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9)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009화
2. 이런 미친 새끼들을 봤나……! (4)
4회 초.
미사일즈의 선두 타자, 3번 타자 이건형을 상대로 어떤 사인을 내야 할지 이경훈이 고민했다.
‘결국에는 댓글을 보고서 결정하는 거지만, 어떤 사인을 내고 어떤 구 종을 노릴지 생각조차 안 하면 아예
댓글 자체가 나타나지를 않으니까.’
그런데.
[skub***** / 빠중) 삼진]이경훈이 어떤 사인을 낼지 생각을 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댓글 이 나타났다.
‘빠중……? 빠중이 무슨 말이지?’
짐작 가는 바가 없지는 않지만, 리 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이건형이 타석에 선 상황에 방심할 수는 없 다.
‘일단……. 볼이 되게 떨어지는 슬 라이더로 반응을 보자고.’
이경훈의 사인에, 제이콥 다니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콥 다니엘은 1회 초의 수비에 서 피치 아웃 사인을 내며, 기다렸 다는 듯 박민혁의 도루를 저지한 이 경훈의 리드를 전적으로 따르고 있 었다.
그리고.
쉬 o] 이 익….
붕!
팡!
“스윙——
그렇게 훌륭한 슬라이더는 아니었 음에도 이건형의 배트가 딸려 나왔 다.
‘이건형이 이런 볼에 이렇게 크게 스윙을 했다고? 희한하네……
어제의 역전패 때문인지, 오늘의 첫 타석 삼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 만, 이건형의 몸에 힘이 잔뜩 들어 가 있었다.
‘큰 거 하나 때려서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하는 거다. 그렇다면, 이번에 는 커브를 낮게 떨어뜨…… 응?’
[아cub***** / 빠중) 삼진]
댓글이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처음 겪는 상황에 대해 이경훈이 생각했다.
‘야게의 글도, 댓글난의 댓글도 그 상황이 끝나면 저절로 사라졌다. 지 워졌든, 지워지지 않았든 말이지. 그 렇다는 건……
이 댓글의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
았다는 거다.
‘빠중……. 빠, 빠른…… 중계? 빠 른 중계? 설마 싶기는 했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 이 상황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잠시 후의 게시판이 보인다는 게 훨씬 더 설명이 안 되긴 하지만
어쨌든, 이것들을 믿는다고 하면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경훈은 이건형이 삼진을 당할 거 라는 미래를 봤다는 결론에.
‘정말이라면.’
이경훈이 초구와 정확히 같은, 떨 어지는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
‘그게 정말이라면, 계속 이런 사인 을 내도 삼진을 잡을 수 있겠지.’
제이콥 다니엘은 의아해하면서도 이경훈이 낸 사인 그대로의 투구를 했고.
쉬이이익…….
붕!
……팡!
이건형은 초구와 완전히 같은 볼에 한 번 더 스윙했다.
‘슬라이더 사인으로 한 번 더 내보 고 싶긴 하지만…… 그랬다가는 이 빠른 중계 댓글이 없어질 수도 있 다.’
지나치게 비정상적인 사인에 의해 서 빠른 중계 댓글이 사라질 것을 염려한 거다.
이경훈이 무난한 하이 패스트볼 사 인을 냈고.
제이콥 다니엘의 3구가 이어졌다.
쐐애애액…….
붕!
• • • • • 刀팡!
“스윙一-! 아웃!”
미사일즈의 3번 타자 이건형이 스 윙 세 번에 삼구삼진으로 물러났다.
혼자 씩씩거리면서 화를 내곤 미사 일즈의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이건형 을, 이경훈이 곁눈질했다.
‘이건형 저 친구는 대체 무슨 볼을 노렸던 거지……?’
그리고, ‘skub*****’의 빠른 중계
댓글이 사라졌다.
‘문자 중계 댓글난의 빠른 중계를 본다는 건…… 잠시 후의 잠시 후 를, 더 먼 미래를 본다는 거다.’
초록창의 문자 중계 댓글난에 감사 함을 느끼며, 이경훈이 생각했다.
‘역시, 야게는 쓰레기다.’
이경훈의 빠른 태세전환이 다시 전 환되는 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mhyk***** / 빠른 중계) 스트라이 크]‘스트라이크면 마다할 이유가 없 지. 바로 들어간다.’
딱!
제이콥 다니엘이 오늘의 두 번째 피안타를 허용했다.
이경훈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느 꼈다.
‘어……? 아니, 대체 왜……
[mhyk***** / 빠른 중계) 삼진]딱!
제이콥 다니엘이 오늘의 세 번째 피안타를 허용했다.
2사 1, 3루의 실점 위기를 맞은 이 경훈이 분개했다.
‘뻥이냐……? 뻥이냐고! mh 어쩌 고 새끼야! 나는…… 나는 너를 믿 었는데……!’
[hjhuO***** / 유땅 -rr-rr-rr-rr-rr-rr-r]
딱!
팡!
“아웃—!”
“하아아앗……!”
2사 1, 3루의 실점 위기를 탈출한 제이콥 다니엘이 버펄로스 필드를 쩌렁쩌렁 울리는 환호를 내질렀다.
그리고 이 위기를 함께 헤쳐 나온 동료인 이경훈에게 자신의 글러브를 들어 보이며 격려했다.
그런데.
‘뭐야……. 이 친구, 표정이 왜 이 래?’
마치, 믿고 있었던 사람에게 배신 이라도 당한 듯한 얼굴이었다.
이경훈이 읊조렸다.
“이런 미친 새끼들을 봤나……!”
댓글들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이경 훈은 어떻게든 경기를 이끌어갔다.
빠른 중계를 하는 댓글들의 아이디 를 기억했다가, 안 틀린 빠른 중계 를 했던 아이디의 빠른 중계는 경계 하며 이용했다.
‘발 빼라, 다니엘.’
‘0K.’
탁!
“타임!”
틀린 빠른 중계를, 낚시를 했던 아 이디의 빠른 중계는 망설임 없이 타 임 사인을 내서 지워버렸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초록창 놈들 도 야게 놈들이랑 다를 게 없어
••••••
그렇게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틀 린 빠른 중계, 낚시였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댓글난 자체가 굉장히 더러워.’
종종 보인 댓글 중에서는, 정말로 지독한 인신공격도 있었다.
이경훈 본인에 대한 댓글이 아니었 음에도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정 도로 저질스러운 댓글들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이경훈이 아는 야게 보다 더 악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딱!
‘악랄하면 어떠냐! 내가 써먹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자신이 쏘아 올린, 도저히 막을 수 가 없는 포물선을 감상하며, 이경훈 이 느긋하게 배트를 내던졌다.
터
이경훈의 투런 홈런.
스코어를 10 대 0으로 만드는 홈 런으로, 이경훈이 완전히 쐐기를 박 았다.
9회 초.
제이콥 다니엘이 오늘의 아흔다섯 번째 볼을 뿌렸다.
팡!
좌타자의 몸쪽 스트라이크 존을 깊 숙이 파고드는 포심 패스트볼.
주심이 가차 없이 외쳤다.
“스트———라이크! 아웃으
“예아아아……!”
한국 프로 야구 리그에서의 첫 완 봉승을 거둬낸 제이콥 다니엘이 포 효했다.
9이닝 4피안타 8삼진, 무실점.
투구 수가 100개가 채 되지 않는, 공격적이면서도 효율적인 투구를 꾸 준히 이어간 결과였다.
제이콥 다니엘이 자신을 이끌어준 포수인 이경훈에게 감사를 표했다.
“땡큐, 땡큐!”
“새끼……. 고마운 줄은 아네.”
이경훈이 제이콥 다니엘의 감사에 웃는 낯으로 대꾸했다.
“고생했다, 다니엘.”
버펄로스의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는 이경훈에게 선망과 경의의 시 선을 보내며 버펄로스의 선수들이 중얼거렸다.
“이야……. 오늘도 경훈이 형이 멱 살 잡고 캐리하셨네요. 그쵸?”
“그러게 말이다. 어제, 오늘 야구 진짜 잘 되는 것 같네.”
“오늘도 이경훈 선배님께서 인터뷰 하실 것 같은데……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인상을 있 는 대로 찌푸리고 있는 남자가 있었 다.
버펄로스의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이경훈을 노려보며, 박 창화 코치가 치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