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51)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51
73. 스텔라⑴
최근, 스텔라 아카데미에 묘한 소문 이 돌았다. 사실 묘하다는 사족을 굳 이 붙일 필요도 없는 게 스텔라의 학 생들은 대부분 이 소문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거 들었어? 몇 달 전에 1학년의 스칼렛이 실종됐잖아.’
‘알아. 1학년에서 제일 인기 많았던 애가 한순간에 사라졌는데 모를 수 가 없지.’
‘그때 백유설 선배도 같이 사라졌 던 거 알지?’
‘당연하지.’
‘알고 보니 사라진 게 아니라 교장 선생님의 지시로 직접 스텔라 기사단 을 이끌고 스칼렛을 찾아왔다나 보卜.’
‘뭐어? 진짜?’
‘응. 교육생관리부에서 알바하는 친 구가 서류 세절하다가 우연히 봤는 데 스텔라 교장 직인까지 떡하니 찍 혀 있었더라구.’
대충 저런 내용의 소문이었다.
심지어 학교 내에서 실제 증거물을 본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었기에 해 당 소문은 단순히 근거 없는 헛소문 이 아니라 확신에 가까운 소문이었다.
늦가을을 넘어 겨울처럼 쌀쌀해져 가는 이 시기에 뒤늦게 복귀한 스칼 렛을 향한 관심이 쏠리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백유설은 무슨 사건 하나 칠 때마 다 몰리는 관심에 익숙해졌기 때문 에 대놓고 무시하고 다니고 있었으 나 스칼렛은 그렇지 못했다.
“너 진짜야? 흑마인한테 납치됐었
다면서?”
“……뭐?”
“그런데 갑자기 백유설 선배가 하 늘에서 백마를 타고 나타나더니 모 든 흑마인의 목을 썰어버리고서는 공주님 안기 자세로……!”
“무슨 헛소리야……?”
“그 뒤에는 수백 명의 스텔라 기사 단이 도열해 있었다고 들었어!”
……그러니까.
소문은 1%의 진실과 99%의 과장이 섞이게 마련이었다.
백유설이 교장 선생님의 허락을 받
고, 실제로 스텔라 기사단을 움직이 는 권력을 부여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백유설은 실질적으로 스텔 라 기사단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서류상으로 스텔라 기사단을 부려 먹을 수는 있지만 그는 혼자서 활동 하며 정보를 얻는 것이 더 편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백유설은 백마를 타지 않는 다. 애당초 말이 달리는 것보다 백 유설이 전력으로 점멸하며 질주하는 게 더 빠를 것이다.
‘으윽…… 망할 인간 놈들.’
점심을 먹는 와중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서 자꾸만 말을 거는 통에 스칼렛은 밥을 넘길 수가 없었다.
평상시 그녀가 얌전한 척을 하며 지낸 탓에 성질 사나운 진짜 성격을 모르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야, 너 감당은 할 수 있겠어?”
모두가 질문 공세를 펼치는 와중, 주근깨가 인상적인 소녀 한 명이 비 웃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뭘 감당해?”
“하, 모르는 척하는 거야? 아니면 순 수한 척이야?”
«..?,,
“백유설 선배. 원래는 홍비연 공주 님과 사귀는 사이였다던데?”
그제야 소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 를 파악한 스칼렛은 해괴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표정으로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서 표정이 엉뚱하게 일그 러져버린 것이다.
그것을 보고 스칼렛이 당황했다고 생각한 소녀는 더욱 세게 몰아붙였 다.
“역시 알고 있었구나? 뒷감당, 되 겠어? 홍비연 공주님의 애인을 뺏은 거나 마찬가진데.”
소녀는 일부러 선배라는 단어보다
도 공주라는 단어를 강조해서 말했 다. 홍비연이 그렇게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데 너는 그런 사람을 건드렸 으니 죽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 은 모양새였다.
“아니, 뭐…….”
솔직히 스칼렛은 백유설이 누구와 사 귀고 있든,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아돌레비트의 공주? 분명 아돌레비 트 왕가가 대단한 것도 사실이고 홍 비연이 특별한 운명을 타고나서 머 지 않은 미래에는 자신과 동등한 힘 을 지닐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으 나,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사실 라이벌이 아예 없는 것보다, 있는 편이 더욱 재밌다.
지루하고 루즈했던 기나긴 삶.
자신과 동등한 스펙을 지닌 여인과 경쟁하여 남자를 쟁취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되고 짜릿한 일이 될 것이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끝끝내 백유설 을 얻어낸다면 그때 느껴지는 쾌락 은 또 어찌 달콤하겠는가?
분명 영원히 잊지 못할 끝내주는 경험이 될 것이다.
소녀의 의도는 ‘너는 한 학년 선배 를 건드렸으며 심지어 그 선배가 왕
가의 공주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사실상 스칼렛에게 있어서 선후배나 신분 차이 따위는 아무것 도 아닌 일.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이 렇게 말할 수 있었다.
“괜찮아. 어차피, 내 거거든.”
“……뭐?”
순간, 정적.
시비를 걸던 소녀는 물론 동급생들 과 그녀를 보기 위해 찾아온 선배들 도 침묵하고 말았다.
스칼렛의 당당한 그 한마디는 홍비 연 공주에게 던지는 선전포고나 마찬
가지였기 때문이다.
“너…… 진짜 뒷감당 되겠어?”
“뭐 어때? 그리고 홍비연 공주님이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그렇게 음해하 려는 거야? 내가 아는 홍비연 공주 님은 자애롭고 마음이 넓어서 이런 사사로운 일에 사적인 감정을 두지 않으신다고 들었는데……
그러면서 스칼렛은 은근한 눈으로 소녀에게 말했다.
“넌, 설마 홍비연 공주님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에 학생들의 시선이 소녀에게 몰리 자 그녀는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아, 아니! 내가 언제! 그냥 네가 걱정돼서……
“그런데 왜 뒷감당이나 각오니 그 런 살벌한 말을 쓰는 건데? 홍비연 공주님은 나한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네가 공주님의 대변인이 라도 되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무어라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애초에 열일곱밖에 먹지 않은 소녀 가 스칼렛에게 대든 것 자체가 잘못 이다. 살아온 세월이 다른데 말싸움 으로 이길 수가 있겠는가?
“아, 아무튼 조심히 지내라고!”
“뭔 소리래.”
결국 소녀가 횡설수설하며 도망쳐 버리자 스칼렛은 급격히 몰려오는 자괴감에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것이랑 말싸움해서 무슨 이 득이 있다는 건지.’
인간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 사로운 감정을 극복해야만 하거늘, 아직도 정신연령이 저 아이들과 다 를 바가 없다.
좋게 말해서 정신연령이 젊고, 나 쁘게 말해서 애새끼다.
‘게다フト••… 조용히 지내라는 약속 도 받았으니까.’
스칼렛은 주먹을 쥐락펴락하며 수저 를 쥐었다.
덜덜 떨리는 손이 숟가락의 무게조 차 버거워하는 듯하다.
이 신체는 분신이 아닌, 본체다.
무려 마녀왕의 본체가 세상 바깥으 로 나왔으니 이제는 그 힘에 제약이 아예 없을 줄로만 알았거늘, 실상은 그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분신체로 다닐 때보다도 더 마력 운용이 힘들었으니까.
백유설은 이 현상을 두고 ‘마나가 저린 모양이네’라고 간단히 평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자면, 너무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있으면 다리에 피 가 통하지 않아서 저린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스칼렛이 마나를 봉인한 채로 살아 온 세월이 어언 수백 년.
찔끔찔끔 실처럼 새어 나오는 마나 를 간신히 운용하던 스칼렛이 갑작스 레 봉인이 풀렸으니, 급격히 후폭풍이 몰려온 것이다.
서서히 원래의 힘이 회복되기는 하 겠다만, 예전과 같은 무적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 요할 테니 그사이 적이 찾아와서 공
격하면 큰일이므로 조용히 지내라는 것이 백유설의 당부였다.
학생들의 관심 속에서 간신히 식사 를 깨작깨작 끝마친 스칼렛은 도망 치듯 식사를 빠져나왔다.
그녀의 다음 목적지는 매점.
갇혀있는 동안 스텔라 매점의 크림 빵을 먹지 못해서 근질근질했다.
스텔라의 매점에도 사실상 등급은 존재했는데 평민들이 이용하는 저렴 한 매점과 귀족과 부자들이 이용하 는 매점까지 두 부류로 나뉜다.
스칼렛은 보통 평민 매점을 이용하 는데 귀족 매점의 크림빵은 별로 맛
없기 때문이다.
뭐 하나 궁금해서 물어보겠답시고 다가오는 학생들을 제치고 매점으로 달려가던 스칼렛은 무언가를 보고서 본능적으로 몸을 숨겼다.
“오랜만에 와서, 한다는 말이 그건 가요?”
“아니 동아리 활동을 너무 안 했 다고…… 어제 복귀하자마자 바로 한 소리 들었거든.”
백유설. 그리고 또 한 명의 소녀.
‘에이젤 모르프…….’
홍비연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운명 을 타고난 소녀 중 한 명.
이번 세대에는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스칼렛과 마찬가지로 세상 을 뒤흔들 만큼이나 커다란 운명을 가진 소녀들이 동시에 태어났는데, 유 감스럽게도 전부 스텔라 아카데미에 다니는 중이란다.
“그래서요?”
“오늘 끝나고 같이 밥이나 먹자고.”
“마유성 씨도 오겠죠? 식당 보는 안목이 끝내주던데.”
“아니. 우리 둘만 갈 거야.”
“……왜죠?”
스칼렛은 청각이 좋았다.
과거형이 다.
지금은 그다지 좋지 않다.
봉인에서 풀려난 뒤 모든 능력이 거의 복구되지 않아서 사실상 1클래 스 수준의 마법도 사용하기 힘들 지 경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대화를 제대로 엿들 을 수가 없었는데 순간 답답해진 마 음에 표정을 찡그리던 스칼렛은 자 신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겨?’
둘이 같이 있다는 이유로 굳이 숨 을 이유가 대체 뭐란 말인가.
예전 같았다면 그냥 당당히 지나치 거나 끼어들었을 텐데 말이다.
,……쓸데없는 걸 신경 쓰고 있어.’
마음을 다잡고 나서려고 했으나 발 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
스칼렛, 그녀는 천 년의 세월을 살 아왔으나 이런 특이한 감정을 느껴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감정을 마음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스칼렛은 한 명의 소녀에 그치지 않 았으니 평범한 보통의 인간보다도 못하는 바보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에이젤과 백유설은 저녁에 뭘 하네 어쩌네를 하며 지나쳐서 사라졌고, 그제야 스 칼렛은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에휴…… 이러고 살기도 쉽지 않은 데. 삶이란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꼬맹이가 웬 인생 타령이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스칼렛 은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리 약해졌다지만, 이건 심하다. 뒤에서 누가 다가왔는데도 전혀 모르고 있 었으니까.
어쩐지 어젯밤, 스텔라에 복귀하자 마자 백유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자랑하는 호신용 아이템을 이것저것 붙여주었는데 괜히 그런 게 아니다.
“너는…… 풀레임?”
“풀레임 선배라고 불러, 짜샤.”
“무, 무슨 일로 왔는데요?”
“웅? 너 훔쳐보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당당히 쳐다보 는 것도 훔쳐보는 거라고 하나요?”
스칼렛은 백유설의 신신당부를 따라 서 선배에게는 반드시 존댓말 쓰기를 실천하였다.
“뭐 어때. 안 들켰잖아? 그럼 성공
이지.”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었다.
세상에, 천 년의 연륜을 지닌 자신 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다니.
스칼렛은 속으로 풀레임에게 감탄 하였다.
“그래서, 무슨 일로 백유설을 훔쳐 보고 계셨당가?”
그녀는 뒤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백유설과 에이젤은 이미 떠나고 없 었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어서요.”
“응. 그런 거 같아. 안 그래도 최근 에 너랑 백유설의 소문이 무성해서 궁금했거든. 대체 무슨 일인지.”
풀레임은 그리 말하더니 어깨를 으 쓱 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너도 걱정되 네.”
“……걱정된다고?”
“보아하니 우리랑 비슷한 처지인 것 같아서 말이야. 아차, 시간 다 됐 네. 난 이만 가 볼게. 잘 있어, 나이 많은 후배님.”
“뭐, 뭐?”
풀레임이 자기 할 말만 끝마치고서 후다닥 달려가버리자 스칼렛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비슷한 처지라고? 아니, 그보다 내 정체가 마녀인 걸 알고 있어?’
자신의 정체를 아는 자는 이 학교 에서 백유설과 엘트먼밖에 없다.
그리고 그 둘의 입은 그렇게 가볍 지 않다.
그렇다는 건, 저 소녀가 자력으로 스칼렛의 정체를 알아냈다는 의미.
‘내가 아무리 약해졌다지만, 그게
말이 돼……?,
원작과 로판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는 스칼렛으로서는 심히 당혹스 러운 일.
뒤늦게 풀레임 또한,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소녀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서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백유설을 차지하는 건 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 되리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더 장애물이 많 은 것 같아서,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 스칼렛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