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ark Knight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74)
가니아고스
* * *
쿠구구궁.
지하 공간에 진동이 울려 퍼졌다. 바닥에 고인 피에서는 형형색색의 빛이 명멸하기를 반복했다.
이윽고 허공이 찢어졌다.
양옆으로 커튼처럼 열린 공간에서 커다랗고 미끈한 머리가 튀어나왔다.
길쭉하고 거대한 몸. 파충류 특유의 단단하고 짙은 색깔의 비늘. 다섯 개의 뱀의 머리. 어둠을 사르는 흉흉한 10개의 안광.
세상의 이치를 읽어내는 뱀. 만개의 주문을 다루는 악마.
가니아고스의 강림이었다.
곱사등이는 외쳤다.
“아아! 오셨군요! 마침내 돌아오셨군요!”
곱사등이는 눈물을 흘리며 가니아고스에게 다가갔다.
다른 악마 숭배자들도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다음 순간.
콰작!
가니아고스의 다섯 머리가 곱사등이와 숭배자들을 한입에 베어 물었다.
우득우득 씹었고. 꿀꺽 삼켜버렸다.
가니아고스의 배 한편이 부풀어 올랐다.
[으, 으윽. 여기는 어디지…….] [머리가. 머리가 아프다.] [먹을 게 필요해.]가니아고스의 다섯 개의 머리가 각각 두통과 허기를 호소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몸도 잘 가누지 못했다.
놈이 고통에 차 몸을 뒤틀자 주위에 앉아 있던 산제물들이 그대로 으스러졌다.
가니아고스는 본능적으로 그 산 제물들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는 고통 어린 포효를 내뱉었다. 부활의 후유증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듯했다.
포효가 온 공간을 쩌렁쩌렁 울렸다.
그 포효를 들은 것만으로도 홀린 듯이 앉아 있던 주민들이 기절해 쓰러졌다.
정신력이 약한 자들은 악마의 위압감을 버텨낼 수 없다.
“크윽. 시, 신이시여.”
탈로스를 포함한 이단 심문관들도 이를 악물었다. 무언가가 머리를 짓누르는 느낌이다.
제대로 두 다리를 펴고 서 있을 수가 없다.
그들은 지상에 강림한 악마를 보고 공포에 떨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은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완전히 굳어버리거나.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거나.
그들은 후자였다. 이단 심문관들이 평생 쌓아온 신앙이 근거 없는 용기를 불어넣었다.
탈로스를 제외한 이단 심문관들이 일제히 땅을 박찼다.
“저 부정한 것을 지워버려야 한다!”
“신이시여 힘을! 용기를!”
“잠깐! 멈춰라!”
탈로스가 만류하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단 심문관들은 온몸을 짓누르는 압박감을 떨쳐내고, 용맹하게 달려들었다.
그들의 갑옷과 무기가 하얀빛을 발했다. 찬란한 빛이다.
숱한 사선을 넘어온 역전의 용사들답게 이단 심문관들의 움직임은 기민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하지만.
[으음?]가니아고스는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도 가까이 다가오는 날벌레들을 알아차렸다.
그 눈이 한번 명멸했다.
그러자 이단 심문관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강한 압력이 그들을 사로잡았다.
“어, 어억!”
“으윽! 이게!”
이단 심문관들이 허우적거렸다.
어떻게든 이 압박감에서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의미 없었다.
우득!
이단 심문관의 허리가 반대로 꺾였다. 그다음에는 다리가. 팔이. 머리가 차례대로 꺾여 마치 둥근 공처럼 찌그러졌다.
“시, 신이시여.”
“죽여…….”
목이 꺾여버린 이단 심문관은 그러나 여전히 숨이 붙어 있었다.
사제 특유의 질긴 생명력 탓에? 아니다. 가니아고스가 일부러 숨을 붙여놓은 것이다.
가니아고스는 하찮은 미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걸 즐기며, 무엇보다. 살아있는 음식을 선호한다.
이단 심문관들을 가지고 놀던 가니아고스는 그대로 아가리를 벌려,이단 심문관을 갑옷째로 삼켜버렸다.
탈로스는 그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데일이 그런 탈로스에게 다가갔다.
“이봐.”
“…….”
“이봐. 정신 차려라.”
탈로스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데일은 손바닥을 휘둘렀다.
짝!
탈로스가 바닥을 굴렀다. 화끈한 통증에 온몸을 옭아매던 공포가 풀렸다.
“지금 무슨……!”
화를 내려는 탈로스를 무시하고, 데일은 페일과 에스델도 비슷한 방법으로 깨웠다.
물론. 탈로스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대했다.
데일은 정신을 차린 셋에게 빠르게 설명했다.
“척 보면 알겠지? 지금 가니아고스는 불완전한 상태다. 반쪽짜리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지.”
만약 가니아고스가 온전한 상태였다면, 여기 있는 모두는 제대로 서 있지 못할 것이다.
정신력이 약한 자들은 저 악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피를 뿜으며 죽었을 터.
하지만 가니아고스에게 전해지는 압박감은 생각보다 훨씬 덜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가.’
죽은 이를 부활시킨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그게 악마처럼 강력한 존재라면 더더욱.
아무리 긴 시간 계획을 준비하고, 제물을 바쳐도. 불안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충분히 죽일 수 있다. 상대를 악마라기보다는 그냥 조금 강할 뿐인 몬스터라 생각해라. 겁먹을 필요는 없다.”
사실 그것보다는 더 강한 적이다.
하지만 구태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두려워한다고 못 이길 싸움을 이기지는 못하는 법이니.
“조금 강한 몬스터라……. 오만하군.”
차갑게 지껄인 탈로스가 물었다.
“그래서. 계획은 있나? 우리는 가니아고스에 대한 정보가 적다. 좀 더 아는 게 있었다면……. 내 부하들이 근처에도 못가고 죽지는 않았을 테니.”
데일이 망설임 없이 답했다.
“걱정하지 마라. 아마도 놈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드물 테니.”
“뭐?”
그게 무슨 소리냐는 탈로스를 무시하며, 데일은 검으로 가니아고스를 가리켰다.
그리고 설명했다.
“놈은 주문이나 기적으로는 상처입히기 어렵다. 직접 무기로 베어야 한다.”
뛰어난 마법사인 가니아고스는 주문에 대해 굉장히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신성으로 부리는 기적 역시 마찬가지.
거리를 좁혀 무기를 휘두르는 게 제일이었다.
“내가 놈을 상대하겠다. 그 사이에 너희들은 의식에 얽힌 주민들을 깨워서 물러나게 해야한다.”
여전히 수백 명이 넘는 주민들이 홀린 듯이 앉아 있었다.
그들의 몸은 점점 핼쑥해지고 있었다. 가니아고스가 산제물의 생기로 몸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주민들이 머지않아 죽음에 이를 것은 자명했다.
데일은 탈로스를 보며 말했다.
“죽이면 안 된다. 살아있는 채로 의식에서 벗어나게 해야 해. 안 그러면 가니아고스에게 생기가 흘러 들어갈 뿐이다.”
데일은 바닥에 찰랑거리는 새빨간 피를 가리켰다. 가니아고스는 이 피를 통해 생기를 공급받고 있다.
탈로스가 아까처럼 제물을 죽이려고 해 봤자 큰 의미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아래에서 피를 흘리면, 가니아고스에게로 생기가 흘러 들어갈 뿐이다.
설명을 들은 탈로스가 반발하려 했다.
“설령 생기가 흡수된다 해도 산제물만큼의 힘은 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데일이 탈로스의 말을 끊었다.
“탈로스. 내 말을 따라라.”
차갑게 내뱉는 말에 탈로스가 입을 다물었다.
데일의 말에는 항거할 수 없는 힘이 깃들어 있었다.
탈로스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흠칫했다. 한순간이나마 자신이 데일에게 압도당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옆에서 듣던 에스델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런. 데일 경 혼자서 상대하신다니……. 너무 위험합니다.”
데일은 대답 대신 검을 들었다.
위험해도 해야 한다.
그리고 데일에게는 자신감이 있기도 했다.
‘가니아고스.’
참으로 많이도 상대해봤던 적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되었다.
심지어 더 약해진 상태로. 겁낼 이유는 없다.
오히려 기회다. 가니아고스를 사냥하면 데일은 이전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
데일은 더 이상의 의견은 받지 않겠다는 듯. 곧장 땅을 박찼다.
가니아고스는 여전히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지만, 점점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 그래. 기억났다. 나는 머리가 잘려 죽었어. 그 용병왕이라는 머저리.] [대마법사라 불리던 얼간이.] [성녀라는 이름의 갈보.] [우둔한 기사 놈에게! 그 놈들은 아주 비겁한 수를 썼어!] [영악한 놈들!]거대한 몸통에서 길게 뻗어 나온 다섯 개의 머리가 각각 외쳐댔다.
죽음에 대한 억울함과 자기를 그렇게 만든 자에 대한 복수심이 불타올랐다.
그런 뜨거운 감정은 역설적으로, 혼란한 악마의 머릿속을 명료하게 해주었다.
[우리의 기특한 심복이 우리들을 되살렸군] [하지만 의식은 완전하지 않았다. 이 몸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영혼과 피가 필요하다. 안 그러면 달이 지평선으로 사라지기 전에 우리는 다시 먼지로 되돌아갈 것이다.] [피를 먹자! 강력하고 먹음직스러운 피!]가니아고스의 머리가 그렇게 떠들어댈 때.
데일은 가니아고스에게 빠르게 접근했다.
그리고 가니아고스도 그런 데일을 알아차렸다. 가니아고스의 다섯 머리는 데일을 보았다.
그리고 하나 같이 놀라워했다.
[이건 대체…….] [저 놈을 잡아 먹어야 한다! 반드시!] [운명. 운명이다.] [한입에 삼키자!]그들은 이게 웬 횡재냐는 듯. 하나 같이 크게 기뻐했다.
놈들의 눈이 깜빡였다. 주문 구결을 외는 일도 없이, 마법이 발동되었다.
드드득.
데일은 몸을 압박해 오는 강한 마력을 느꼈다. 데일은 압박감이 심해지기 전에 마검을 크게 휘둘렀다.
주문이 베였다. 자유로워진 데일은 한층 속도를 높였다.
이는 가니아고스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예상하지 못했기에 대처도 조금 늦었다. 데일이 땅을 박차 힘껏 뛰어올랐다.
첫째 머리의 길쭉한 목이 눈에 들어왔다. 마검을 크게 휘둘렀다.
촤아악!
마검이 녀석의 목을 베었다.
단단한 비늘 탓에 완전히 잘라내지는 못했지만, 긴 상처를 만들어냈다.
[크아악!]비명을 지르는 첫 번째 머리. 나머지 머리들은 곧장 상황을 파악했다.
[저 검. 위험하다.] [예사 놈이 아니군.] [방심하면 안 된다!]곧바로 멀쩡한 두 개의 머리의 눈이 깜빡였다.
성가시다.
악마는 주문을 영창하지 않고, 즉시 마법을 사용하기에 까다롭다.
놈이 어떤 마법을 사용할지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대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데일은 놈들을 잘 알았다. 어떻게 행동할지도.
‘세 번째 머리는 얼음 마법. 다섯 번째 머리는 바람 계열 마법 전문.’
마력이 이동하는 흐름을 통해 마법이 어떻게 발동할지 읽은 데일은 바닥을 굴렀다.
카창!
공중에 얼음창이 수십 개가 생겨나더니, 이내 데일에게 서 있던 자리에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 다음은 바람의 칼날이다.
바람의 칼날이 데일의 머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 수로의 벽면을 버터 자르듯 갈라버렸다.
조금만 늦었으면 갈라지는 건 데일의 머리였을 것이다.
마법을 피하자마자 다른 두 개의 머리가 데일을 향해 짓쳐 들었다.
쩍 벌린 아가리에 튀어나온 송곳니는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저 송곳니에는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고통을 선사하는 맹독이 맺혀 있었다.
‘역시 빠르다.’
데일은 그 움직임을 신중히 읽었다.
가니아고스의 가장 까다로운 점은 저 다섯 개의 머리가 보여주는 유기적인 움직임이다.
언제나 두셋의 머리는 마법을 부리고, 나머지 머리들은 육탄 돌격을 해온다.
한 번에 다섯의 괴물을 상대하는 것과 같다. 심지어 마법을 잘 쓰는 괴물을.
그 복잡함과 현란한 공격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게 된다.
어떻게든 거리를 벌려 싸우는 걸 시도한다.
‘하지만 그래선 안 돼.’
저 가니아고스를 이기려면 가까이 붙어서 싸워야 한다.
가장 위험한 방식이지만, 오로지 그 방법밖에 없다.
데일은 땅을 한 번 더 박차 도리어 가니아고스에게 더 파고들었다.
양옆에서 파고드는 두 개의 머리를 절묘하게 피해낸 뒤, 바닥을 미끄러져 가니아고스의 뒤편으로 움직였다.
쾅!
데일이 지나간 자리에 성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첫째 머리가 주문을 시전한 것이다.
데일은 그 폭발이 전해주는 충격을 도리어 이동해, 속도를 한층 높였다.
드디어 틈이 생겼다.
가니아고스의 다섯 머리의 공격을 한차례 흘려내고, 다음 공격을 하기 전까지의 작은 틈.
그리고 데일은 아무리 작은 틈이라도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다.
콱!
데일은 가니아고스의 등에 기어코 마검을 찔러넣는 데에 성공했다.
[이놈!]강한 풍압이 데일을 날려버렸다.
미리 마검을 몸에 기대 대비하고 있던 데일은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다시 가니아고스와의 거리가 멀어졌다. 이제 방금 전 선보였던 아슬아슬한 묘기를 반복해야 할 것이다.
가니아고스의 힘이 다할 때까지.
단 한 번만 실수해도 목숨을 잃게 되는 위험한 승부.
하지만 상관없다.
단 한 번이라도 실수하지 않는다면 데일의 승리이니까.
그리고 그런 데일의 활약을 에스델과 페일, 그리고 탈로스가 당황스럽게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저 거리에서 다섯 개의 머리랑 싸워내다니. 마치 저 악마랑 수백 번은 싸워본 것 같지 않습니까. 대단합니다!”
“…….”
감탄하는 둘과 다르게 탈로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충격받은 눈으로 데일을 바라볼 뿐.
그는 자기가 쥔 검에 눈길을 주었다. 자신 역시 저런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 희번떡 뜬 눈에 처음으로 회의감과 허망함이 감돌았다.
그러던 탈로스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리고 말했다.
“구경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계속해야 합니다.”
“아, 예!”
셋은 주민들에게 걸려 있는 주문을 최대한 빨리 해제한 뒤, 그들을 공동 밖으로 옮겼다.
이곳에 잡혀 온 사람만 수백 명이라 굉장히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산 제물로 사용할 사람 하나가 줄어들 때마다, 악마의 힘은 약해질 것이다.
데일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만큼 이들 역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반면.
데일을 상대하는 가니아고스는 심히 당황하고 있었다.
[왜지? 왜 우리 움직임을 훤히 꿰뚫고 있는 거지?] [우리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불가능해!]그들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데일이 예사로운 적이 아니라는 것을.
그런 데일이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조금 전의 공방을 반복하면 이길 수 있을까?
이길 수도 있다. 여전히 가니아고스는 강력했다. 승산을 따진다면 훨씬 우위에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가니아고스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니아고스는 현재 산제물과 의식에 의지해 이 세상에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몸이 붕괴하지 않게.
그리고 죽음으로 되돌아가지 않게 하려면 한시라도 더 빨리 많은 인간을 먹어 치워야 한다.
가니아고스는 위기감을 느꼈다.
[위험하다.] [산 제물을 계속 빼돌리고 있다. 저놈들도 죽여야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 [그렇다면…….]다섯 개의 머리가 의견의 일치를 모였다.
그들의 눈이 동시에 흉흉한 안광을 뿜어냈다.
그간 아끼고 있던 막대한 마력이 몸에서 나왔다. 온 공동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마력 농도가 진해졌다.
지진이라도 난 듯 공간이 우르릉 울린다.
돌 부스러기가 아래를 향해 쏟아져 내린다.
강한 압력이 온 공간을 찍어누른다. 데일은 버티지 못하고 두 무릎을 꿇었다.
‘이런.’
데일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가니아고스가 숨겨온 자신의 온 힘을 개방하려 하고 있었다.
이걸 게임식으로 말하면…….
‘2페이즈가 시작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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