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egal Alien Cult RAW novel - Chapter 144
144 ? 핫산과 오랜 악연 #2
처음엔 내가 잘못 본 것인 줄 알았다.
이 가이아 대륙에는 꽤 많은 수의 엘프들이 있으니까. 이를테면 내가 알고 있는 빡빡이 수도승 칼리두르도 일단 종족은 엘프다.
녀석뿐만 아니라 엘프들은 이 가이아 대륙 사회 여기저기 녹아 들어 있어서.
사실 소도모라 같은 큰 도시면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엘프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사람 모이는 주점에 엘프 한 명 정도 있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겠지.
숫자가 귀한 대륙 토종의 님프와 달리, 외래종 엘프들은 비겁하게 숫자도 많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많은 숫자의 엘프들 중. 머리가 하얗고 눈동자가 빨간 엘프도 꽤 있지 않을까?
날카로운 고양이 눈매에 오만한 입술을 앙 다물고 있는 여성 엘프가 비단 엘프리데만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어우, 인기 많은 것도 곤란하네, 엘피. 소도모라에서도 우리 유명세가 퍼지기 시작했나 봐. 내가 파티장으로 여기저기 홍보한 효과가 있나.”
근데 시바, 진짜 엘프리데였다.
알비노 엘프는 외래종 요정 중에서도 특별한 색깔 스위칭 개체인 것이다. 엘프리데는 엘프 중에서도 존나 희귀한 이로치 포켓몬 같은 녀석인 것이니까! 그런 존재가 두 명 이상 있을 리가 없다.
잉어킹으로 따지면 엄청나게 희귀한 황금 잉어킹 같은 녀석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 엘프리데는 잉어킹보다는 갸라도스의 포악함에 더 가깝지만.
이런 시벌.
내가 터를 잡은 안락한 장소 소도모라에, 그리고 내가 즐겨 가는 여관에 엘프리데가 등장할 줄은.
그래서 나는 입구에서 얼어붙은 채 가게 안으로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이대로 뒤를 돌아서 가버리고 싶은데 루나가 나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뭐해? 들어가자. 말코는 아직 안 왔나보네.”
“아, 어, 응.”
그런데 나는 오늘 이상하게 루나의 말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왠지 루나가 말해주는 것은 다 들어줘야 할 것 같고, 루나에게 특별히 잘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
그래서 대체 어쩌면 좋지 싶다가. 나는 허리춤의 파우치에서 평소 여분으로 들고 다니는 수건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기다랗고 거친 천.
그걸 얼굴에 둘둘 두르면 사막의 샌드맨들과 비슷한 터번이 완성되어 대부분의 얼굴을 가려주지 않을까?
그래서 그렇게 했다. 다행히 저쪽은 아직 나에 대해 모르는 듯하고.
“핫산, 왜 그렇게 머리를 가려? 혹시 머리 아파?”
근데 갑자기 루나가 내 이름을 불러서 나는 정말 너무 깜짝 놀라, 마치 누가 뒤에서 놀래킨 고양이처럼 펄쩍 뛰어오를 뻔했다.
얼굴만 가린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핫산이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티가 난다. 만약 내 이름이 저 엘프의 기다란 귀에 들어간다면 분명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고 말리라.
그런데 다행히 저쪽 중앙 테이블에 앉은 여성 모험가들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고 있느라 내 쪽에는 관심도 없는 상태.
나는 빠르게 루나의 허리를 이끌고 저 중앙에서 보이지 않을 각도의 가장 구석 자리에다 자리를 잡았다.
“여기 앉으면 말코가 우릴 못 볼 텐데.”
“그놈은 일단 됐어.”
“그보다 핫산, 왜 이렇게 조용히 말해?”
“…그, 그게. 이제부터 도적 길드와 상관하게 될 지도 모르잖아. 도적 길드 토벌에 대한 것에도 발을 담그게 됐고. 그러니까, 그 뭐냐….”
“그러니까, 핫산의 말은 조용히 잠입 같은 걸 할 준비를 한다는 거야?”
루나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내게 되물어왔다. 잠입? 잠입이 뭔진 모르겠는데 일단 고개를 끄덕이기로 했다.
“그래, 뭐 그런 거지. 정체를 숨기는 거야.”
“쉣…. 잠입…. 뭔가 멋있는 것 같아. 그래서 얼굴을 숨기고 조용히 말하는 거구나. 나도 그럼 얼굴을 숨겨야 하나…?”
루나는 자신의 등에 끈으로 걸려 있는 소머리 뼈 투구를 뒤집어 썼다. 짐승 머리뼈를 쓴 것이 꽤 기이하긴 하다만.
이 빈민가의 여관 안에는 더 기이한 차림의 새끼들로 넘쳐나기 때문에 이 정도면 막 엄청 눈에 띄지도 않는다. 오히려 핑크색 머리보다는 소머리뼈가 더 평범해 보이는 것도 같고.
아무튼 루나가 멋대로 오해를 하듯 이해해줘서 다행이었다.
나는 루나에게 말했다.
“그, 그래서 말인데. 오늘 여기서는 서로 이름도 바꿔서 부르는 게 어떨까.”
“이름?”
“그래, 뭐라고 해야 하나…. 애칭처럼….”
“가짜 이름을 만들자는 거지? 트로이나로 잠입했던 디오메데스와 오디세우스처럼-!”
“뭐, 뭐 누구?”
“나도 트로이나 전쟁 이야기는 알아.”
뭔지는 모르겠는데 이 세상에서 잠입 액션에 대한 이야기가 퍼져 있는 모양이다. 트로이나 전쟁은 뭐지?
떠올려 보면 지금으로부터 10년 정도 전에 이 왕국과 다른 왕국 사이에 엄청 큰 전쟁이 있었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때 이야기를 말하는 건가?
아무튼 루나가 오해하고 있는 상황은 내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었다.
“그래, 가짜 이름을 정하는 거야.”
“가짜 이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쉣…. 그럼 나부터 정할래. 나는, 음, 나는….”
루나는 요리도 주문하지 않은 채 자신의 가명을 정하느라 신이 난 것처럼 중얼거렸다. 그렇게 한참 있다가 작게 소리친다.
“갑자기 정하려니까 생각이 안나…!”
“아, 그렇구만.”
나는 본디 닉네임을 정하는 것에 고심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여 결정하면 항상 ‘이미 사용된 닉네임입니다.’가 잔뜩 나와서 아무렇게나 지어버리곤 했다.
루나 역시 오랜 시간 들여서 가명을 정하는 타입인 모양이다.
“그럼 내가 정해줄까?”
한참 고민하는 루나에게 내가 말했다. 사실 지금 중요한 것은 루나의 이름을 거짓되게 부르는 게 아니라, 루나가 내 이름을 핫산이라 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
“내 이름을 지어 줘?”
“그래, 내가 정해 줄게.”
“그, 그래…. 이름을 붙여준다니.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연인들 같고….”
그런데 루나의 반응은 생각 이상으로 어딘가 부끄러운 것처럼 몸을 꼬았다. 소뼈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얼굴도 붉게 물들었지 싶다.
생각해보니 서로에게 별칭을 붙여준다니.
인싸 커플들이나 하는 일을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도 어딘가 몹시 부끄러워졌다.
“그, 그래서 내 이름은 뭐야?”
“어, 음, 뭐가 좋나.”
시바, 근데 갑자기 생각하려니 나도 떠오르는 게 없다. 그래서 당장 머릿속에 생각나는 이름을 내뱉고 말았다.
“치코리타.”
“그게 뭔데?”
“이, 있어. 그, 귀엽고. 말랑말랑하고….”
“말랑말랑하다니? 만져 봤어? 여자야?”
“아니, 만져본 적은 없고. 동물 같은 건데. 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네. 아무튼 나는 좋아해, 치코리타.”
“치코리타….”
루나는 자신에게 붙은 애칭인 치코리타를 입안에서 헤아려 보는 듯했다. 맘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솔직히 루나에게 치코리타 말고 어울리는 게 또 있을까.
색깔만 본다면 야도란 같은 것도 괜찮긴 한데. 그래도 귀여운 여자애에게 야도란은 좀 그렇다.
“그럼 나를, 별명으로 불러 봐봐.”
한참 치코리타를 되뇌이던 루나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치, 치코리타야.”
근데 스벌 사람을 별명으로 부른다는 것이 이렇게 부끄럽고 오그라드는 구석이 있는 것이라고는 정말 처음 알았다.
엘프리데를 깐프로 부를 때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애정도의 차이인가?
“흠-. 역시 나는 그만 둘래.”
근데 루나는 자신에게 붙은 별명이 맘에 들지 않는 것처럼 흥미를 금방 잃은 듯했다.
“왜?”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을 부르는 것 같아.”
“원래 가명이 그런거잖아.”
“그래도, 난 그런 거 싫어. 핫산은 내 이름을 똑바로 불러줬으면 좋겠어.”
“흠, 뭐, 그렇게 느낀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럼, 핫산 별명은 내가 붙여줄게! 핫산 머리 검으니까 검둥이는 어때?”
“아니, 그건 좀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 피부는 누런 편이니까 누렁이?”
예전부터 느낀 바지만 루나의 작명은 조금 직관적인 부분이 있었다. 늑대거미는 컹컹 짖어서 컹컹이. 나는 검으니까 검둥이. 피부가 누런 편이니까 누렁이.
그래서 결국 별명을 정하기 전에 메뉴 주문을 해버리고, 음식이 도착했다.
언제나처럼 고기 몇 조각 떠 있는 멀건 국물 그리고 국물에 적셔 먹는 딱딱한 빵. 한 끼에 5쿠퍼 하는 평범한 아침 식사.
그러한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나의 눈은 자꾸만 테이블의 중앙을 향한다.
“산, 자꾸 어디 보는 거야.”
산-은 루나가 나를 향해 붙인 별칭인 모양이다. 내 이름을 반 토막 낸 것에 불과하다만 그래도 위장 효과는 충분하겠지.
근데 막상 루나 입에서 낯선 이름을 들으니까, 정말 루나 말대로 다른 사람을 부르는 것 같고 루나가 다른 남자와 있는 기분이 들어서 살짝 기분이 이상했다.
이번 일만 잘 넘어가면 별명 같은 건 그만 두자.
아무튼 나는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헛기침을 했다. 그에 스윽 뒤를 돌아보는 루나. 녀석의 머리에 쓰여진 소머리뼈가 절그럭 소리를 낸다.
“저기 쟤 그 실버 티어의 델피나잖아. 단발머리 여자애.”
루나도 내가 바라보고 있던 무리를 발견하고 말았다.
“와, 실버 티어 모험가 팀이라니. 고위 모험가들은 보통 기가 드세서 잘 뭉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신기하다. 신기한 사람들 많아.”
머리뼈 아래로 루나의 눈빛이 반짝이는 게 보이는 듯하다. 아마 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피고 있는 것이리라.
금발의 단발, 속검의 델피나.
그리고 머리에 기다란 관을 쓴 채 석장을 들고 푸른 승려복을 입은 여 승려.
또 옆트인이 잔뜩 드러난 차이나 드레스 식의 붉은 옷을 입은 양 갈래 머리의 여성. 아마도 이 여자가 격투가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긴 스테프를 등에 메고, 쫙 달라붙는 가죽 바지가 무척 인상적인 알비노 엘프까지-.
항상 남자들 무리에 끼어서 여왕벌처럼 군림하던 엘프리데가 여성들로 파티를 짜다니 신기하긴 했다.
다들 고위 모험가라 벌이가 좋은지 외모도 잘 가꿔져서 시선과 관심을 모으기는 충분한 것 같고.
실제로 여관 1층의 식당을 메우고 있는 손님들은 저마다 저 중앙의 테이블을 향해 눈을 흘끔 거리며 자기들끼리 말들을 수군거리는 상태.
루나라고 다르지도 않았다.
“핫산, 저거 봐. 하얀 엘프야. 나 하얀 엘프는 처음 봐.”
너무 신기했는지 루나는 나를 별명으로 부르는 것도 잊은 모양이었다. 하긴, 뭐 급조한 설정이 갑자기 입에 붙을 만큼 루나는 세심하지 못하니까.
“예쁘다. 눈은 빨갛네. 토끼 같다. 토끼 맛있는데.”
“으흠, 그렇구나.”
“그거 알아? 여성 엘프들은 선천적으로 마력이 높아서, 모두 뛰어난 마법사래.”
“그래? 아무튼 엘프 얘기는 그만하자.”
계속 이대로 엘프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간 왠지 이쪽을 돌아보고 다가 와 버릴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하얀 엘프라니. 하얀 뱀이나 하얀 두꺼비, 하얀 거미. 하얀…. 아무튼 하얀 것들은 특별한 힘을 지니고 태어난다고 하던데. 머리카락이라도 하나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루나가 엘프리데에게 관심을 갖는 이 상황 자체가 좀 불편했다. 현 여자친구가 전 여친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상황이 딱 이럴까?
현 여자친구도, 전 여자친구도 있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스벌!
그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저기, 주인장-!”
중앙 테이블의 델피나가 한 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여관 주인을 불렀다. 그에 테이블에 앉아 저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던 사람들 모두의 시선이 단박에 쏠리는 게 느껴졌다.
나도 관심이 갔다. 계산하고 나간다는 건가? 제발 그래라.
그랬는데.
정작 파티장 델피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소리였다.
“저기, 저거 말이야. 저거.”
델피나는 손가락을 들어 올려 가게의 구석에 놓인 명패 같은 것을 가리켰다. 긴 나무판에 글자들이 주르륵 새겨져 있는 목패. 저런 게 가게에 있었던가?
그래서 의문을 느끼고 있을 때. 델피나가 말했다.
“저기 적혀 있는 게 진짜야? 이 가게가 사마리아의 핫산이 자주 오는 곳이라고?”
시바, 뭐?
뭔 말인지 싶어서 명패로 황급히 시선을 돌리니.
저희가게 님프 날개의 음식은 무척 효능이 뛰어나고 피로를 회복해 주며, 그 사마리아의 핫산이 즐겨 먹는 것으로 높은 평가가 나 있습니다.라는 글자들이 쓰여 있는 것이 보였다.
시불, 저게 뭐야. 저런 건 또 언제 만들었지?
빙긋 웃는 여관 주인.
“댁들도 사마리아의 핫산을 아시오? 요새 소도모라에서 떠오르는 초신성 같은 모험가지.”
“그으래애? 그렇다는데, 엘피.”
가느다란 눈을 뜨고 구석의 엘프리데를 바라보는 델피나. 엘프리데는 그저 자신의 잔에 담긴 물만을 홀짝이고 있을 뿐이다.
델피나가 말했다.
“더 얘기 해 줘 봐.”
“역시 강한 모험가는 강한 모험가의 소문이 끌리는 모양이오. 좋소. 그 형씨를 잘 나만큼 또 잘 아는 사람이 없지. 핫산 형씨에 대해 말하자면, 그 실력은 사자를 맨 손으로 잡고, 살아 있는 악어들의 가죽을 벗길 정도라고 하더군!”
“흐으응-.”
“이번 전쟁에서는 일기토로 티탄의 후예를 꺾는 범상치 않은 전과도 올렸다고 들었소! 이야, 사실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좋거든. 그 형씨가 이렇게 유명해질 줄 알고 있었지. 그렇게 힘을 쓰는 데에는 우리 가게에서 먹고 마신 덕도 조금은 있지 않겠소?”
“그렇구나. 그럼 혹시 그 남자의 과거 같은 건 몰라? 이 도시에 오기 전에, 어디서 뭘 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과거? 과거라. 과거 얘기는 딱히-.”
여관 주인이 턱에 자라난 수염을 만지고 있을 때, 저 구석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어마어마한 살인귀라던데. 검은 광야에서 자기 동족들을 너무 죽인 나머지 추방당했다지!”
그 말에 다른 쪽에서도 한 마디 한다.
“아르고 원정대에 참가 했었다는 말도 들었네.”
“케이로스의 숨겨진 제자라는 말도 들었어.”
그렇게 너도 나도 기회를 틈타 고위 모험가들과 말이나 섞어 작은 인연이나 만들어 보자하고 있을 때.
탁-.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치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엘프리데였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침묵이 내려앉은 여관에서 홀로 무척 근엄한 표정을 지은 뒤에.
“푸흐하하하핫-!”
이윽고 커다랗게 입을 벌려 대소(大笑)했다.
[작품후기]여담으로 골드 티어의 모험가는… 배우자를…n명까지… 둘 수가 있습니닷…
버려지는 히로인 없이… 잘 이끌어 볼 것입니닷…!!!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145회
핫산과 오랜 악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