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58)
이건 또 무슨 상황이람
“바위 일족의 은인이여! 이 정도면 되겠나?”
드워프 의원 중 하나가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의 뒤로는 산처럼 쌓여 있는 광물 더미가 보였고.
아직도 수레로 끙끙거리며 옮기고 있었다.
“……헐, 이걸 그새 다 캔 거예요?”
내가 놀라 물었다.
“헛험! 준비할 수 있는 건 다 준비했네. 일족 대다수가 채광에 참여했어.”
그가 씨익 웃었다.
그들이 현재 하는 일은 광물 채광, 그리고 채광한 광물을 내 가방에 전부 옮겨 담는 것.
내가 가져갈 가방. 즉, S급 수준의 아공간은 굉장히 넓었다.
저기 있는 모든 광물을 다 담고도 절반이 남을 정도?
“우린 괜찮으니, 담아갈 수 있을 만큼 담아가게. 어차피 타이탄 광산의 광물은 무한이야. 시간이 지나면 또 생겨날 걸세. 아직 저걸 전부 다룰 수준이 되지도 않고.”
“이야, 저야 감사하죠.”
드워프들은 약속을 지키는 것뿐이겠지만, 그래도 감동이었다.
이제 다시 망치를 휘둘러야 할 텐데, 그 소중한 재료들을 이렇게 쉽게 넘겨주다니.
감동받을 상황은 그뿐이 아니었다.
“은인이시여.”
“저희 엘프들도 합세할게요.”
“우리 숲의 일족도 은인께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요. 저번에 방직 재료들이 필요하다 하셨죠? 조금 모아왔어요.”
열심히 일하는 드워프들 뒤로.
엘프들이 거미줄과 누에, 털 등을 수레에 한가득 싣고 왔다.
그 줄이 얼마나 긴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
“……이거 조금이 아닌데요?”
“어찌 바위 일족에게 질 수 있겠어요. 전 일족이 힘을 합쳐 일했답니다.”
엘프들의 눈빛에는 진심이 묻어 있었다.
그 말인즉슨.
엘드린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의로 모았다는 말.
“허허, 대단하구나.”
그 모습을 소환된 노인이 껄껄거리며 바라봤다.
진심으로 감탄한 표정이었다.
“던전 하나를 가더라도 뽕을 다 뽑아내는 그 모습은 나 역시 본받을 만하다.”
“……그거 칭찬 맞죠?”
“응, 칭찬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제자야, 모름지기 사람이 더욱 성장하고 강해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무엇인 줄 아느냐?”
“뭔데요?”
“바로 욕심이다. 그리고 너의 그 욕심, 아니, 끝없는 탐욕은 하늘도 놀라 기겁할 정도이니, 스승으로서 어찌 기쁘지 않겠느냐?”
“…….”
맞는 말 같으면서도 뭔가 얄미운 말이다.
“하지만, 저들이 너에게 하는 행동은 진심일 게다. 결국, 저들은 아주 값싼 대가로 평화를 찾은 것일 테니.”
“뭐, 서로 윈윈인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그러니 정당한 욕심이라는 게다. 하여튼.”
노인이 미소 지었다.
“엘드린의 궁술 실력은 대충 파악해 뒀다. 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갈고 닦으면, 금세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게다. 드미르는 뭐, 내 관할이 아니고.”
엘드린과 드미르의 각성은 용의 소멸과 동시에 해제됐다.
이제는 평범한 뼈다귀로 돌아온 상태.
하나.
진정한 각성을 이뤄냈기에, 그들의 영혼은 뼈다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쉽게 말하면, 태양이랑 비슷한 상태였다.
[보상이 도착합니다!]일단, 기본적인 던전 보상의 뼈대는 고대 사막과 비슷했다.
[기술이 2 증가합니다!] [힘이 1 증가합니다!] [민첩이 1 증가합니다!] [체력이 1 증가합니다!]…….
각 뼈다귀들마다 스탯이 전폭적으로 상승했고.
다음은.
[숲 일족의 지도자 ‘엘드린’이 그대를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합니다.] [바위 일족의 지도자 ‘드미르’가 그대를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합니다.] [모든 스탯이 10 증가합니다.]드미르와 엘드린이 날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했다.
[‘엘드린’의 기억과 의지를 ‘뼈다귀3’이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뼈다귀3’의 이름이 ‘엘드린’으로 변화합니다.] [‘드미르’의 기억과 의지를 ‘뼈다귀6’이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뼈다귀6’의 이름이 ‘드미르’로 변화합니다.]왜 무작위로 진행되는지는 모른다.
다만, 이제 확실해졌다.
내 뼈다귀들은 각자의 전생에서 한 끗발 날리던 존재이고.
그 ‘한’을 풀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내 수하가 된다.
즉, 나는 총 열 존재의 ‘한’을 풀어줘야 하는 거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그야 새로운 매개체 아이템이 생겼으니까.
‘평화를 외치는 장교?’
나는 뿔피리 모양의 모형을 어루만졌다.
[아이템 : 평화를 외치는 장교] [등급 : S] [종류 : 매개체] [설명 : 숨겨진 유적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는 뿌리입니다.] [효과1 : 던전, ‘흥망성쇠’를 개방할 수 있습니다.] [효과2 : 헌터, ‘주동훈’에게 귀속된 아이템입니다.] [효과3 : 해당 아이템은 헌터 등급 A 이상부터 활성화 가능합니다.]“이번엔 A급이구나.”
내 등급이 B급이니 바로 갈 수는 없다.
사실.
바로 갈 수 있다 해도,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본래 한 번 뛰고 왔으면, 휴식도 하고 정비도 해야 하는 법이니까.
그게 육체적인 거든 정신적인 거든 말이다.
‘이번엔 누구일까?’
뼈일이? 뼈사? 뼈오?
그게 어떤 순서로 이루어지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들어가기 전까진 유추할 수 없다는 것.
“보상은 이게 끝이고.”
‘측정 불가’ 판정 스테이지 클리어 업적 보상은 따로 없었다.
업적 보상은 최초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빨리빨리 옮기게!”
“은인께서 기다리고 계시지 않나!”
“우리 엘프들도 늦지 말아요.”
두 일족은 아직도 열심히 옮기고 있었다.
[00:60:00] [용이 완전히 봉인되기까지 남은 시간입니다.]던전이 완전히 클리어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정도.
잔존 시간이 사라지면, 다시 지구로 복귀할 터.
‘엘드린, 드미르 스탯이나 다시 살펴볼까?’
후웅!
나는 지팡이를 휘둘러 두 녀석을 불러냈다.
이제 그냥 편하게 녀석들이라 칭한다.
저들이 그걸 원했기 때문.
“세외…… 아니, 주인이시여. 일족의 은인인 그대를 모시게 되어 영광이에요.”
퀘스트를 클리어하던 그 순간, 고고하던 엘드린이 무릎을 꿇었고.
호탕한 드미르 역시.
“나 드미르 역시, 그대를 주인으로 여길 것이네. 그러하니, 주인도 말 낮추고 편하게 대하게나.”
드워프 특유의 진지한 말투는 바뀌지 않았지만, 확실히 존경의 표시는 묻어 있었다.
쿠웅!
드미르 역시 뼈 망치를 내려놓았다.
동시에 엘드린 옆으로 이동해, 짧은 다리를 굽혀 예를 갖췄다.
마음을 다해 모시겠다는 제스처.
나 역시 편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처음은 어색하겠지만, 어차피 통제해야 할 사이 아니던가.
“그래, 잘 부탁한다.”
그게 정식으로 나눈 둘과의 첫인사였다.
둘의 정보 역시 많은 게 변했다.
‘먼저 엘드린.’
[이름 : 엘드린] [기력 : 200/200] [고유 능력 : 위대한 스켈레톤] [클래스 : 아처] [등급 : B] [힘 : 40] [민첩 : 42] [체력 : 37] [마력 : 35] [기술 : 42] [보유 스킬]-‘중급 연사’(Lv.6)
-‘백리안’(Lv.1)
-‘맹독 화살’(Lv.1)
-‘월광낙하’(月光落下)(Lv.1)
-‘주문의식’(Lv.1)
-‘스켈레톤 소환’(Lv.MaX)
‘크으.’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기존에 있던 ‘시야 확보’ 스킬은 어느덧 ‘백리안’으로 탈바꿈되어 있었고.
‘독 화살’은 ‘맹독 화살’이 되었다.
새로 추가된 스킬은 총 2개.
‘달빛 아래로 화살이 융단폭격처럼 떨어지는 게.’
월광낙하(月光落下).
‘코스트를 제물로 바쳐, 원하는 걸 얻어내는 주술과 비슷한 개념이.’
주문의식.
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 주문의식이 개사기일 거다.
코스트만 확실하다면, 거대마룡까지 봉인할 수 있는 스킬이니까.
‘그다음 드미르는…….’
[이름 : 드미르] [기력 : 200/200] [고유 능력 : 위대한 스켈레톤] [클래스 : 블랙스미스] [등급 : B] [힘 : 32] [민첩 : 30] [체력 : 30] [마력 : 30] [기술 : 40] [보유 스킬]-‘중급 제련’(Lv.4)
-‘중급 방직’(Lv.4)
-‘중급 아이템 제작’(Lv.6)
-‘중급 연금술’(Lv.3)
-‘스켈레톤 소환’(Lv.MaX)
드미르는 특별히 변한 스킬이나 새로 생긴 것이 없었다.
그냥 레벨이 각각 2 오른 정도?
하지만, 드미르의 사기성은 스킬에 있는 게 아니다.
무려 한 세계에서 블랙스미스의 신(神)이라 불리던 존재지 않던가.
그가 가진 지식으로만 엄청난 생산의 위력을 뽐내줄 것이다.
직접 두 눈으로 봤기에 더욱 확신했다.
‘빨리 그 수준까지 올라가도록 숙련도를 올려줘야겠지.’
그 정도야 문제없다.
저기 엄청난 재료들만 있다면, 금방 상급으로 치고 나갈 거다.
그렇게 즐겁게 상태창을 보고 있는 동안.
두 종족은 순식간에 재료들을 가방에 담았고.
“은인이여, 여기 받으세요.”
“다 끝냈다네.”
두 종족의 대표가 나에게 가방을 내밀며 고개를 숙였다.
투욱.
나는 그걸 건네받아 어깨에 멨다.
아공간에 담겼기에, 무게는 적당했다.
[남은 시간 – 00:00:20]남은 시간은 대략 20초 정도.
이제 진짜 갈 시간이었다.
뭔가 시원섭섭한 이 감정은 뭘까?
그 짧은 시간에 정이라도 든 걸까?
“화합을 일궈낸 두 종족의 앞날에 무운을 빕니다.”
아디오스(Adios).
나는 오른손으로 작별의 경례를 날렸다.
“…….”
두 일족 역시 천천히 사라지는 나를 향해 다 함께 묵례했다.
이윽고.
하늘로 솟구치는 새하얀 빛과 함께.
세상이 뒤흔들렸다.
* * *
“으음, 좋네.”
공터에 도착한 나는 코를 킁킁댔다.
이 얼마 만에 맡아보는 지구의 향기인가!
숲을 뚫고 닿은 매연에 굉장히 해로운 미세먼지까지.
“크으.”
역시 뭐든 익숙한 게 최고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던전은 대박이었다.
말하기 입 아플 정도로 성장했다.
B급으로 올랐고.
엄청난 재료를 얻었으며.
내 뼈다귀들도 점점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아직 할 게 태산 같다는 게 문제지만.’
그런데도 아직 랭커의 산은 높다.
1,000명의 랭커.
그들은 전부 다 S랭크.
수많은 S랭크들 중에서도 최상위만 선별해 놓은 그룹이다.
“후우.”
나는 혀를 내둘렀다.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데, 세상에 얼마나 독종들이 많다는 걸까?
물론, 조급할 필요 없다.
솔직히 아직 제대로 능력을 각성한 지, 반년도 안 지나지 않았던가!
나 정도면 엄청 무섭고 빠르게 치고 올라가고 있는 거다.
“암. 잘하고 있다, 주동훈!”
저벅, 저벅.
나는 나를 격려하며, 즉시 집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푹- 쉴 생각이었다.
정신적으로 피로했다.
컵라면 하나 때린 후, 12시간 이상 푹 자고 싶었다.
덜컹!
그렇게 반지하 방문을 열 때였다.
“뭐야?”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케케묵은 냄새는 그렇다 치더라도.
누가 집 안에 폭탄이라도 던져 놓듯 깽판이 쳐져 있었기 때문.
“뭐지?”
창문은 다 부서져 있었고, 매트리스는 반 토막이 나 있었다.
또한 책상과 가구들은 다 엎어져 있었고, 각종 도구들 역시 어지럽혀져 있었다.
마치 도둑이라도 든 것처럼.
황당했다.
무엇보다 더욱 황당한 것은.
“돈?”
오만 원권 지폐 다발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는 점.
대충 살펴보니 사백에서 오백 정도 되는 것 같긴 한데.
‘돈이라.’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그렇게 주변을 두리번거릴 때였다.
“응?”
무언가 못 보던 것이 시선에 잡혔다.
문 뒤짝에 붙어 있는 종이.
뭘까 싶어, 들여다봤다.
[어이, 주동훈이, 반갑다. 초면인데 인사가 거칠었지? 나름 대금은 치렀으니 네가 이해해라. 그렇다고 신고는 하지 말길 권장한다. 그렇게 되면 네 신변을 장담할 수가 없어지거든. 뭐, 어쨌든. 이 행사에 불편한 감정이 든다면 남자답게 찾아와라. 내가 약소하게 만든 헌터 모임인데, 다들 널 무척이나 보고 싶어 하거든. 위치는 아래 첨부해 뒀다.] [신종오.]“…….”
신종오?
뭐야, 이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