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235)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238화
56. 비켜!(4)
이경훈, 34세, 늦여름.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이경훈이 우연히 찾아낸 것은…….
[드라이브]
드라이브 기능이었다.
자신을 현재의 자신으로 만들었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닌, 5초 후의 게 시판을 ‘사용’하기 위해, 드라이브 기능의 활용에 대해 생각한 것 이…….
‘기능과 기능의 융합!’
드라이브 기능과 다운로드 기능을 ‘커스터마이즈’로 모아, 결합한다.
하나의 독립된 확장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발동한다.
일련의 생성 작업을 해치우는 데에
5분이 걸렸고.
인터페이스를 정립하고 드라이브에 자료를 저장하는 데에는 30분이 걸 렸다.
확장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하면 망설임 없이 삭제했다.
‘커스터마이즈’로 생성과 삭제를 반복하는 중.
2시간이 지났을 무렵, 이변을 깨달 았다.
‘……
확장 프로그램을 켜놨는데도 렉이 걸리지 않았다.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 완전히 자유 로워진 것이다.
모든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데 5 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대신, 훈련 시간이 늘었다.
경기가 시작됐을 때, 이경훈의 전 력 분석 능력은…….
[프랭클린 발데스]
[좌투좌타, 6피트 1인치, 180파운 드]
[26세]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의
커맨드와 무브먼트가 훌륭한 투수]
[이번 시즌 들어 더블 플러스 그레 이드로 올라온 체인지업으로 내야 땅 볼을 유도하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커브의 피안타율이 상당히 높다]
[볼 카운트 싸움을 가져가느니, 2구 내에 승부를 거는 것이 비교적 용이 할 듯하다]
[구종 / 구사율 / 구속 / 구종 가 치]
[분포도 / 피타율 / 기대 타율 / 피 장타율 / 기대 장타율]
인간이 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아득히 초월했다.
‘모든 자료를 들고 출전하는 거나 다름이 없군. 전력 분석 시간도 아 끼겠지만, 정확한 자료를 언제든 확 인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이롭다.’
그 결과가 바로 2구를 노려쳐서 만들어낸 2루타다.
이경훈이 1회 초에 1사 2루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물론, 이경훈은 득점 찬스를 득점 찬스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1사 2루보다는 1사 3루가 유리하 다는 건 당연지사.’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로 처음 3번 타자로 출전하는 토니 필라가 쉽게 타점을 올릴 수 있도록, 3루 베이스 를 노리기로 하는 이경훈이었다.
하나 더 쌓일 도루는 기분 좋은 보너스가 될 터다.
‘이번에 성공하면 마흔두 개짼가? 아무튼, 간다.’
3루 베이스를 정조준하며, 리드를 넓히기 시작한 이경훈이 직접 만든 확장 프로그램, ‘다운로드라이브’를 발동했다.
제법 센스있는 네이밍이었다고 생 각하며, 이경훈이 휴스턴 스페이스
맨스 포수에 대해 읽어내려갔다.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도 있는 수 비 좋은 포수다. 하지만……
[좌완 투수의 무빙 패스트볼이 바운 드되면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는 경 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시즌, 2개월간 재활한 무릎 부상의 여파로 추정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진루를 노려 볼 수 있을 듯하다]
‘좌완 투수, 무빙 패스트볼. 바운드
되기만 하면 완벽하군.’
좌타자인 토니 필라의 타석이기는 하지만 해볼 만하다.
이경훈이 단독 도루를 생각하며 5 초 후의 게시판을 확인했다.
[CHOROKCHANG SPORTS] [샌프란시스코 0 : 0 휴스턴] [3번 타자 토니 필라] [1 구 스트라이크] [2루 주자 이경훈 : 도루 실패 아웃 (포수一3루수 태그 아웃)] [jjkm**** / 이경훈 시즌 1호 도루 실패 그긔그그그그긔긔그그] [drea**** / 저걸??? 굳이???] [Syo니ngb**** / 이경훈도,,, 기록 에 눈이 멀었네,,, 에잉,,,]나타나는 시간이 지체되지 않길래 하나로 합쳐본 초록창 스포츠 문자 중계와 댓글난은 물론.
[버펄로스 게시판] [엥 / BF’s] [아웃?][메이저리그에서는 처음으로 도루 실 패한 거 아닌가 / OO (223.62)]
[그런 것 같은데]
[경훈이 형이 도루 실패로 1사 2루 날릴 수도 있지 oo / oo (58.228)]
[이게 밸런싱이다 oo]
[스페이스맨스 3루수 왜 저리 태그 하냐 / oo (175.223)]
[시비 거나 새끼가]
[저 새끼 SNS 암거나 링크 -1 / o o (27.117)]
[뒤졌다]
[없는디? / OO (39.7)]
[비공한 건가]
버펄로스 게시판도 이경훈의 도루 실패를 알렸다.
반응을 보자니, 어림도 없는 시도 였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러한 나름 이득을 챙 기면 될 일이다.
‘리드를 좁힌다. 도루는 안 하는 척하면서 배터리를 방심시키는 거 다.’
세트 포지션에서 이경훈의 리드를
확인한 휴스턴 스페이스맨스의 선발 투수 프랭클린 발데스가 초구를 투 구했다.
“스트라이크!”
낮은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며, 원 스트라이크.
토니 필라가 이경훈의 위치를 확인 한 뒤, 타격할 태세를 갖췄다.
이경훈이 옅게 웃으며 생각했다.
‘토니는 타격할 셈이군. 적을 속이 기 전에 아군을 속인 거다.’
이제, 적만 속이면 된다.
이경훈이 짧은 리드를 유지하며 5
초 후의 게시판을 띄웠다.
그리고.
[3번 타자 토니 필라] [1 구 스트라이크] [2구 볼] [2루 주자 이경훈 : 도루로 3루까지 진루] [dja**** / 人人人人人人人시 [drea**** / 42호 人人人人人人人 시기는,,, 기록에 눈이 멀어서,,, 쯧쯔,,,]
이경훈이 시즌 42호 도루를 성공 시킬 수 있게 됐다.
그 전에.
‘Syoung 어쩌고는 차단하고.’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되었습니다!]프랭클린 발데스의 세트 포지션을 면밀히 살피던 이경훈이 아주 적절
한 타이밍에 3루 베이스로 내달렸 다.
그런데.
‘어……?!’
휴스턴 스페이스맨스의 3루수 조슈 아 틸슨이 3루 베이스에서 비켜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경훈의 레그 퍼스트 슬 라이딩이 닿을 때가 돼서야 3루 베 이스 뒤로 빠지며, 송구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때, 볼은 휴스턴 스페이스맨스 포수에게 있었다.
3루 베이스를 짚고서 일어선 이경
훈이 이 상황에 대해서 생각했다.
‘스카우팅 리포트에 나왔던 그 상 황, 좌완 투수의 무빙 패스트볼이 바운드되며 포수가 한 번에 포구해 내지 못한 그 상황이다……. 문제 느 ’
그 상황에, 휴스턴 스페이스맨스의 3루수 조슈아 틸슨이 3루 베이스를 막고 있었다는 거다.
이경훈의 도루 성공이 확정적 인…… 굳이 베이스를 막을 필요 없 었던, 뻔한 상황에서 말이다.
그 저의를 의심하기에 충분한 행동 이라고 이경훈은 생각했다.
‘포수의 송구가 제대로 이뤄져서 3 루수가 끝까지 베이스에서 비켜나지 않고서 승부가 됐다면……
불가피한, 어쩌면 의도된 충돌이 일어났을 터다.
공교롭게도, 휴스턴 스페이스맨스 의 3루수는 ‘야비한 T’, 조슈아 틸 스
이경훈이 태연한 척 유니폼의 흙을 털며, 제럴드 포지가 지나가듯이 해 줬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나한테 당하기 전의 실로폰은 이 자식에 비하면 아마추어라지.’
지금 발동한 ‘다운로드라이브’에도
조슈아 틸슨의 더티 플레이를 조심 하라는 코멘트가 비중 있게 적혀 있 다.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거다.
이경훈이 목소리를 깔며 조슈아 틸 슨에게 말했다.
“조심 좀 하지……? 부딪쳤다간 피 차 아플 텐데.”
“오! 영어 좀 하네!”
조슈아 틸슨이 실실 웃으며 말하 곤, 짧게 잇기를.
“너무 쫄지는 말라고. 아프고 안 아픈 건 부딪쳐봐야 아는 거지.”
“뭐……?”
“실수였다는 소리야. 빨리 달려오 다 보니 조금 과하게 나왔을 뿐이라 고. 그랬다는 걸 알아채자마자 뒤로 빠졌고. 결국, 아무도 안 다쳤잖 아‘?”
여전히 웃는 낯인 조슈아 틸슨의 면전에, 이경훈이 위협적으로 경고 했다.
“오스틴 머피라고 아는지 모르겠 군. 그런 놈이 있었지. 어째서인지 아직도 고기를 못 씹는다던데……
“맷집은 자신 있지. 그거 맞고 뻗 진 않을 거다. 너만 조심하면 된다,
이경훈.”
자신의 경고를 도발적으로 받아친 조슈아 틸슨에게 이경훈이 진심을 담아 호소하듯이 말했다.
“후회하게 될 짓 하지 마라, 조슈 아 틸슨. 부탁이다.”
“후회하게 될 짓이라. 인터넷 찌질 이들이 무섭다고 내 플레이를 안 하 는 거……? 뭐, 그건 확실히 후회하 게 될 짓이네.”
어떻게든 해석될 수 있는 미묘한 대답에, 이경훈은 대꾸하지 않으며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홈 플레이트로 내달려갈 채비를 갖
췄다는 거다.
[3번 타자 토니 필라] [1 구 스트라이크] [2구 볼] [2루 주자 이경훈 : 도루로 3루까지진루] [3구 타격] [토니 필라 : 2루수 앞 땅볼 (2루수
—1루수 송구 아웃)] [lucidd**** / 일단 1득——
[saganu**** / 이대로 끝나라 nn-i-in-in 오늘 3점 언더 박았다 I
“I —। —। “1 —i] [phant**** / 토토충 새123끼 신고 좀 해라 새4567끼들아]
딱!
토니 필라의 타구음이 터져 나오기 전에, 이경훈은 이미 홈 플레이트를 향해 쇄도하고 있었고.
“세이프!”
“아웃!”
토니 필라의 아웃 카운트와 맞바 꿔, 선취 득점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가 휴스턴 스페이스맨스를 상대로 이번 시즌 처음으로 낸 선취 득점이었다.
이경훈이 조슈아 틸슨을 향해 조소 하고선 토니 필라와 하이파이브한 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더그아 웃으로 돌아갔다.
수비가 끝나면 공격이 시작되듯, 이경훈의 ‘수비’가 끝났으니 이경훈 의 ‘공격’이 시작될 차례다.
1회 말.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 선발 투수 제이슨 킴벌리는 항상 그랬던 대로 아무 생각 없이 이경훈의 리드를 따 랐고.
“아웃!”
“스윙, 아웃!”
휴스턴 스페이스맨스의 테이블 세 터를 볼 열 개로 잡아내며, 오늘의 등판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구위로 퍼펙트 게임을 했다 고……? 내셔널 리그 타자들의 상태
가 의심되는데.”
휴스턴 스페이스맨스의 3번 타자, 조슈아 틸슨을 맞이했다.
이경훈이 포수 마스크 너머로 미소 하면서 대답했다.
“타석에서 상대하면 생각이 달라질 텐데. 놀라 팔짝 뛸 거다.”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속는 셈 치고 한 번 쳐보지, 뭐.”
조슈아 틸슨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자신이 한 말만은 반드시 이뤄지게 만들 수 있는 이경훈이었 다.
‘미안하다, 제이슨.’
이경훈 때문에, 제이슨 킴벌리는 잡을 수 있는 타자를 1루 베이스에 내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이슨 킴벌리는 이경훈의 사인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고개를 짧게 끄덕이곤 곧바로 와인 드업에 들어갔다.
조슈아 틸슨의 발목으로 향하는 위 협구를 던지기 위해.
쐐애애액….
“..I”
자신의 발치로 향한 볼에, 조슈아 틸슨이 배트까지 놓쳐가며 팔짝 뛰
었다.
가까스로 균형을 잡으며 넘어지지 는 않은 조슈아 틸슨에게 이경훈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말했지? 놀라 팔짝 뛸 거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