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7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76
40. 제7본탑(7)
…전신 거울에서 뻗어 나온 어둠 이. 풀레임을 집어삼켜 그대로 끌고 들어가 버렸다.
그것은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순식 간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자리에 있 던 누구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어, 어……r
에이젤은 멍한 표정으로 전신 거울 을 바라보았다. 체키렌 교수 또한 당황한 듯 마법을 사용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며, 아넬라는 그대로 바 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이게, 뭐야……T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항상 당당하고 자신만만했으며, 지 금껏 닥쳐온 수많은 사건 사고와 역 경을 모조리 완벽하게 물리쳐낸 그 풀레임이 다.
이번에도 역시…….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이전처럼, 제아무리 강력하고 위협 적인 흑마인이 나타나더라도 물러서 지 않고 용감하게 맞서 싸우면 이겨 낼 수 있을 줄 알았단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리다 니.
“아…….”
털썩!
에이젤은 바닥에 주저앉고서, 지팡 이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목숨을 걸고 함께 싸우던 누군가를 잃는다는 경험을 겪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탓에, 에이젤은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못하였다.
‘뭐가…… 잘못된 거지?’
뒤늦게 잘못을 되짚고 무엇이 문제 였던가를 떠올려보았지만 아무것도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또한, 유감스럽게도.
소녀들은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었 다. 이대로 계획대로만 싸웠다면, 틀 림없이 승리를 쟁취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풀레임이 ‘별의 아이’였다는 것.
“하, 하하하!”
뒤늦게 체키렌이 광소를 터뜨렸다.
전신 거울을 공격받는 줄 알고 절 체절명의 위기라고 생각했거늘 그분 께서 직접 나서서 상대를 먹어치울 줄이야!
“정말이ス 1, 놀라게 만드는군.”
괜히 스텔라의 이름을 달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까. 일개 1학년 주제 에 흑마인이자 마법 교수직을 갖춘 자신을 순간이나마 깜짝 놀라게 만 들었으니, 칭찬받아 마땅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됐군. 그 렇지?”
화르륵!!
짙은 붉은색의 불길이 피어오른다. 체키렌의 분노를 타고 흐르는 듯 붉 은색 파도는 위협적으로 넘실거리며 이 일대를 전부 뒤덮기 시작하였다.
“제일 귀찮은 년이 사라졌으니, 이 제 슬슬 끝내도록 하지.”
상대방의 반항이 거셀수록 죽이지 않고 온전히 제압하기가 어렵다. 그 러나 지금, 풀레임이라는 큰 전력이 사라진 이상 아주 손쉬우리라.
체키렌 교수는 가장 화려하고 아름 다운 불꽃을 피워내기 위해 양손을 펼쳤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 준
비한 마법은, 다름 아닌 아돌레비트 왕가의 선홍색 불꽃.
“…음?,,
그런데 뭔가 어색하다.
아돌레비트의 불꽃은 다른 불꽃과 는 달리, 정열적으로 타오르지도 않 았으며 위협적이지도 않은…… 평온 한 아름다움이 바로 그 특징이었다.
하지만 지금 체키렌이 뽑아낸 불꽃 은 너무나도 평범하고 특색도 없는 평범한 붉은색에 불과했다.
‘잠깐, 이게 아닌……!)
그리 생각한 순간.
푸욱-!!
“큭……?!”
선홍색의 칼날이, 등 뒤에서 날아 와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쿨럭…!”
검은색의 피를 입으로 흩뿌리며 가 슴을 관통한 그 칼날을 쥐려고 했으 나, 그것은 물리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 칼날.
그것은…… 진정한 불꽃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새빨갛지만, 그렇기 에 더욱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진정한 아돌레비트의 불꽃.
체키렌은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렸 다. 그곳에는, 간신히 한 손으로 벽 을 지탱한 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서있는 홍비연 공주가 서 있었다.
‘어떻게……?,
홍비연의 자아는 틀림없이 자신이 직접 잠식했다. 그리하여 마법까지 완벽히 갈취하지 않았던가. 그녀의 영혼은 영원히 전신 거울 속에 갇힌 채 떠돌다가 소멸될 운명이었을 터.
지금 저 자리에 남은 육신은 그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자신이 ‘직접’ 영혼을 수거한 것은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 신 거울 속 그분께서 직접 영혼을 흡수한 것이니까.
‘설마’
푹!
억지로 선홍색 칼날을 뽑아내며 체 키렌은 전신 거울을 바라보았다.
“별의 아이라는 게…… 그런 뜻이 었나?”
현재로서 전신 거울 속에 잠들어 있는 그분의 힘은 아직 미약하기 그
지없다. 아직 아돌레비트 가문의 불 꽃 하나를 제대로 흡수하는 것조차 벅찼던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별의 아이라 불리는 풀레임마저 흡수했으니 제대 로 능력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 만, 지금부터는 각오해야 할 거야.”
홍비연은 애써 힘을 줘서 단어 하 나하나를 신중히 내뱉었다. 지금 당 장 자리에 주저앉아 기절해 버리고 싶을 정도로 몸에 기력이 하나도 없 었지만, 여기서 정신을 잃었다가는 정말로 모든 게 끝이다.
그렇게 생각했으나.
“하, 하하…. 하하하.”
체키렌은 모든 전의를 상실한 듯,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양손으로 얼 굴을 부여잡고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젠장…… 고작,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한다고? 그래 놓고서는 내게 거짓 을 늘어놓았단 말이야…? 나를, 속 였다고? 젠장, 젠장!”
“뭐…야?”
한껏 불꽃을 피워올리던 흥비연이 되려 당황할 정도로, 체키렌은 횡설 수설 허공을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
어댔다. 그 분노는 어디로도 향하지 못한 채 허공에 스며들어 흩어질 뿐 이었으나,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하나 있었다.
현재의 체키렌은…… 완전히 체념 한 상태였다.
이상한 일이다.
높은 등급의 흑마인은 심장이 꿰뚫 리는 정도로 죽지 않는다. 직전에 홍비연이 급소를 꿰뚫었다지만, 그 래도 고작해야 학생들을 죽이는 건 아주 손쉽단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모든 게 부질없어졌군.”
드높은 목표와 포부를 가졌던 사람 일수록, 그 모든 꿈이 거품처럼 흩 어지는 순간을 견디지 못한다.
체키렌은 양손으로 얼굴을 거세게 움켜쥐고서 흐느끼는 소리를 내었다 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소녀들을 훑어보았다.
가장 먼저 자신에게 힘을 흡수당했 었던 홍비연과 에이젤, 마지막으로 아넬라까지.
“……너희도 참 안타깝게 됐군.”
“뭐, 뭐가 안타깝다는 거야!”
겁을 지레 먹은 아넬라의 방어기제 가 발동되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에이젤은 그 한마디에, 더 더욱 믿기 힘든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어 천천히 단어를 한 글자씩 내뱉 었다.
“……풀레임은, 어떻게 되는 거 죠?”
“대답해요!”
“알면서 왜 묻나?”
체키렌은 전신 거울을 턱짓으로 슬 쩍 가리켰다.
“저곳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조각난 세계의 파편. 평범한 인간의 영혼이 진입했다가는 돌아올 수 없 다. 그래서 너희들의 영혼을 내게 흡수한 것이지.”
전신 거울 속 ‘그분’이 혼자 활동 하지 못하고, 체키렌이라는 매개체 가 필요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 다.
그러나 고작 이 정도일 줄이야.
풀레임 단 한 명조차 버텨내지 못 하고 모든 영혼을 토해내야만 할 정 도로 나약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 았다면, 이런 위험한 일은 시작조차
하지도 않았을 텐데.
체키렌은 눈을 감았다.
전신 거울 속에서 풀레임과 ‘그분’ 이 한데 뒤섞여 소멸하는 순간, 거 기에 영혼이 묶여 있는 자신 또한 사라지고 말겠지.
“자, 잠깐…… 그렇게 둘 수는 없 어요!”
척!
어느덧 체키렌에게 다가온 홍비연 은 창백하게 물든 입술을 억지로 깨 물고서, 그의 목에 지팡이를 겨누었 다.
“말해.”
“다시 꺼내올 방법을 말하라고.”
“하, 불가능하다. 저 세계는 망치에 후려 맞아 조각난 거울과 똑같으니 까. 오른쪽을 바라보면 왼쪽이 보이 고 왼쪽을 바라보면 뒤가 보이는 뒤 섞인 세계에 들어가서 뭘 어떻게 할 생각이지? 정 뭣하면 어디 한번 뛰 어들어보지 그러나. 둘이 나란히 같 이 뒈져 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마 지막 가는 길에 볼만하겠군.”
홍비연은 이를 갈며 에이젤과 아넬 라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고선,
절대로 묻고 싶지 않았던 가장 끔찍 한 질문을…… 내뱉었다.
“너희는 혹시, …나를 구하기 위해 이곳까지 온 게 맞나?”
묻고 싶지 않았다는 듯 뜸을 들이 는 그녀의 목소리에 아넬라는 대답 하지 못했고, 에이젤은 잠시 망설였 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예. 당신을 구하기 위해 풀레임 양이 이 팀을 구성했어요.”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더 망설일 것도 없다는 듯 홍비연은 발걸음을 돌렸다.
그녀가 향하는 곳은 출구가 아닌,
전신 거울.
“자… 잠깐만요! 멈추세요!”
그녀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깨달은 에이젤은 황급히 달려가 홍비연의 팔을 부여잡았다.
그러기 무섭게, 에이젤의 팔을 거 세게 뿌려치며 홍비연이 고개를 휙 돌려 매섭게 노려보았다.
“방해하지 마!”
순간이나마 에이젤이 움츠러들 정 도로, 홍비연의 눈은 불꽃을 피워낸 듯 활활 불타고 있었다.
무엇에 그리도 화났는지.
무엇에 그리도 감정이 격해졌는지.
에이젤은 그녀의 감정을 티끌만큼 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가야 흐1 가시… 구흐N야 흐
무언가에 흘린 듯 눈동자까지 풀린 채 거울로 향하는 홍비연은…… 확 실히 위험해 보였다. 만전의 상태에 서 들어가더라도 분명히 죽을 게 뻔 했는데, 하물며 제정신도 아니고 대 부분의 마나도 소진한 지금 저곳에 들어가 봐야 개죽음일 테니까.
¹•그렇게 둘 수는 없어요.”
에이젤은 뒤에서 홍비연의 손을 꽉 부여잡았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당신을 구 해냈잖아요. 그런데 그 희생마저 헛 되게 하라니요. 그렇게는 못 해요.”
“……이거 놔.”
“하, 정 가시려거든 저를 불태우고 가시든가요. 입버릇처럼 맨날 말씀 하시잖아요?”
그러나 홍비연은 에이젤을 노려보 기만 할 뿐, 마법을 사용하여 협박 할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예상대로였다.
그녀는 자신이 입은 은혜를 절대로 잊지 않는다. …아니, 단순히 그 수 준을 넘어섰다.
홍비연 공주는 ‘대가 없이 나를 위 해 무언가를 해준 이들’에게 한없이 관대해지는 면모가 강했다.
머리에, 심장에, 가슴에.
무언가 거대한 쐐기라도 박힌 듯.
그러니, 대가 없이 목숨을 버려가 면서까지 자신을 구하려고 애쓴 풀 레임의 죽음을…… 홍비연이 어떻게 두고 보겠는가.
“나는, 가야 하는데……
에이젤은 그 푸른색 눈동자를 동그 랗게 뜨고서 놀라고 말았다.
처음이었다.
아돌레비트의 그 홍비연 공주가 저 렇게까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녀는 아예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억지로 입술을 악 다물고서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 신의 무력감에 실망하고, 또 분노하 는 게 여기까지도 느껴졌다.
이제는, 그냥.
모든 게 싫어졌다.
전신 거울을 향해 다가가던 홍비연
이 마침내 힘을 풀고서 힘없이 자리 에 주저앉자, 에이젤은 그녀를 받쳐 주었다.
이제는 모든 게 끝이다.
홍비연을 구한 것으로 만족해야 하 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아, 젠장. 이미 늦었나.”
들려오는 목소리.
세 소녀의 시선이 동시에 그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급하게 뛰어온 듯 휘날린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뺨에 묻은 땀
방울을 훔쳐내는 백유설이 있었다.
“아……
순간, 그녀는 생각했다.
지금의 상황은 충분히 절망적이고, 불가능했으며, 더 이상 헤쳐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막막하고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을 터였는데.
고작 한 명의 소년이 왔다고 해서, 이 모든 무의미한 상황이 갑작스레 희망적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어째서 였을까.
그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장내를 슬쩍 훑어보다가, 전신 거울을 뚫어 지게 바라보았다.
“에휴. 내 팔자가 상팔자지.”
백유설은 뚜벅뚜벅 걸어와 에이젤 과 홍비연의 어깨를 툭툭 쳤다.
여태까지 애써서 고생했다고 위로 해 주는 것처럼.
고작 그 행위 한 번으로…… 모든 걱정과 근심이 물에 씻은 듯 싹 내 려가며 안도할 수 있게 되었다.
“잠깐 갔다 온다.”
마치 동네 뒷산으로 가볍게 강아지 산책이라도 나가는 듯, 여유롭고 가 뿐한 걸음걸이였지만 무엇보다도 믿 음직스럽고 듬직한 뒷모습이었다.
슈욱! 쨍그랑-!
그는 그렇게 전신 거울을 향해 발 을 들였고,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안심이 되었기에.
“아……
“어어? 홍비연 공주? 정신 차려 요!”
비로소 그녀는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모든 일이 해결되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