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43)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43
49. 마녀(10)
마녀 사냥꾼의 아공간으로 따라온 나는 일전에 느꼈던 그 특유의 불쾌 감을 다시금 직시하였다.
별로 특별한 감각은 아니었다.
사방에 실험대로 쓰인 수많은 생물
체 사체의 파편. 저 끔찍한 광경이 마녀 사냥꾼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 한 발버둥이라는 사실은 잘 알지만 아무래도 생리적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저번이랑 인테리어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내가 다녀간 다음에 리모 델링 했나 봐.”
그때 듣기로, 저 마녀 사냥꾼은 이 제 막 마녀는 일곱밖에 사냥하지 못 한 초짜라고 했던가.
누군가는 ‘고작 일곱’이라고 하겠 지만, 사실 저것도 대단한 것이다.
마녀가 거의 남지 않은 이 세상에 서 일곱이나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저 마녀 사냥꾼이 수십 년 이 상은 살아왔다는 증거였으니까.
“어디 보자……
그건 그거고, 일단 챙길 물건은 챙 겨야겠지. 직박구리 안경을 쓰고서 실험실을 슬쩍 둘러보니 과연, 마녀 사냥을 위해 쓸 만한 장비가 생각보 다 꽤 많았다.
마력이 없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마도구는 거의 없었지만, 방어구 대 용으로 쓸 만한 것들은 충분히 챙겨 갈 만했다.
“이건 알렉그로의 사멸 망토인가? 아니네. 불타다 만 망토를 왜 가지 고 있어? 짭퉁이잖아.”
-예전에 마녀를 사냥하고 얻은 전 리품이다. 설마 가짜일 줄은…….
“레그로의 피어싱은 챙기고, 뭐야 이건? 이런 건 좀 갖다 버려. 오, 너 파할렌의 고목 팔찌도 있었어? 팔목도 없는 게 이런 건 왜 가지고 있대.”
-……옛날에는 있었다.
“사할렌의 비커네. 좀 챙겨갈게?”
-좋은 마도구를 알아보는군. 그건 고대 마법사가 마녀의 원혼을 봉인
하기 위해 제작된 결계 봉쇄진이 각 인되어 있다. 마녀를 포획할 셈인가.
“아니. 투척 폭탄으로 쓸 건데. 불 붙이면 잘 타거든.”
마녀 사냥꾼이 무슨 시선으로 보든 간에 신경 쓰지 않고 나는 챙길 만 한 물건을 챙겼다. 저 마녀 사냥꾼 은 마녀사냥이라는 일에 상당한 긍 지를 가지고 있어 내가 진짜로 마녀 를 사냥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이 상 방해하지 못할 것이다.
– 그걸…… 전부 다 가져갈 셈인 가?
“아, 쓰고 돌려준다고.”
– ……알겠다.
적당히 쓸 만한 마도구를 모두 챙 긴 뒤, 나는 슬그머니 ‘마녀의 정수’ 가 담긴 비커 쪽으로 시선을 두었 다.
스읍.”
내가 입맛을 다시자 마녀 사냥꾼이 슬쩍 몸을 움직여 그것을 가렸다.
새끼, 눈치만 빨라가지고는.
그리고 뭐 사실 마녀의 정수를 더 가져갈 생각도 없기는 하다.
현재 내가 가진 마녀의 수정구슬은
이미 500년이 되어, 더 이상 성장할 수도 없으니까.
게다가 수정구슬의 부작용으로 자 꾸만 귓가에서 환청이 들리는데, 미 쳤다고 수정구슬을 강화하겠는가?
“아, 그래.”
– ……이번엔 또 뭔가?
생각난 김에 물어봐야겠다.
“야 혹시 인간이 마녀의 마력에 노 출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 고 있냐?”
– 당연하다.
“이거는 그냥 아는 사람 이야긴데,
마녀의 마력에 노출되는 바람에 허 공에서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 건 무 슨 현상이냐?”
一 아주 흔한 환청이군.
“아니, 조금 달라. 그 마법사가 정 신 방어계열로는 아주 특출 난데도 그러거든.”
연홍춘삼월의 가호가 있는 이상 내 정신방어 능력은 세계관 내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뛰어날 터.
제아무리 마녀라도 쉽사리 간섭하 지는 못할 텐데 자꾸만 환청이 들리 니 미쳐 버릴 것 같다.
500년 마녀가 연홍춘삼월의 가호
를 뚫을 정도로 강력했을 수도 있겠 지만 이미 죽어버렸을 텐데 그 정도 의 힘이 남아 있다는 것도 미심쩍 다.
-그 마법사의 정신방어가 어느 정 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마녀의 마력을 막아내기는 힘들 것이다.
“그게…… 그 사람이 8클래스의 결 계 술사라고 했거든. 뿌콤이라는 방 벽 센터에서 일하는 마법사인데 정 작 마녀의 환청에 시달리다니. 조금 이상하지 않아?”
-……결계 술사라.
마녀에게 그나마 대응할 수 있는
마법사를 손꼽자면, 역시나 모든 종 류의 마나를 차단하는 결계 술사와 공간 계열 마법사였다.
공간 계열 마법사는 극히 드문 데 다가 현재 내 상태를 설명하기에는 거리가 멀어서, 정신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결계 술사로 예를 들자 마 녀 사냥꾼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조금 이상하군.
“뭐가?”
-그 정도의 정신방어 능력을 갖춘 마법사가 환청에 시달리려면 로할렌 출신의 마녀 정도는 되어야 할 텐 데, 현재 그곳 출신 마녀는 모두 사
냥되었고 ‘마지막 마녀’는 봉인된 상태다.
**……그래?”
그럼 대체 뭐지?
-홈, 나는 오히려 다른 가능성이 떠오르는군. 그 마법사가 마녀와 직 접 교감을 시도했다던가…….
“그렇진 않을걸. 마녀를 싫어하거 드 ”
-그렇다면 누군가와 정신을 연결 해 놓고 뒤늦게 결계를 치는 바람에 상대방의 목소리가 제대로 닿지 않 아, 환청처럼 들린다는 가능성도 있 다.
“..어?”
그 순간.
퍼뜩 생각나는 존재.
‘가만, 내가 요새 잎하넬을 찾아갔 던가?’
한때 신령이었으나 지금은 신수의 심장을 받아 부활한 그녀와 나는 영 혼으로 연결되어 있어, 언제든 연락 을 주고받을 수 있다.
다만 정신력 소모가 너무나도 커서 아무 때나 연락을 하지는 못했는데, 최근에는 나도 워낙 일이 바빠서 여 기저기 싸돌아다니느라 잎하넬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
‘설마……?,
연홍춘삼월의 가호가 점점 더 강력 해지는 바람에 텔레파시가 차단되었 고, 잎하넬이 나를 부르던 거라면?
-왜 그러나?
“아냐. 고맙다. 덕분에 뭔가 알 것 같거든.”
-……그럼 내 물건 망가뜨리지 말 고 조심히 쓰도록 해라.
“당연하지. 빌려간 그대로 깨끗하 게 돌려줄 테니까 걱정 말라고.”
그리 말하면서 나는 잎하넬에게 신 경이 쓰여, 영 집중할 수가 없었다.
‘무슨 일로 나를 부른 거지?’
마녀 사냥꾼의 말이 진짜라면 며칠 전부터 계속 나를 찾았다는 뜻이 되 는데… 혹시 큰일이라도 있는 걸까.
‘이번 사건이 끝나면 바로 가 봐야 겠어.’
당장은 눈앞의 마녀사냥에 신경을 써야 하므로 애써 생각을 떨쳐냈다.
”아무튼, 고맙다. 잘 쓸게.”
마녀사냥이라는 숭고한 목표를 위 해 흔쾌히 마도구를 대여해 준 마녀 사냥꾼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곧장 아공간을 빠져나왔다.
슈욱!
그녀가 어디에 숨어 있을지는 뻔히 알고 있다.
‘지하수도.’
이제는, 마녀의 목을 따는 일만 남 았다.
* * ♦
아르카니움, 지하수도.
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피하며 비 척비척 걷던 멜리셔는 벽에 기대어 숨을 골랐다.
심장을 되찾아 가슴에 끼워놓은 관 계로 마력의 회복 속도는 훨씬 빨라 졌으나 여전히 마녀 사냥꾼에게 찔 린 그 고통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슬슬 상처는 거의 다 아물 었다. 이제는 마력만 회복하면 다시 금 식당을 운영할 수도 있을 터.
‘부족해.’
조금 더 빠르게 마력을 회복해야만 한다.
차라리 지하수도에서 어슬렁거리는 흑마법사 하나를 잡아다가 흡수해 버릴까?
아니, 그건 별로 효율이 좋지 못하 다. 게다가 흑마연합의 마법사를 괜 히 건드렸다가 단체로 들고일어나면 그것도 그거대로 꽤 귀찮다.
소속감은 없는 주제에 자신들의 집 단을 건드리면 그것을 핑계 삼아 불 같이 날뛰는 미친놈들이었으니까.
‘차라리……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서 심장의 고동을 느끼는 그때.
섬뜩!
멜리셔는 속에서부터 치밀어 오르 는 역한 감각을 전신으로 받아들이 고서, 본능적으로 허공에 환상 결계
를 펼쳤다.
차랑…!!
지하수도가 마치 깨진 유리처럼 금 이 가기 시작하며, 허공에서 날아온 거대한 그림자의 낫을 막아냈다.
쨍그랑!!
유리가 산산조각 부서지자 지하에 흐르던 수도가 옆길로 뒤틀리며 천 장이 바닥으로 무너지거나 바닥이 천장으로 솟구치는 등, 공간이 비틀 리기 시작했다.
-……마녀, 찾았다.
스산한 목소리가 뇌리를 관통하듯 스치고 지나쳤다. 온몸이 오싹해지 고 털이 곤두서는 아찔한 감각.
멜리셔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지하 수도의 상공에 시선을 두었다.
펄럭이는 흑색의 로브.
암흑보다도 더욱 짙은 암흑의 형상 을 띈 그것은, 마치 달빛을 등진 태 양과도 흡사한 붉은색 안광을 흉흉 하게 빛내고 있었다.
‘마녀, 사냥꾼……!,
일전에 만났던 그 마녀와는 차원이 다르다.
마치 고양이 앞의 쥐가 된 느낌.
진정한 포식자를 목도한 그녀는 벌 벌 떨리는 손으로 지팡이를 쥐었다.
“하… 젠장…….”
언젠가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 다. 마녀 식당마저 없는 지금, 승산 은 거의 존재하지 않을 터.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으나 그 녀의 입꼬리는 씨익 올라갔다.
“드디어 찾았다.”
그녀의 말에도 아랑곳않고 마녀 사 냥꾼은 거대한 낫을 천천히 들어 올
렸다. 오로지 마녀의 목을 베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낫을 응시하며 멜리 셔는 지팡이를 바닥에 쿵! 찍었다.
……콰콰콰쾅!!
직후, 강렬한 폭음과 동시에 지하 수도의 공간이 말 그대로 산산조각 으로 분해되며 허공으로 솟구쳤다.
상하좌우의 구분이 사라지고, 조각 이 또다시 조각으로 흩어지는 와중 에도 마녀 사냥꾼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허튼짓을…….
“허튼짓? 웃기는 소리. 흐卜, 너희 마녀 사냥꾼을 사냥하기 위해 내가
준비한 쇼라고! 너는 그 첫 번째 희 생양이 되는 거야!”
쿠웅!!
지하수도의 천장이 뚫리며, 아르카 니움의 바닥이 무너졌다. 찬란한 달 빛이 지하로 쏟아져 내린다.
서걱!
“……윽!”
마녀 사냥꾼이 휘두른 낫에 공간이 반으로 접히더니 환상이 반으로 갈 라져 버렸다. 멜리셔는 허공에 거대 한 연꽃의 환상을 펼쳐 그 일격을 간신히 막아냈으나 내상이 올라와 피를 토해내고 말았다.
“쿨럭……
그래도, 괜찮다.
멜리셔는 마력을 아끼지 않고 모조 리 뽑아내 이 일대 전부를 자신의 환상으로 뒤덮었다.
보랏빛 새벽하늘이 반전되어 초록 색이 되었고 거무죽죽한 구름은 흰 회색이 되어 허공을 비춰주었다.
‘틀림없어.’
저 마녀 사냥꾼은 [죽은 마녀의 숨 결]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그 어떤 능력보다도 마녀에게 치명적인 능력이었으나… 도리어 그
것을 완벽히 홉수할 수 있다면?
아마도, 멜리셔는 마녀 사냥꾼에게 완벽한 내성을 지니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마녀 사냥꾼에게 쫓기지 않아도 되는 마녀.
그런 마녀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나는, 내 손으로 이 마법계를 지 배할 수도 있어!’
마녀 식당?
그런 귀찮은 짓은 하지 않아도 좋 다. 환상과 실체를 모두 다스릴 수 있는, 그야말로 최강의 마법을 손에 넣을 수 있는데 무엇 하러 귀찮게 밑작업을 친단 말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해왔던 일이 다. 선조 ‘마지막 마녀’로부터 예언 을 계승받아, 마녀의 천적 마녀 사 냥꾼의 능력을 흡수하기 위한 최후 의 주문.
“환상은 환상일 뿐.”
너희 마녀 사냥꾼들이 늘 하는 말 이다. 하지만, 그건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말이 될 것이다.
“현실도 환상이 될 테니까.”
-……음!
마녀 사냥꾼의 눈빛이 변했다. 붉 은 안광을 번뜩이며 사방에 흑색의 공간을 흩뿌려 환상을 억제하려고
시도하였지만, 소용없다.
수명까지 소모해가며 만들어낸 ‘현 실과 다르지 않은 완벽한 환상’에게 저따위 수작은 통하지 않는다.
파지지직!!
“내리쳐라!”
멜리셔가 주문을 외치며 빗자루를 크게 휘젓자, 붉은 벼락이 마녀 사 냥꾼에게 내리쳤다.
파지 직!
실체에 타격을 입은 마녀 사냥꾼은 잠시 휘청였으나 이내 태세를 붙잡
고서 낫을 허공에 빙그르르 휘둘렀 다. 먼지를 흐트러뜨리는 선풍기처 럼 환상이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 으나 멜리셔가 허공에 손을 꽉 쥐자 그마저도 저지되었다.
-너는, 평범한 마녀가 아니군.
“흐흐…… 당연하지.”
모든 마녀의 어머니 같은 존재이자 마녀를 마녀로서 남게 해주신 존재, ‘마지막 마녀’로부터 마법을 직접적 으로 계승받은 그녀는 다른 마녀와 는 궤를 달리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랜 염원을 이룰 수 있겠어…….”
마녀가 더 이상 숨어 살지 않아도 좋은 세상. 마지막 마녀께서는 단지 그런 세상을 원하셨을 뿐이다.
하지만… 마녀는 태생적으로 인간 과 어울리지 못한다.
감정에 휘둘리고 사회를 형성하고 법에 스스로를 얽매는 하등한 저 존 재들과 우리는 격부터가 다르다.
혼자서도 완벽할 수 있으며, 그 존 재만으로 세상의 정점에 우뚝 설 수 도 있는데 무엇하러 하등 종족과 타 협을 해야만 하는가?
‘지배하면 그만이야.’
쨍그랑!
멜리셔가 허공에 빗자루를 쿡! 찔 러넣자 공간이 산산조각 갈라지며 마녀 사냥꾼의 실체를 갈기갈기 찢 으려고 했다. 흑색의 보호막을 몸에 둘러서 견디려고 했으나, 마녀 사냥 꾼에게도 슬슬 한계가 찾아왔다.
-그 힘은…… 너의 수명을 좀먹을 뿐이다…….
그런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뭐가 문제인가?
이 싸움이 끝난 뒤, [죽은 마녀의 숨결]을 흡수하기만 하면 완벽한 실 체를 얻게 되어 어쩌면 영생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죽어. 너는 나 에게 밑거름이 될 뿐이니까.”
-……안타깝군.
마녀 사냥꾼은 마침내 최후를 직감 하고서 눈을 감았고, 이내 산산조각 으로 흩어지며 죽음을 맞이하였다.
시체조차 남기지 못한 채 4차원 공간으로 완벽하게 소멸해 버리는 마녀 사냥꾼을 보며 멜리셔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입꼬리를 올렸다.
“흐, 흐흐.
생각보다 쉬웠다.
일전에 식당에서 만났던 그 푸른
머리의 마녀에게 자신의 냄새를 잔 뜩 풍겨놓아서 마녀 사냥꾼의 시선 을 돌리려고 했거늘,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다.
‘저 마녀 사냥꾼을 마주치지 못했 다면, 후회했겠어.’
자신이 직접 마녀 사냥꾼을 맞이한 덕분에, 최고의 능력을 거머쥐게 되 었으니까.
“하아…….”
멜리셔는 허벅지에 억지로 힘을 줘 서 마녀 사냥꾼의 시체를 향해 다가 갔다. 이제 저 정수를 홉수하면, 모 든 게 끝이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달그락!
……갑작스레, 그림자 저편에서 누 군가가 나타나 마녀 사냥꾼의 정수 를 쥐어 들었다.
“뭐…야……r
그 소년은 스텔라 아카데미의 교복 을 입고 있었고, 흑색 눈동자에 흑 색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으며, 무엇 보다 손에는 아름다운 빛이 뿜어져 나오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나의 흐름이… 이상해……?,
저 소년의 몸에는 마나가 전혀 존 재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자연의 마나가 체내로 흡수되는 순간 곧장 외부로 배출되고 있었다. 마치 신체 가 마나를 거부하는 것처럼.
‘어떻게 저런 게…….’
그러다 퍼뜩, 멜리셔의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떠올랐다. 아주 오래전 마 지막 마녀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너는 설마…….”
그러나 멜리셔가 무어라 말을 잇기 도 전에 상대방이 먼저 검을 치켜세 우고서 거리를 좁혀왔다.
후웅!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니.
어느덧 열 발자국이나 되는 거리를 좁혀온 소년은 자신의 목을 향해 검 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 순간, 직감했다.
‘온 세상의 모든 사물은 마나의 운 명을 타고 흐른다. 그것은 그 어떤 존재도 거역할 수 없다. 설령, 저 하늘의 별자리와 신조차도 모두 마 나를 담고 있으니.’
빗자루를 휘둘러 환상의 파도를 일 으켜 빛의 검을 막아내면서도 저 존 재가 익숙한 이유는 그분의 말씀 때 문이었을까.
‘그러나, 만약 마나를 가지지 못한 자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그자는 운명마저도 거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때, 그녀는 물었다.
만약 그 존재가 실재한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느냐고.
‘도망쳐라. 뒤도 돌아보지 말고서.’
마지막 마녀가 했다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약한 목소리.
채앵!!
소년에게 강렬한 환상을 쏘아 보냈 으나 그는 그것을 가볍게 관통하고 서 도리어 자신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하, 정말로 존재하잖아…….,
당시에는 그저 전설로만 치부했던 그 존재가 이렇게 현실에 존재한다 니. 하지만, 멜리셔는 마지막 마녀의
충고를 들을 수 없을 것 같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라니, 그런 걸 어떻게 해……
돌연, 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 다.
“이렇게 잡아먹고 싶게 생겼는데!”
멜리셔는 그리 외치며 지팡이로 하 늘을 쿡! 찔렀고.
즉시, 세상이 거꾸로 뒤집혔다.
‘마지막 마녀조차 두려워했던 존재 라면…….’
내가 사냥해서, 흡수하리라.
멜리셔는 그리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