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ached the ending with a death route character RAW novel - Chapter 232
제232화
휘이익~ 첨벙!
들썩.
쏴아아아.
바위가 배 곁에 떨어지자 배는 크게 출렁거렸으며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바닷물이 수 미터나 치솟아 갑판에 쏟아졌다.
“아이. 저 새끼가!”
즉각 반격하기로 했다.
빅자이언트에다 버서커까지 쓰고서 아공간 주머니를 열었다.
그 후에 꺼낸 건…
연료로 쓰려고 잘라놓은 나무.
그런데 장작 정도로 작게 자른 건 아니고 증기기관을 돌리는 화로의 입구를 간신히 통과할 크기의 통나무였다.
성인남자의 상체 정도는 충분히 될 크기였다.
‘좋네. 동그랗고.’
어찌 보면 큰 하키공이었다.
던지기 딱 좋은 거 같았다.
한 손에 잡은 후에 있는 힘을 향해 던졌다.
하나만 아니라 아공간 주머니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바로바로 던졌다.
왜냐하면 힘은 자신 있지만 투수가 아니기에 제구력은 자신이 없었다.
‘하나는 맞겠지.’
어차피 던지는 곳이 상륙할 해변이라 나중에 다 수거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통나무를 아끼지도 않았다.
결과는…
맞추긴 맞췄다. 대략 30번 정도 던진 후에.
빠악~ 꽤엑.
비명과 함께 사이클롭스가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졌다.
나중에 해안에 도착해보니 두개골이 깨져서 즉사한 상태였다.
키가 대략 20여 미터에 달하는 거인이었는데 내가 이걸 어떻게 죽였나 싶었다.
‘그런데 사이클롭스면 눈으로 레이저빔 쏘고 그런 거 아니었나?’
원래 이 게임에서 사이클롭스는 등장하지 않는 몬스터였다.
새삼 게임을 벗어난 땅에 온 게 실감이 났다.
“폐하! 폐하!”
누군가 급히 부르기에 쳐다보니 또 다른 사이클롭스가 숲에서 나오고 있었다.
‘젠장. 왜 하루에 두 놈이나…’
빅자이언트와 버서커까지 다 써버렸는데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통나무가 아니라 아공간 주머니에서 대전차저격총을 꺼냈다.
미리 장전까지 해둔 거라 조준과 동시에 쏘았다.
타앙~ 퍽!
크아악.
비명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쓰러지진 않았다.
한 번에 죽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여겼기에 이미 새로운 대전차저격총을 꺼낸 상태였다.
썼던 걸 또 쓰려면 장전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새로운 걸로 바꾸는 게 나았다.
내가 챙겨온 대전차저격총은 모두 10자루.
때문에 최소한 10번은 연속으로 쏠 수 있었다.
두 번째 총이 쏘아지고, 이번에도 저격에는 성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버텨냈고, 세 번째도, 네 번째도.
그러나 다섯 번째 탄환이 미간을 정확히 맞추자 드디어 뒤로 넘어갔다.
‘후우, 다행이다.’
총을 쏘아 맞추는데도 쓰러지지 않으니 솔직히 속으로 이러다 다 쏘고도 안 쓰러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죽이고 나서도 안심할 수 없었는데 새로운 사이클롭스가 또 나타날까봐서였다.
“안 되겠다. 철수! 배에 다시 승선한다!”
다들 내가 사이클롭스가 나오는 곳에서 머물자고 할까봐 걱정하고 있었던 것.
내가 이 땅을 개척하거나, 정복하러 온 것도 아니었다.
따로 무슨 사명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틀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안전한 섬이 있는데 여기서 사이클롭스와 싸울 이유가 없었다.
“폐하. 진짜 철숩니까?”
“그래.”
“그럼 시체는 그냥 둡니까?”
“둬야지.”
“혹시 뭐라고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뒤지고 싶으면 직접 뒤져보든가 해라.”
솔직히 나는 아무런 기대가 없었다.
왜냐하면 여긴 게임 시스템이 작용하는 곳이 아니니까.
하지만 나중에 이 기사가 얼마나 고맙던지.
그가 구해온 것의 진가를 알게 된 후에 감사의 표시로 아시모프에게 준 것처럼 보석이 가득 담긴 가죽 주머니를 기사에게 주었다.
기사가 거절하려 했으나 그의 두 손에 꼭 쥐어주며 말했다.
“이걸로도 내 고마움을 표시하기에는 부족하다. 돌아가면 반드시 남작 작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실제로 돌아가서 이 기사가 속한 에이츠 제국에서 남작 작위를 받을 수 있게 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가 되어 드디어 철수가 시작되어 다들 떠나고 마지막으로 나와 호위 일부가 떠나야 할 즈음에 사이클롭스를 살펴보겠다는 기사가 돌아왔다.
“으음. 뭐 얻은 거 있었나? 봐도 별 거 없었을 텐데?”
쓰윽.
“이게 있었습니다.”
기사는 주먹 크기의 공깃돌 같은 걸 꺼내서 내미는데 하나가 아니라 5개나 되었다.
갸우뚱.
“그냥 돌이잖나?”
“그런데 생긴 게 주사위처럼 생겼고요. 겉에 빗금이 그어져 있습니다.”
“그래?”
받아서 보니 정교하지 못하고 울퉁불퉁하긴 했지만 주사위처럼 6개의 면이 있으며, 면마다 다른 개수의 빗금이 그어져 있었다.
‘그냥 빗금을 그었을 리는 없을 테고,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분석 스킬을 써서 알아보려 해도 딱히 나오는 게 없었다.
게임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 얻은 물건이니 당연히 나오는 게 없을 테지만 분석 스킬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되니 많이 서운하긴 했다.
우선 떠나기 위해 대기 중인 작은 배에 올랐다. 그리고 큰 배로 오른 후에 남쪽으로 항해하게 했다.
“남쪽의 섬으로 돌아가 휴식할 거다!”
내 외침에 모두 안심하는 얼굴이 되었다.
내가 철수라고 할 때에 어느 정도 짐작은 했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들이 있었을 텐데 그게 싹 지워졌으니까.
배가 출발한 후에 사이클롭스에게서 얻은 공깃돌을 살폈다.
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공깃돌 5개를 모아 던져봤다.
휘익~ 떼구르르르.
“응? 아니. 어떻게?”
난 잘못 던진 줄 알았다.
“이게 확률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왜 이러냐면 5개 주사위가 모두 빗금 1개가 나왔다.
“희한하네.”
다시 주워서 던졌다.
그런데!
“또?”
세 번째도 던져봤는데 역시나 같은 결과였다.
정말 신기해하는데 아나이스가 끼어들었다.
“이거 혹시 점칠 때에 쓰는 그런 거 아니에요?”
“점이요?”
“아버지가 도박으로 하도 빚을 많이 얻으셔서요. 점도 꽤 보러 다니셨거든요.”
“으음. 그래요?”
난 속으로 시큰둥했다.
왜냐하면 행운룰렛이란 스킬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바다에 나온 이후로는 잘 안 맞잖아?’
그동안 거의 매일 어느 방향으로 가야 섬을 발견할 수 있을지 행운룰렛을 돌렸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돌리고 돌려도 계속 3만 나왔다.
이건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거였다.
첫째는 게임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
둘째는 모르겠다는 의미.
셋째는 알려줄 수 없다는 의미.
왜 이런 생각을 하냐면 게임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고, 진짜 모르겠다고 한다면 1부터 6까지 랜덤으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계속 일정하게 3이 나오는 건 확률적으로 말이 되나?
알려줄 수 없다는 거나 다를 게 없는 거였다.
“계속 빗금이 한 개만 나오는 건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아나이스가 한 마디 했다.
“질문이 없어서라고요?”
“뭐라도 걸고 던져보세요.”
“으음. 알았어요.”
속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큰 섬이 있을 건지 물어보며 주사위를 던졌다.
‘으으. 또 빗금 1개만 나오잖아.’
그런데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걸 금방 깨달았다.
‘서쪽으로 가면 섬이 나올까?’
주사위는 3개가 빗금 5개가 나오고, 2개는 빗금 1개가 나왔다.
‘머지? 있다는 건가?’
다시 던졌는데 이번에는 동쪽을 지정하고 던졌다.
결과는…
주사위 2개가 빗금 5개였고, 나머지 3개는 빗금 1개였다.
‘으음. 동쪽으로 3개월을 쭉 가면 원래 살던 대륙이 나오겠지.’
이걸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빗금 1개가 나온 주사위 3개는 3개월을 말하고, 나머지 빗금 5개가 나온 주사위 2개는 반드시 육지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이건 꿈보다 해몽이지. 끼워 맞춘 거에 가까워.’
그렇다 하더라도 5개의 주사위가 무언가 말하려한다는 건 확실했기에 그냥 무시할 수도 없었다.
‘계속 3만 나오는 행운룰렛보다는 낫겠지.’
우선은 이틀 동안 남쪽으로 이동하여 전에 발견한 섬으로 갔다.
여기서 5일 정도 정비를 하며 어디로 갈 건지 정했다.
결론은…
서쪽!
정북쪽부터 시작해 12방위를 놓고 주사위 5개를 다 던졌는데 서쪽이 가장 확률이 높았다.
꿈보다 해몽 식으로 말이다.
‘2개월. 주사위가 말하는 걸로는 2개월만 더 서쪽으로 가면 반드시 섬이 나온다.’
그것도 큰 걸로.
크기를 놓고도 주사위를 굴렸는데 아주 크진 않아도 작지도 않다고 나왔다.
“2개월이요?”
“2개월만 가면 섬이 나와요?”
“주사위 결과가 그랬다고요?”
세 아내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좀 길죠?”
3개월의 거친 항해를 경험했기에 2개월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2개월 안에 또 무슨 풍랑을 만날지 벌써부터 겁이 났다.
‘하지만 피할 수 없잖아.’
걱정되는 게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태풍.
사실 북으로 가려 한 이유가 이거 아니었던가.
‘그럼 차라리 찬바람이 불 때까지 기다릴까? 그래. 그러자!’
사실 바로 떠나려 했는데 그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두 번째 섬을 생각보다 빠르게 찾았으니 시간 여유가 생기기도 했다.
마음을 정하자 제대로 된 거처를 만들기로 했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해온 게르를 꺼냈다.
하나가 아니라 5개나 되었다.
“여기서 최하 2개월 이상 지낼 거다. 여름은 여기서 난다고 생각해라. 찬바람이 불어야 다시 출발할 거다. 배는 풍랑에 안전한 곳에 두어야겠다. 그러니… 모두 해안으로 와라.”
그럼 배는 어쩌려고?
아공간 주머니에 넣을 계획이었다.
‘잠깐. 진짜로 큰 풍랑이나 태풍이 오는지 주사위를 던져봐?’
그리고 실제로 해봤다.
결과는 큰 풍랑이 아니라 태풍이었다.
혹시나 해서 배를 꺼내놨을 때에 안전한지 주사위를 굴렸는데 파괴된다고 나왔다.
결국 답은 아공간 주머니였다.
‘너무 주사위를 믿는 거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딱히 손해볼 건 없을 거 같았다.
거처를 현재 위치에 두는 건 시간 밖에 낭비될 게 없었고, 배를 아공간 주머니에 넣는 것도 이보다 안전할 수는 없었다.
게르를 치고 생활한 지 한 달이 지날 즈음에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며 드디어 태풍이 왔다.
뿐만 아니라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미리 준비하며 게르를 해안가가 아니라 숲 안쪽에 나무를 베고 공터를 만들어 거기 설치했음에도 날아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또 주위 나무가 부러져 게르를 덮칠 거 같아 불안하기도 했고.
만일 배를 아공간 주머니에 넣지 않았다면 반드시 파손되었으리라 생각했다.
사실 이런 태풍은 게임 속 세상에 들어오고 처음이었다.
지구에서도 이런 태풍은 만나본 적 없었다.
‘그래도 태풍으로 인해 얻은 건 있네.’
바로 주사위에 대한 신뢰.
태풍이 지나자 거처를 정리하고 난 후에 다시 항해에 나섰다.
***
태풍이 지나고 난 후라 그런지 큰 풍랑도 없이 항해는 순조로웠다.
다만 항해 후에 일주일이 지나자 전에 겪은 일식이 또 다시 일어났다.
이번에도 일식 12시간 후에 해가 나타났다.
‘벌써 같은 현상이 두 번째야. 이것도 무슨 의미가 있는 거겠지?’
이후 한 달 정도 지나 선선하고 차가운 바람이 불 즈음에 세 번째 섬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지의 거대한 섬(3/10)을 발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