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608)
나는 귀족이다 1511화
[헬조선 편]
92장 한일경제강제병합 시대(3)
“여기 120마리의 개체들이 서로 가까이 뭉쳐 있습니다. 어느 한 마 리를 건드리면, 마치 핵분열 반응처 럼 연쇄적으로 어그로가 분열해서 한꺼번에 쾅! 하고 달려들게 되죠.”
유지웅은 레이저 포인트를 통해 대
형 스크린 지도를 일일이 짚어가면 서 말을 이었다.
“121번째 개체, 이 개체부터는 군 집 무리에서 최소 1.5km 이상 떨어 져 있습니다. 즉, 121번째 개체부터 는 애드 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 는 거죠.”
괴수를 나타내는 120개의 붉은 표 시.
그 주변을 포위하듯이 푸른 점 10 개가 동시에 나타나 일일이 달라붙 었다.
“이처럼 120개의 괴수한테 120개 의 공격대가 동시에 폴링을 시작하
면, 애드 날 걱정 없이 레이드를 진 행할 수 있습니다.”
“질문 있습니다!”
“하세요. 거기 탱커분.”
“형님, 만약 120개 중에서 한 개 공격대라도 전멸하거나 어그로가 튀 면 나머지 119개 공격대도 연쇄적 으로 위험해지는 거 아닙니까?”
비슷한 생각을 품은 탱커들 사이에 서 불안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 이 들도 ‘아, 정말 그러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맞는 말씀입니다. 이 전략의 가장
중요한 점은, 120개의 공격대가 단 한 개도 무너지지 않아야 하죠.”
“그럼 위험한 게……
“자, 여러분. 근데 결정도가 가장 높은 괴수가 8, 그나마 100마리 중 에 한 마리 될까 말까 하고. 그 다 음으로 높은 괴수가 7, 얘도 100마 리 중에 두세 마리가 될까 말까 하 고.”
유지웅이 가볍게 질책하는 듯이 말 하자 공격대원들 사이에서 쥐죽은 듯 침묵이 내려앉았다.
“가장 많은 결정도는 4짜리, 100마 리 중에서 70마리 이상이 결정도 4
입니다.”
“여러부운, 결정도 4짜리 잡몹이 무쪄 워요?”
“아,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형님!”
“막 TV 같은 데서 공격대 전멸하 는 거 맨날 보다 보니까 결정도 4 밖에 안 되는 괴수들도 막 우리를 한입에 집어삼킬 수 있을 거 같고, 그래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형님!”
“결정도 8 이하 괴수들의 치명적인
약점은요, 일단 신체 밸런스가 안 맞아서 기동력이 형편없습니다. 물 론 일반 맹수보다는 빠르겠죠. 하지 만 다른 괴수들에 비하면 기동력이 너무 형편없어서 하품하면서도 공격 피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막말로 결정도 4짜리 괴수는 탱딜 힐 각각 1명씩 뭉쳐서 사냥해도 될 정도예요. 물론 시간이 좀 걸리겠지 만, 그만큼 손쉬운 상대라는 거죠. 물론 저는 안전을 생각해서 반드시 개별 공격대는 10명으로 구성을 할 겁니다.”
다들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 고개
를 푹 숙였다.
너네가 아무리 초보라 해도 이 정 도는 그냥 눈 감고도 잡을 수 있어 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질책처럼 들렸던 것이다.
“그리고 120개 공격대만 편성하는 게 아닙니다.”
“아! 비상 보조공격대도 편성하시 는 거군요!”
“네, 맞습니다. 공격대 전력은 1.25 배로 편성을 할 겁니다. 0.25의 예 비 지원부대가 항상 상주하는 채로 참여하는 거죠. 집단 레이드이니만 큼 당연한 조치입니다.”
즉 120개체를 사냥할 경우, 전투에 투입되는 120개 공격대 외에 30개 의 예비 공격대가 전멸이나 어그로 가 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전장에 대기하는 방식이다.
“근데 아무리 초보라지만 결정도 한 자릿수 괴수한테 전멸당하면•••••• 그런 분들은 애초에 레이드 자체를 하면 안 되는 분들이에요. 당연히 선별 훈련 과정에서 모두 걸러낼 겁 니다.”
장태준은 유지웅의 전술에 기가 막 히다며 감탄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술지원팀원들도 하나같이 유지웅의 발상이 획기적이 라며 칭찬했다.
“괴수 120마리를 동시에 상대하면 된다니, 우리 같은 범인들은 떠올릴 수 없는 발상입니다.”
“역시 1인 공격대 군단이신 분이라 남들과는 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군 요.”
“다른 나라들은 왜 이렇게 간단한 발상을 못 떠올렸나 땅을 칠 거 같 은데요.”
“원래 콜럼버스의 달걀이 그래요. 남이 하는 걸 보기 전까지는 생각을
못 하다가, 남이 해놓은 것을 보고 는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고 뒷북치는 거죠.”
세 자릿수 넘어가는 괴수 떼가 바 글거리는 필드를 생각해 보라.
저것들을 잡아야 한다고 하면, 보 통은 시도할 엄두도 못하고 기겁부 터 한다.
통상 3마리 정도만 동시에 애드가 나도 공격대는 요단강을 건널 준비 를 해야 하니까.
“의장님은 괴수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 괴수한테 피해를 입는 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시
니, 오히려 이런 생각지도 못한 발 상을 떠올리시는 거 같습니다.”
“다른 레이더들하고는 출발선 자체 가 다른 분이니까요.”
발상을 떠올린다고 해서 누구나 추 진할 수 있는 계획도 아니었다.
적어도 150개 이상의 공격대를 상 시적으로 꾸릴 수 있는 인력풀을 갖 춰야 한다.
이것은 이 정부라고 해도 힘든 일 이다.
일단 수천 명의 레이더로부터 확신 과 신뢰를 듬뿍 받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이더들 사이에 폭넓은 인망과 절 대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유지응 만이 가능한 일이다. 부차적으로 정 효주 정도?
“자자, 내일 안으로 저 120마리 잡 으러 슛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할 게 많아요.”
“120마리 다 합치면 돈이 얼마나 될까요?”
“600억 원 정도 되겠네요. 평균 결 정도 5로 잡고 120을 곱하면 되니 까.”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600억 벌기 참 쉽구나 라고
해야 하는 건지.”
“1,500명이 투입해서 반나절 바짝 일하고 600억을 버는 겁니다. 한 명 당 4,000만 원씩은 돌아가겠네요. 물론 세전 기준으로요.”
“일본에서는 세금 안 떼어가죠?”
“세금은커녕, 한 마리 잡을 때마다 안전보장비용이라고 일본이 우리한 테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던데요? 서일본, 중일본 둘 다요.”
“오히려 돈을 받는다고요?”
팀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 의장님이 두 일본하고 그런 계약을 맺은 게 맞아요?”
“네, 맞습니다. 제가 협약 내용을 확인했어요. 한국어와 일본어로 작 성했는데 만약 해석 차이가 존재할 경우에는 한국어가 우선한다는 내용 도 있었고요.”
“우리가 일본과 그런 사이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돌아가신 독립운동가 조상분들이 아신다면 대견해하실 겁니다.”
장태준은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전투 동선을 짜고, 편제된 대원들에 게 통보했다.
전투에 참여하는 대원들은 물론이 고, 참여하지 않고 대기하는 비전투 대원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아직 일본으로 건너오지 않 은, 한국에서 대기 중인 27,000여 명의 대원들에게도 통보했다.
처음으로 치러지는 집단 레이드이 니만큼, 다 같이 실시간으로 지켜보 고 머리에 습득시키기 위해서다.
“일본이 참관하고 싶어 합니다. 미 국, 중국, 러시아, 유럽도 같은 요청 을 해왔습니다.”
“참관시켜주지 마요. 아, 미국은 예 외. 다른 국가들은 나중에 우리가 보도자료 돌리면 그거나 보라고 해 요. 전술전략도 무형 자산인데 몽땅 공개할 수는 없죠.”
“알겠습니다.”
유지웅의 지침은 장태준 입장에서 는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다음 날, 드디어 본격적인 레이드 개시를 앞두게 되었다.
각 10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분대 들은 각자 할당받은 괴수를 상대하 기 위해 가까이 접근했다.
옐로 몹 괴수들이기 때문에 직접적 으로 자극을 하지 않는 이상, 괴수 들은 분대를 공격하지 않았다.
마치 소가 닭 구경하듯이 멍 때리 며 바라보고만 있었다.
“우리가 먼저 폴링하기 전에는 공 격 안 할 건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방에 괴수들이 둘러싸고 있으니 좀 무서운데. 막말 로 이놈들이 갑자기 달려들면 우리 전부 다 죽는 거 아니야?”
“옐로 몹이 무시무시해 보이기는 해도, 짐승으로 치면 소 같은 거래. 소들 순하잖아? 그런 거 생각하면
돼.”
물론 순한 소라고 해도 자신을 죽 이려고 달려드는 존재한테는 화가 나서 맞서 싸울 것이다.
장태준의 눈에는 보였다.
120마리에 달하는 괴수들에서 뿜 어져 나오는 흰 선을.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오로지 그에게만 보이는 ‘어그로 라 인’이다.
괴수가 공격 의사를 품게 되는 경 우, 저 어그로 라인이 붉은색으로 변하게 된다. 또 적대 대상을 향해
붉은 어그로 라인이 꽂히게 된다.
지금은 온통 120개의 백색 어그로 라인만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뿐 이다.
— 31 번, 포지셔닝 완료.
— 72번, 포지셔닝 완료.
— 21 번, 포지셔닝 완료.
여기저기서 위치를 잡았다는 보고 가 들어왔다.
120개 공격대가 마침내 모두 완전 히 자리를 잡은 순간, 장태준은 눈
을 살짝 감았다가 떴다.
“하준옥 씨.”
“예, 사무총장님.”
“지금은 전술 사무장이자 지휘관입 니다. 하나도 놓치지 말고 잘 들여 다보셔야 합니다. 앞으로 일본 팜은 하준옥 씨가 맡아서 관리하게 될 테 니까요.”
“예,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부릅 뜨고 살펴보겠습니다!”
“데이터 정리도 잊지 마시고, 오늘 전투 끝나면 정리해서 보고하세요. 알겠지만 양식에 너무 얽매일 필요 는 없습니다.”
“예, 사무장님.”
장태준은 마이크에 대고 명령을 내 렸다.
“전 공격대 분대, 폴링하세요.”
그 순간, 장태준의 눈에 비친 120 개의 백색 선이 일제히 붉은 선으로 변했다.
그 모든 변화는 불과 0.1 초도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 다.
모든 공격대 분대원들이 조금의 긴 장도 놓치지 않은 채, 자신의 명령 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가 즉각 반응했다는 증거다.
극도로 정제된 군사행동은, 지휘자 로서는 이로 말할 수 없는 카타르시 스를 느끼게 한다.
장태준은 두개골 안으로 가득 샘솟 는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의 홍수를 느끼며, 전투 지휘에 집중했다.
“……끝났다.”
생각 이상으로, 결과는 놀라웠다.
대원들 중 어느 누구도 이렇게까지 간단하리라는 것을 기대하지 못했 다.
총 레이드 시간은 1시간 10분.
70분 남짓한 시간 만에 모든 전투 가 종료가 된 것이다.
어그로가 튀거나, 사망자가 발생하 거나, 전투 소음을 듣고 다른 괴수 들이 습격하는 경우는 일절 없었다.
딱 깔끔하게 전투가 끝난 것이다.
“어, 전투가 다 끝난 건가요?”
“그렇다네. 5분 전에 119번째로 전 투가 끝났고 우리가 이제 마지막이 지.”
“와, 1시간 10분이면 그래도 선방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꼴찌 라니……
“뭔가 이제 막 몸이 풀리려고 하니 까 죽어버리네. 이거 몸이 너무 근 질근질한데.”
다들 하나같이 얼떨떨한 표정이었 다.
120마리나 되는 괴수 떼를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 장태준의 지시가 떨어졌다.
r자자,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30 분 정도 휴식한 후에 이동할 테니 이동식 화장실, 식당을 이용하실 분 들은 지금 얼른 이용하세요.」
“네? 이동한다고요?”
‘■그럼 1시간 조금 넘게 일하고 오늘 일과 끝나실 줄 아셨습니까?」
「2차 사냥터는 1.5km 정도 떨어져 있으니까 그렇게 걱정하실 필요 없 어요. 휴식하고 바로 이동합니다.」
그날, 1,500명의 집단 공격대원들 은 도합 7탕을 뛰었고, 840마리의 약골 몹을 사냥했으며, 괴수 사체의 가치는 총 4,200억 원이었다.
위험한 상황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