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00)
00100 누가 을이냐? =========================================================================
유지웅은 이재형의 행동이 불쾌했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 타인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것은 그도 많이 봐왔다. 과거 힐러들이 귀족이라는 점을 내세워서 그리 해오지 않았던가?
‘난 절대 그렇게는 안 될 거야.’
힘을 가진 자가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그 유리함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다. 적어도 자기 주변, 자기 공격대에서만큼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전처럼 대원들에게 능력 이상의 대가를 지급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호막 능력의 유일무이함을 이용해서 부당한 폭리를 취할 마음 또한 없었다.
“레드 몹 레이드 한 번에 10억이면 딱 적당하지 않나? 대신 레이드는 15일에 한 번씩 가는 걸로 하고. 그래야 대기조, 투입조 모두 한 달에 한 번은 갈 수 있으니까.”
체력 문제 때문에 레이드 일정은 사흘에 한 번이 최대치다. 그러나 사흘에 한 번씩 레이드를 지속적으로 가는 것은 상당한 강행군이다. 직장으로 따지면 휴일 없이 월화수목금금금이 반복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평범한 딜러는 사흘에 한 번 레이드를 간다 쳤을 때, 60일을 꼬박 그렇게 다녀야 10억을 번다. 힐러의 경우 30일을 꼬박 다녀야 벌 수 있는 돈이다. 그런 강행군을 달려야 벌 수 있는 돈을, 제니스 공격대에서는 한 번만 레이드를 하면 벌 수 있다.
“대신 대기수당은 3억 정도로 하면 괜찮을 거 같고.”
예전에는 대기 수당이 정말 ‘차비’ 수준이었다. 수백만 원 정도였지만, 투입조가 받는 돈에 비하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유지웅은 대기 수당을 3억으로 변경했다.
“대기조가 투입되면 대기 수당을 합쳐서 투입조와 똑같이 지불하면 되고.”
대기조가 투입되면 3억의 대기 수당 외에 7억의 투입 수당을 받아서, 총 10억이 된다는 뜻이다.
“레이드 두어 번 할 때마다 특별 보너스로 10억 정도 추가 지급하면 되겠지.”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한 달에 받는 평균 수당이 18억이 되는 셈이다. 그것을 대기 수당, 특별 보너스 등 여러 가지 명목으로 나눠서 지급하는 것이다.
매달 15억을 주는 것보다 첫 달은 10억, 다음 달은 20억 이렇게 주는 것이 받는 입장에서는 더 행복을 느낀다. 주는 입장에서는 결국 똑같은 돈을 주는데 말이다. 조삼모사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됐다!”
최종적으로 수당제도를 완성한 유지웅은 곧바로 레이드 게시판에 접속했다. 그리고 공고를 올렸다.
「레드 몹 전문 공격대, 제니스가 새로 출범합니다.」
처음 사람들은 누군가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 레드 몹 전문 공격대는 프라임 공격대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성자가 ‘나만귀족’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순식간에 조회수가 하늘을 돌파했다.
레이드 능력자들은 하나같이 흥분했다. 자기들에게도 기회가 열렸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 한편으로는 왜 프라임 공격대가 아니라 제니스 공격대라고 하는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프라임 공격대 해산한 거 아냐?
―설마…… 그 소문이 정말이었어?
―말을 안 해주니 답답하네. 누구 아는 사람 없나요?
그러나 프라임 공격대 해산 여부보다는 새로 출범하는 제니스 공격대 모집이 더 큰 이슈였다. 모집 공고를 꼼꼼히 읽어본 사람들은 처음에는 수당제라는 것에 당혹스러워했다.
―수당제? 이게 뭐지?
―분배제가 아니라 걍 일정액을 준다는 거 아니야?
―헐. 그럼 프라임 공격대처럼 막 레이드 한 번 뛰고 100억씩 받는 건 이제 안 되는 거야?
―그래도 레이드 한 번 갈 때마다 10억씩 준다는데요? 대기조와 투입조로 나눠서 두 번에 한 번씩 투입되고, 또 2회 투입되면 그 중 한 번은 특별 수당 10억이 또 나오네요.
―이거 무슨 월급제인가요? 이상하네요. 공격대는 그냥 다 분배제 아닌가요?
―그럼 나머지는 공대장이 다 먹는 거야?
수당제란 배분제가 보편된 한국 레이드 문화에서는 낯설고 생소한 개념이었다. 레이드 능력자들은 그래서 조금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했다.
―잘 봐. 레드 몹 한 번 뛰면 10억이야. 옐로 몹으로 10억 벌려면 딜러는 사흘에 한 번씩 두 달을 쉬지 않고 나가야 돼. 힐러는 한 달을 꼬박 나가야 하고. 엄청난 강행군이라고.
―게다가 10억이 다가 아니야. 레이드는 15일에 한 번씩 나가고, 대기 수당이 3억이니까 실질적으로 한 달 수당이 13억이야. 근데 두 번 투입에 한 번은 특별 수당 10억이 또 나오니까, 결국 한 달 평균 수당이 18억이야.
―정리하면, 레이드 한 달에 두 번 가는데 그 중 한 번은 구경만 하는 거고, 그 대가로 월급이 18억이라는 거네? 옐로 몹에 비하면 훨씬 좋네.
―괜찮네. 힐러가 한 달에 레이드 두 번 가봤자 3억 남짓 밖에 안 되는데…….
―만약 대기 타임 때 투입되면 7억을 더 받는 셈이고. 그럼 그 달은 25억이 되네?
냉정하게 손익을 따져본 결과 옐로 몹 레이드에 비하면 비할 수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프라임 공격대 때의 조건에 비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근데 프라임 공격대 때는 레이드 한 번에 100억을 넘게 받았는데, 그거에 비하면 좀 그렇다. 이건 거의 공격대장이 다 먹는 구조잖아?
―맞아. 레드 몹 레이드는 옐로 몹에 비하면 위험하니까 훨씬 많이 받아야 하는데…….
거기에 반박하는 사람도 만만치 않았다.
―그거 몰라요? 보호막 능력이 강화 장비 빨 받는다는 거?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소문이 느리시네. 보호막 능력이 알고 보니까 강화 장비 빨을 받는데요. 그래서 프라임, 아니지, 제니스 공격대장이 S급 강화 장비도 마련했대요. 일본 사쿠라가 넘어 와서 부산 레이드 할 때 광역 보호막 펼쳤다잖아요.
―정말요?
―그렇다니까요. S급 강화 장비로 보호막 강화되는 데다가, S급 특수 스킬도 사용 가능하고, 거기다가 이제 충전 장비까지 있으니까 레드 몹 레이드가 더욱 안정됐대요. 예전에도 사망자 한 명 안 나왔는데 거기에 S급 강화 장비랑 충전 장비 추가 됐으니, 이제 레드 몹쯤은 껌이죠.
―그럼 옐로 몹이랑 별 차이 없으려나?
―아마 그럴 걸요? 제니스 공격대가 레드 몹 잡는 거랑, 다른 일반 정공이 옐로 몹 잡는 거랑 별 차이 없어요. 게다가 여기 보면 제니스 공격대에서 200억짜리 사망보험도 들어놨네요. 여럿이 죽으면 200억을 나눠 주는 게 아니라 사망자 한 명 당 200억씩 주는 보험 상품이래요. 보험금 외에도 공격대장이 따로 200억 더 준다고 하네요.
―헐. 옐로 몹 레이드에서 죽으면 완전 개죽음인데. 레드 몹 잡다가 죽으면 400억이 나오네?
―그래도 공격대장이 많이 먹긴 하네요.
―솔직히 제니스 공격대장 덕분에 레드 몹 레이드가 옐로 몹 레이드처럼 된 건데, 저 정도 먹는 건 당연하죠. 프라임 공격대원들이 너무 배가 불렀던 거죠.
―그게 무슨 말이에요?
―뻔하죠 뭐. 자기들 돈 더 달라고 항의했겠죠. 미국 원정 갈 때 수십 명 넘게 일부러 늦게 왔다고 하던데. 그거 때문에 나만귀족님이 빡쳐서 공대 해산했다는 말도 있어요.
―정말 해산한 거예요?
―해산했으니까 제니스 공격대라고 새로 만든 게 아니겠어요? 정공이 돈 문제 때문에 해산한 게 어디 한두 번인가요? 그리고 프라임 공격대는 돈을 너무, 정말 너무 많이 벌어서 언제고 문제가 크게 터질 줄 알았어요.
―헹. 난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지! 프라임 공격대가 해산 될 줄 예측하고서!
이런저런 말이 쏟아졌고, 그중에는 진실을 꿰뚫어본 추측도 제법 있었다.
어쨌든 레이드 능력자들이 제니스 공격대에 갖는 기대는 굉장했다. 기존 프라임 공격대보다 훨씬 적어진 돈, 그리고 분배제가 아닌 수당제라는 것에 다소 아쉬움을 보이긴 했으나, 그래도 옐로 몹을 잡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고 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세계 최강의 공격대라는 자긍심. 그것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공격대 공고모집에 벌떼처럼 사람들이 몰렸다.
“전 솔직히 프라임 공격대 시절 파트장 분들한테 섭섭한 게 많아요. 공격대 내분을 알면서도 저한테 숨기느라 바빴으니까요. 박현정 씨도 마찬가지고요.”
“네. 이해해요. 정말 죄송했습니다.”
“이번은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아시겠어요? 공격대장이 알아야 할 일은 무조건 알려주세요. 박현정 씨 자의대로 판단하고 덮으시면 안 돼요.”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박현정은 제니스 공격대 제1팀 힐러장으로 영입되었다. 유지웅의 뜻이 아니라 정효주의 베갯머리송사 효과였다. 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효주 씨한테 붙길 잘했어.’
프라임 공격대 당시, 정효주는 공격대 균열을 파악하기 위해 박현정을 회유했다. 그 대가로 박현정을 다시 영입하자고 유지웅을 유혹한 것이다. 박현정은 왜 사람들이 상부의 회유에 넘어가고 동료를 배반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렇게 달콤한 대가가 돌아오니 말이다.
“공해철 씨한테 찬동하지 않은 분들이 많은 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그 분들을 전부 재영입할 순 없어요.”
“이해해요. 그럼 어떡할까요?”
“딱 그 중 1/3만 재영입하겠습니다. 멤버는 박현정 씨가 쿤겐과 의논해서 적당히 골라주세요. 아, 근접 딜러와 탱커는 여자만 재영입 가능하니 알아두시고요. 새로 뽑는 근접 딜러나 탱커도 마찬가지로 여자만 뽑을 겁니다.”
당연히 쿤겐이 반문했다.
“어째서입니까? 연약한 여자를 뽑는 것보다는 남자 위주로 뽑는 게 공격대 능력 향상에 유리합니다.”
“왜겠어요. 쿤겐 씨 눈치가 없으시네.”
박현정이 재빨리 그를 말렸다. 쿤겐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갸웃거렸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레이드할 때마다 정효주 씨가 세미 누드쇼 하잖아요. 근접 딜러와 탱커는 그걸 다 봐 왔구요.”
“……그렇군요.”
쿤겐은 납득한 듯이 물러났다. ‘연약한 여자’를 그렇게 많이 받는 것에 불만스러워 보였으나, 그런 이유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차피 상하관계가 확실한 그의 성질상 끝까지 반대하지도 않았을 테지만.
“그런데 공대장님, 공고에는 이런 말 안 올리셨죠? 탱커와 근접 딜러는 여자만 받는다는 거.”
“안 올렸어요. 올릴 수가 없잖아요.”
“나중에 알려지면 좀 시끄러워지겠네요. 남자만 차별하는 거 아니냐고.”
“우리 셋만 입 다물면 돼요. 그리고 어차피 알려져도 상관없어요.”
“하긴, 공대장님 결정이 절대적이니까요.”
제니스 공격대 결성 소식에 레이드계가 오랜만에 다시 들끓어 올랐다. 레이드계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증시가 일제히 폭등했다. 블루 결정체 공급으로 보일 경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가입 신청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유지웅은 멤버를 골라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심지어는 프라임 공격대 시절, 돈 문제로 반발한 사람들도 가입을 신청했다. 그런 것은 가차 없이 골라냈다.
특이한 것은 보조 힐러의 가입 신청이 터무니없이 적었다는 것이다. 유지웅은 그들이 폭발적으로 신청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적은 숫자에 이상했다.
“자격지심 때문이 아닐까? 대학 안 나온 사람이 일성그룹에 취업 원서 넣기 꺼리는 것처럼.”
“그런가? 뭐, 어차피 10명 정도만 뽑을 생각이었으니…….”
제니스 공격대는 총 두 개 팀으로 구성되는데, 한 개 팀의 총원은 65명이다. 그 중 힐러진은 유지웅을 제외하고 11명으로 구성된다. 그는 5명 정도는 보조 힐러로 받을 생각이었다. 2개 팀이니 보조 힐러가 총 10명이 되는 셈이다.
충전 장비는 보조 힐러를 일반 힐러와 동등하게 만들어준다. 일반 힐러가 충전 장비를 착용하면 당연히 더 낫다.
하지만 레이드를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지구력의 차이뿐이다. 어차피 힐러의 리타이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보조 힐러와 일반 힐러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리고 보조 힐러를 굳이 영입하려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일반 힐러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보조 힐러 시절 겪은 서러움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보조 힐러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싶었다. 충분히 그럴 능력도 있지 않은가.
제니스 공격대 창설 때문에 여러 가지로 바빴지만, 그는 정효주의 부모를 뵈러 가기로 했다. 출발 전에 그녀가 신신당부를 했다.
“우리 같이 산다고 말하면 안 돼. 손만 잡은 거야. 알았지?”
“에이, 어차피 너네 부모님 우리가 어렸을 때 뽀뽀하고 알몸으로 같이 목욕하고 그런 거 다 아시는데 손만 잡았다고 하는 게 더 이상하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돼!”
“알았어. 같이 산다고 안 할게.”
정재진, 정효주의 부친, 즉 그의 예비 장인은 사업을 한다. 큰 사업은 아니고 조그만 결정체 소재 가공 업체를 경영한다. 그리고 모친은 전업 주부였다. 또 세 살 차이 나는 여동생이 한 명 있었다. 여동생은 부모랑 같이 살고 있었다.
예비 장인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하자 가슴이 새삼 쿵쾅거렸다. 평소에 부모처럼 생각하던 분들인데 막상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다고 하니 가슴이 설렜다.
둘이 같이 온다는 소식에 정희재 부부는 반갑게 맞이했다.
“아유, 어서 와. 오랜만이네?”
“지웅이도 이제 다 컸구나. 장가 보내도 되겠어.”
“아, 안녕하세요? 여기 선물이에요.”
“아유, 뭘 이런 걸 다.”
선물을 뜯어본 정재진은 양주를 알아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루이 13세? 아니, 너희가 돈이 어디서 나서 이 비싼 걸?”
“비싼 거예요?”
“그럼. 500만 원이 넘는 거야. 돈도 돈이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냐.”
“……세상에. 아니, 왜 이렇게 비싼 걸 사?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걸 사지. 무슨 술 한 병에 500만 원이야?”
모친인 신정애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둘을 야단쳤다. 평범한 중산층인 그들에게 500만 원짜리 술은 지나친 사치였다.
잘못하다가는 술값 때문에 야단만 받게 생겼다. 지금이 바로 끊어야 할 타이밍? 유지웅은 얼른 무릎을 꿇었다.
“저 효주랑 결혼하고 싶어요! 허락해 주세요!”
순간 정적이 일었다. 싸한 침묵이 돌았다. 두 분 다 눈을 크게 뜬 채 입만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정효주는 낭패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타이밍이 영 아니었다.
쨍그랑!
유리컵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부엌에서 물을 마시고 있던 정혜주가 놀라서 컵을 떨어뜨린 것이다. 그 소리에 비로소 정재진이 정신을 차렸다.
흐뭇함, 아쉬움, 복잡함, 대견함 등 여러 감정이 섞인 눈으로 둘을 바라보던 정재진이 입을 열었다.
“몇 년은 더 끼고 있을 줄 알았는데. 빨리 왔구나.”
============================ 작품 후기 ============================
100회… 원래 그런 기념일은 잘 안 챙기는 스타일이라..그냥 이것저것 몇 가지 썰이나 풀어볼까 합니다.
Q : 기획의도?
이 글의 기획 의도는 그냥 별 거 없습니다. 천민 딜러로 끙끙거리며 살던 청년이 유일무이한 귀족 클래스가 돼서 갑질하는 개그물을 써보자, 해서 탄생한 글입니다. 참 간단하죠?
와우를 했던 경험을 살려서 쓴 글이기도 하고요. 실제로 제가 수양사제로, 암흑 사제로 활발하게 레이드를 하면서 보고 듣고 겪은 경험도 반영했습니다. 리치왕 25하드를 잡고 저는 와우를 접었습니다만.
모사이트에 연재하다가 안 좋은 일 때문에 연재 접고 묻어두었다가, 그냥 한 번 조아라에 올려본 것인데 제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서 제가 오히려 놀랐습니다. 지금도 잘 적응이 안 되고요. 저는 영원한 마이너라서….
이 글은 진지물이 아니고 경쾌물입니다. 초반부터 효주 죽나요, 또 죽이나요, 또 둘이 헤어지나요 그런 우려를 받았을 때 저는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여러분, 이거 개그물이거든요? 시트콤에서 여주인공이 불치병 걸리고, 강간으로 남의 아이를 임신해서 둘이 힘들어하는 전개 보셨나요? 이거 아침드라마가 아니라 시트콤이에요.(…)
Q : 왜 정효주 S급 장비 안 주나요?
강화 장비는 딜 증폭 기능이라 히로인에게는 필요가 없어요. 지금 A급 장비로도 어글 먹는데는 충분합니다. 현재까지 장비는 크게 강화 장비, 충전 장비가 개발된 상태이지만 나중에 다른 장비도 차차 개발될 예정입니다. 한성산업이 개발하는 탱커 장비도 나중에 등장할 겁니다만, 그렇게 되면 또 다른 갈등이 나올 겁니다. 왜 그럴까는 한 번 재미삼아서 생각해보세요.
Q : 주인공이 돈을 너무 많이 버는 게 아닌지?
제가 원래 글 쓸 때 숫자는 걍 큼직하게 적습니다. 연소득 1억? 에잇, 너무 적다! 연소득 1조는 되어야지! 뭐 이런 느낌이죠. 그냥 제 스타일이 그렇습니다.
애초에 괴수의 결정체 자체가 ‘살아 있는 유전’이란 컨셉입니다. 괴수한테서 채취한 결정체가 산업 에너지원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당연히 비싸게 설정했으니, 관련 종사자들이 부자인 것은 어쩔 수 없죠. 그중에도 레드몹은 특별합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레드 몹 공격대를 직원 100명 정도의 다국적 석유기업(액슨모빌 같은)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개개인이 가져가는 이득이 엄청납니다. 저는 레드 몹 수익이 개연성에서 어긋났다고 생각 안 합니다. 그러니 레드 몹 가격 낮추자는 말은 삼가주세요. 설정은 제 고유의 영역입니다.
사실 레이드 기회비용을 설정할 때, 즉 결정체 가격을 설정할 때 얼마로 해야 적당한지를 놓고 고민을 했습니다. 먼저 통상 레이드 인원을 25명 정도로 설정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25명이 뭉쳐서 레이드를 가야겠다는 의욕이 생길 액수, 그리고 그게 산업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얼마로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1억으로 정했습니다. 한 번 레이드가 성공했을 시 개인에게 1억씩 돌아가는 정도가 되어야, 적당히 위험을 무릅쓰고 레이드에 참가하고, 또 그게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산업 활동이 될 것이라는 의도였죠. 무턱대고 1억으로 설정한 게 아닙니다.
그 다음에는 25억짜리 결정체의 산업 가치를 어느 정도로 설정하느냐가 문제였는데..이 부분은 그냥 원유 25억 어치 이상이라는 정도로만 잡았습니다. 거기에 에너지원 말고도 다른 분양에서도 응용이 가능하니, 원유보다는 우세한 에너지원인 셈이죠. 환경오염이 없다는 메리트도 크고요.
Q : 블루 결정체와 그린 결정체의 차이?
그린 결정체는 25억이 평균가고 블루 결정체는 5,000억이 최소가입니다. 설정상 이유가 있습니다. 아직 작중에 나오지 않았는데, 퀼캄QULCAM(퀄컴이 아님…)이라는 회사가 결정체의 산업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이 도구가 결정체의 가치를 ‘결정도’라는 것으로 판독해줍니다. 결정도가 25로 나오면 25억, 결정도가 5,000으로 나오면 5,000억의 가격이 책정됩니다.
다만 결정도가 25인 것과 5,000인 것이 생산 가능한 에너지양의 차이가 200배임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퀼캄은 전 세계에 결정도 측정 도구를 보급해서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측정 도구를 판매하지 않고, 임대해서 사용하게 합니다. 그리고 소량의 임대료 외에, 측정을 할 때마다 정해진 로열티를 받습니다. 한국에서만 일 년에 8만 개의 결정체가 나오는데, 그 8만 번의 결정도 측정 때마다 돈을 받는 겁니다. 그걸 전 세계적으로 하고 있으니 회사 규모는 쬐끄만한데 정말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악(?)의 기업… 다시 말하지만 퀼캄입니다. 오타 아님. (이래서 원천기술이 있어야 해!)
Q : 마지막으로 할 말?
여러분의 소원대로 100회 연참을 해서 비축분이 이제 0이 됐어요.
헤헷. 제 책임이 아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