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74
073.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그 날도 참 햇살이 좋은 날이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온 날이었다.
왜 그 날 집 밖으로 나온 것인지 는 스스로도 설명을 할 수 없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그날이었 기에 무려 삼 년 만에 집 밖을 나 왔고 터벅터벅 목적지도 없이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자신에게로 다가온 거대 한 그림자에 정신을 잃었다.
아프지는 않았다.
그냥 정신이 없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식어가는 몸에 죽음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딱히 미련은 없었다.
자신이 죽는다고 해도 아무도 슬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 다.
그렇게 점점 졸려 간다는 생각에 의식이 희미해져 갈 무렵 여인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그 목소리가 의사나 간호 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 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 목소리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했 다.
지금껏 그 누구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다른 이에게 필요할 만큼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대단 한 인간도 아니었다. 오히려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살아온 자신이었 다.
그렇게 자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에 거부를 하려고 했다.
자신을 필요로 할 이가 없다는 생 각에서 였다.
하지만 순간 어째서인지 너무나도 화가 났다.
너무나도 화가 나서 처음으로 반항 을 하고 싶었다.
“도와달라고요? 좋아요. 도와드릴 게요.”
그 대답 하나로 용사가 되어 버렸 다.
유치찬란한 스토리였다.
이계에서의 존재를 불러와 마왕이 라 불리는 절대악으로부터 자신들의 세계를 구해달라는 흔하디흔한 진부 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였다.
자신은 용사였다.
동료를 모으고 마왕을 죽일 수 있 는 전설의 무기를 손에 넣어 마왕을 쓰러트리는 것이 임무였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을 터였다.
소설이나 영화 그리고 만화들에서 는 고난과 역경이 그다지 자세하게 나와 있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 과정들을 경험한다면 대 부분은 좌절을 하고서는 도망을 치 려고 했을 것이었다.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
아무런 힘도 없이 아무것도 모른 채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는 자신 에게 이 세계의 주민들은 불평불만 없이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기다려 주고 응원을 해주었 다.
스스로가 생각을 해도 한심할 정도 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기다려주고 응원을 해주자 용사는 조금씩 변하 기 시작했다.
‘그들의 기대를 부응해야만 한다.’
용사는 스승을 얻었다.
무뚝뚝했지만 수련을 하면서 생긴 근육통으로 끙끙 앓고 있을 때 스승 은 남몰래 찾아와 자신의 근육을 풀 어주었다.
스승은 뛰어난 기사였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존경을 받을 만했고 사 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의 아빠가 된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던 스승은 불의의 사고 로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를 잃어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물론 스승은 그런 말을 용사에게 직접 하지 않았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묵묵히 버텨 내며 이겨내는 강인한 남자였다.
하지만 그런 강인한 남자에게도 너 무나도 슬픈 과거가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가슴 아파서는 어쩔 줄을 몰라했지만 용사가 자신 의 과거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 게 된 스승은 그런 용사를 두들겨 패고서는 과거는 묻어두고 현실을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 한다는 교훈 을 안겨주었다.
정말이지 존경스러운 스승이었다.
그리고 그런 스승의 옆에는 믿을 수 있는 동료도 있었다.
“타이? 이름 한 번 웃기잖아! 하하 하하! 나는 레놀! 레놀이다!”
조금 어수룩한 녀석이었다.
자신의 이름과 스승 아래에서 같이 수련을 받게 된 레놀이라는 동료의 이름을 합치면 두통을 낫게 해주는 이름인 것에 용사는 웃음이 터져 나 왔다.
물론 그 이유를 설명 할 수는 없 었기에 레놀에게 싱거운 놈이 되어 야만 했다.
하여튼 레놀과는 함께 서로를 의지 하며 힘겨운 수련을 쌓았다.
레놀은 그다지 재능은 없었다.
용사인 자신과는 달리 성장도 느렸 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기사는 되지 못할 재능이라 들었다.
용사인 자신이 봐도 그러했다.
하지만 레놀은 결코 포기를 하지 않았다.
재능이 없었지만 절대 포기 하지 않은 채 이를 악물고 강해지고자 했 다.
그런 레놀에게도 스승 못지않은 가 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그렇기에 레놀은 강해져야만 한다 고 스스로를 채찍질을 하는 것이다.
용사는 그런 레놀을 보며 자신의 못난 의지력을 반성했다.
레놀은 용사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바보 같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캐릭터였다.
용사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절대적 으로 믿을 수 있는 그런 동료였다.
그렇게 레놀과 함께 용사는 스승의 아래에서 수련을 쌓았다.
놀랍게도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자신에게 이런 힘이 있을 것이라고 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강해졌다.
물론 그 때까지도 마왕과 싸워야 한다는 것에 대한 실감은 들지 않았 다.
스승과 레놀이 마왕군의 몬스터들 에게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용사 자신과는 조금 은 먼 이야기로만 여겨졌다.
그러던 중 스승이 죽음을 당했다.
“안 돼!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단 말이다!”
레놀은 싸늘하게 죽은 스승의 시신 을 움켜쥐고서는 절규를 했다.
평소 바보같이 웃고 다니던 레놀에 게서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파서 용사 는 가슴 한 편이 찢어지는 듯 했다.
그렇게 멍하니 죽은 스승의 시신을 바라보고 있을 때 레놀이 처음으로 부탁을 해왔다.
무릎을 꿇고 얼굴 가득 눈물과 콧 물을 묻힌 채 처절한 부탁을 해왔 다.
“타。]! 도와줘. 스승님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도와줘. 스승님의 원한 을! 원한을 풀어 줄 수 있게!”
복수.
그 단어는 용사의 가슴을 움직였 다.
용사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져 내 렸다.
너무나도 분했다.
단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자 했 을 뿐이었다.
그런 착한 사람들뿐인 공존계에 피 도 눈물도 없이 잔인한 마왕이 그 평화를 깨려고 하는 것이다.
용사 타이도 복수가 하고 싶어졌 다.
자신의 가슴을 찢어지게 아프게 만 든 마왕과 몬스터들을 쓸어버리고 싶었다.
“나에게 힘이 있다면. 내가 힘을 가질 수 있다면.”
수련을 하며 힘을 얻고 있었지만 이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했다.
용사의 가슴에 분노의 불꽃이 피어 올랐다.
하지만 소중했던 이의 죽음은 생각 보다 커다란 중격이었다.
그리고 공포였다.
낯선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버팀목 이자 의지처였던 스승이 몬스터들에 게 살해를 당한 것이다. 자신도 그렇게 살해당할지도 모른 다는 두려움이 은연 중에 생겨났다.
그건 무척이나 치명적인 트라우마 였다.
평범한 세계의 존재라면 당연히 찾 아오는 트라우마였지만 그런 트라우 마는 마왕과 싸우는데 있어서 치명 적인 약점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좌절을 하고 있던 용사에게 한 줄기 빛이 찾아왔다.
“당신이 용사인가요?”
어느 날 찾아온 아름다운 여인.
그녀는 공주라고 했다.
용사 이야기에 공주는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이다.
세계를 구한 용사는 아름다운 공주 와 잘 먹고 잘 산다는 스토리가 이 어지는 것이다.
“별로 용사 같지는 않네요.”
그녀는 당돌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용사의 마음을 흔들었다.
새침한 매력이 있는 공주는 절망 속에 있던 용사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 주었다.
그 공주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 다.
어린 시절 왕궁을 빠져나와 뒷동산 에 올라갔다가 그곳에서 오크가 똥 을 싸고 있던 모습을 보았다는 이야 기에서부터 내년에 늙은 공작에게 팔려갈지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들었 다.
“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하는 거지?”
“공주이 니까요.”
“공주인 것이 왜? 공주라고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해야 하는 거야?”
“예. 그게 공주의 숙명이니까요.”
용사는 곧 늙고 냄새나는 아버지보 다 더 나이가 많은 공작에게 팔려갈 운명인 공주에 화가 났다.
그 늙고 냄새나는 공작도 용사는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무도회장에서 다가와 용사 인 자신에게 더러운 입으로 덕담을 하는 공작은 슬픈 눈을 한 채로 아 름다운 드레스를 두 손으로 움켜쥐 고 있던 공주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서는 용사에게서 멀어졌다.
용사에게는 권리가 있었다.
“아로네 공주를 원합니다!”
마왕을 물리쳐 세계를 구하는 용사 는 그 어떤 여인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금은보화와 사랑하는 여인을 얻을 수 있는 권리였다.
공주의 아버지인 왕은 처음에는 난 색을 보였지만 용사의 요구에 결국 공주를 용사에게 주었다.
그리고 얼마 뒤 용사는 엄청나게 의욕이 상승했다.
세상이 온톤 핑크빛이고 세상이 온 통 자신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소중한 세상과 아름다 운 공주를 사악한 마왕과 마왕군의 몬스터들이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는 것에 너무나도 화가 났다. 공포가 아직 남아 있었지만 자신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더 강해 졌다.
그전까지 공존계를 지키는 것은 자 신의 일이라기보다는 조금은 남의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일이 되어 버렸다.
지키기 위해서는 싸워야만 했다.
하지만 아직 자신은 용사라는 이름 만 있을 뿐 마왕을 쓰러트리기에는 무리였다.
더 많은 동료가 필요했고 마왕을 쓰러트릴 전설의 무기가 필요했다.
“공주 기다려요. 반드시 마왕을 함 께 쓰러트릴 동료와 무기를 손에 넣 고 돌아올 테니.”
공주의 앵두같은 입술에 달콤한 키 스를 한 용사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 는다는 말처럼 제법 강해진 레놀과 함께 믿을 수 있는 동료를 얻기 위 한 모험을 떠났다.
“시간이 많지 않아. 베네네스 산맥 에 마왕군이 침공을 했다고 해.”
“그래. 레놀. 빨리 가자.”
마침내 마왕군이 공존계를 침공했 다.
마왕군은 강력했다. 베르덴 왕국의 정예군이 전멸을 했 고 뛰어난 실력의 기사가 죽음을 당 했다.
아직 마왕이 강림을 한 것은 아니 라지만 베켄 대공이라 하는 무시무 시한 마족이 마왕군을 이끌고 있다 고 했다.
그 베켄 대공을 쓰러트릴 수 있는 이는 용사인 자신이라고 하니 하루 빨리 강해져야만 했다.
그 동안 성녀의 수련장에서 수련을 해왔던 용사 타이의 모험이 시작되 려고 하는 것이다.
“갔어?”
“예. 성녀님. 갔습니다.”
“준비 확실히 하고. 너 연기 확실 히 못할래? 거기서 눈물 한 방울 뺨을 타고 흘러야 할 거 아니야!”
“죄송합니다. 성녀님.”
아로네 공주는 성녀가 혼을 내자 어쩔 줄을 몰라하며 사과를 했다.
“다음부터 조심해!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성녀는 아로네 공주를 혼을 내고서 구경 나온 용사 타이의 스승인 게보 린 경에게 한 마디 말을 했다.
“혹시 모르니까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을 할 준비를 하세요.”
“예. 성녀님.”
놀랍게도 용사의 스승은 죽지 않았 다.
“용사가 좌절을 하고 있는 순간 등 장을 하셔서 용사를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뭐 그럴 일이 없이 용사가 마왕 배를 갈라버리면 최고지만 말 이에요.”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일이 잘 끝내시고 나면 고향에 돌 아가서 가족들과 풍족하게 살 수 있 도록 해드릴 테니까. 마왕 배때기 찢어버릴 때까지만 참으세요.”
“예! 걱정 마십시오. 그리고 레놀 이 잘 해낼 것입니다.”
“아! 그 친구 눈물 연기 하나는 기 가 막히더군요.”
성녀는 용사 앞에서 오열을 하던 레놀을 떠올리고서는 만족스러운 미 소를 지었다.
현실은 생각만큼 극적이지 않기에 극적인 상황을 위해 다소 연출이 필 요한 법이었다.
그동안 수백 명의 용사들을 상대해 왔던 용사 위원회는 최적의 용사 성 장 스케줄을 가지고 있었다. 은 상황에 벌떡 일어나 복명복창을 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한 번 쯤은 있었다.
“하아! 하아!”
베켄은 요즘 들어 너무나도 자주 그런 끔찍한 놀꿈을 꾸고 있었다.
“꾸……꿈이구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훔치 며 안도의 미소를 지은 베켄은 자신 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놀 종족인 도그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며 혀를 내밀고서는 헉헉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근무지 말입니다. 헤헤! 베켄 중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