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Obtained a Mythic Item RAW novel - Chapter 189
188화 리미트 브레이커(1)
이름: 파프니르 2세
나이: 0세
등급: D
[스킬]패시브: 파프니르의 축복(S+)
액티브: 드래곤 브레스(D)
현재 성장률 – 31퍼센트
*100퍼센트 초과 시 등급이 1단계 상승합니다.
재현은 간단한 정보를 확인한 뒤, 상세 스킬 창을 띄웠다.
[패시브 스킬]이름: 파프니르의 축복
등급: S+
파프니르의 축복이다.
소환자와 드래곤이 한 필드에 존재할 때, 소환자의 공격력 및 마력을 50퍼센트 증가시킨다.
설명을 읽어 내려가던 재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쩐지 파피를 소환했을 때 몸이 더 가벼운 것 같더라니, 아무래도 파피의 패시브 스킬 덕분에 신체 능력이 향상된 듯했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뭐, 나야 땡큐지만.”
재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공격력과 마력을 무려 50퍼센트나 보조하다니. 드래곤 펫이라고는 해도, 이 정도의 효과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재현은 마저 남은 공격 스킬도 확인하기 위해 창을 열었다.
[액티브 스킬]이름: 드래곤 브레스
등급: D
드래곤의 숨결을 뿜어 적을 공격하는 스킬입니다.
드래곤의 등급이 상승할 때마다 함께 격상하는 스킬입니다.
이 역시 만족스러운 스킬이었다.
등급은 고작해야 아직 D지만, 무려 성장 스킬이라니.
재현조차도 이와 같은 부류는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서이나의 알프헤임의 검 정도를 제외하면 주변에 성장형 스킬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좋아. 이대로만 잘 성장시키면 꽤 도움이 되겠는데.”
갸릉.
어느새 적을 모두 처치하고 다가온 파피가 재현의 무릎에 얼굴을 비볐다.
시스템의 보정 덕분인지 녀석은 재현을 아주 잘 따랐다.
‘물론 김유정을 더 잘 따르는 느낌이긴 하지만…….’
재현은 즉시 고개를 저은 뒤 생각을 털어냈다.
아무리 그래도 파피의 주인은 자신이다.
파피가 김유정을 좀 더 좋아할 확률 따위…… 없겠지. 젠장.
실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지면이 가볍게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얼마 안 가 이 모의 던전 공략이 끝이 날 모양이었다.
―던전의 보스 몬스터 《오크 킹》이 등장합니다.
어느새 던전 공략의 막바지.
재현은 파피를 자신이 앉아 있던 돌 위에 내려놓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드래곤이라 해도 아직 유아기에 지나지 않는 파피가 보스까지 사냥하는 건 어렵다.
어차피 몸이 좀 굳기도 했고, 지금은 직접 나서야 할 때였다.
“뭐 기록도 필요하니까.”
재현은 그렇게 중얼거린 뒤, 마도구의 형상화를 발동해 중급 단검을 제작했다.
이곳은 모의 던전.
힘을 과하게 드러낼 필요는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재현은 푸른 이펙트를 머금은 단검을 한 차례 휘릭 돌린 뒤, 곧바로 녀석의 이마를 향해 던졌다.
핑!
마치 화살이 날아가는 듯한 소음과 함께 오크의 이마 정중앙에 꽂힌 단검.
쿠륵!
녀석의 비명과 함께 3미터 체고의 몸이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이어.
쿵!
거대한 몸이 바닥에 뉘어지며 들려오는 시스템 메시지.
―보스 몬스터의 처치에 성공했습니다.
―사용자를 대기실로 전송합니다.
* * *
―기록은 22분 21초입니다.
―밀레스 아카데미의 역대 최단 시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추가 포인트가 정산됩니다.
대기실로 돌아와 랭킹을 확인하던 재현의 눈이 가늘어졌다.
조금 전 던전 공략 후, 표시된 랭킹.
여기에 하나 이상한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의 던전 공략: 개인 랭킹]1위 – 민재현 22분 21초
2위 – 임성호 30분 50초
3위 – 정현 50분 13초
..9위 – 안호연 1시간 11분 42초
14위 – 서이나 1시간 23분 7초
16위 – 김유정 1시간 30분 14초
59위 – 권소율 1시간 53분 4초
서클의 동료들 역시 평균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서이나와 김유정은 각각 14, 16위를 기록했고 안호연은 9위.
권소율은 중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했으며 이재상은 아쉽게도 순위 밖이었다.
허나, 현재 재현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동료들의 순위가 아니었다.
‘임성호…… 녀석이 내 뒤를 이어 2위라고? 정현이 아니라?’
재현은 객관적으로 자신의 다음가는 성적을 낼 생도는 정현뿐이라 확신했었다.
창을 쓰는 생도 중 단연 최강.
이후 마법계가 떠오른 후에도 자신의 실력만으로 정상에 오른 자.
그것이 정현이었다.
한데, 그런 실력자를 밀고 임성호가 2위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뭔가 이상한…….’
그 순간이었다.
“놀랐나?”
뒤편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재현은 즉시 고개를 돌려 앞에 선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예상했던 인물이었다.
“임성호.”
“다행히 기억하는군.”
“네가 어떻게 저만한 순위를 거둔 거지?”
재현이 살기 어린 눈으로 물었다.
임성호가 주머니에 손을 꽂으며 답했다.
“내가 너에게 그걸 설명해야 할 이유가 있나?”
완고한 거절의 의사표시였다.
비아냥대는 임성호의 표정과 제스처에는 전에 없던 묘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재현이 피식 미소를 머금었다.
“싫음 마시든가.”
“너는 지금 세상 모든 게 네 것 같겠지. 언론도, 연화도, 아카데미도 모두 네 편이니까. 세상이 살기 편하지 안 그래?”
“그런데?”
“어떻게든 끌어내려 주겠다.”
임성호의 선언. 재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중2병이냐? 좀 늦게 왔네?”
그 말에 임성호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뭔가 더 말하려 했으나, 이내 입을 꾹 닫고 자리를 벗어났다.
뒤돌아선 그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내가 오늘 한 말은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
한편. 임성호가 자리를 벗어나자, 인근의 생도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뭐야? 대체 임성호가 어떻게 저런 성적을 낸 거지……?”
“민재현은 그렇다 쳐도 정현보다도 강하다고? 그게 말이 돼?”
“에이…… 무슨 수라도 쓴 거겠지. 저게 가당키나 한 성적이냐? 민재현한테 가려서 그렇지, 저것도 역대 2위 기록이라고.”
“하긴…….”
임성호의 2위 기록은 생도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을 이끌어냈다.
애초에 저런 실력을 지닌 생도는 아니었다.
주워들은 정보에 의하면 작년 그의 성적은 전체 30위권. 재현의 동료들과 비교해도 그리 뛰어나지 않은 수준이었다.
또한, 그렇다는 것은 짚이는 구석이 하나뿐이라는 뜻.
‘녀석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강해진 거다.’
재현은 잠시 그 자리에 서서 고민에 잠겼다.
“뭔가 있는 게 틀림없어.”
그는 직감했다.
임성호. 그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으며, 이는 재현 자신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닐 거라는 것을.
* * *
순위 결정전이 마무리된 후 저녁.
재현은 김지연의 연락을 받고 실종 사건이 발생한 현장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해 있던 김지연이 흰 장갑을 끼며 운을 뗐다.
“오셨군요.”
“네.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야외 합숙 때도 그렇고 구자인 사건 때도 그렇고. 민재현 생도는 항상 아카데미에 공헌해 주셨으니까요.”
김지연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재현이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지난 몇 달간 자신의 위치가 많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이었다면 밀레스의 이사장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겠지.
“일단 첫 번째 사건이 있던 장소부터 차례로 돌아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재현은 김지연의 안내를 받아 실종이 일어난 현장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처음 그녀가 말했던 대로 현장 인근에는 격하게 움직인 듯한 흔적과, 부서진 건물의 잔해 및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때. 불현듯 김지연이 생각났다는 듯 운을 뗐다.
“연구소에 의뢰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사기에 들어있던 붉은 액체. 그건 피와 다른 불순물이 섞여 있는 신종 물질이었어요.”
“……신종 물질?”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연구된 적 없던 액체였습니다. 심지어…….”
김지연은 잠시 걸음을 멈추며 이었다.
“신종 물질은 강한 마력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재현은 충격에 빠진 몰골로 그녀의 말뜻을 해석하려 애썼다.
대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재현이 이마에 손을 얹으며 생각에 잠겼다.
‘물론 피는 각성자의 마력을 몸 곳곳으로 운반해주는 역할을 하긴 한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마력을 지닐 수 없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마력을 생산하고 이를 퍼뜨리는 신체의 주요 기관은 심장과 뇌, 그리고 단전이다.
피는 결코 마력을 담을 그릇이 될 수 없다는 뜻.
재현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저희 역시 이 액체에 대해 모두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민재현 생도도 아시겠죠.
이 액체와 최근 뉴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성 종교 단체. 아사트루가 연관이 있으리라는 것은.”
“네. 저도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재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사트루.
최근 전국을 들끓게 하는 오딘의 추종자 집단이었다.
재현은 이와 교내 실종 사건이 연관이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가장 걸리는 건 역시 사건 현장의 유사성이다.’
재현은 얼마 전 보았던 뉴스를 떠올렸다.
그가 주목했던 대목은 다음과 같았다.
[사건 현장에는 피를 연상케 하는 붉은 액체가 담긴 주삿바늘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지를 잃은 후, 과거 자신이 판정받았던 등급의 적어도 세 배에서 다섯 배 이상의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외부에서 발생한 극성 종교 사건과 현재 아카데미에서 일어나는 실종.
둘 사이에는 명백한 유사성이 있었다.
김지연이 재현의 눈치를 살피며 이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저희 아카데미와 협회 측은, 이 신종 물질이 사용자의 마력을 급상승시켜 주는……
일종의 ‘리미트 브레이커(Limit Breaker)’ 약물이 아닐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리미트 브레이커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김지연 이사장의 입에서 직접 언급될 줄이야.’
재현의 두 눈에 흉흉한 빛이 머물렀다.
리미트 브레이커.
이는 과거 수차례 연구되었던 각성자 강화 물질이다. 투약 시 사용자의 등급을 강제로 향상시켜 강하게 만들어주는 약품.
하지만 이는 비윤리적인 실험 방식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지적을 받았고, 결국 폐기되었다.
“죄송합니다. 아직 저희의 정보력이 부족해서…….”
“아뇨. 괜찮습니다.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것 같으니까요.”
김지연의 말에 재현이 그렇게 말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으나, 재현은 달리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리미트 브레이커에 대해서라면 나도 좀 알고 있지.’
재현은 회귀 전. 이 리미트 브레이커라는 약품을 몰래 숨어 만들던 이들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사회면에 커다랗게 실렸었지 아마.
‘딱 시기도 맞다. 정말 이번 사건과 리미트 브레이커라는 약품이 연관이 있다면 그들이 이 일을 벌였을 가능성이 커.
조사해 볼 가치는 있다.’
재현은 즉시 결론을 내렸다.
남은 몇몇 사건 현장을 돌아본 뒤, 그는 김지연에게 양해를 구했다.
“잠시 아카데미에서 자리를 비워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괜찮을까요?”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한 건가요?”
“맞습니다.”
“물론입니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김지연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야외 합숙 이후, 그녀는 직감하고 있었다.
재현은 다른 레이더들과 다르다. 그보다 강한 레이더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그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레이더는 없다.
뿐만 아니라, 그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비록 그 목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라면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라.’
김지연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전국에서 재현의 실력을 저평가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한편, 재현은 김지연과 헤어진 뒤 한 사람을 찾아갔다.
“또 보네?”
“민재현…… 올 줄 알았다.”
그의 앞에는 임성호가 있었다.
허나, 어딘가 이상했다.
그의 보랏빛으로 물든 몸은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했다.
재현은 확신했다.
임성호. 그가 ‘리미트 브레이커’를 사용해 강해졌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