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167
세계는 인류를 위협할 재앙에 맞서기 시작했다.
핏빛 비가 하늘에서 내려올 때, 많은 인간은 생각했다.
‘신이 노하셨다.’
하지만 요즘은 신도 때려잡는 시대다. 몇몇 종교 단체가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라며 시위했고 단체 자살까지 일어났지만, 그것에 휘둘리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든 정부는 미리 알렸다.
세계급 재앙이 닥치니 대비를 시작하겠다고.
계엄령을 내리고 군대를 소집하며 영웅과 용병을 징병하기 시작했다. 나라의 모든 물자부터 시작해서 기업의 공장, 차량, 인적 자원 등등. 모든 게 전시 체제로 돌입됐다.
반발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계엄령은 단순히 정부가 ‘명분’만으로 내리는 명령이 아니었다. 세계의 부와 권력을 쥔 [노블레스] 이상의 계급과 권한을 쥔 이들이 단합을 한 거다.
세계의 모든 부를 지닌 이들.
모든 권력은 물론 영웅 및 용병을 소유한 실제 무력까지 보유한 최상위 계급이 직접 나서는 거다.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 여기는 서울 강남입니다. 역시 세계 최강 국가답게 그 어떤 재앙도 서울에 커다란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인류라 불리는 아카데미의 후보생과 천마의 후예라 불리는 한도석 영웅이 큰 활약을······.
한국은 대비가 빨랐다.
이한성을 신뢰하는 이들도 많았을뿐더러, 세계 최대 규모의 이계의 도시가 있었고 제현 그룹과 정연, 흑연이 있다. 게다가 이미 30명이 넘어간 신인류 후보생까지.
다른 나라는 한국처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성이 겪었던 전 회차보다는 훨씬 적은 피해고 재앙을 막아서고 있었다.
– 이곳은 미국 동부입니다. 서부 평원에서 시작된 세 번째 재앙부터 여섯 번째 재앙은 기하급수적으로 퍼져 수억의 사망자를 낼 뻔했지만, 이창석, 제임스 딘, 최이명이라는 한국 영웅 아카데미 출신 영웅의 활약으로······.
– 프랑스 파리입니다! ‘이’, ‘파리’, ‘돌림병’, ‘종기’로 이루어진 괴수가 등장했습니다! 아, 저건 뭐죠? 천둥의 폭풍이 휘몰아칩니다! 오딘입니다! 얜 샤를 영웅이 왔습니다! 살았습니다! 파리는 살았습니다!
– 아마존의 모든 인간은 대피했습니다. 미국과 남미는 힘을 합해 공동 방어선을 세웠고, 방어선을 어떤 일이 있어도 사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갤러헤드의 후예인 안혜림 영웅은 원탁의 기사를 모아 방어선을 지켜낼 것이라고······.
– 북극에 새로운 지배종이 탄생했다는 소식입니다. 10가지 재앙으로 인해 탄생한 존재는 단순한 몬스터라기보단 끔찍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검성’과 ‘창신’은 북극의 장영실 기지로 이동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그들의 자식이자 러시아의 새로운 신성인 세르게이와 나디아가 초월종은 암살하기 위해 팀을······.
모든 나라가 힘을 합했다.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재앙을 최초로 예견했던 이한성의 이야기는 재앙 이야기만큼이나 자주 나왔다.
– 인류는 100년 전 이후 처음으로 공동 전선을 구축했습니다. 세계에는 국가에 한정되지 않은 신분이 있었는데······, 그중 이한성 영웅은 [오리지널 노블레스]로서 인류의 평화를 위해 모든 삶을 바치겠다고 맹세하며 재앙에 맞서 각 나라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자격과 권한을······.
– 이 모든 재앙을 예상하고 대비를 시작한 것은 이한성 영웅이었습니다. 그의 이명은 [종천의 구도자]. 하늘의 끝을 이끈다는 의미인데요······.
한성은 직접 라이브를 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였고 그가 마계로 가, 이 재앙을 끝내겠다고 선언했을 때는 모든 이들이 한성을 위해 기도했다.
이한성, 이하얀, 성시연.
셋은 진훈과 한별을 돕기 위해 마계로 이동했다.
그때, 한성은 누군가를 자신의 대리로 임명했다.
– 피터······? 저 사람은 테러범 아닙니까?
–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백악관을 습격했던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 인류를 구하는 선봉에 서겠다니요!
– 이건 이한성 영웅이 실수한 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다고 해도 눈과 귀까지 막힌 건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염려했다.
특히, 공영 방송에서는 더욱 그랬다.
이한성이 관종의 신이었고 특성이 있기에 ‘호감’과 ‘신뢰’가 극에 닿아 있었기에 이 정도였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바로 매장당했을 행동이었다.
그 와중에 한성을 믿는 사람도 많았다.
믿는 이들은 일반 시청자들이 대부분.
– 그래도 한성이다.
– 한성은 믿는다.
– 사실 피터가 못된 짓 한 건 크게 없음. 모르냐? 미국 난민 구해서 식량하고 DP 나눠주고, 브라질에서는 은행원 폭행 막은 거에, 동남아에서 아사할 뻔한 사람들 구했음. 사실 영웅이라는 건 그런 거지.
– 그래도 불법······은 엿이나 먹으라고 하지. 피터, 응원한다!
– 이한성이니까 믿는다.
– 믿는다 피터! 만약 배신하면 우리가 가만 안 있음.
– ㅋㅋㅋㅋㅋㅋㅋ가만 안 있으면 어쩔 건데, 거의 피터가 드높은 신격에 가까운 수준이구만.
– 미안하지만, 나도 온전한 신격임. 그리고 나만 있음? 이한성 시청자는 수십억이야.
– 수십억 인정.
– 우리 다 이한성 너의 편이다! 응원한다.
– 마계에서 꼭 살아와라!
여론은 반반이었다.
다음 재앙 ‘우박’, ‘메뚜기’, ‘흑암’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 * *
“이 새끼들이!”
한성의 발아래서 시커먼 마기가 폭발했다.
둔중한 충격이었지만, 한성은 슬쩍 떠올라 피했다.
“안녕. 진훈의 찐따 형.”
“뭐라는 거야! 죽여버리겠다!”
“어쩜 말하는 것도 찐따 같냐. 뭐랴는 거야아아, 주겨버리게써어어. 애도 아니고.”
“이! 이이익!”
“이, 이이이이잉! 어디서 앙탈이야, 더럽게.”
“이 새끼를!”
진솔이 더 참지 못하고 한성에게 달려들었다.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단순히 움직이는 것만으로 대기가 밀려나고 마력의 파동이 주변을 휩쓴다. 하얀이와 성시연도 뒤로 물러나야 할 정도로.
하지만.
턱.
한성은 한 손으로 가볍게 막았다.
“미안하지만, 나 지금 리즈거든?”
“뭐?”
진솔은 당황했다.
아무리 이한성이라는 놈이 드높은 신격이라도, 격이 있는 거다. 그래, 그 격의 높낮이를 떠나서 위대한 신격 정도가 아니면 이런 식으로 가볍게 막을 순 없다.
진솔은 강하다.
콰아아앙!
다시 한 번 진솔이 한성에게 달려든다.
그의 마기가 하늘을 덮고 땅을 밀어냈다.
하지만 한성은 어렵지 않게 막았다.
“넌 강하지.”
대천사이자 천사 1군단의 지휘자였던 케루빔과 인간 최강이라는 무황의 아들이었으며 잠재력 최고인 진훈의 형이었으니까.
게다가 악마다.
마계에서 살아남으며 수많은 전투를 경험했고 그 전투에서 살아남으면서 업적과 격을 쌓아왔을 거다.
“하지만 지금의 난.”
– [관종의 신(EX/EX)]가 발동합니다!
– 30억의 관심이 당신에게 모입니다.
– 32억의 응원이 당신에게 집중됩니다.
– 35억의 기도가 당신을 축복합니다.
– [종천의 구도자] 이한성 영웅의 ‘격’이 상승합니다.
– 존재력, 능력치, 격이 4,500% 상승합니다.
– 이곳은 마계입니다. 인세의 ‘격’의 제약이 풀렸습니다.
– 당신은 온전한 [드높은 신격]입니다.
– 38억의 존재가 당신은 ‘진정한 영웅’이라고 부르짖습니다.
지금 상태론 한성이 질 수가 없었다.
“더 강하지.”
한성의 모습이 사라졌다.
진솔은 순간 자신이 한성을 놓쳤다는 생각에 머리가 하얗게 비었다.
그리고 다음 사고는 자신의 명치에 꽂힌 한성의 주먹을 바라본 후에 진행되었다.
‘내가? 이걸 놓쳐?’
“이게 명존쎄다. 개찐따야.”
부왁!
한성의 말이 그대로 들렸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한성이 사라지고 주먹이 꽂히고 진솔이 뒤로 밀려나기까지 수만 분의 1초가 흘렀다.
그런데 그 사이에 저렇게 말을 한다고?
콰과과과과!
진솔은 바닥을 부수며 수백 미터는 뒤로 밀려났다.
하늘이 빠르게 지나간다.
진솔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도 인지하지 못했다.
아니, 다른 전투와는 전혀 다르다. 무언가 시간과 공간이 왜곡되어 있었고 마력과 격의 움직임도 이상하다. 단순히 한성이 갑자기 강해져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진솔이 당황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시간의 흐름이 이상하다.
“뭔가 이상하지?”
날아가고 있는 진솔의 머리 뒤에서 한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또 소름이 돋았다.
자기가 소름이 돋았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은 거다.
이런 전투를 경험한 적이 있을까? 아무리 강한 마왕을 만나도, 천적이라 불리는 천사를 만나도, 다른 악마와 싸울 때도 이렇진 않았다.
더 강한 적을 만났을 때도 즐겁게 싸웠고 이겨냈다.
그런데 이건 이상하다.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내가 두려움을 느낀다고?’
“아니야.”
진솔은 그렇게 외치며 한성의 주먹을 피했다. 사방에서 마법진 수십 개가 터졌지만, 진솔의 마기로 파훼했다.
초 단위를 수천 개로 쪼개야 하는 찰나의 시간.
둘의 공방은 수십 번이 오갔다.
그러면서도 진솔은 점점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밀린다.’
“밀리는 거 같지?”
이한성은 또 진솔에게 여유 있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진솔은 이를 악물었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전력을 다해서!
격과 격의 싸움.
주먹과 주먹.
마법과 마기의 싸움.
시공간이 이상하다. 하지만 진솔도 시공간에 간섭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그런데 그게 안 된다. 단순한 시공간의 왜곡이 아닌 거다.
“이제 그만 하자.”
진솔의 시야에서 이한성이 사라졌다.
“······!?”
또 말이다. 또.
그리고 목을 휘감는 묵직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뒷목을 잡힌 것이다. 진솔은 바로 마기를 폭발시키며 기다란 손톱으로 뒤를 찔렀다.
그런데 아무것도 찌른 감각이 없다.
푸욱.
오히려 뒤에서 무언가 진솔의 가슴을 뚫고 나왔다.
“진정해.”
쿨럭.
피를 한 움큼 토했다.
악마이니 당연히 이런 걸로 죽진 않는다. 원래 피를 토하는 것도 없다.
“왜, 어떻게······.”
한성이 들고 있는 검은 [사인참사검(四寅斬邪)]이었다. 그것이 진솔의 가슴을 뚫고 나온 것이다. 그러니 진솔의 악(惡)도 재생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성은 그걸 일일이 설명해 줄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 이긴 것이고, 어떤 힘을 사용한 건지. 그리고 이 검이 어떤 검인지.
이제 바톤 터치를 해야 할 때였다.
“난 너를 죽일 자격이 없다.”
한성은 검을 꼽아놓은 상태로 뒤로 물렀다.
뒤에선 하얀이에게 도움을 받아 정신을 차린 진훈이 다가오고 있었다.
“고마워.”
“뭐가, 친구끼리.”
진솔은 진훈이 해결해야 한다.
한성의 일은 여기까지다.
“하얀아, 시연아.”
한성은 뒤로 물러 진솔과 진훈을 둘이 두고, 하얀이와 성시연을 불렀다. 그리고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한별까지. 한성은 진훈을 도우러 온 것은 맞지만, 본 목적은 그게 아니다.
쿠르르르.
아주 먼 곳에서, 마계의 회색빛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든다. 이 정도 거리에서도 찌릿할 정도의 격. 드높은 신격인 한성이 그 정도로 느낄 정도면 최소한 [위대한 신격] 이상이라는 것.
옆에 있는 성시연과 이하얀은 뒤로 한발 물러야 했다. 한성의 신격에 숨어 부담을 줄여야 제대로 서 있을 수 있을 정도의 신격.
모두가 숨이 막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한성이 입을 열었다.
“온다.”
한성의 말과 동시에 아주 먼 곳에 있던 무언가가 바로 앞까지 당도했다. 그것은 단순한 속도로 따질 수도 없는 그 무언가였다.
한성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렇지 않으면 하얀이와 성시연. 한별과 진훈까지 멀쩡할 수 없었기에.
“가미긴.”
한성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72 악마 중에 가미긴이라고 불리는 악마. 지옥의 대후작이며 마계에서 30개의 군단을 지휘하는 마신의 권속. 말과 당나귀를 섞어 놓은 모습이 악마가 된다면 이런 모습일까.
이놈이 마계와 인간 세상을 연결하려는 놈이고.
10가지 재앙을 뿌리며 인간의 힘을 약화하려는 놈이다.
그리고 이놈을 죽여야 아스모데우스에게 다가갈 수 있다.
한성은 이놈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제는 신경 쓰지 않고 있던 [긴급 퀘스트]와 [메인 퀘스트]가 동시에 떠올랐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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