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82)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82
53. 바람에 드리운 그림자(3)
본래 2리스크의 괴물곰 사냥이었던 풀레임 일행의 임무는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으로 인해 4리스크의 거대 괴물곰이 세 마리나 등장하였으나, 변수 없이 깔끔하게 해치우는 것으 로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어때요? 조교님, 이 정도면 추가
점수 맞죠?”
“……그래.”
풀레임 팀을 감시 및 보조하기 위 해 따라온 조교는 안경을 슥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애당초 이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정말로 4리스크의 괴물곰을 둥지에 서 빼낸 뒤 사냥해 버릴 줄이야.
비범한 학생들이란 건 알았지만 1 학년이면서도 이렇게까지 튀는 학생 들은 아마 올해가 처음이지 않을까.
쿵! 콰직! 쿠구구구궁!!
점수를 계산하는 와중 들려오는 굉 음에 조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후우…… 심심하다고 노래를 부르 더니, 저쪽도 요란스럽군.”
2학년 S반, 독철광.
1학년을 감독하기 위해 따라온 주 제에 그들이 4리스크의 몬스터 셋을 협동으로 사냥하는 모습을 보며 흥 분을 주체하지 못하더니, 숲으로 뛰 쳐 들어가서 벌써 한탕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잠시 뒤 모습을 드러낸 독철광은 온몸에 새파란 피를 뒤집어쓰고서 괴수 하나의 시체를 질질 끌고 왔 다.
통상적으로 4리스크의 몬스터로 취
급받으나 나무를 자유로이 타고 다 니는 바람에 사냥하기가 여간 까다 로운 ‘몽키오거’으] 시체였다.
“미친놈…… 그걸 혼자서 잡았나?”
“하핫! 세 마리 더 잡았는데 손이 부족해서 가져오질 못했다. 이 정도 면 오늘 저녁으로는 충분하겠지!”
“……그걸 왜 처먹나? 독철광 생 도. 우리는 저녁에 인간답고 정상적 인 식단으로 식사를 할 예정이다.”
“허, 조교 양반. 남자답지 못하군. 자고로 마법사라면 사냥한 몬스터의 살점을 뜯어먹어야 그 경험과 열정 이 체내에 누적되게 마련이지!”
“……그러시 겠지.”
조교는 독철광과의 대화를 포기하 고서 풀레임에게 말했다.
“아무튼 합격이고, 추가 점수도 충 분히 부여할 예정이다. 종합 점수는 교수님들이 내리시겠지만 A+는 기 대해도 좋다고 생각해.”
“앗, 넵. 고마워요!”
조교의 말에 풀레임은 기분이 풀린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그녀가 밝은 얼굴을 하자 풍하랑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무심코 이야 기를 꺼냈다.
“예정보다 일찍 끝났군. 임무를 마 무리하여 귀환하기 전에 잠깐 풍제 국의 수도에 들러보겠나?”
“오, 정말? 관광이라도 시켜주게?”
“관광까지는 여유가 될지 모르겠지 만…… 도시 구경 정도는 시켜주지.”
“아, 그럼 너희 집 가 봐도 되냐?”
“……우리집?”
풀레임의 순수한 질문에 풍하랑은 살짝 당황하였다. 그의 집이라고 하 면 현재 왕조로 있는 ‘풍가문의 본 가밖에 없었는데 일반인을 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데려 갈 수는 있겠지만 가문에서 입지가 상당히 좁은 탓에 이런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눈치 보이는 행위였다.
‘그렇다고는 하나……
“어때?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상관없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 니까.”
그녀의 부탁인데 가문에 철면피 좀 까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는 가.
“거기 두 명에게는 별로 흥미가 없 는 일이 될 수도 있는데… 괜찮나?”
마유성과 해원량에게 묻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풍가문이라…… 상당히 흥미가 동 하는데.”
“나도 기대되는데? 친구 집에 놀러 가 본 적은 없거든.”
예상치 못한 단어에 풍하랑의 눈썹 이 꿈틀 떨렸다.
“……우리가 친구였나?”
“응. 함께 임무도 수행했는데, 친구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처구니가 없군. 그건 친구가 아 니라 동료라고 하는 거다.”
“우리는 아직 정식 마법 전사가 아 니잖아? 그러니까 동료라는 말은 어 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마유성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자 풍하랑은 고개를 돌렸다.
“마음대로 생각해라.”
조교는 1학년 학생들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방치했 다. 본디 S클래스 학생들이 교칙을 어기는 일도 한두 번이 아니고, 이 정도면 그래도 어린애들 장난 수준 으로 가볍게 놀러 가는 정도였으니 까 그러려니 싶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시간을 오래 쓰지 말고
복귀하도록 해라. 독철광 생도. 마지 막까지 남아서 1학년들의 곁을 지키 다 복귀하도록.”
“음, 그건 재미없겠군.”
독철광은 툴툴대면서도 고개를 끄 덕였다. 조교의 말을 잘 들으라는 반디연의 일침이 떠올랐기 때문이 다.
그렇게 조교가 돌아가고서, 풀레임 일행은 풍하랑이 미리 대기시켜 놓 은 자동마차를 타고서 풍제국의 수 도, 태유산으로 입성하였다.
“오오……
풀레임은 반짝이는 눈으로 정신없
이 도시를 구경하였다.
‘익숙한 느낌……!,
동양풍에 가까운 분위기를 가진 풍 제국은 옛날에 원작 로판을 읽을 때 부터 상당히 애착이 가던 나라였다.
비록 그곳의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인기가 별로 없는 바람에 애독자들 사이에서는 크게 화제가 되지도 않 았고, 위키 사이트에 제대로 된 정 보가 등재되지도 않았으나 풀레임만 큼은 풍제국의 설정을 꼬박꼬박 기 억해두었다.
‘보수의 탈을 뒤집어쓴 진보라고 했던가.’
원작 로판 [불행한 공녀님을 사랑 하지 마세요]의 애독자 카페에는 정 치 풍자를 좋아하는 어떤 회원도 있 었는데, 그가 남긴 저 말은 정치 관 련 화제를 싫어하는 사람들 사이에 서도 상당히 유명해져서 풍제국을 통칭하는 단 하나의 문장이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개방적이고 외지 인을 반기고 있으나 그 내부는 풍제 국의 전통이 세계에서 가장 우월하 다는 어떤 선민사상 같은 것들이 존 재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속내랑 관계없이, 풍 제국 자체의 문화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점에서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했기에 풀레임은 이번 관광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운전수가 그리 말하자 풀레임은 저 도 모르게 먼저 문을 열려고 했으 나, 풍하랑이 저지하였다.
,,엥?,,
지금 보니 마유성과 해원량도 가만 히 앉아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중이 었는데, 갑작스레 풀레임이 앉아 있 던 오른쪽 좌석의 문이 열렸다.
자동문은 아니었다.
도착했다고 말한 운전수가 잽싸게 뛰어와 문을 열어준 것이다.
“허 참. 너네 이거 기다린 거냐?”
그녀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묻자 해원량과 마유성이 고개를 끄덕였
“뭔가 잘못됐나?”
진심으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는 두 남학생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바보가 된 기분이 들었다.
“부자 놈들의 삶이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내린 풀레 임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쩍 벌렸다.
한옥마을, 경복궁, 광화문 등등.
그녀가 알고있는 모든 동양풍 궁전 을 죄다 합쳐놓은 듯한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가옥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게 풍가문의, 설도궁…….’
풍하랑의 손짓 한 번에 동양풍 로 브를 입은 마법사들이 스태프를 거 두고서 양옆으로 갈라지더니 붉은색 거대한 대문이 쩌적 열렸다.
“들어가지.”
앞장서는 풍하랑을 뒤따라 풀레임 은 총총걸음으로 주변을 정신없이 구경하였으나 뒤에서 해원량이 머리
를 장난스레 누르는 바람에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그러다 목 빠지겠다.”
“어? 웅. 그러게.”
그제야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철없 고 촌스러웠는지 깨달은 풀레임은 뒤늦게 목을 빳빳하게 세웠다.
자동마차에서 내렸기에 더 이상 탈 것을 통해 이동하지 않을 줄 알았건 만, 그건 또 아니었는지 설도궁 내 부에서 탑승하는 전용 마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것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던 풍 하랑은 뒤늦게 누군가를 보고서, 움
찔 손끝을 떨고서 멈춰섰다.
“응? 왜? 문제있어?”
풍하랑이 멈춰 서자 뒤늦게 멈춘 풀레임은 그의 뒤에서 고개를 쏙 내 밀어 앞을 살펴보았다.
“왔구나, 하랑아.”
“……예. 어머니.”
그곳에는 은색 비단으로 만들어진 드레스를 입은 여인 한 명이 서 있 었는데, 풍하랑과 그 눈빛이 똑 닮 아있었다.
그녀는 풍하랑의 뒤쪽을 살펴보더 니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친구들을 데려왔구나.”
“그렇게 눈치 볼 필요 없단다. 나 는 이 시기에 네가 와준 것이 고맙 거든.”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풀레임은 그제야 풍하랑과 어머니 의 관계를 떠올렸다.
‘저 엄마라는 작자가 풍하랑을 그 리 좋아하지 않는다던가?’
풍하랑에게는 ‘친형’이 두 명 있었 고, ‘친누나’가 한 명 있었다.
그중에서 맏형은 계승권에 가장 가
짜웠으나, 얼마 전 정쟁에서 패배하 여 현재는 근신 증이라고 들었다.
즉…… 저 어머니라는 작자는 자신 이 유일하게 믿고 밀어주었던 맏형 이 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현재 아 무것도 의지할 게 없는 상황.
어머니는 풍하랑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양손으로 따스하게 잡으며 말 했다.
“철후궁에 별구름 상회장의 따님이 방문해 계시다고 하더구나.”
“……그게 저와 무슨 관계가 있습 니까?”
“다른 ‘형제’들이 모두 외지로 파
견을 나가있어 그녀를 반길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 네가 그녀를 맞이하 거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오 래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얼굴마담따위나 하라는 겁니까?”
・コ런 얘기가 아니잖니.”
“그런다고 당신의 입지가 달라집니 까? 일개 상인에게 바람의 일곱 가 문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대는게 정말로 옳은 일입니까?”
풍하랑은 뒤에 풀레임이 있다는 사 실조차 잊고서 언성을 높였으나, 어 머니는 표정 변화 없이 답했다.
“옳은 일이다. 입지가 달라지는 것
도 사실이 ス1. 그녀는 바람 가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아무도 손을 빌려줄 수 없는 상황에 네가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풍 가문어】 큰 덕이 되지 않겠느냐?”
잊을 뻔했다.
이미 자존심 따위는 진작에 내버린 사람이다. 아마도 맏형이 근신한 그 순간부터 그래왔겠지.
“……알겠습니다. 제가 가도록 하 지요.”
그리 답한 뒤 풍하랑은 뒤늦게 풀 레임과 마유성, 해원량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뒤돌아 그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였다.
“미안하다. 풍가문의 전통에 대해 소개시켜주고 싶었는데, 급한 용건 이 생겨버렸군.”
“어? 어어, 아냐아냐. 바쁜 건 어 쩔 수 없지. 우린 너 없어도 여기서 재미있게 보낼 수 있…….”
“잠깐, 혹시 우리도 그 자리에 참 여할 수 있겠나?”
“..엑?”
풍하랑이 미안해하는 것 같아서 애 써 달래주려는데 옆에서 해원량이
먼저 끼어들었다.
“참여하겠다고……r
**그래. 나 자체로는 별볼일 없다만, 대외적으로 만월탑의 후계자로 알려 져 있다. 나와 동행한다면 네 입지 를 다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 다. ……우리는 ‘친구’니까.”
맞는 말이었다.
풍하랑은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었으나 해원량과 친하다는 장점을 내세우면 틀림없이 젤리엘에게서 약 간의 환심을 살 것이다.
젤리엘은 일전에 만월탑주의 도움 을 받은 적이 있기도 하고 아버지가
탑주와 굉장히 친한 관계였으니까.
해원량의 말에 마유성도 고개를 세 번이나 끄덕이며 눈빛을 반짝였다.
“별구름 상회의 젤리엘…… 나도 만나보고 싶어.”
“어? 그럼 나도!”
“하암…… 음? 나도 대답해야 하나?”
“빨리 간다고 해요 독철광 선배 님.”
“컥, 재미없겠군. 그러지 뭐.”
해원량에 풀레임과 마유성까지.
공식적인 자리에는 저들을 데려갈 수 없겠으나, 간단한 부탁을 위해
젤리엘이 직접 요청한 것이므로 크 게 상관은 없을 터.
“괜찮구나. 데려가렴, 네 친구들.”
해원량의 신분을 듣고서는 어머니 도 혹했는지 승낙해 주었기에, 더 이상 거절할 명분은 없었다.
“……그래. 함께 가도록 하지.”
* * *
한편, 철후궁.
젤리엘은 창밖을 멍하니 내다보면 서 내리쬐는 햇볕을 맞이하였다.
그녀는 하이 엘프로서 햇빛에 노출 되는 것만으로도 며칠을 버틸 수 있 는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었는데, 매일 고급 식단으로 영양소를 채우 는 그녀가 굳이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려는 건 아니었다.
‘골치가 아프게 됐어.’
표정을 찌푸리고서 철후궁의 마음 에 안 드는 꼬라지를 살펴보았다.
‘이러려던 게 아닌데.’
본래 그녀의 목적은 단순했다.
백유설이 풍제국의 태유산에 임무 수행을 위해 잠깐 들렀다기에, 조용 히 찾아가서 잠시 얼굴이나 볼 생각
이었다.
그런데 운전수의 실수로 자동마차 의 별구름 마크 하나를 떼지 못했는 데 그 탓에 바람의 일곱 가문에서 버선발까지 벗고 부랴부랴 달려와 맞이하는 바람에 위치가 곤란해졌 다.
왕족에게 대우받는 것을 좋아하지 는 않는다. 애초에 금전욕은 있을지 언정 명예욕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금전 하나로 인해 왕족들이 자신에 게 고개를 숙여대는 꼬라지를 볼 때 마다 상당히 엿 같은 기분이 들었다.
電리 나가야 하는데……
언제 백유설이 임무를 끝마치고 페 르소나 게이트에서 빠져나올지 모른 다. 그러나 왕족들은 젤리엘이 이곳 에 찾아온 ‘뭔가 굉장한 이유’가 있 다고 생각하여 조금 과한 대우는 물 론 아예 바람의 일곱 가문을 모조리 모아서 대회의까지 열려고 하였는 데, 젤리엘이 황급히 거절한 덕분에 그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연 알기나 할까.
젤리엘이 찾아온 ‘뭔가 굉장한 이 유’가 고작 스텔라의 1학년 학생 한 명의 얼굴을 보기 위함이라는 것을.
지금은 일단 작은 도움이나 요청하 고 싶다는 핑계를 대서 사람들을 물 러냈으나, 뭘 도와달라고 할지도 결 정하지 못해서 골치가 아프다.
애당초 바람의 일곱 가문이 자신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이나 있을까.
그녀가 찾고자 하는 사람은 이 세 상에 단 두 명.
은세십 일월과 백유설뿐인데 .
바람의 일곱 가문 중 그 누구도 그들의 행방을 알지 못할 것 같았 다.
’……적당히 시간만 떼우는 거야.’
어차피 아무 부탁이나 대충 해도 저들은 나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유감을 가볍게 표한 뒤 돌아갈 것이다.
‘시간은 금이니까.’
이러고 있을 시간에도 백유설이 벌 써 떠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젤리엘은 발을 동동 굴렀으나, 그런 다고 시간이 빨리 가지는 않았다.
그녀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풍제국의 구름은 느리게만 흘러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