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938)
00938 나는 하렘이다? =========================================================================
유로뉴스의 폭로 때문에 한때 유지웅이 소아성애자가 아니냐는 말이 나돈 적이 있었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서, 그가 괴수를 처치한 후에 소녀를 납치하다시피 업어 가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당시 유로뉴스에서 공개한 사진을 놓고 참 말이 많았다. 반 유지웅 세력은 이때다 싶어 그의 결격을 물고 늘어졌다. 해외 대부분은 반 유지웅 세력이라는 게 함정이지만…….
그러나 전 국정원 차장 출신, 박철수가 나서면서부터 그런 말은 쏙 기어들어갔다. 그는 사람들을 시켜 유로뉴스의 대주주 및 경영진의 주요 인적 사항을 철저히 조사해갔다.
유로뉴스는 처음에는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의아했다. 그러나 박철수가 유지웅의 휘하에 투신했다는 정보에는 기겁하고 말았다.
‘떠들 테면 어디 마음대로 떠들어봐라. 그 대신 피의 보복이 찾아올 것이다.’
박철수의 조사 행적은 마치 그런 경고처럼 보였던 것이다.
지난 유지웅의 행각은 무자비했다. 유럽과 중국, 미국에서 나온 사상자 수만 해도 역사를 다시 쓸 정도다.
그래도 설마 하니 언론, 그것도 이런 스캔들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랴 싶었건만, 박철수의 행적은 그런 얄팍한 기대감을 뒤엎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결국 두 손을 든 유로뉴스는 대대적인 사과기사 및 정정기사를 내어 논란을 잠재웠다. 사진이 위조된 것이라는 정정보도에, 유지웅을 한창 폄하하기 바빴던 이들은 크게 실망했다.
그 때문에 유로뉴스는 커다란 타격을 입어야 했지만, 대주주 및 경영진은 자신들과 가족들의 목숨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이상하군요. 모두 표정이 왜 그래요? 마치 못 볼꼴을 본 사람들 같습니다만?”
“…….”
“아, 혹시 드레스 코드가 애완동물은 출입금지인가요?”
드레스코드와 애완동물이 무슨 상관이겠냐만은.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저마다 자국에서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어디 이름 모를 약소국도 아니고, 하나같이 세계사에 당당히 이름을 내걸고 있는 강대국들이다. 그런 이들이 아이들처럼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결국 용기를 낸 것은 헨드릭슨 미 부통령이었다.
“회장님, 그…… 소녀는 어떻게 된 겁니까?”
“소녀요?”
“서양에서 그런 행위는 아동학대로 취급됩니다. 특히 서양은 어린 소녀의 안전에 민감합니다. 이들이 흠칫한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헨드릭슨은 마치 자신은 흠칫한 적이 없다는 뉘앙스로 그렇게 설명을 했다.
유지웅이 이해했다는 듯이 탄성을 냈다.
“아참, 박철수 차장님이 말 안 했다고 했지.”
그를 섭외하면서 유지웅은 히카리를 공개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그러나 박철수는 그것을 말렸다. 겨우 그런 사소한 스캔들 하나를 막고자 그런 비밀을 터트리는 것은 아깝다고 말이다.
유지웅은 그런가 보다 하고 알아서 하라고 했고, 박철수 차장은 간단한 협박으로 솜씨 좋게 스캔들을 묻어버렸다. 그래서 이들이 모르는 모양이다.
‘애완동물이라니, 저렇게 어린아이를?’
통역을 알아들은 정치가들은 저마다 표정에 소름이 돋아있었다. 아무리 저렇게 예쁘다지만, 저런 어린 아이를, 그것도 저렇게 손짓 한 방에 얌전하게 만들도록 조교하다니! 대체 얼마나 침대를 뜨겁게 태워먹었으면! 이런 천인공노할 노릇이 또 있을까?
“이런, 다들 큰 오해를 하고 계시군요.”
유지웅은 쯧쯔, 하고 혀를 차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 년은 소녀가 아니라 짐승입니다. 그저 먹을 것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한 마리 고양이죠.”
유지웅은 히카리의 목을 툭 하고 놓았다. 엉덩방아를 찧을 줄 알았던 히카리는 날렵하게 착지해서는, 후다닥 거리를 벌렸다. 유지웅이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몇 번 젓자, 히카리는 우물쭈물해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옳지, 잘한다.”
유지웅은 상을 주듯이 히카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히카리는 기분이 좋은 건지 안심이 든 건지, 한결 풀어진 표정으로 머리를 숙였다.
그것을 보고 해외 정치인들이 기겁을 하든 말든, 유지웅은 말을 이어 나갔다.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니에요. 이 년은 바로 괴수거든요.”
“네?”
“괴수라고요. 사람 모습을 한 괴수.”
처음 해외 정치인들은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통역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뉘앙스라든가, 단어 선정에서 뭔가 미묘한 실수가 있었고, 그것이 겹쳐서 저런 말도 안 되는 문장이 나온 것은…….
“이 양반들이 못 믿으시네. 히카리!”
“응!”
“오다가 옐로 몹 한 마리가 놀고 있던데 본 기억나지? 그거 가서 얼른 잡아 와라.”
“맛없는데…….”
“어허! 안 잡아오면 밥 안 준다!”
밥 안 준다는 말에 놀란 히카리는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어린 소녀의 질주라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속도에 정치인들은 깜짝 놀라 물러섰다.
“이게 어떻게 된 거요?”
“유지웅 회장이 그 소녀가 괴물이라고 말했고, 그 소녀는 대체 어디로…….”
그렇게 모두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한 1분쯤 지났을까? 저 멀리가 먼지가 우르르 일어나고 있었다. 먼지는 점점 이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정치인들은 무슨 사태가 일어난 건 아닌지 기겁했다.
“자, 여기 잡아 왔다!”
놀라운 광경에 정치인들은 턱이 빠질 뻔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커다란 괴수였다. 아무리 봐도 죽거나 혹은 빈사 상태로 보였다. 그것을 히카리가 발 하나를 잡고 질질 끌고 왔던 것이다.
“오, 오버 파워!”
“설마 이 소녀는 오피였단 말인가!”
오피(OP). 오버 파워. 정효주, 쿤겐, 유지웅처럼, 혼자서 1인 공격대 역할을 해내는 강력한 레이더를 일컫는 신조어다.
가냘픈 소녀 혼자서 괴수를 잡아 왔다. 아무리 옐로 몹이라지만, 겨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것은 오피 외에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
“과연, 유지웅 회장이 괴물이라고 한 의미가…….”
어린 나이에도 저렇게 무지막지한 힘을 지니고 있다. 괴물이라는 말은 아마도 그런 비유적인 의미에서…….
“아, 답답해! 괴물이 아니라 괴수라고요, 괴수! 비유도 뭣도 아니라니까요!”
“과연…….”
“아니, 진짜! 이 양반들이 정말! 내가 이년 배를 갈라서 결정체를 보여줘야 믿을 겁니까!”
“안 돼! 배 가르지 마! 밥 달라고 말썽 안 부릴 테니 제발!”
시킨대로 사냥을 해왔으니, 퍼플 결정체 조각을 얻어먹을 생각에 의기양양해 있던 히카리는 배를 가른다는 소리에 기겁해서 움츠렸다. 참고로 히카리는 입맛이 고급이라 퍼플 밑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 아이는 괴수라고요, 괴수! 히카리 아시죠? 몇 번이나 나타났던 그 블랙 몹이요! 바로 그 블랙 몹 히카리가 이 녀석이라고요!”
“뭐, 뭐라고요?”
“히카리란 말입니다! 이 아이가 괴수 히카리고, 지금은 인간 모습으로 둔갑을 했을 뿐입니다!”
“……!”
청천벽력 같은 말에 정치인들은 일제히 굳었다.
* * *
“영웅은 호색이라더니, 과연…….”
쿤겐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며 조용히 감탄했다. 새삼 주인의 위세에 경탄이 나올 뿐이다.
정효주라는 아리따운 여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안슐리제라는 이국의 왕녀 전하까지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히카리는 괴수이기는 해도, 주인의 격에 어울리는 빼어난 미모를 갖추고 있었다.
‘나는…….’
쿤겐은 잠시 자신의 차림새를 살폈다. 호위를 위해 검은 바지 정장을 입었다. 문득 예쁜 원피스를 차려 입은 정효주한테 부러운 마음마저 든다.
그러나 쿤겐은 곧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그분의 검이자 방패, 그분을 위협하는 모든 적들을 쳐부수고 막아내야 한다.’
영광스럽게도 주인께서는 이 파티장 참석을 위해 일부러 호위라는 명목으로 자신을 참가시켰다. 이미 그분은 호위 그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분인데 말이다. 그분은 이런 식으로 자신을 신경 써주고 있는 것이다.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나약한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
한편 파티장에서 무슨 대화가 오가는지 알 길이 없는 수행원들은…….
“이야, 저거 봐라. 완전히 하렘이네, 하렘.”
“여자가 무려 네 명이나 되네. 그것도 공개적인 것만. 아무튼 대단하다.”
“근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어? 저 소녀는 레이더였나? 뭐가 저렇게 빠르지?”
“저기, 돌아오는데? 뭔가 큰 걸 끌고 오는 것 같아.”
“저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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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기대해주세여!
글구 나귀족은 어차피 이미 본편 끝난 거, 그냥 생각날 때마다 막 써보렵니다.ㅋㅋㅋㅋ
딜러편 끝나면 뭐 딴 프리시즌도 써보든가 할게요. 지웅이와 아이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ㅋㅋㅋㅋ
물론 신작의 집필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에서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