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5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58
74. 흑마도왕(4)
회련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상처를 크게 입은 이상 흑 마도왕은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행 사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회련은 그러한 사항을 바탕 으로 두고서 자신의 입맛대로 흑마 인 군단을 지배하려고 들 터.
흑마도왕은 그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아들들아.”
““예! 아버지!””
그의 부름에 일곱 명의 아들들이 즉시 왕좌 앞에 나타나 무릎을 꿇었 다. 어떤 아들은 덩치가 흑마도왕보 다도 두 배나 더 컸으며 어떤 아들 은 보통 인간의 체구만큼이나 작았 는데, 그들의 생김새가 모두 인간과 비스무리하며 뿔이 없다는 점이 공 통점이 었다.
그렇다.
그들은 모두 흑마인과 인간 사이에
서 태어났으나, 흑마인의 핏줄을 더 욱 짙게 타고난 존재.
인간과 흑마인의 힘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흑마인들이었 다.
“너희들이 기다리던 시간이 왔다.”
기다리던 시간.
그 말에 일곱 아들 모두 고개를 번쩍 들었다. 흑마도왕의 차기 후계 자는 사실상 마유성으로 정해져 있 었으나 아주 만약에 그가 왕위를 계 승받지 않을 경우 ‘마도혈투’를 통 해서 진정한 후계자를 가리게 된다.
흑마도왕이 마유성을 워낙 애정하 여 이날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 거늘 기어코 그 멍청한 막냇동생은 끝까지 왕위를 거부한 것이다.
“드디어 이런 날이……!”
“반드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이제 막내 따위가 어떻게 하든 상 관없다.
모든 흑마인의 왕.
그 자리를 갖게 되면 흑마인의 규 율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있으며 세계의 수많은 강자들과 마음껏 싸 우며 힘을 기를 수도 있다.
흑마인은 인간보다 강하다.
그런 흑마인의 정점에 선다는 것은 곧 세계의 정점에 선다는 것.
아버지가 상처 입고, 마유성이 왕 위를 거부하는 지금이야말로 정점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하지만…….”
흑마도왕은 기뻐하는 아들들 앞에 서 말을 이었다.
“지금은 저들이 내가 약해졌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러니, 지 금에 와서 너희가 마도혈투로 왕위 를 계승받아 봐야 진정한 적법자인 가에 대한 의문이 쌓이겠지.”
그건 아들들 역시 알고 있었다.
다만, 당장 눈앞의 기회에 기뻐하 고 있었을 뿐.
“그러니 너희들이 증명해야만 한 다. 나가서 싸워라. 너희들의 혈통을 의심하는 모든 흑마인의 목을 뜯어 서 매달아 보여라. 모두가 납득할 때까지. 너희가 힘으로 왕이 되었음 을 깨달을 때까지.”
그에 아들들은 동시에 무릎을 꿇고 서 흑마도왕을 향해 고개를 조아렸 다.
비록, 마유성만큼 총애를 받지는 못하였으나…… 저들 또한 흑마도왕
의 혈통을 이어받은 존재.
심지어 아직 성장 중인 마유성과는 달리 저들은 거의 성장을 끝마쳤거 나 이미 완성형이 된 이들도 있었 다.
하나하나가 8리스크에서 9리스크 에 준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 데다가 각각 군단을 보유 중이었기에 저들 이 세상에 나서는 순간 흑마인 사회 는 크게 불타오를 것이다.
‘회련, 네가 무슨 뜻을 가지고 있 었든 간에…… 나를 죽이지 못한 시 점에서 너의 패배다.’
흑마도왕은 고갯짓으로 일곱 아들
을 세상 바깥으로 보낸 뒤 팔을 괴 였다.
여전히 가슴의 상처가 아물지 않는 다. 50년 전, 한때는 스승이었던 엘 트먼 엘트윈과의 혈투 이후로 능력 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서 이런 상처조차도 오랫동안 앓아야 한다.
아마도…… 이 상처가 완전히 치유 되기 전에 자신은 또다른 싸움에 휘 말려 죽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을 직감하고서 흑마도왕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끝내 내가 보고자 하는 세상은 볼 수 없게 되었군.’
아들 일곱을 보내어 흑마인들을 제 패하라고 명령하였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아들들이 패배해도, 승리해도 상관 없다. 결국 아들들의 승리는 세상의 정복 따위가 아닌 흑마인 사회의 제 패일 뿐이었으니까.
흑마도왕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하나로 통일된 세계.
차별도 없고, 고통도 없는…… 그 런 완벽한 세계에서 단 한 명의 초 월자로 인해 지배되는 사회를 원했
그는 그 초월자가 될 수 없었다.
생명체의 본질적인 한계 때문이었 다. 그러나, 마유성이라면.
막내아들이라면 그 한계를 틀림없 이 넘어서 세계를 하나로 통일하는 초월자가 될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니 왕위를 물려받기만 하면 모 든 꿈을 완수하고 마음 편히 눈 감 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구나. 참으로 아쉬워.”
흑마도왕은 그리 독백하며 눈을 감 았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블 랙킹던은 흑마도왕이 서서히 잠에 빠져드는 사이 조용히 흑색의 고성
을 빠져나왔다.
‘이 모든 게 백유설 때문이다.’
블랙킹던은 주먹을 쥐며 백유설의 이름을 떠올렸다. 흑마인의 이름에 먹칠을 하며, 동시에 흑마도왕의 막 내아들을 꼬셔서 타락시킨 존재.
‘폐하의 계획은 원래대로 굴러가야 만 한다. 위대한 그분의 의지를 감 히 거스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 아.’
블랙킹던.
그는 현재 자신이 충성하던 흑마도 왕이 힘을 잃고 서서히 약해져가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흑마도왕이 평생을 공들여 세 웠던 계획이 단 하나의 인간에 의해 망가졌다는 사실조차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성을 반쯤 잃었을 지도 모른다.
‘원흉을 제거해서 모든 것을 원래 대로 돌려야 한다.’
이제 와서 그를 제거한다고 아무것 도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까 지 냉정하게 생각하기엔, 이미 그의 머리가 흑마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성을 잃기 직전의 상태.
어찌 보면 흑마인에게 있어서 가장
위험한 순간.
블랙킹던은 아주 오랜 시간 이성을 유지해온 뛰어난 흑마인이었으나 더 이상은 그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
‘백유설을 죽인다.’
* * *
한 달이 흘렀다.
첫눈이 막 피어나는 계절.
백유설은 겨울용 코트를 입고서 여 느 때와 같이 체력단련을 위해 훈련 장으로 향했다.
그간, 참으로 평탄하게도 지냈다.
스칼렛과 자주 만나며 그녀의 멘탈 을 케어해 주는 것과 더불어 능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이 제는 백유설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 가 되었다.
그만큼이나 그의 일상에 여유가 생 겼다는 것.
그리고 유난히도 풀레임과 마주치 는 일이 잦았는데, 하필이면 비어 있는 자리가 그녀의 옆자리라든가 깜빡하고 잘못 들어간 여자 화장실 에 하필이면 풀레임 혼자 세수를 하 고 있었다든가 하필이면 잘못 들어
간 탈의실에 풀레임이 옷을 갈아입 고 있다든가…….
‘왜 이렇게 잘못 들어간 곳이 많 지?’
어떻게 착각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정말로 착각이 맞다. 깜빡 졸면서 잘못 찾아 들어간 곳에는 꼭 반드시 풀레임이 있었는데, 그렇게 자주 마 주치다 보니 분위기도 묘해졌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서로 샤워 를 하거나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마 주쳐서 묘하게 비밀을 많이 공유하 게 된 탓이었다.
10대 남녀가 서로 그런 비밀을 공
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한 감정이 싹트기에는 충분했으나 풀레 임이나 백유설이나 정신 연령은 굉 장히 높아서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 은 없었다.
달칵!
별생각 없이 훈련장의 문을 열고 들어선 백유설은 또 풀레임과 마주 치게 되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만, 이번엔 조금 다른 경우였다.
먼저 와있던 풀레임은 아무도 없는 조용한 훈련장에서 불까지 꺼놓고서 는 조용히 무릎 꿇고서 창밖을 바라 본 채 양손을 꼭 모아 쥐고 있었다.
마치, 기도하는 사람처럼.
그녀의 등 뒤에는 날개가 펄럭이고 있었는데 이전에 보았던 것과는 느 낌이 완전히 달랐다.
예전에는 천사들의 새하얀 깃털이 모여있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빛무 리가 모여서 만든 오로라가 날개의 형상을 이룬 것처럼 보였다.
백유설은 조용히 구석에 앉아서 그 녀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30분, 그리고 한 시간.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풀레임은 기도를 끝내고 눈을 떴는데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던 백유설과 눈이
마주치고서는 기겁한 표정이 되었다.
“이번엔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느낌?”
“아, 아니? 아무것도.”
그녀는 크흠흠! 하며 헛기침을 하 더니 머리를 풀어헤쳤다. 머리 길이 가 꽤 길어져서 이제는 목덜미 아래 로 쭉 내려와 날개뼈까지 닿는다.
“무슨 일인데? 몰래 훔쳐보기나 하 고.”
“아니. 내가 뭘 훔쳐봐. 헛기침까지 했고 인기척도 냈는데.”
“……그랬나?”
“그냥 운동하러 왔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 안 했지.”
풀레임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머리 카락을 꼬았다.
고마워.”
“뭐가?”
“조용히 혼자 생각하고 싶었거든.”
“기도하는 거 아니었어?”
“기도가 맞다면 맞을 수도 있겠지 만…… 잘 모르겠어.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거든. 아, 너라 면 알 수도 있으려나?”
모른다.
원작 게임의 풀레임에게 저런 능력 이 있었던가?
“글쎄. 나도 처음 보는데.”
그래서 백유설이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자 풀레임은 눈을 동그랗게 떴 다. 그렇게까지 놀란 표정을 보는 것은 또 처음이었기에 도리어 백유 설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뭘 그런 표정이야?”
“어, 응…… 아니. 너는 다른 세계 의 무수히 많은 나와 마주쳤잖아. 그래서 나에 대해 모든 걸 다 안다 고 생각했어.”
다른 세계의 풀레임?
거의 본 적 없다.
오히려 눈앞에 있는 풀레임이 최초 이자 마지막이었으므로 그에게 있어 항상 새로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녀는 무엇을 어떻게 착각 했는지 묘하게 기쁜 표정이었다.
“다행이다. 너는 나에 대해서 뭐든 다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네가 모 르는 나만의 새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그게 뭐가 다행이야?”
“이제 네가 다른 세상을 여행하더 라도, 이런 모습의 나만을 따로 기 억해 줄 수도 있다는 거잖아?”
“……내가 다른 세상에 갈 일 따위 는 없어. 절대로.”
“흠~ 그게 네 마음대로 되는 거였 어?”
풀레임이 알기로 백유설은 죽으면 자연스럽게 과거로 회귀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이 수천 번이 넘도록 회귀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보통의 인간이라면, 도중에 포기했 을 것이다.
그리 생각했지만.
“당연히, 내 마음대로지.”
“……에.”
백유설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음대로야. 이 세상이 멸망하면 나도 여기서 죽는 거야. 다른 세상 은 내게 없어. 나는 여기에 모든 것 을 걸고 살아갈 거야.”
예상치 못한 말을 들어버린 탓일까 풀레임은 한동안 멍한 표정을 풀지 도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 그런 얘기를 지금까지 몇 번
이나 했어?”
“전혀. 처음이야.”
“그… 그래……「
풀레임은 백유설의 시선을 피해서 눈을 살짝 내리깐 다음 개미가 기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
“미안할 것까지야. 정 마음에 걸리 면 나가는 길에 빵이라도 사든가.”
“빵…….”
이 와중에 한다는 얘기가 고작 빵 이라는 말인가. 순간 어이가 없어져 서, 그래서 마음이 놓였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려서.
풀레임은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 다. 저런 것이야말로 백유설이 자신 을 안심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았으니까.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닐 것이다.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면 다 른 말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 백유설이었으니까 굳이 거짓을 말할 필요는 없다.
‘거짓말이 아니라는 거지…….’
백유설의 마지막.
무수히 많은 시간대를 달려온 그의 마지막 여행.
그 세계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만 으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풀레임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선 평상시와 같이 해맑은 웃 음을 입가에 맺고서는 말한다.
“그래, 좋아. 그냥 매점의 빵을 통 째로 사다 줄게. 대신 앉은 자리에 서 다 먹어.”
“아니 그건 좀.”
“가자!”
그리 소리친 뒤 그녀가 백유설에게 달려들어 그의 팔목을 낚아채는데.
그 순간, 갑작스레.
펄럭-!!
풀레임의 등 뒤에서 휘황찬란한 금 빛의 날개가 돋아났다.
평상시처럼 한 쌍이 아닌, 무려 두 쌍의 날개가.
“어, 어어?”
그러고선 날개의 힘에 의해 공중으 로 떠오른 풀레임은 당황하여 손을 허우적거렸다.
“이게 뭐야!”
날개가 말을 듣지 않는다. 제어하 려고 해도 자꾸만 하늘로 솟아오르
려고 하는 바람에 발에 땅을 디딜 수 없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마치…… 날개가 그녀를 납치하려 는 것만 같았다.
그런 불길한 생각에 풀레임의 안색 이 창백해ス]자, 백유설이 그녀의 팔 목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아…….”
그 순간 멈춰서는 풀레임의 몸.
백유설의 완력에 의해 날개는 더 이상 풀레임을 끌고갈 수 없었다.
“천천히 해봐.”
“무, 뭘?”
“원래도 너는 날개가 있었잖아.”
“그건…… 그냥 천사들의 도움으로 있었던 거야. 내 날개가 아니라고.”
“그럼 지금부터 있는 셈 치고 움직 여봐. 팔다리를 움직이듯이.”
“그게 말처럼 쉽게 될…… 으악?!”
백유설은 자신의 말을 끝마치자마 자 팔을 놓아버렸다. 그러자 놀랍게 도, 풀레임은 더 이상 하늘로 끌려 가지 않을 수 있었다.
여전히 백유설이 잡아주고 있는 것 처럼.
“어? 어라? ス], 진짜 되네?”
“이야…… 이거 자전거 연습시켜 주는 느낌이네.”
풀레임이 당황스러운 눈으로 날개 를 제어하자 백유설은 크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다시 붙잡았다.
“이제 됐으니까 내려와. 그 더러운 놈들은 너를 데려갈 수 없어.”
“그 더러운 놈들……?”
“천사 말이야.”
“아…….”
그녀가 다시 땅에 발을 딛었으나 백유설은 꽉 잡은 손을 놓지 않았
다.
“이거, 생각보다 골치 아프네.”
“뭐가……r
“날개가 안 사라지잖아. 이렇게까 지 저항했는데.”
“어, 웅. 그러네?”
“아마도 너를 계속 데려가고 싶은 모양인데……. 혼자서 되겠어?”
그 말에 풀레임은 힘껏 고개를 저 었다.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당분간은 내 가 붙잡아 줄게. 불만 있는 건 아니
지?”
“그럼 계속 잡아줄 수는 없잖아?”
“그, 그렇지? 아무래도. 서, 서로의 사생활이라는 것도 있고…….”
“그러니까 당분간.”
당분간. 정말 당분간이다.
그러나 그것은 풀레임을 만족시키 기에는 아주 충분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