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ake over the male lord RAW novel - Chapter 68
68
“보석이 달린 게 좋겠어요.”
“그럼 가격이…….”
“가격은 상관하지 않아요.”
그녀의 말에 안슨은 그녀를 데리고 안으로 갔다. 문을 열자 다른 매장이 보였다.
“어머.”
“여긴 최고가 물건만 놓아둔 곳입니다.”
아리스는 가격을 보았다. 가격대가 높았다. 하지만 목걸이는 무척이나 예뻤다.
“구경해도 될까요?”
아리스의 말에 안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목걸이를 구경하던 그녀의 눈에 한 펜던트가 들어왔다. 파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펜던트였다.
“예쁘다.”
그녀가 고른 것은 상점의 물건 중 가장 비싼 것이었다.
“내 돈이 얼마 있지?”
“조금 모자라요.”
“정말?”
아리스는 아까운 눈으로 보석이 박힌 펜던트를 바라보았다. 왜 하필이면 이렇게 예쁜 게 눈에 들어왔담.
“아가씨.”
“응.”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알아.”
그녀가 시무룩해졌다. 그러자 안슨이 고민을 했다. 저 물건을 팔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나가자.”
결국 사지 않기로 결정한 것 같았다. 시무룩해진 안슨이 문을 열어 주었다. 아리스가 나와 다시 매장에 진열된 것을 보았다. 하지만 조금 전 보았던 파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목걸이가 눈에 박혔다. 화려하지도 않은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목걸이였다. 로이의 눈 색과 똑같아서 눈에 들어왔다.
“아까워라.”
이리 중얼거리던 아리스는 벽에 붙여진 벽보를 보았다. 거기에 광고 모델을 모집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광고 모델?”
그러자 안슨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사실 저희 브랜드가 인지도가 부족한 것 같아서 모델을 구하고 있습니다.”
고위 귀족들도 홀라당 넘어갈 만한 사람을 찾다 보니 쉽지 않았다. 우선 벽보를 붙여 두라고 해서 붙여 두긴 했는데 매장에 오는 아가씨들은 대부분 귀족 아가씨였다. 굳이 모델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적당한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아!”
아리스는 안슨을 향해 말했다.
“제가 할게요.”
“아가씨가요?”
“저로 부족한가요?”
“아닙니다.”
아리스 호리슨은 수도에서 알아주는 아가씨다. 아가씨가 모델이 되어 준다면 아주 좋았다.
“아가씨, 후작님께 여쭤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을 거야.”
“하지만!”
“허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아리스에게는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중요했다. 아버지가 반대하기 전에 일을 저지르는 결단이 필요할 때다.
아리스가 자신의 생각을 안슨에게 말했다. 그러자 안슨이 흥분하며 손뼉을 쳤다.
“좋은 생각입니다.”
“보수는 얼마나 받나요?”
아리스의 질문에 안슨이 말했다.
“그건 지점장님이 정하실 거예요. 저와 같이 가시겠어요?”
“물론이죠.”
목걸이를 사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아리스는 안슨을 따라 지점장을 만나러 갔다.
지점장은 바로 맞은편 건물에 있었다. 지점장은 갈색 머리카락에 갈색 눈을 가진 여자였다. 이름은 오넬이었다. 오넬은 아리스를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정말 모델을 하실 건가요?”
“네.”
“그리고 좋은 생각도 있다고 하십니다.”
“좋은 생각?”
“영애께서 가면무도회를 여신다고 합니다.”
“어머.”
“가면무도회에 우리 물건을 진열해 놓는 건 어떠냐고 하시더군요.”
아리스 호리슨이 직접 가면무도회를 열면 많은 고위 귀족들이 참가할 것이다. 그곳에 물건을 진열하는 것만으로 큰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아리스 호리슨이 착용한 것들은 모두 다 화제를 모았다. 거기에 무도회까지.
“광고는 반년 정도 하셔야 해요.”
“가격은 얼마인가요?”
“무도회까지 열어 주신다고 하니. 이 정도는 어때요?”
오넬이 제시한 돈은 상당했다. 목걸이를 사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었다.
“좋아요.”
아리스는 허락했다. 루진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일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후작님이 뭐라고 하실지 걱정되었다.
아리스 아가씨가 하는 일은 그동안 모두 다 찬성하셨지만.
목걸이를 사고 싶어 무모하게 일을 벌이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계약서에 사인하셔야 하는데.”
오넬이 아리스를 보았다.
“후작님의 사인이 필요해요.”
그녀는 미성년자기 때문에 보호자의 사인이 필요했다. 아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약서를 받았다.
“계약서는 잘 읽어 볼게요.”
“독소 조항 같은 건 없습니다.”
“네.”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계약서를 받았다. 구두로 약속했으니 아버지가 반대하지 못하실 것 같았다.
“후작님께 말씀 잘 해 주세요.”
“네.”
아리스는 계약서를 말아서 가방 안에 넣었다.
건물을 나온 아리스에게 루진이 물었다.
“부족한 돈은 후작님이 주실 텐데.”
“내가 모은 돈으로 사고 싶어.”
“아가씨.”
“로이는 자기가 번 돈으로 사 줬잖아. 나도 그러고 싶어.”
여차하면 아버지께 부탁하면 되지만 다른 의미로 돈을 모아 해 주고 싶었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말이다.
* * *
회의에 참석하는 건 늘 있던 일이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로 참석하기 싫었다. 왜냐하면 오늘 황제가 자신의 딸과 로이의 결혼을 발표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른 귀족들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네도 그랬는가.”
“그렇지.”
“나도 그랬는데.”
무엇을 그랬단 말인가. 이안은 루이슨의 옆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그렇지.”
“무슨 일이길래.”
“다들 로이에게 혼담을 청하려고 준비 중이라 하더군.”
“평민일 때는 가만히 있더니.”
“이제는 귀족이지.”
하루아침에 사람의 인생이 달라졌다. 귀족들이 서로 혼담을 넣으려고 하다니 말이다.
“그냥 보고 있었습니까?”
“어차피 폐하께서 발표하실 텐데.”
루이슨은 웃었다. 로이에게 결혼 상대가 있다고 한다면 혼담을 준비하던 귀족들이 어떤 얼굴을 할까. 그게 궁금했던 것이다. 호리슨 가문보다 더 좋은 집안은 찾기 힘들다. 다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될 것이다.
주셀이 들어왔다. 그는 귀족들의 인사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오란 제국에 사신을 보냈다.”
주셀은 어제 결정된 상황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귀족들에게 전했다. 사신으로 누구를 보냈는지 이야기하면서 루이슨과 이안을 보았다.
“두 나라의 대표가 나서서 회의를 할 때 에셀 공작과 호리슨 후작은 참가해야 할 것이야.”
어디 가자고 하면 딸을 두고 가기 싫다고 발을 뺄 위인들이다. 주셀은 일찌감치 두 사람이 참여하도록 못을 박았다.
“알겠습니다.”
두 남자는 불만이 많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황명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제 새로 정한 사항이 있다.”
주셀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귀족들을 보았다.
“로이에게는 정해진 혼약자가 있다.”
그의 말에 귀족들이 경악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로이에게 혼담을 넣으려던 귀족들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누구입니까?”
한 귀족이 손을 들어 물었다. 그러자 주셀이 이안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토록 딸을 끼고 살더니 일찍 시집보내게 되었다.
“호리슨 영애다.”
“세상에!”
다들 궁금한 눈으로 이안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호리슨 영애와 로이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 건지 알고 싶어 했다. 정말로 의외지 않는가. 호리슨 영애는 황태자가 가까이하는 이가 아니었던가.
아무튼 다른 의미로 이번 일이 화제가 될 것 같았다.
“이건 이미 결정된 거니 반대는 받지 않겠다.”
다른 귀족들이 뭐라고 하기 전에 주셀이 못을 박았다.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결혼식은 언제 합니까?”
누가 물었다.
“그건 호리슨 영애와 로이가 결정할 문제다. 빨리 하면 할수록 좋지.”
회의가 지속되었다. 다들 얼른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그들은 모두 이안에게 모여 들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호리슨 영애는 황태자의 정혼자가 아니었습니까?”
“도대체 언제 둘이!”
그들이 궁금한 걸 쏟아냈다. 이안은 비틀거리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 루이슨이 대신 그들에게 말해 주었다.
“호리슨 영애가 로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편지를 보내서 서로 연인이 되었다고 하더군.”
“편지?”
“그래.”
루이슨의 말에 다들 놀랐다. 아리스가 로이를 먼저 마음에 들어 해 접근했다니! 로이가 작위도 없을 때 그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황제도 알고 있었단 말이 되지 않는가.
잘될 남자를 미리 알아보고 낚아챈 아리스였다. 황태자비의 자리에도 어울리는 여자였다. 로이와 안 어울린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