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78
077.
며칠 째 길을 잃고 지하 터널 속 을 헤매던 베켄은 이러다가 영원히 밖으로 나가지 못할까 걱정이 되었 다.
등에 매고 있는 질긴 몬스터 가죽 으로 만든 더블백에 무슨 고기인지 모를 육포를 제법 챙겨 왔지만 이대 로면 굶어죽을 수도 있었다.
“몬스터 한 마리 없나?” 몬스터라도 만나면 길이라도 물어 볼 텐데 흔하디 흔한 몬스터 하나 보이지 않았다.
“몬스터가 없으면 인간이라도.”
베켄은 인간을 만나게 되면 안 잡 아먹고 잘 달래서 길 좀 알려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는 생각마저도 들었 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마왕군 소속 병 사였지만 인간에게 부탁을 해야 할 만큼 베켄은 절박해져 있었다.
사람이든 몬스터든 길을 잃게 되면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법이다.
“제발! 사람! 사람! 사람이라도! 아 니면 엘프나 드워프라도! 제발!”
베켄은 조마조마한 채로 지하 통로 를 걸어 다니며 주변을 두리번거렸 다.
그리고 그 때 베켄의 귀에 속삭이 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명으로 추정되는 목소리였다.
베켄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금이 아니라면 절대 다른 이들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 다.
베켄은 그렇게 황급히 목소리가 들 리는 곳을 향해 달렸다.
점점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 가까워 질수록 베켄은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몬스터가 아닌 인간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아마도 던전을 탐험하는 모험가들 인 듯 했다.
‘나를 보면 놀랄 텐데. 어쩌지?’
모험가들이 자신을 본다면 분명 놀 랄 것임이 분명했다.
자신은 마왕군의 몬스터였으니 길 을 물어보려고 해도 상대가 거부를 할 것이었다.
베켄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 로 했다.
뿔투구도 너무 눈에 띄어서 뿔을 때어서 갑옷의 등에 매달아두었다.
다행히 인간 병사들의 갑옷을 입고 있는 베켄이었다.
얼굴만 잘 가린다면 약간은 속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얼굴을 가린 베켄은 인간 모험가들을 향해 접근을 했다.
베켄은 낙천주의자는 아니었다.
스스로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하는 비관주의자에 가까웠다.
‘이 걸로 속을 리가 없잖아! 이런 지하 동굴에서 짜짠 하고 나타나면 당연히 의심을 하지! 더욱이 얼굴까 지 가리고 있으면!’
베켄이 모험가라고 해도 이런 곳에 서 길을 잃은 정체불명의 존재를 ‘아이고! 길을 잃으셨어요? 오른쪽 길로 돌아가시면 출구가 나옵니다!’ 라고 말해주지는 않을 것이었다.
오히려 뚝배기를 깨고서는 얼굴을 보고는 ‘역시 몬스터 맞네! 어디서 속이려고!’라며 비웃을 것이었다.
그렇게 얼굴을 가리기는 했지만 조 마조마해 하며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을 때였다.
베켄의 눈에 두 명의 인간 뒤로 흉악하게 생긴 흉기를 들고 있는 몬 스터 한 마리가 보였다.
인간들은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 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 광경에 베켄은 주먹을 움켜쥐었 다.
그건 마치 하늘이 자신에게 준 기 회였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두 번 다 시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 다.
베켄은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손으로 움켜쥘 정도의 추진력을 가 지고 있었다.
비록 전생이었지만 베켄은 대한민 국 예비역 병장 출신이었다.
몬스터가 인간 모험가의 뒤를 급습 하려는 순간 베켄의 못 박힌 몽둥이 의 붉은 핏빛이 번쩍였다.
퍼억!
깽!
몬스터의 뚝배기가 바스러지며 외 마디 비명을 지르자 느긋하게 지하 동굴을 돌아다니고 있던 두 명의 모 험가들은 화들짝 놀라서는 뒤를 돌 아보았다.
“몬스터?”
“누…누구?”
두 모험가들은 온 몸을 가리고 있 는 갑옷을 입은 채로 몬스터의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못 박힌 몽둥이를 들 고 서 있는 한 존재를 볼 수 있었 다.
몬스터는 그 존재의 발아래 몸이 꿈틀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방심을 하고 있던 자신들을 도와주 었다는 것을 깨달은 두 인간 모험가 들이었다.
그렇게 두 인간 모험가들이 베켄에 게 호감이 생기고 있을 때 베켄은 낭패스러운 표정으로 몬스터를 바라 보았다.
‘아차! 몬스터한테 물어볼걸.’
너무 급하다 보니 대상을 잘못 선 택한 베켄이었다.
본래라면 두 명의 인간 모험가 뚝 배기를 깨야 했는데 당황한 나머지 몬스터의 뚝배기를 깨버린 것이다.
베켄은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을 했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살아나 도 뇌가 멀쩡해 보이지는 않아 보였 다.
베켄은 자신의 후임들이었으면 뚝 배기가 무사했을 정도의 타격에 머 리가 터져 버린 몬스터를 한심스럽 게 바라보았다.
‘어쩔 수 없네.’
결국 처음 계획대로 진행을 하기로 했다.
“모험가들이 그렇게 조심스럽지 않 아서야.”
“아! 죄송합니다! 모험가십니까?”
인간 모험가 중에 한 명이 베켄의 조금은 무뚝뚝한 말투에 사과를 했 다.
목소리가 딱딱하고 차가웠지만 그 래도 자신들을 도와준 이였다.
다만 얼굴을 다 가리고 있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존계에는 별의 별 존재들이 다 있었다.
“어디로 들어온 거지?”
베켄은 나가는 길을 알아내기 위해 슬그머니 물어보았다.
“아! 그게.”
한 모험가가 베켄의 질문에 대답을 하려는 순간 또 다른 모험가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두칼란의 투구를 찾고 있 어!”
“두칼란의 투구?”
“그래! 너도 그것을 찾고 있는 거 지?”
베켄은 나가는 길이나 알려주지 쓸 모없는 말을 하는 것에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그건 또 뭐야? 조바심 내지 말자. 일단 의심을 사면 안 되니까.’
행여라도 자신이 몬스터라는 것을 알게 되면 곤란했다.
그렇게 베켄은 고개를 끄덕였다.
베켄이 고개를 끄덕이자 레놀은 미
소를 지었다.
‘역시 준비 되어 있었구나!’
레놀은 한 눈에 봐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 전사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빠르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 만 어차피 중요한 것은 합류하는 동 료였다.
“타이! 저 친구도 두칼란의 투구를 찾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와 목적 이 같은 것 같아.”
“아! 그런 거야?”
두칼란의 투구는 고대 용사였다는 두칼란이 가졌던 무적의 방어구 중 에 하나로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서는 반드시 필요한 용사의 무구 중 에 하나였다.
당연히 아주 위험한(?) 장소에 봉 인되어 있었다.
그런 두칼란의 투구를 손에 넣고자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밖에는 없었 다.
바로 마왕을 쓰러트리는 것이었다.
목적이 같다고 하자 타이는 마지막 으로 남아 있던 경계심마저 풀렸다.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지는 몰랐지 만 위험한 장소에 있는 무구를 찾으 려는 이유만큼은 공감을 할 수 있었 다.
“마…만나서 반가워! 나는 타이 야!”
베켄은 갑자기 손을 내미는 타이에 흠칫 몸을 떨고서는 고개를 한 쪽으 로 돌렸다.
악수를 하지 않겠다는 행동이었지 만 그건 베켄이 자신의 정체를 들킬 까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
그래도 상대가 너무 기분 나빠해서 나가는 길 안 알려줄 수도 있었기에 베켄은 자신의 이름 정도는 밝히기 로 했다.
“베 켄이 다.”
최대한 말을 적게 해서 정체를 들 키지 않게 하려는 베켄은 무뚝뚝하 게 대답을 했다.
베켄이라는 이름에 타이와 레놀은 살짝 놀랐다.
공존계를 침공한 마왕군의 수장의 이름이 베켄이라고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위 마족이 이런 곳 에 있을 리는 만무했기에 이름이 같 은 동명이인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타이가 손을 내밀었지만 베 켄은 팔짱을 낀 채로 무뚝뚝하게 바 라보았다.
그런 베켄에 타이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베켄에게 내밀었던 손을 거 두어들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레 놀은 감탄을 했다.
‘오! 연기 잘하는데. 저 녀석은 새 침데기 성격 유형인가 보군. 하긴 그런 캐릭터도 필요하기는 하지. 물 과 불처럼 어울리지는 않지만 마음 을 열고나면 그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동료!’
그랬다.
베켄이 만난 타이와 레놀은 놀랍게 도 용사파티였다.
용사 위원회는 본래 용사 타이가 투구를 얻으러 가는 길목에 용사의 동료가 될 인원을 심어두었다.
갑자기 길거리에서 다짜고짜 동료 가 되어 주겠다는 사람을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이런 저런 상황에 서 우연을 가장하여 동료가 될 사람 을 하나씩 심어두었다.
물론 베켄은 그런 ‘동료’는 아니었 지만 용사의 길잡이 안내역도 겸하 고 있는 레놀은 베켄을 위원회가 심 어둔 ‘동료’로 오해를 해버렸다.
그렇게 레놀은 베켄을 타이가 동료 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열심이었 다.
“이곳은 위험한 곳이다. 너희 같은 애송이들이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곳이 아니야.”
“우리는 애송이가 아니야! 나 는…”
“타이!”
타이는 자신을 무시하는 베켄의 말 에 자신의 정체를 밝히려다가 레놀 이 자신을 부르며 고개를 내젖는 것 에 움찔 했다.
아직 자신이 용사라는 것을 남들에 게 알리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 다.
아직 완전한 용사가 된 것이 아니 었다.
마왕과 마왕군이 알게 된다면 위험 할 수도 있었고 다른 인간들이 꼬일 수도 있었기에 아직은 정체가 밝혀 져서는 안 되었다.
물론 눈앞의 동료로 예정되어 있던 베켄에게는 말해도 상관이 없었다.
레놀은 자신처럼 베켄도 타이의 정 체를 이미 알고 있다고 착각했다.
물론 베켄은 아무 것도 몰랐다.
알았다면 길 물어 볼 생각은 저 멀리 던져 버리고 도망을 쳐 버렸을 것이었다.
용사는 절대 만나면 안 되는 최악 의 적이었다.
하여튼 덕분에 베켄은 타이가 용사 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우리는 반드시 투구를 얻어야 해!”
“ 어째서?”
베켄은 귀찮게 투구 찾아야 한다는 타이와 레놀에게 인상을 찡그렸다.
두칼란의 투구가 뭔지 베켄이 알 리가 없었다.
다만 두 인간들의 반응이 꽤나 단 호한 것이 꽤나 중요한 것이라는 생 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 마왕의 배에 칼침을 놓기 위해 필요한 용사의 무구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
타이는 한 눈에 봐도 실력 좋아 보이는 베켄의 모습에 마치 용사의 모험 이야기에 나올 법한 닭살 돋는 멘트를 날렸다.
실제로 일반인이 그런 말을 한다면 주변에서 웬 미친놈인가 하는 시선 을 받겠지만 타이는 공존계 공인 용 사였다.
용사라면 그 정도 대사 정도는 거 리낌 없이 할 줄도 알아야만 했다. 그렇게 단호한 모습의 타이에 베켄 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아무래도 그 투구인가 뭔가 구해야 나갈 길 알게 되겠네.’
나가는 길을 설명으로 듣는다고 해 도 길을 기억해서 나갈 자신이 없는 베켄이었다.
물론 마계 쪽으로 갈리는 없지만 공존계 쪽으로 나가면 근처 던전이 라도 찾아서 마계로 넘어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베켄이었다.
“후우! 좋아. 투구 찾는 것을 도와 주지.”
베켄의 대답에 레놀은 흐뭇하게 미 소를 지었다.
용사 타이가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의 완벽한 연기였다.
타이도 별 다른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베켄의 말에 고개를 끄 덕였다.
타이는 베켄 역시 공존계를 구하기 위해서 투구를 찾고 있다고 생각했 다.
마왕을 쓰러트리고자 하는 공존계 의 전사들이 별처럼 많다고 들었던 타이 였다.
더욱이 투구를 얻으려면 무척이나 위험하다고 레놀이 가는 길에 말을 계속 하며 동료를 모아야 한다고 세 뇌를 하고 있었기에 타이도 동료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게 마왕군 제 6병단 1중대 6 소대 중급 전사인 베켄은 용사 파티 의 동료가 되어 버렸다.
용사의 파티가 둘에서 셋이 되고 두칼란의 투구를 찾기 위해 더욱 더 깊숙한 던전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 다.
그렇게 얼마 쯤 안으로 들어갔을 때 용사 위원회에서 준비해 두었던 용사의 동료가 될 이는 용사가 언제 오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인기척이 느껴져 마침내 나타났다는 생각을 하고서는 모습을 나타내려다가 고개 를 갸웃거렸다.
‘왜 세 명이야? 분명 두 명이라고 했는데.’
분명 두 명이 지나갈 것이라 전해 들었는데 세 명이었다.
‘아! 용사 일행이 아닌가 보네.’
영광스럽게 용사의 동료가 되어야 할 헤덴은 그냥 지나가던 모험가 일 행이라는 생각에 계속 숨어있기로 했다.
그렇게 타이 일행이 지나가고 난 뒤에 헤덴은 용사는 언제 오나 한참 을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