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37
한성은 기숙사에 와서야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미친!”
그 사람이 왜 보자고 한 걸까.
위험한 건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한성이지만, 이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어차피 그가 마음먹었다면 결국 만나게 될 테니까.
그렇다고 한 별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럴 경우, 한 별은 어떠한 수를 써서도 한성을 아버지 앞으로 끌고 갈 거다. 그렇게 되면 한성과 한 별은 다시는 좁힐 수 없는 사이가 되어 버릴 테고.
만약, 한성이 한 별의 수에 넘어가지 않고 아버지를 만나지 않는다?
아마 메인 캐릭터인 한 별이 죽을 수도 있다.
혹은, 진 훈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이 되거나.
‘진 훈과 떨어지면 악(惡)으로 몰리는 게 별이지.’
그것만큼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래서 한성은 흔쾌한 척 허락했다.
한성은 오랜만에 인터넷을 켰다.
한구본에 대해 다시 연구할 때가 왔다. 전 회차에선 거의 종장에 다가갈 때까지 만난 적이 없었고, 그때는 한성도 한구본에 맞설 힘도 지닌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호랑이 앞에 병아리일 뿐이다.
병아리가 호랑이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그의 관심을 꺼 버리는 게 최고다. 아니면 당장 죽이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던가.
‘애초에 별 다른 생각이 없을 수도 있지.’
그저 한번 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자식이 누군가와 어울린다는 것. 지금까지 한성의 행보는 상당히 특이했으니, 호기심 정도는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전투 마법]에 있어서는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사람이니까 한성이 이룬 마법적 성과에 호기심이 생겼을 수 있다.
“헤일렌, 한 별에게 연락해서 일정 잡고.”
“알겠습니다.”
한성은 헤일렌과 하얀이를 바라봤다.
이제 심장이 조금은 안정되는 느낌이다.
“오늘부터 하얀이 양육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알겠습니다.”
한성은 잠시 잊고 있었다.
이곳이 어떻게든 메인 캐릭터와 플레이어를 죽이려는 세상이라는 것을. 재앙(災殃)이라는 이름의 퀘스트와 악(惡)에 치우쳐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무리가 수없이 존재하는 곳이다.
한성은 헤일렌과 하얀이에게 [대상 개화]를 사용했다.
헤일렌도 [고대 기간트의 심장]이 이식되면서 개화한 [양육]을 사용했다. 한성과 하얀이에게 말이다.
이제부터는 빠른 성장이다.
* * *
폴 홀렌드는 정신을 잃고 며칠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포션을 들이부었음에도 사지는 끊어질 것 같았고 머리는 깨질 것 같았다.
그저 울음소리를 한 번 들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폴 홀렌드는 털끝만 한 저항은커녕 제대로 시선도 마주치지 못하고 쓰러졌다.
“젠장할!”
용 덕분에 격을 얻었지만, 용은 평생의 약점이 되었다.
폴 홀렌드는 자신의 모든 힘을 동원해 아카데미에서의 일을 조사했다. 그러는 도중에 나온 건 ‘이한성 후보생’이라는 이름.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이번 사건 중심에 있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주무기는 검이다. 게다가 561위의 하위 후보생.
그런데 그가 한도석과 이정현을 가뒀던 대회의장의 결계를 해체했다고 한다. 처음엔 잘못된 정보인 줄 알았다. 그런데 [무기공학연구소]에 침입해 A등급 영웅을 죽였으며 30명이 넘는 용병을 그가 직접 죽였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기숙사로 타깃을 옮겼을 때, 제임스 린이 설치한 결계는 5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해체해 버렸으며······.
“미친, 드래고니안의 주인이라고?”
게다가 그걸 자신의 튜브에 올렸다.
“진짜 말도 안 되는 미친놈인데.”
하는 짓을 보면 미친 관종이 따로 없다. 그런데 영상 하나하나를 보면 보고도 믿기지 않을 천재였다.
검술이면 검술, 마법이면 마법.
게다가 이번엔 공간 관련 ‘특성’급 이능까지.
“드래고니안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50% 이상의 용혈을 지닌 것 같은데.”
이 영상을 이전에 찾아보지 못한 것은 실책이라면 실책이다. 그런데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다. 드래고니안의 영상이 습격 이후에 업로드되었다.
“가만······.”
폴 홀렌드의 보험인 [드래곤 흥분제]는 사용되지도 않았다. 누군가 중화했거나, 터지기 전에 막은 거겠지.
그래,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쪽이 훔치지 않은 [고대 기간트의 심장]은 어디로 간 거지? 아카데미는 이쪽이 훔쳤다고 생각하고, 이쪽은 훔치지 않았다.
그리고 무기공학연구소에 침투시킨 용병을 죽인 것도 이 후보생이 분명하다.
“분명히 이 녀석인데······.”
대놓고 항의할 수도 없다.
‘우리가 훔치려고 했는데, 저놈이 가로챈 거예요! 우리는 지금 수중에 없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흐음, 흥분제도 이 녀석이고. 기간트의 심장도 이 녀석인가?”
후보생 하나가 한 일이라고는 터무니없다. 한도석이나 이정현이 관여되었다거나, 더 위의 인물이 관여되었다고 믿는 게 맞다.
그런데 폴 홀렌드의 감은, 이 후보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누군가가 길들인 드래고니안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평생 자신의 약점이 될 싹이니까.
폴 홀렌드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 * *
한성은 급성장 프로젝트를 발동했다.
하얀이와 헤일렌의 육체. 그리고 한성 본인까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혹독한 훈련이 필요했다.
“일단 이 [상급 큐브 박스]부터 써야겠다.”
고민할 것 없이 박스를 열었다.
– 강력한 [운]이 작용합니다!
– [단거리 공간 이동(A)] 큐브를 획득하였습니다!
한성은 큐브를 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강력한 운이라고 했지만, 그렇게까지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한성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한성이 지닌 [공간 관여]의 상위 특성이자 SS등급인 [공간 조종]으로 ‘숙련도 작업 없이’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3개의 이능 중 하나니까.
“이거랑 [중력 저항(A)], [시간 저항(A)]을 구하면 되겠는데.”
전 회차에는 한성의 운은 지극히 평범했다.
그래서 이러한 이능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최소 3년 정도 플레이한 후에 천천히 직접 구해야 했다. 그렇기에 당장 이런 게 나올 거란 상상은 못 했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
“······내 인지도 포인트가······.”
– 인지도 포인트 : 6,320
이번엔 상급 상자에서 나왔지만, 중급 상자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능이다. 게다가 한성의 운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원하는 게 한 번에 하나씩 딱딱 나올 순 없었다.
한성은 [중급 이능 상자]를 하나 샀다.
– 강력한 [운]이 작용합니다!
– [중력 저항(A)]을 획득하였습니다.
“······헐? 한 번에?”
놀란 건 한성뿐이 아니었다. 옆에 있던 헤일렌도 놀랬다. 거기에 하얀이도 둘이 놀라는 걸 보더니 크앙? 거리며 한성과 헤일렌을 번갈아 봤다.
한성은 하나를 더 샀다.
– 강력한 [운]이 작용합니다!
– [시간 저항(A)]을 획득하였습니다.
“에라이! 이건 사기잖아!?”
한성이 봐도 말이 안 된다.
이건 거의 랜덤이 아니라 선택이나 다름없었다.
시스템 상점에서 직접 사려면 하나에 10,000과 30,000포인트나 하는 고가의 이능 큐브다. 그런데 이렇게 1,000포인트 랜덤 상자에서 턱턱 나오다니.
“말이 안 되잖아.”
이 정도면 중간에 끊지 않고 튜브에 올려도 ‘설정’이라고 욕먹을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좋은 것은 좋은 것.
한성은 큐브 세 개를 모조리 배웠다.
그와 동시에.
– [공간 관여(S+)]에 다른 이능이 반응합니다!
– [단거리 공간 이동(A)]
– [중력 저항(A)]
– [시간 저항(A)]
– 숨겨진 이능 조합이 발동됩니다!
– 메인 이능의 등급의 +가 영향을 받습니다!
– 사용자의 [운]에 영향을 받습니다.
– [공간 관여(S+)]가 ‘숙련도’와 관계없이 성장합니다!
– [공간 관여(S+)]가 성장합니다.
– [공간 조종(SS+)]로 변형되었습니다.
“와.”
이런 경험은 오랜만이다.
공략을 다 알고 있어도 재료 하나하나를 구하지 못해 생각만 하고 있었던 [히든 이능 조합]이다.
보통은 숙련도를 모두 채우고, 특정한 깨달음이 가미되면 위의 단계로 성장한다. 하지만 이처럼 특수한 조합, 특수한 아이템 등으로 이능이 성장할 때가 있다.
“미친 운이네. 진짜.”
[공간 조종(SS+)]
공간 관여의 위 단계이며, 공간 지배의 아래 단계이다.
최고가 아니라고 아쉬울 게 없다. 한성이 지닌 [마력 지배]가 정말 사기적인 이능이었을 뿐이다. [조종]이라는 특성급 이능이 절대로 낮은 게 아니다.
한성은 허공에 손을 뻗었다.
아니, 뻗을 필요도 없었다.
한성의 상상만으로 공간이 요동친다.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공간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 능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응용으로는 [공간 방벽], [단거리 공간 이동], [공간 왜곡], [공간 파쇄]까지 가능하고 [중력 저항]과 [시간 저항]은 기본 패시브로 지닌다.
공간, 중력, 시간 등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공간 이능 성장에 중력 저항과 시간 저항이 필요했던 거고. 그렇기에 공간 이능이 [지배]까지 올라가면 중력과 시간에 관여할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공간 이능은 사기다.
“그리고 그 사기 이능은 내 거지.”
가만히만 있어도 웃음이 실실 나온다.
오늘 하얀이와 헤일렌의 훈련을 중점으로 하려고 했는데, 한성이 메인이 되게 생겼다.
“······한구본.”
그 사람만 생각하면 뒤통수가 쭈뼛 선다.
공간 조종이 SS등급이긴 하다. 하지만 숙련도가 F등급이기에 한구본의 공격은 단 한 번도 막을 수 없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격의 차이다.
하지만 죽지 않을 순 있다.
반경 500m 정도를 단번에 날려버린다면 모르겠지만, 언더월드의 왕은 따로 있기에, [정연]의 가주라도 그곳에서 함부로 날뛸 수는 없다.
그래서 도망치는 것 정도는 가능할 거다.
한성은 헤일렌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능력치 : [근력 20] [속도 20] [민첩 20] [체력 20] [감각 30] [마력 52] [정신력 35] [지능 30] [매력 12] [행운 32] 잠재력 : 271/952
고유 능력 : 활강(미개화/B)
특수 능력 : 정신 방벽(미개화/A)
특성 : 양육(F/S), 고대 기간트의 심장(F/S) [고대 기간트의 심장]을 심으면서 총 잠재력이 20이나 올랐고, 마력 능력치가 12 올랐다. 이 정도면 월드 리그 정도는 씹어 먹을 수준이다.
거기에 [양육]이 개화했고 [고대 기간트의 심장]이 그대로 박혔다.
하지만 당장 유용한 전력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성은 하얀이를 바라봤다.
“크앙?”
하얀이도 개화한 건 [드래곤 하트]와 [용인]뿐이다.
용인은 드래곤의 몸으로 인간의 지성을, 인간의 몸으로 드래곤의 힘을 사용하게 해 주는 거라, ‘지금은’ 딱히 필요가 없다.
드래곤 하트도 어마어마한 용적만 지니고 있을 뿐이다.
“······가진 건 마력뿐이라는 거지.”
어떻게 보면 약점이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어마어마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특히나, 한성이 [공간 조종]을 얻게 되면서 활용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하얀이!”
“크아앙!”
“헤일렌!”
“넵!”
“이제부터 우린 특훈이다!”
“크아앙!”
“네엡!”
한성의 어설픈 카리스마에도 하얀이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꼬리를 바짝 세우며 대답했고, 헤일렌은 평소처럼 딱딱하면서도 크게 대답했다.
한성은 [마력] 분류의 [증폭/폭발] 훈련장으로 들어왔다.
길이현에게 무기 실험실을 빌리려다, 이곳으로 왔다. 아무래도 한성의 공간 이능이 한 단계 오르고, 하얀이에 헤일렌까지 있으니,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성이 가지고 있는 모든 상급 마력석을 꺼냈다. 이것저것 쓰고 나니 남은 건 6개 정도.
하지만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장 먼저 한 것은 한성이 만들었던 [공간이 담긴 ■■ 포션]에 상급 마력석을 갈아 넣는 것. 이건 총 10개가 있었다. 모자란 마력은 헤일렌과 하얀이에게서 보충한다.
– [공간이 담긴 상급 마력석 포션]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런 문구가 10개까지 올라왔다.
한성은 시스템 카메라를 끌고 왔다. 이곳에서 구매한 드론 카메라는 이 마력의 폭풍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자, 이번 컨텐츠는.”
한성은 그렇게 말하면서 마력으로 공간 포션 10개를 띄워 가슴 쪽으로 모았다. 진한 마력이 풍겨 나오는 포션 10개가 한성의 품에 둥둥 떠다녔다.
미간에 손을 얹고는.
“마력의 폭풍 속에서.”
찰칵.
헤일렌이 섬네일을 찍고.
“크아앙.”
한성의 어깨로 하얀이가 올라왔다. 그리곤 주춤하더니 한성의 포즈를 따라 한다. 짧은 팔이라 제대로 올라가진 않았지만, 꼬리를 바짝 세운 게 꽤 잘 어울렸다.
역시 그 아빠에 그 딸.
“이게 바로 마력 숙련도, 초고속 작업.”
찰칵.
이번엔 하얀이와 함께다.
한성은 마력을 부어 포션 10개를 동시에 터뜨렸다.
키이이잉.
콰아아아앙!
거대한 공간의 증폭, 왜곡, 축소.
어마어마한 마력의 폭풍.
그 모든 것이 셋을 감쌌다.
공간은 이제 문제가 없다. 한성이 충분히 막아 줄 수 있으니까.
마력은 조금 과할 수 있다. 하지만 하얀이는 드래곤 하트가 있고, 헤일렌은 기간트의 심장이 있으며, 한성은 마력 지배가 있다.
한성은 [마력 지배]로 조절하고 있음에도 등골이 찌르르했고 심장에 무리가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성의 운은 만렙.
– 과도한 마력의 중첩으로 [마력] 능력치가 손실됩니다!
– 과도한 [운]으로 손실된 능력치가 복구됩니다.
– 한계에 다다른 [운]으로 마력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 과도한 마력 운용에 육체 능력치가······.
헤일렌도 다를 게 없었다.
잠재력 900 초중반의 어마어마한 육체. 거기에 한성이 융합해 놓은 [고대 기간트의 심장]. 그것만으로도 헤일렌은 어마어마한 마력을 무리 없이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헤일렌은 AI이다. 그렇기에 이런 육체의 고통과 정신적 고양감이 무척이나 생소한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하얀.
하얀이는 과도한 마력의 폭풍에 꼬리를 부르르 떨었다. 이런 강력한 자극은 처음일 거다. 하지만 용혈은 용혈. 처음 물을 만난 아기처럼 마력 속을 유영했다.
이 공간의 마력이 100이라면, 홀로 80의 마력을 가져가고 있다. 드래곤 하트를 제외하고 육체만으로 받아들이는 마력량이 그 정도인 거다.
하얀이 만큼은 이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한성은 그 모습에 웃음이 났다.
이런 말 하는 것도 오랜만이다.
‘이게 바로 고인물의 숙련도 작업이지.’
이 정도면 최소한의 준비는 된다.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당황하긴 했다.
하지만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앞으로 주말까지. 한성은 끝없이 계획하고 움직일 거다. 잘만 한다면 한구본, 별. 그리고 언더월드의 왕까지 좋은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개인적인 이득까지.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될 테지만 한성은 자신 있었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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