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2
내일 오전 9시에 아카데미에서 실기 시험이 시작된다.
동시에 신입생 전체 순위가 정해지는 잔인한 시스템.
이곳에서 한성의 스펙은 형편없다. 그야말로 운으로 서류 심사를 턱걸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아카데미는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데.’
한 번의 죽음도 없이 클리어에 닿기 위해선 모든 코스를 최고의 효율로 클리어해야 한다.
아카데미에서의 화려한 데뷔는 그 첫걸음으로 완벽했다.
시스템을 사용할 권능인 [1차 각성]을 거쳤고 플레이어에게 기본 지급되는 [특성], [고유 능력], [특수 능력] 등을 1개씩 가지고 있다는 가정하에 서류 심사가 통과된 것이다.
사실, 한성의 ‘운’이 정말 좋았기에 저런 능력이 나온 거지. 보통은 최대 잠재력 F등급에서 C등급이 나오는 게 보통이다.
거기에 200이라는 개방 잠재력.
겨우 후보생 밑바닥을 박박 긁을 수 있는 능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운에 너무 집착했나.’
그런데 현재 운을 제외한 능력치가 100이 안 된다.
그건 정말 일반인 수준이라는 뜻.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아카데미인 [한국 영웅 아카데미]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천재들이 앞다퉈 입학하려는 명문 아카데미다.
‘가능하려나.’
세계에서도 천재 중 천재만 모이는 곳.
메인 캐릭터와의 인맥 형성에 최고였으며 아카데미 안의 ‘히든 피스’와 ‘졸업생 신분’은 이 스토리에서만 얻을 수 있는 요소.
무조건 입학.
그것도 화려한 데뷔여야 한다.
‘일단 [능력]들은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을 정도.’
잠재력 SSS등급의 [고유 능력]은 최단기 클리어 시점인 10년 끝자락에 도달해서 얻을 수 있고 [특성] SSS등급은 ‘주인공’급의 캐릭터만 가진 최상위 재능.
게다가 EX등급? ‘규격 외’라는 뜻이다.
이건 한성도 처음 보는 등급이다.
“미쳤는데.”
[대상 개화]는 일정 대상의 ‘미개화’ 상태의 ‘이능’ 혹은 ‘특성’의 개화를 촉진. 또는 잠재 능력치의 ‘성장’과도 관련 있는 스킬.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효율을 보여줄 거다.
[마력지배]는 마력 친화력 관련된 재능 중 최고로 치는 특성이고 [정보 열람]은 게임 내에 원하는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규격 외의 능력.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겠어.”
생각보다 생존 확률이 대폭 상승할 것 같다.
한성은 몇 시간을 앉아서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
“일단 돈부터 벌어 볼까?”
현실이든 게임이든 언제나 돈은 최고다.
내일 입학식이 시작하기 전까지 최대한 벌어서, 떨어진 능력치를 보조할 아이템을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입학은 절대로 무리다.
한성은 스마트 워치로 보유 잔액을 확인했다.
플레이어 시작 시 기본 보유 금액이다. 괜찮은 포션 하나 사면 없어질 금액이지만, 수개월 생활비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애매한 금액.
한성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지하 1층을 지나고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지하 2층 구석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적힌 문을 열고 들어갔다. 2층 정도의 계단을 내려왔을 때 잔잔한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보통 후보생들은 ‘아직’ 절대 알 수 없는 은밀한 곳.
하지만 한성은 이곳의 정점에 올라보기도 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정장을 입은 떡대가 한성의 앞을 막았다.
“서쪽 카지노에.”
아는 지식으로 몇 가지 마법 아이템을 만들고 ‘특허’ 등록으로 로얄티를 벌어들이는 게 ‘한성’에게는 훨씬 효율적이다. 하지만 오늘 당장 돈 쓸 곳이 필요할 땐, 카지노가 최고다.
한성의 자연스러운 대사에 떡대는 잠시 고민하더니 옆으로 물러났다.
“행운 가득한 밤이 되시길.”
당연한 거지만 신분 확인 따위는 없었다. 그저 잘못 들어온 게 아니라면 들여 보내준다.
자유롭지만 그만큼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언더월드]. 법이나 인도적인 규범에 벗어나는 암시장, 투기장, 불법 의료 시술, 도박, 유흥 등이 존재하는 곳.
“으흠, 오랜만이네.”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 언더월드에서도 게임 시간으로 10년 정도 생활했다. 그만큼 해야 할 퀘스트도 많았고 얻을 것도 많았으니까.
한성이 찾은 곳은 불법 도박장이다.
운이 지배하는 세상.
절망과 환희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카지노와 비슷하게 생겼다. 다른 점은 곳곳에 투기장이 있다는 거다. ‘몬스터’, ‘이종족’, ‘구울’ 등이 잔인하게 서로를 죽이는 장면이 여과 없이 노출되어 있다.
“여기도 히든 피스가 하나 있었지.”
[희귀] 등급의 장신구라고 알려졌지만, 특정 ‘각성’을 거치면 [보물] 등급의 성능을 지닌 [바바리안의 팔찌]라는 것. 현재 한성에게 부족한 육체 능력치를 보조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한성은 돌아다니면서 ‘그’를 찾으며 슬롯머신을 돌렸다.
[잭팟!]
한성의 돈은 순식간에 수십 배로 불어났다.
‘생각보다 운의 확률이 너무 사긴데?’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히든 피스를 찾기도 전에 블랙 리스트로 찍혀 쫓겨나면 안 되니까.
“구울 투기장이라.”
이 세계관에서 구울은 상당히 유용하다.
언더월드에선 그저 불법 투기장이지만, 지상으로 나가면 월드 리그까지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인기가 있다는 건, 돈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많은 단체에선 ‘구울’을 용병으로 사용하기도 할 정도로 무력적인 면에서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워어억!
사람과 똑같이 생긴 구울이 검을 들고 싸우고 있다.
생긴 건 같지만, 정말 사람의 구울은 아니다. 인공적으로 형상화된 인간 형태의 구울일 뿐. 생식기도 없고 몸도 매끈해서 큰 거부감도 없다.
순간, 한성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반대편에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소리를 지르는 구울의 주인이 [바바리안의 팔찌]를 지닌 ‘베이크 레이몬드’이기 때문이다.
‘벗겨진 머리, 며칠은 씻지 않은 상태, 튀어나온 배, 왼쪽 새끼손가락이 없으며 구울 투기로 돈을 잃고 블랙잭으로 돈을 딴다.’
그래도 도박엔 소질이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애매하게 소질이 있으면 이런 폐인이 되는 거다.
‘조금 더 지켜보자.’
어떤 게임을 주로 하고, 소지 자금은 얼마나 되는지, 게임할 때 어떤 습관이 있고 어떤 패턴을 주로 사용하는지 미리 아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오늘은 돈을 불려서 실기 시험에 사용할 아이템을 구매해야 하니까. 일단은 그를 지켜보며 행적을 파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며칠만 있다가 다시 와야지.’
한성은 방금 누군가 일어난 난 슬롯머신에 코인을 넣고 돌렸다.
뜨르르르르르!
잭팟!
자리를 옮기던 남성이 그 모습을 보곤 좌절하며 털썩 주저앉았다.
이 정도면 거의 ‘운 덩어리’ 수준 아닌가.
하지만 이것 정도로 만족스러운 아이템을 구할 수 없다.
한성은 자리를 옮겨 다니며 억 단위까지만 불려놓고 판돈이 큼지막하게 걸린 포커판으로 이동했다. [시스템 카메라]와 만렙의 [운].
절대로 질 수 없는 조합이다.
한성은 팔을 걷었다.
제대로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사기 게임을 시작해 볼까.’
* * *
한국 영웅 아카데미 실기 시험을 위해 모인 광장.
전 세계의 천재 5,000명이 모인 날이다. 5배수를 뽑아 4,000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하지만 한성의 머릿속엔 주요 인물의 설정, 꼭 얻어야 할 히든피스, 최적의 ‘이능’과 ‘특성’을 고민하느라 정신없었다.
‘마력 쪽이 효율이 높긴 하지만······ 아무래도 잠재력이 1,000이면 마력 쪽은 훈련으로 커버가 가능해. 이미 SSS급 재능도 하나 있고.’
마음 같아선 ‘정보 열람’과 같은 EX등급의 능력을 얻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A급의 능력은 조금만 고생한다면 얻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S급부터는 알고 있어도 얻기 어렵고, SS급 이상은 빨라야 5년 이후에나 얻을 수 있는 게 대부분.
EX는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
‘구하고 싶다고 다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성도 생각해야 하고······.’
고민할 게 많다.
현재 한성은 잠재력이 좋지만, 현재 능력치가 상당히 낮고 특별한 공격 능력도 없다. 이 상태라면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하더라도 1년 만에 영웅 아카데미에서 쫓겨날 거다.
툭툭.
옆에서 누군가 한성의 어깨를 쳤다.
“저기요? 앞에 이동하는데요?”
“네, 죄송합니다.”
대략적인 설명이 끝났고 조별로 모인 후, 담당 강사에게 더욱 상세한 설명을 듣고 시험에 임하게 된다.
“안녕하세요. S급 영웅 한도석이라고 합니다.”
강렬한 기세가 느껴진다.
S급 영웅은 한국 영웅 아카데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강자였다. 몇몇은 경의의 눈빛으로, 몇몇은 두려움의 눈빛을 하기도 했다.
한도석이라는 영웅이 담당 강사였다. 한성은 초반에 이 강사와도 많이 엮였다. 갖가지 서브 퀘스트와 몇 개의 메인 퀘스트와도 연관이 있는 인물이었으니까.
한성은 고개를 돌렸다.
왼쪽 끝엔 검은 장발의 소녀가 보였다. 앞머리를 눈썹 너머까지 기르고 도수 높은 안경을 썼다. 고개도 항상 숙이고 있어서 존재감 없는 캐릭터다.
이름은 안혜림.
히든 피스를 가지고 차후에 SS급 영웅이 될 유망주였다.
그녀의 앞쪽엔 키 크고 순수하게 생긴 소년 한 명이 보인다. 당당하고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지닌 그는 극도로 선(善)에 치우쳐 있으며 끝없는 재능을 지닌, 전형적인 주인공이랄까.
모두 원하지 않는 육체 강화 쪽에 재능이 있어서 초반엔 무시당하지만, 중반에는 맨손으로 드래곤도 때려잡는 무시무시한 인물이 된다.
‘진 훈, 천천히 친해져야겠고.’
그의 옆엔 그를 따라다니며 건전한 라이벌 관계를 갖는 훈의 친구 ‘한 별’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이 친구는 유명한 마도사 가문(家門)에서 태어났지만, 마법이 아닌 [이능(異能)] 쪽에 재능이 있는 집안의 이레귤러.
그 때문에 삐뚤어질 뻔했지만, 친구인 훈 덕분에 선(善)을 유지하게 되며 훗날 훈과 이 세계관을 구할 영웅이 된다.
‘이건 스트리밍이 아니다. 나에게 있어선 현실이다.’
죽어선 안 된다.
그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해야 하고 도박이나 안정적이지 못한 플레이는 지양해야 한다는 거다.
플레이어를 도우려고 만든 캐릭터들이다. 플레이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훗날 최고의 영웅들이 옆에 설 것이냐, 앞을 막을 것이냐가 갈린다.
‘인터넷.’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한성도 이들과 엮였지만, 이곳이 아니었다. 그때는 아카데미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컨텐츠를 찾아다녔기에 이곳에서 친해지는 공략은 잘 모른다.
하지만 유명한 이 게임의 공략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잔뜩 올라와 있다. 적당한 공략 방법을 찾아 적용해가며 하나씩 아군으로 만든다.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해 나가자.’
순간 가슴속에서 무언가 울컥 올라왔다.
왜 자신이 이런 상황에 빠져 죽음을 걱정해야 하는가. 평소엔 잘 찾아가지도 않는 부모님이 보고 싶어졌고 괜히 친구랑 편하게 먹는 소주 한 잔이 그리워졌다.
‘게다가 나이가 몇인데 학교라니······.’
담당 강사가 칠판을 두드린다.
아직 ‘후보생’이 된다는 확정도 없는 ‘학생’을 데리고 역사나 읊고 있다. 이건 다른 캐릭터를 위한 일이 아닌, 플레이어에게 기본적인 정보 전달을 하기 위한 장치였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이었습니다.”
세계관에 관한 이야기다.
하늘에서 떨어진 포자(Spore)에서 쏟아져 나온 몬스터의 공격을 시작으로 인류는 수십 년의 처절한 전쟁을 겪어야 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죠.”
그와 동시에 마력을 사용하는 자들이 생겨나고, ‘이능(異能)’을 개화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또한, 그 마력, 이능, 과학이라는 인류의 힘이 합해지면서 몬스터를 압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몬스터도 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진화하고 성장하면서 지구에 적응했다.
아프리카는 언데드, 마족, 몬스터의 땅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였고 아마존은 지구에서 가장 큰 몬스터의 생태계가 되어 버렸다. 중국 일부에선 블랙 오크가 나라를 선포했으며 북미엔 설인, 요정, 엘프가 부락을 이루며 살아간다.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었으며, 인류와 몬스터는 아직 전쟁 중이었다.
그래서 인류는,
‘영웅’을 육성하는 ‘영웅 아카데미’를 세우기 시작했으며 [한국 영웅 아카데미]는 한국을 대표하고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영웅 아카데미가 된 것이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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