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507)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507화
천신의 날개(6)
날개 테스트는 제법 성공적이었다.
김진아는 처음 얼타던 모습과는 달리 꽤나 적응이 빨랐다.
오히려 주동훈에게 이것저것 제안하며 주도적으로 연습했다.
– 길마님,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해요. 제가 길마님 속도를 따라간다는 건, 훈련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럼요?”
– 길마님이 최대한 붙었을 때, 그때만 사용해도 충분할 듯해요. 갓난아이가 쏘더라도 확실히 맞힐 수 있을 때.
“이런 식으로 말이죠?”
쐐애애애액!
주동훈이 하늘을 비상하며, 지팡이를 타고 도주하는 마녀의 등 뒤에 바로 붙었다.
– 넵!
김진아는 그런 마녀의 등 뒤에 냅다 미사일을 쏘았다.
완벽한 궤도.
콰아아앙!
마녀가 터져 나감과 동시에 그 아래 수풀엔 재앙이 닥쳤다.
김진아는 과감했다.
몬스터를 잡는 것이 처음임에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날개를 잘만 활용했다.
– 지금 보니까, 날개에 담긴 ‘미사일’ 정량이 총 50발이거든요?
미사일은 날개에서 출수되는 에너지 덩어리를 이르는 말이다.
둘은 그것을 미사일이라 부르기로 합의했다.
– 대략 30분에 1발 정도 다시 재충전되니, 50발이 대충 하루치라는 거죠.
최고 용량은 50발.
다 쓰고 나면?
25시간이 지나야 다시 완전 충전이 되는 개념이었다.
– 그렇다는 건, 어차피 무작정 남발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확실히 각이 나왔을 때, 아니면 길마님이 위급한 상황에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 용도로 활용해야 해요. 파괴력도 말도 안 되니까.
“맞네요.”
요컨대 누군가가 갑자기 뒤를 덮칠 때, 김진아가 대기하고 있다가 ‘미사일’로 반격한다면?
그것만으로 훌륭한 카운터가 될 수 있을 거다.
과연, 김진아.
똑 부러지는 건 여전했다.
– 바로 다음 마녀 맞히러 가시죠!
* * *
약 3시간 후.
완벽히 마녀를 토벌해 낸 둘은 임무 클리어 메시지를 받고 지구로 복귀했다.
김진아는 다시 밀린 업무를 하러 떠났다.
훈련은 딱 여기까지.
어차피 저 날개에 김진아를 담은 채, 리그를 치를 수 있을지 아직 알 수도 없는 노릇이며.
정수들의 말에 따르면, 날개는 추후를 대비하는 개념이 더 컸다.
나중에 벌어질 일곱 신(神)들과의 전쟁에서, 성장한 날개가 굉장한 힘이 되어줄 거라나?
일단 확실한 것은.
아이템이 성장했을 때, 지금보다는 훨씬 더 높은 파괴력을 보여줄 거란다.
그리고 그게 맞다.
주동훈도 봤었으니까.
이 미사일로 본신의 힘을 갖추고 있던 월(月)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모습을.
그리고 날개의 장점이 또 하나 있다.
‘김진아.’
그녀를 지킬 수 있다는 것.
김진아는 헌터이긴 하나, 랭커가 아니기에 육체적으로 굉장히 약하다.
혹여 지구가 초월자들에게 위협을 당한다면, 그대로 쓸려나가 죽을 확률이 컸다.
그런 그녀를 날개에 담고 다닌다면?
일단, 지구보다는 훨씬 안전하지 않을까?
어쨌든.
현재의 별천지는 김진아가 없으면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기에, 주동훈은 바쁜 그녀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후.”
이제.
남은 것은 하나.
빨리 천계를 찾아, 일(日)의 정수를 획득하는 것인데…….
날개를 아무리 뒤적여 봐도 천계로 가는 길은 없다.
마계의 잭 스미스도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거로 보아, 아직 단서를 찾는 중.
“배지민이랑 훈련이나 해야겠다.”
할 것 없을 때.
그리고 무얼 해야 할지 몰라서 머리가 복잡할 때.
훈련만 한 것이 없다.
후웅!
주동훈이 훈련장으로 날아갔다.
* * *
드넓은 천계(天界).
그곳에 펼쳐져 있는 하늘의 군대가 밀려 들어오는 적들을 사살하거나 포박하고 있었다.
포박하는 적들은?
상부의 명령에 따라, 고문하거나 정신계를 건드려 정보를 뜯어낸다.
“인간입니다. 지구라는 세계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권천사.
수많은 천사를 통솔하는 영웅급 천사 하나가 자드키엘의 앞에 서서 보고하고 있었다.
자드키엘은 그런 권천사들을 통솔하는 위치에 있는 지고한 존재.
“지구라……. 그곳이 날개가 들어간 곳이겠군…….”
그가 홀로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예?”
권천사가 잘 못 들었다는 듯 눈살을 좁히자.
“아니다.”
자드키엘이 고개를 흔들었다.
천신의 날개에 관련된 것은 천사 중에서도 고위급 간부만 아는 내용.
빠르게 다른 내용으로 전환했다.
“힘의 차이는 어떠한가? 밀리는 곳은 있는가?”
“아직까지는 쉽습니다만, 워낙 천계가 넓어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렇지.”
균열이 생기게 되면, 항상 강한 놈들은 나중에 들어온다.
게다가 지구는 천신의 날개를 획득한 세계.
어떤 위험한 존재가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방심하지 말고, 경계를 확실히 하라 일러라. 들어오는 상대는 모두 제압하거나 사살하고, 혹시 당하는 곳이 있으면 즉각 보고하라 일러라.”
“분부 받들겠습니다!”
“아, 그리고.”
자드키엘의 눈빛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그들 중 몇몇을 고문해 본래의 세계로 되돌려 보내라.”
“……풀어주란 말씀이십니까?”
“그래. 단, 날개를 가져오라는 메시지를 꼭 전달하게끔 하여라.”
“날개…….”
천족들은 지고지순한 천신의 명으로 이곳 세계 밖을 나갈 수 없다.
– 너희는 이곳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말지어다!
천신의 명령 때문인데.
차라리 날개를 지닌 이를 제 발로 이곳에 들어오게 해, 그것을 회수하는 건 어떨까 싶었던 것이다.
“궁금한 게 많겠지. 하나, 자세한 것은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여라. 대천사 미카엘의 명이다.”
“예, 분부 받들겠습니다!”
처억!
미카엘이란 말에 권천사가 극진의 예우로 경례한 후, 자리를 떠났다.
* * *
“으아아악!”
“꺄아악!”
천계 어느 곳에서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번에 들어온 남양주시의 초보 헌터들은 총 20명.
하나같이 F급이나 E급 정도의 인물들이었다.
차무엽의 통솔 아래 열심히 도망치고 있었지만, 살아서 뛰는 자는 불과 절반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반은 이미 천사들의 무기에 뚫려 싸늘한 시신이 되었거나, 어딘가로 빠져 홀로 생존하고 있겠지.
그러나 이는 무의미했다.
천사들은 뛰어난 추적술로 귀신같이 그들을 찾아내 확실한 죽음을 선사했다.
“끄아아아악!”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명에 초보 헌터들이 덜덜 떨며 귀를 틀어막았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랭커분들은 어디 가시고…….”
몇몇 헌터들은 용기 있게 무기를 꼬나쥐었지만, 대다수 헌터들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었다.
의미 없다는 걸 이미 아는 거다.
제법 노련했던 백호 길드원 하나가 저항하다가 천사들의 검에 목이 떨어져 나간 이후로 헌터들은 이미 희망을 잃었다.
“이럴 때……. 주동훈 님이라도 있었으면.”
헌터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저 빌어먹을 천사들의 위력이 엄청나지만, 리그 때 보여줬던 주동훈의 신위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
“그분이 여기에 갑자기 나타나실 일이 없잖아.”
몇몇 헌터들이 중얼거리자, 차무엽이 두 눈을 부릅떴다.
“잡소리 하지 말고 뛰어!”
평소 하던 존댓말은 집어치웠다.
지금은 실전.
예를 갖추고 자시고 할 때가 아니었다.
콰아아앙!
바닥이 폭발했다.
돌 파편이 사방으로 흩날렸고, 가장 후미의 헌터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끄, 끄아아악!”
그런 헌터의 뒤로 천사 몇몇이 들이닥친다.
“무시하고 계속 뛰어! 버리고 간다!”
차무엽이 일갈했다.
고자매들이 싸우며 제법 버텨주었지만, 천사 대군인 그곳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가도 꼭 무리 지어 다니는 천사들이 있었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야차처럼 달려들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잠깐이라도 집중 안 하다 방금처럼 넘어지면 내가 지켜줄 수 없다!”
차무엽의 말에, 초보 헌터들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 시각.
고 남매 역시 천사 하나와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제법이로군.”
스릉.
남매를 상대하는 천사는 바로 권천사의 위(位)를 가진 천사였다.
“인간 중에서도 너희와 같은 실력을 갖춘 이가 있었다니.”
권천사 하나의 실력은 대략 지구 500위 대 랭커와 비슷한 정도였다.
하이랭커야 랭킹에 따른 격차가 심하다지만, 500위 대의 실력은 거의 촘촘해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나뉜다.
그 덕에 고 남매도 권천사 하나를 상대하며 제법 선전을 하는 중.
비록 랭킹은 낮다지만, 2 대 1이어서 그랬다.
“오빠.”
고윤진이 조용히 속삭였다.
“절대 살려 보내면 안 돼.”
“알아.”
이미 싸움을 시작한 이상, 무조건 죽여야 한다.
그래야 시간을 벌 수 있다.
도망치면?
친구를 데려오겠지.
우선 저 눈앞의 권천사를 정리한 후, 빠르게 이 지역에 널린 천사를 사살해야 한다.
그 이후, 곳곳에 숨어 있는 헌터들을 구조해 한곳으로 모아 은신할 곳을 찾는다.
은신한 다음에.
최대한 자신들의 정보가 별천지 쪽으로 넘어가길 기도해야겠지.
랭커가 던전에 가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으면 이상해할 테니까.
타앗!
남매가 함께 쇄도하며 생각했다.
무조건 살아남는다.
살아남아서 빠져나간다.
‘길마님.’
주동훈만 이곳에 오면 살 수 있다.
답도 없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집중력과 끈기만 봐도 고영후와 고윤진이 왜 랭커인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 * *
일주일 후.
세계 협회장 아이라는, 급한 보고를 받게 된다.
– 현재 던전 실종자 급격히 증가 중.
– 일주일 내내 클리어되지 않는 던전 수 역시 가파르게 증가.
– 심지어 남양주시에 들어간 두 랭커도 나오지 않는 중.
꽤나 심각한 보고였다.
때문에 무릉도원에서 진행하던 훈련을 잠깐 중단하고 업무로 복귀해 일을 보는 동안.
또 하나의 보고가 들어왔다.
– 생존자 셋 등장.
– 각각 대구, 안양, 양양에서 발견된 생존자인데, 하나같이 똑같은 말을 함.
– 던전에 들어갔더니 웬 천사들이 있었고, 그들이 자신들에게 적대적이었으며 날개 가진 자를 찾고 있다고 함.
“……천사?”
아이라가 인상을 찌푸렸다.
던전 이상 현상 같은데, 예전에는 이럴 때 랭커의 도움을 얻어 해결하곤 했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 랭커들은 리그를 대비한 훈련으로 바빴다.
‘이걸 별천지 측에 말해야 하나?’
그래서 고민이었다.
세계 협회 측에서 재량껏 해결할까, 아니면 도움을 요청할까.
원래는 S급 헌터들을 한껏 모아 해결했을 거다.
여전히 그들의 힘은 던전 소탕에 큰 도움이 되니까.
하지만.
– 심지어 남양주시에 들어간 두 랭커도 나오지 않는 중.
이 대목이 걸렸다.
현시점의 랭커는 S급 헌터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아득히 높은 위치에 있다.
무릉도원에서 진행하는 훈련의 질과 양이 그야말로 미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이라 또한 랭커지만, 기겁했다.
무릉도원에서 훈련을 받는 것?
최고난도 던전 수십 개를 연속으로 뛰는 것보다 더 빡세고 고되다.
‘그런 랭커가.’
들어와서 나오지 않는단다.
그것도 일주일이나.
“이건 염치고 뭐고, 보고 해야겠다.”
고개를 끄덕인 아이라가 채팅창을 켰다.
별천지의 부길마 김진아.
그녀에게 직통으로 닿는 카푸의 채팅창이었다.
* * *
보고 받은 김진아가 벌떡 일어났다.
[김진아 : 뭐라고요?]실종자?
던전 이상?
두 랭커의 미복귀?
이런 것 따위는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하나.
[김진아 : 지금 분명 천사라고 했습니까?]천사.
마족들이 천계의 군대라 부르는 존재들.
김진아는 안다.
현재의 주동훈이 그 ‘천계’를 급하게 찾고 있다는 사실을.
[명월여신(冥月女神) : 맞아요. 전부 다 천사가 자신들에게 적대적이었다고…….] [김진아 : 거기 어딥니까?]김진아가 급하게 외쳤다.
[명월여신(冥月女神) : 추정되는 곳은 여러 곳 있어요. 그중 하나가 남양주시 쪽에 있는 던전인데 고 남매가 들어간 곳이기도 해요.] [김진아 : 알겠습니다. 급한 건이니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죠. 일단 언론에는 대충 둘러대시고요.] [명월여신(冥月女神) : 네, 알겠습니다. 부길마님.]채팅창을 닫은 김진아가 재빨리 뛰어갔다.
[김진아 : 길마님! 길마님!]주동훈이 있는 훈련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