 조카들과 달리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익히기 어려웠다.
근데 그 생체 데이터를 활용해 재개조하니 훨씬 익히기 쉬워진 것이다.
“팀 엘리멘트의 진척은?”
“일단 과거 한국의 영토는 수복했다고 합니다.”
더 탑을 오를 이유가 사라졌기에 팀 엘리멘트는 탑이 아니라 탑 밖의 몬스터를 정리하기 위해 원정을 떠났다.
탑의 관리자 자격을 획득한 류현은 모든 몬스터를 지구 남반구의 호주와 남극, 북극으로 전송되도록 조절했다.
아예 우주 밖으로 보내고 싶었다. 애초에 탑은 박혀 있는 행성에 한정하면 어디라도 보낼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그 밖으로는 보낼 수 없었다.
팀 엘리멘트가 대단한 공을 세웠고 인류가 빠르게 재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땅을 전부 되찾을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 지역의 모든 병력을 보내 한반도부터 수복한다.”
다른 지역들에 비해 플레이어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이었고 평균적인 수준도 매우 높은 곳이었다.
마도 공학 역시 매우 발전한 지역이라서 마도 공학 기갑부대와 골렘 군단 그리고 팀 엘리멘트가 선봉에 선다면 한반도를 완전 수복하는 건 간단한 일이다.
“한반도를 전초기지로 삼아 몬스터로부터 빼앗긴 모든 땅을 되찾는다.”
“네.”
조화가 모든 나라를 통일하고 20년이 지났을 때 그나마 조금씩 있었던 레지스탕스가 모두 소멸되었다.
그 대신 그 잔당이 범죄 조직이 되었지만, 그저 범죄자들로 전락한 이들인지라 나라를 분열시킬 만큼의 위험 분자는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팀 엘리멘트의 업적으로 한반도가 수복되었음을 널리 알렸다.
또한 이 세계의 황제 류현에 의하여 적어도 한반도 땅은 몬스터가 더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선포되었다.
그 때문에 일순간 한국의 땅값이 폭등했을 정도였다.
한반도의 탑으로 연결된 곳이니 당연한 일이었고 마탑이 가장 먼저 밖으로 나가 압록강 라인의 지맥과 영맥의 힘을 모아 방어 라인을 구축했다.
지구의 모든 용맥은 한반도의 탑 유지에 모두 사용되고 있다.
해저까지 포함해 360개의 용맥은 탑의 유지밖에 할 수 없었지만 그 대신 영구적으로 탑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지구를 모두 되찾고 인류가 몬스터를 상대로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된다면, 탑은 최후의 보루가 아닌 자원의 기지가 되겠지.’
그리고 모든 자원을 파먹으면 더 유지할 가치도 없다.
용맥의 공급이 끊기면 자연스럽게 몰락할 테니 더 이상 지구에 탑은 존재하지 않게 되리라.
어쨌든 한반도는 지구 탈환 작전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어차피 탑의 몬스터는 과학 병기가 통하지 않기에 마도 공학은 계속 발전했지만 좀 더 화력이 강력해졌다.
탑 안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 기술이 첨가되자 반감되는 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후 시간이 차차 흐르면서 압록강을 넘었고 인류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활동 반경을 서서히 넓혀나갔다.
인류가 한반도를 전초기지 삼아 지구 탈환 작전을 시작한 지 10년째.
한국 지역에 S급의 존재들이 좀 더 나타났고 다른 지역에도 S급은 아니나 A급에 도달한 연공자들이 늘어났다.
연공자들이 늘어난 만큼 활동 반경이 빠르게 확장되었고, 그 반경은 시베리아를 넘어 유럽에 이르렀다.
‘이제 슬슬 제한을 풀어도 되겠군.’
류현은 자신의 관리자 권한을 사용해 일정 층 이하의 몬스터의 전송 위치 제한을 해제했다.
탑 밖의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 최소 B급 이상의 실력자들.
높은 층의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에야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다.
인류는 한반도 이외의 다시 탈환한 땅에 몬스터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프리카 대륙으로 남하하려고 했던 걸 중지하고 내실을 다졌다.
그리고 작전이 시작된 지 30년째.
탑 안에서 사는 인류는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 수복은 물론 북아메리카까지 수복하며 과거 미국 지역의 광대한 밭을 되찾아 식량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해양 몬스터는 여전히 많았지만 영맥과 지맥의 힘을 활용한 텔레포트 게이트가 지구 전역에 깔리면서 운류업에 혁명이 일어났다.
용맥은 쓸 수 없어서 대륙 단위 이동은 불가능하지만 연속 텔레포트로 대체하면 그만이다.
이제 남은 지역은 남아메리카와 호주, 뉴질랜드뿐.
북극과 남극도 있지만 굳이 인류가 살지 않는 땅을 수복할 필요가 없음을 느꼈다. 그리고 1년이 더 흐른 뒤 남아메리카가 수복되었고, 다음 해 대규모 수송기를 이용해 호주에 침투했다.
호주의 북, 동, 서 방향으로 나뉘어 최소 S급 연공자들이 침투해 몬스터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작전이 시작된 지 33년째. 인류는 지구를 되찾았다.
그리고 탑은 이제 사람이 사는 땅이라기보다는 자원을 캐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한반도 이외에 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기에 남극과 북극을 제외한 모든 땅을 되찾긴 했지만, 유라시아 대륙을 중심으로 인류는 모여 살았다.
멀리 있어 봐야 유통비로 물가가 크게 오르고, 한반도에 가까울수록 잘 깔려 있는 인프라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걸로 끝인가.”
류현은 탑의 관리자 권한으로 탑 유지 이외의 모든 기능을 정지했다.
이제 몬스터는 생산되지 않을 것이며 탑은 완전한 의미로 자원의 보고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몬스터가 없어져서 마정석은 더 얻을 수 없고, 젊음의 비약도 이제 만들 수 없다.
지맥과 영맥의 힘을 이용한다면 어느 정도 소량 생산은 가능하겠지만 류현은 젊음의 비약을 오래 제조할 생각은 없었다.
젊음의 비약 때문에 생명 공학의 발전이 더뎌졌다.
의학에 있어서 젊음은 깡패와 같았다. 젊으면 어지간해서 병에 대한 생존률이 극도로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류현은 더 이상 몬스터를 희생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발전해서 젊음을 쟁취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제국령이요?”
“그래, 5~6시간 정도지만 제왕학을 수십 년간 익혔잖냐. 소규모로 시작해 사람을 다스려보도록 해라.”
지구 탈환이 완료되고 7년 뒤 류현은 지구의 일부 지역을 떼서 하연이가 다스리도록 했다.
일종의 영지 개념으로 언젠가 지구 전체를 다스리는 여황제가 되기 이전에 인간은 물론 이종족을 다스리는 실전 경험을 익히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그렇지만 아직 황위 계승을 받기엔 수백 년은 더 남지 않았나요?”
하프 엘프라 50이 넘은 나이임에도 하연이는 신체의 최전성기를 유지했다.
검도 하이 익스퍼트의 극한이며 마법은 6서클 마스터이자 상급 정령사이기도 하다.
“수백 년에 걸쳐서 네가 다스리는 지역이 점점 넓어질 거다. 그리고 절반 이상이 되었을 때 그때 대관식이 열릴 것이다.”
류현의 예언 아닌 예언으로 빠르게 지식과 경험을 흡수한 하연이는 꿈꾸던 진정한 군주가 되었고 100년 만에 지구의 49%까지 다스리게 되었다.
또한 소드 마스터의 극한이자 7서클 마스터가 되어 최소한의 자격은 갖추었다.
‘적어도 그랜드 마스터이자 8서클 마도사가 된 이후에 계승하고 싶었는데 뭐…… 충분하겠지.’
이종족에도 SS급이 있었고 이수진을 비롯해 여러 이종족이 잘 보필할 터다. 예상보다 2~300년은 빨랐지만 류현은 대관식을 준비했다.
조화를 건국한 초대 황제이며 세계를 통일하고 지구를 되찾은 류현은 약 150년간의 통치를 한 뒤 자신의 딸이자 하프 엘프인 하연이에게 황위를 물려주었다.
2대 황제이자 최초의 여황제가 된 하연은 천 년간 나라의 전성기를 유지했다. 인류와 이종족은 지구를 넘어 우주를 개척해 냈고 조화는 우주 제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는 동안 간간이 초대 황제인 선황이 태후와 함께 제국 어딘가에서 종종 발견되었고 그때마다 둘의 행복한 모습이 관찰되었다고 전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