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ached the ending with a death route character RAW novel - Chapter 102
제102화
다음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다.
다만 강선총 10정을 모두 썼음에도 항복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강선총을 더 사용했다.
만일 끝까지 항복을 안 한다면 본격적인 공성전?
NO!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로 했다.
우리의 목표는 수도였다.
빠른 진격으로 적이 준비하기 전에 빈집털이를 해야 했다.
그렇기에 시간도 걸리는데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수도에서도 만일 항복을 안 한다면?
그땐 나만 아니라 병사들까지 나서서 총을 쏠 거고, 성문을 화약으로 부술 계획도 세웠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성문이 너무 단단해서 화약으로도 안 된다면 최후에는 내가 나서서 성벽을 넘어가 성문을 열 계획이었다.
수도만큼은 반드시 정복해야 했으니까.
버서커와 빅자이언트까지 쓴다면 높은 성벽도 올라갈 자신이 있었다.
가는 길에 항복하지 않는 성을 몇 번이나 만났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수도에서 성문이 부셔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 경험을 쌓아야 하지 않나?’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지 않고 직접 나서기로 했다.
먼저 주변의 긴 나무를 찾아 베어오도록 했다.
두께는 최대한 얇은 걸로.
병사들이 베어온 건 대략 20여 미터가 되는 긴 나무였다.
두께는 얇은 걸로 골라오라 했지만 길이가 길어서 그런지 내가 두 팔을 벌려도 안을 수 없을 정도였다.
먼저 잔가지는 전부 쳐내도록 했다.
다음엔 방패를 든 병사들이 성벽에 최대한 가깝게 가져다 놓도록 했는데 나무가 무거워 30여 명이나 달라붙어야 했다.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가며 전진해야 해서 30여 명은 전부 온전하지 못했다.
다행인 건 죽은 자는 없었다는 거.
성까지는 대략 100미터는 남은 거 같았다.
‘그래. 이쯤이면 되겠지.’
준비를 하고 멀리서 뛰어 나무가 있는 곳까지 달려간 후에 도착하자!
“빅자이언트.”
버서커도 함께 쓸까 고민했지만 성벽 위에 오른 후에 전투를 고려해 참았다.
될까 하는 마음도 있긴 했는데 빅자이언트를 쓰니…
번쩍.
들 수 있었다.
다음은 성벽까지 달리기.
“으으. 들었다! 들었어!”
“괴물이야! 저게 사람인가?”
“스타크 공작에 대한 소문 못 들었어?”
성벽 위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멍청하게 뭘 보고 있냐! 쏴라! 쏴!”
지휘관인 듯한 자의 고함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왔다.
위험감지가 작동하기에 급소로 날아오는 것만 살짝살짝 피하고 나머지는 무시한 채로 달렸다.
그리고 성벽에 도착하자 나무를 성벽에 걸쳤다.
성벽의 높이가 15미터는 되는 듯 했는데 나무를 수직으로 세우는 게 아니라 경사지게 기우려야 했기에 꼭대기까지는 걸칠 수 없었다.
나무가 걸친 높이는 지상에서 대략 10여 미터.
‘후후. 기다려라!’
버서커를 쓰고 걸친 나무 위를 달렸다.
멋있게 두 발로 뛰어오른 건 아니었다.
두 손과 두 발을 이용해 원숭이(?)처럼 올라갔다.
워낙 잽싸고 빠르게 올랐기에 순식간이었다.
나머지 5미터는 성벽의 빈틈에 양손의 손가락을 번갈아 끼워 넣으며 올라갔다.
불과 몇 초 후. 성벽 위에 올라가기 성공!
이후로는 일방적 학살.
하지만 1분은 짧기에 10여 명만 상대한 후에 성벽 밑으로 그대로 점프.
남들이라면 자살이겠지만 현재 피지컬이 SS급으로 오른 나에게는 아니었다.
쿠웅~ 쩌어억.
두 발로 땅을 밟자 사방으로 둥그렇게 크레이터가 퍼져나가며 먼지가 크게 일어났다.
‘으으. 내 다리…’
아팠다.
뼈에 금이라도 갔을까 걱정했는데 발을 움직여보니 이상은 없는 듯 했다.
곧장 성문으로 뛰어갔고,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을 도륙한 후에 성문을 열었다.
성문의 도르레는 한 명으로 돌릴 수 없는 거지만 아직 1분이 지나지 않아 버서커 효과가 남은 나에겐 문제거리가 아니었다.
성문이 열리고 나서도 적병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계속 싸웠다.
워낙 믿기 힘든 일을 보아서인지 적병들은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오지도 못했다.
곧 내 병사들이 성문을 통해 들어왔다.
결국 성을 함락시켰다.
이번에 무리를 했는데 해보길 잘한 거 같았다.
미리 경험을 해야 수도에서도 제대로 대처를 할 테니까.
다소 무리한 것도 있고, 끝까지 저항한 것도 괘씸했기에 약탈을 최대한 많이 하도록 했다.
다만 사람은 헤치지 않았다.
이틀 정도 머문 후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
연이은 점령과 약탈을 이어가며 제국의 수도를 향해 나아가는 그때.
저 멀리 남쪽에 있는 크리드 도시에선 치열한 공성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공성은 유제프가 이끄는 40만 연합군.
수성은 버나드가 이끄는 20만 병력.
이 병사는 유제프의 원정 소식을 들은 버나드가 영혼까지 끌어 모아 모은 숫자였다.
이전의 대규모 전투에서 승리 아닌 승리를 한 덕분에 버나드의 노력에도 모인 숫자는 이것에 불과했다.
원래 버나드를 지지하던 귀족들도 조심스러워 하며 병력 보내기를 주저했으며, 중립을 선언하거나 유제프에게로 돌아선 귀족들도 많아졌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이 대략 몇 달이나 이어졌고, 양측의 피해도 컸다.
다들 꽤나 지쳤을 때에 내 소식이 전해졌다.
기뻐해야 할 버나드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으으. 약은 새끼. 이곳으로 안 오고 수도로 가다니!”
“빈집을 털겠다는 거죠.”
이지크는 단번에 내 의도를 알아챘다.
“젠장!”
“그래도 유제프 황자가 포위를 풀고 물러난다면 저희로선 희소식입니다.”
“과연 물러날까? 날 잡을 절호의 기회인데?”
“그럼요. 수도잖습니까. 거기에 황후 마마도 있으니까요.”
“아! 황후를 볼모로 잡으면…”
버나드도 이제야 납득하고 이지크의 의견에 동의했다.
“스타크에게 전령을 보내서 황후를 비롯해 귀족들을 잡으면 저희에게 넘기라고 하십시오.”
“그래야지. 그런데 그놈이 과연 내 말을 따를까?”
“…..”
이 부분에서 이지크는 침묵했다.
“흥! 들을 리가 없겠지. 날 죽이려고까지 했잖아?”
버나드는 콧방귀를 뀌며 전에 스타크가 떠나던 때를 기억했다.
“그런데 말이야. 수도에는 드레이크 공작이 있다. 그가 나서면 스타크라도 이기지 못할 텐데 어쩌려고 그러지?”
“전령에게 드레이크 공작에게 보내는 편지도 함께 보내시죠. 중립을 지켜달라고요.”
“과연 그가 그럴까?”
드레이크가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았다.
“이제까지도 중립을 지켰잖습니까?”
“하지만 수도가 넘어갈 상황인데?”
“그런다고 나서면 그건 중립이 아니죠. 드레이크 공작은 자신이 세운 기준을 확실하게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스타크의 공격은 내전이 아니라 외부의 침입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그걸 주장하면서 나서면?”
“그러니까 저희가 전령을 보낼 때에 드레이크 공작에게 보내는 편지도 함께 보내야 합니다. 스타크는 우리 편이다. 유제프 황자도 타국의 원정군이 돕지 않는가. 그러니까 계속 중립을 지켜 달라.”
“설사 수도가 스타크 손에 넘어가도 말이지?”
“네.”
이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그런데 약아빠진 스타크를 돕는 거잖아. 내 솔직한 마음은 드레이크 공작이 스타크를 죽여버렸으면 좋겠는데?”
“약은 건 사실이죠. 하지만 드레이크 공작이 스타크를 죽이면 유제프 황자가 저희를 계속 공격하잖습니까?”
“젠장. 내가 스타크를 위해서 편지를 써야 하다니.”
한참이나 씩씩거렸지만 결국 버나드는 편지를 작성했다.
다 쓴 후에는 툴툴거렸다.
“스타크 그 개새끼는 꼭 죽었으면 좋겠는데. 방법이 진짜 없나?”
“폐하. 크게 보십시오.”
“그래. 어쩔 수 없지.”
깊은 밤에 성문이 살짝 열렸고, 버나드의 편지를 가진 전령 여럿이 나왔다.
왜 여럿이냐면 하나만 보냈다가 잡히면 끝이니까.
여럿을 보내서 단 하나라도 살아서 수도까지 가라는 의미였다.
전령들은 말에 재갈을 물리고 포위망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간 후에야 말에 올라 죽음을 각오하고 채찍질을 했다.
곧 소란이 일어났다.
전령의 3분의 2는 잡혔으나 나머지는 살아서 도망쳤으며 편지는 잘 전해졌다.
한편 전령이 잡히며 버나드가 보낸 편지도 유제프의 손으로 들어갔다.
콰앙!
“이런 개새끼들!”
흥분한 유제프는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화를 참지 못했다.
“폐하. 진정하십시오.”
“내가 진정하게 되었나? 버나드는 이따위 편지를 보내고 있고, 스타크는 빈집털이를 하려고 하고 있지 않나! 수도가 그놈 손에 들어가게 되었어!”
“이미 스타크 공작의 소식을 듣고 제가 드레이크 공작에게 전령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드레이크가 나서준데?”
유제프의 표정이 바로 바뀌었다.
하지만 다리우스의 표정까지 밝아지진 않았다.
“아직은 모릅니다. 하지만 수도가 털리는데 설마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치? 그렇겠지?”
“흠흠. 하지만 버나드 황자까지 편지를 보냈기 때문에…”
“드레이크가 마음을 바꿀까? 하아, 진짜 마음을 바꾸면 어쩌지? 어머니가 위험한데 말이야.”
“…..”
정답을 누가 알 수 있겠나.
때문에 다리우스는 침묵했다.
“당장 회군하겠다. 수도로 가서 스타크를 잡겠다.”
“폐하. 이미 늦었습니다. 크리드부터 점령하시는 게 낫습니다.”
“그럼 이대로 있자고? 저 성은 언제 무너뜨릴 수 있는데? 오늘? 내일? 모레?”
“흠흠. 당장은 아니지만…”
“몇 달은 걸리겠지?”
“…..”
다리우스는 아니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남부 지역의 대영주인 크사이드 백작가는 대대에 걸쳐 부를 쌓으며 크리드의 성벽을 3겹의 철옹성으로 만들어 놨다.
때문에 지난 한 달 동안 공세를 이어갔음에도 현재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었다.
하지만 포위라는 건 적을 서서히 말려 죽이는 것이니 버티기만 하면 결국은 유제프가 이길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잡히고, 수도의 귀족들이 잡힌다면 여기 있는 이들이 제대로 싸울 수 있을까?”
유제프를 따라서 원정을 온 귀족들 중 상당수의 가족들이 수도에 머무르고 있었다.
귀족이 아니라 기사들도 그랬다. 특히 기사단.
“하지만 회군하게 된다면 저희에게 병력을 보내온 타국의 병사들은 돌려보내야 합니다.”
“왜?”
“폐하. 저들이 하루에 먹어치우는 식량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차피 최대 1년까지 각오하지 않았던가?”
“1년… 제가 최대치로 그렇게 말씀은 드렸지만 진짜로 1년까지 간다면 이겨도 이긴 게 아니게 됩니다.”
모든 힘을 다 쥐어짜서 이긴 거라 그만큼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적어도 몇 년.
어쩌면 10년?
이 사이에 제국을 노리는 침입이 있다면 막아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잡히게 둘 순 없다. 그대는 늦었다 생각하지만 수도의 성벽은 높다. 쉽게 무너지지 않아. 먼저 선발대로 기사단과 마법사들을 보내겠다. 반대는 받지 않는다.”
“네.”
“안타깝지만 결전을 뒤로 미루더라도 수도는 지켜야 한다.”
“타 왕국군은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안타깝지만 돌려보낸다.”
어쩔 수 없기에 유제프는 타 왕국군을 돌려보내기로 했다.
“후우, 버나드 황자를 스타크가 두 번이나 구원해주는군요.”
“그러게 말이다. 둘이 갈라서서 이런 일이 있을 거란 예상은 전혀 못했는데.”
결정이 내려지자 모두 신속하게 행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