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18)
나는 귀족이다 1322화
[헬조선 편]
69장 주인은 관대하다(1)
유지응은 브라우니 계좌를 관리하 는 제니스 컴퍼니 직원과 독대한 채 보고를 들었다.
“프랑스에서 폭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입니다.”
“아니, 왜요?”
“에그파우더가 너무 부족하다는 겁 니다. 시민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프 랑스 정부에 항의를 보내고 있습니 다. 어떻게 이 맛있는 걸 50일에 한 번만 먹으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입 니다.”
“근데 프랑스 정부,아니 유럽 연 합은 애초에 치료제 용도로 사간 거 아니었나요?”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이 어 디 옛날하고 같습니까. 미국에서 에 그파우더가 만능 향신료로서 선풍적 인 인기를 끄는 것을 유럽 시민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EU에서 보급하 면 과연 어떤 맛인지 맛보려고 벼르 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그 정도인가요……
“네,이미 미국 여행에서 에그파우 더를 먹어본 사람들 경험담도 쫙 퍼 져 있었고,일부 관광객들이 미국으 로 여행을 갔다 오면서 가져온 에그 파우더가 퍼지기도 했으니까요.”
기대와 호기심이 가득 찬 상태에서 에그파우더를 풀었으니,당연히 대 부분의 사람들은 그 맛부터 시험해 보려고 들었다.
‘프랑스가 시작일 뿐,유럽 전역에
서 곧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겁니 다.”
“에그파우더가 그렇게 중독성이 있 나요? 전 먹어봤지만 그 정도는 아 니었는데. 좀 맛있다 정도?”
“솔직히 저도 먹어봤습니다만, 문 화와 국경,성별과 연령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맛이 있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점도 컸고 요. 뭔가 원 식재료만이 가지는 그 런 독특한 어떤 점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쯧쯧, 괴수로부터 문명을 지켜내 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문제가 걸 린 이런 시기에 그깟 향신료 물량
다툼을 가지고 행진이라니, 인간이 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동물이에 요. 그렇지 않은가요?”
브라우니 사업 담당 직원은 유지웅 의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어설픈 미소만 지어 보였다.
“그래서 얼마에 팔았다고요?”
“개당 1유로입니다. 이번에 1차 판 매 대금으로 400억 유로가 들어왔 습니다.”
“400억 개면 세는 것도 힘들 거 같은데,브라우니가 어떻게 용케 초 벌구이와 분쇄 작업까지 잘 해서 갖 다 주는 거 같네. 그놈 참 신기하기
도 해라.”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창 뜨거운 감자처럼 거론되는 이슈였다.
아무리 영물이라 해도 그 시간 안 에 그만한 작업을 해내는 게 물리적 으로 가능한가 하고 말이다.
겨우 하루나 며칠의 시간이면 수백 억 개의 알을 건져내는 것도 힘들 텐데,익혀서 분쇄까지 한 다음에 먼 바다를 건너 손수 배송까지 해주 고 있으니.
“일단 브라우니가 버는 돈은 따로 분류를 해두세요. 제가 뭐 그 돈까
지 당장 손댈 일은 없지만,어쨌든 제 애완조가 번 돈도 제 돈이니까 요.”
“알겠습니다.”
담당 직원이 정중히 인사하고 일어 났고,유지웅은 혼자 남아서 키득거 렸다.
“기특한 녀석,치킨 주제에 외화까 지 이렇게 벌어오다니. 바쁜 와중에 계엄이나 일으키는 대통령보단 낫 네.”
어쩌다 보니 많은 국민들은 어느덧 잊고 있었지만,지금 대한민국은 엄
연히 계엄 상태였다. 그것도 전국에 걸친 비상계엄.
김호는 집권한 이후 계엄을 두 번 이나 발동했다.
첫 번째는 여의도반달곰(토르)이 여의도를 습격했을 때 조속한 대처 와 피난을 위해서였다. 이것은 시민 들과 서울의 안전을 위한 목적이었 다.
두 번째 계엄은 바로 얼마 전,탄 핵에 소추되었다가 기각된 이후였 다.
김호는 자신을 몰락시키려 한 재벌 등 기득권층에 대한 보복을 강행하
기 위해 계엄을 발동한 것이다. 여 기에는 제니스 컴퍼니가 중앙정치에 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컸다.
대통령 하야 및 대한민국 정부 장 악을 노린,일본발 카르텔의 소탕.
김호는 그런 명분을 내세우며, 재 벌 및 야당 의원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시작했고,덕분에 현재 중앙 정치는 외부의 일에 일절 신경을 쓸 정신이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었 다.
원래 서울 상수도원 오염 테러는 김호의 계엄을 더욱 강화해줄 명분 이 될 뻔했다.
하지만 아마조니온 알이 물을 오염 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서 울 상수도원 오염 테러는 그 명분을 잃었다.
여기에 담성그룹을 제외한 9대 재 벌들이 보유 지분 전략을 제니스 컴 퍼니에 위탁하고 해외에 피신해 있 는 사실 덕분에 김호는 더욱 의기양 양해질 수 있었다.
김호가 보기에는 그들이 자신이 무 서워서 꼬리를 말고 도망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즈음에서 제니스 컴퍼니 류이한 사장은 조용히 청와대를 찾았다.
김호 역시 몹시 기다리고 있었다는 둣이 반갑게 류이한 사장을 맞이했 다.
공식적으로 류이한 사장이 청와대 를 찾은 것은 ‘에그파우더 공급’을 위한 논의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순진하게 그 주제만이 오갈 거라고 여기지 않았 다.
류이한 정도 되는 거물이 직접 음 직여 대통령을 만났다는 것은, 과축 적 현상을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중 요한 정치적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일 테니까.
다시 말하지만,지금 대한민국은 전국적 계엄상태다.
또한 정치적 보복을 피해 9대 재 벌 총수가 가족들을 데리고 해외로 피신해 있으며,보유 지분을 제니스 컴퍼니에 전량 위탁한 상태였다.
김호 대통령과 독대를 가진 류이한 은 본론부터 꺼내지 않고,곁다리 주제부터 꺼냈다.
곁다리라고는 하나 서울을 비롯한 이 나라 국민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대통령님,에그파우더가 부족함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부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더 이상 서울 시민들이 물을 하루 이상 받아놓고 쓰지 않아도 되겠군요.”
물로 인한 과축적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10리터 이하로 나누어진 물을 24시간 이상 방치해야 한다. 그래야 안에 깃든 결정 에너지가 빠 지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밝혀지고 서울은 혼란이 잦아들긴 했지만,물을 쓰는 데 있 어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은 아니었 다. 당장 샤워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아우성이 일었다.
“오늘 안으로 팔당호를 식수원으로 쓰는 주민들 전원이 복용할 수 있는 에그파우더 전량이 수도권에 배달될 겁니다. 지금 모든 포장을 마치고 배송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 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항공편 으로 전달될 겁니다.”
“좋은 소식이군요. 이제 서울 시민 들은 물수건으로 몸을 닦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에그파우더 수출 덕분에 천문학적 인 외화가 국내에 추가로 반입되고 있습니다. 제니스 타운 공사 작업이 자금 문제로 차질이 빚을 일은 없어 보입니다.”
“하하,제니스 타운이 자금 문제로 난항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은 과거에도 현재에도,미래에도 없 을 겁니다. 이 세상이 한꺼번에 망 하지 않는 한은 말입니다. 아니,망 하더라도 제니스 타운은 인류 최후 의 쉘터 같은 곳이 될 테지요.”
어느 나라의 왕자가 들었다면 ‘너 도 혹시?’라고 할 법한 말이었지만, 지금 둘에게는 중요한 문맥이 아니 었다.
“대통령으로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 양식장이라는 것 은 대체 어디에 존재하는 겁니까?”
“브라우니가 남서해 어딘가에 만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정확한 위 치는 보라우니 말고 아무도 모를니 다.”
“설마 유지웅 의장님도 모르는 일 입니까?”
“아마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 다.”
“허어,그게 가능합니까? 보라우니 는 어쨌든 간에 유지웅 의장님의 권 속이 아닌가요?”
“그렇긴 한데,의장님이 그런 것까 지 굳이 궁금하게 여기시는 분은 아 니어서요. 아마 의장님이 물어보시
면 브라우니도 보고드릴 겁니다만, 굳이 물어보지 않으시니 브라우니도 굳이 말하지 않는 겁니다.”
류이한은 자기가 생각해도 우스웠 는지,묘한 실소를 머금은 채 덧붙 였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그 둘이 정말 닮았습니다. 과연 그 주인에 그 애 완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요? 저는 처음 듣습니다. 아 시다시피 청와대는 제니스 타운과 너무 멀어서 말입니다. 그곳에서는 당연한 정보도 이곳에서는 천릿길 너머 뜬소문입니다.”
무신경한 면에서 정말 똑같이 닮았 다,류이한은 그 말을 하려다가 말 을 아꼈다.
김호 대통령이 최근 기세가 죽었다 고는 하나, 유지웅이 선호하는 류의 인간은 아니다. 굳이 그에게 친근감 을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어쩌면 양식장이라는 곳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보라우니가 주인 외 의 사람에게 굳이 진실을 말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렇군요.”
친근한 미소를 주고받지만,그 둘 은 지금 어느 때보다 긴장한 채 속
으로 보이지 않는 칼을 겨누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상대를 해하기 위한 칼이 아 니다.
어떡하면 이 자리를 만든 자신의 목적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그것을 위한 고민의 칼이었다.
“제니스 컴퍼니가 주식을 위탁받았 다고 보고받았습니다.”
마침내 김호가 오늘의 본론을 끄집 어냈고,류이한은 표정을 다소 굳히 며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9대 그룹 경영권을 전 부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단 1주의 이탈도 없이 빠짐없이 위탁을 맡길 줄이야…… 제가 아는 우리나라 재 벌 총수들의 성향상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되는데 말입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목숨 아니 겠습니까.”
“때로는 그룹을 위해 자기 개인의 목숨마저도 버릴 수 있는 재벌 회장 들입니다. 그들에게는 그룹이 곧 자 신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그룹이 곧 나라는 마인드.
그것은 영속적인 그룹의 존속을 위 해 영속적이지 못한 자신을 희생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어차피 둘 중 하나를 잃어야 한다 면,시간제한이 있는 육신을 버리겠 다는 것이다.
‘참 교활하고 꼼꼼한 늙은이로군. 다 알면서 굳이 이렇게 캐묻는 걸 보니.’
류이한은 가늘면서도 비대칭인 그 의 두 눈을 응시하면서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적절한 보상을 약속했습니다.”
“보상이라면……?”
“한국에서만큼은 아니겠지만,해외 에서도 큰 부족함 없는 부자로서 살
게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약속이 이 뤄지는 시기에 맞춰서 위탁 주식의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받기로 했고 요.”
“허어,제니스 컴퍼니 해외 지사라 도 맡긴다고 하신 겁니까. 그 정도 가 아니고서야 그자들이 손에 쥔 기 득권을 결코 놓지 않으려 할 텐데 요.”
“정확한 수치는 말씀드리기 곤란하 군요.”
김호는 대답을 회피하는 류이한을 보며 국정원의 보고,그리고 자신의 추론이 맞았다고 확신했다.
9대 재벌 총수 일가는 자신의 보 복이 두려워서 회사를 제니스 컴퍼 니에 사실상 매각하고 해외 도주를 한 것이다.
그들이 다시 돌아올 일은 없을 것 이다. 제니스 컴퍼니가 그것을 원하 지 않을 테니.
이 정도면 충분히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속이 풀릴 만큼 적당한 보복도 이뤄냈다. 바로 자신을 탄핵 하고자 했던 이들에 대한.
‘그럼 슬슬 계엄을……
“그런데 대통령님,계엄 해제 전에 반드시 이루셔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