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egal Alien Cult RAW novel - Chapter 431
434 집결하는 강자들 #3
나는 프티아의 전사, 과부들의 통곡 아킬레스. 만 병기의 달인이자, 저주받아 영락한 망자. 작은 플루토, 네게 도전을 신청한다.
스륵-.
아킬레스는 검을 양 손으로 쥔 채 자세를 낮게 잡았다.
저승의 아들, 도전할 상대로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바-.
그가 검을 앞으로 찌를 듯이 빗겨들어 돌진하는 황소 뿔과 같은 자세를 취했다고 생각한 그 순간-.
파스슥-.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하지만 여러 연전을 거친 나의 감이 아래턱을 징징 울려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뒤로 빼게 되었는데.
쐐애애애액-!
그 순간 긴 날붙이가 공기를 찢어발기며 나의 배꼽 아래 부분부터 아래턱 위까지 호를 그리며 치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어느새 내 턱 밑까지 접근해온 아킬레스가 검을 베어올린 까닭이다.
이 아킬레스조차 넘지 못하면, 네게 있는 건 죽음뿐이다, 핫산!
쐐애애액-!
빗겨 올려쳤던 장검이 이제는 비스듬히 나의 몸을 향해 내리 그어지고 있었다. 깔끔한 연격.
“그으-!”
그에 나는 뜻하지 않았던 기습에서 정신을 차린 뒤에 재빨리 몸을 굴려 뒤로 거리를 벌렸다.
스르륵-.
덕분에 아킬레스의 검은 섬광 같은 궤적을 허공에 내리 그었다. 오직 ‘베어낸다’라는 것에만 집중해 깔끔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동작.
아마 저것에 맞았다간 지금의 나라고 하더라도 왼쪽 어깨부터 오른쪽 옆구리에 이르는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재수가 없었으면 몸이 그대로 양단되었겠지.
그걸 피했나.
“쓰벌, 진짜 저를 죽일 생각입니까?”
그래. 나는 오로지 죽일 때를 제외하고는 무기를 뽑지 않는다. 이걸 뽑아낸 이상, 너와 나.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지.
“씁….”
여기서 죽는다면, 네가 그토록 바라는 저승으로 갈 수 있겠지. 그럼 알게 될 거다. 네가 얼마나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쏴아아아-.
나는 뼈만 남은 데스나이트의 살기를 강렬히 느꼈다. 마치 탄산을 잔뜩 넣은 사이다로 샤워라도 하고 있는 기분이다.
저건 존나 진심이다.
이렇게나 강렬한 살기를 받은 것이 언제였더라.
잠깐 당황한 것도 마찬가지였으나, 피부를 찌르는 서늘한 살기에 오히려 이성이 머리를 가라앉힌다.
“후-.”
나는 솜을 고르며 자세를 다잡았다.
무기는 뽑지 않나? 시간을 주겠다.
아킬레스가 도발하듯 말했다. 그러나 나는 등에 있는 몽둥이를 뽑을 순간도 없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등을 향해 손을 가져다 댄 순간, 저 남자의 검이 나의 목을 꿰뚫거나 혹은 몸통을 내리 그어 절단내버리고 말겠지.
움찔-.
스릉-.
실제로 내가 몸을 움직이거나 호흡을 할 때마다 아킬레스의 검날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무언가 행동을 개시하고 빈틈을 보인 순간 가차 없이 베어버리려는 것이겠지.
존나 비겁한 해골 새끼다.
살과 근육이 없어지며 양심도 함께 없어졌을 게 분명했다. 어쩌면 모근이 없어서 비겁한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괜찮다.
연단된 전사의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무기와 마찬가지.
그것은 히폴리테나 칼리두르, 그리고 눈앞의 남자인 아킬레스로부터 뼈저리게 느낀 바가 있다.
이대로 맨 몸으로 상대한다.
또 이런 곳에서 비겁하다 뭐한다 말을 했다간, 아킬레스의 말대로 온갖 부조리의 집합체인 저승의 도전은 꿈도 꿀 수 없을 테니까.
“….”
….
그렇게 멘 몸의 나는 장검을 쥔 아킬레스와 한참을 대치했다.
서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상태의 빈틈만을 찾기 위해 팽팽히 긴장을 유지하는 상황.
일찍이 칼리두르나 히폴리테에의 설명에 ‘강자들의 싸움은 의외로 정적(靜寂)이고 고요하다.’라는 설명을 들었던 바가 있던가.
대개의 싸움도 길게 가지 않고, 시시하게 끝날 수가 있다고.
그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잘 알 것 같았다.
빈틈을 만들지 않고 상대의 빈틈을 발견해내야 하는 수 싸움.
나를 죽이겠다고 덤벼오는 녀석의 앞에서 긴장을 유지해 대치해야만 하는 이 상황에 수명이 닳는 것 같다.
위가 뜨끔뜨끔하기도 하고.
다만 그런 통증에 신경 쓸 겨를이 있을 리 없었다.
파밧-.
그 순간 도약해온 아킬레스의 검이 나의 정수리부터 고간까지를 단박에 양단 해놓아 버렸으니까.
“으헛-!”
그에 흠칫 몸을 떤 나는 황급히 몸을 옆으로 피했는데.
이제 보니 방금 내가 본 것은 진짜 아킬레스의 공격이 아닌, 환각 비슷한 것이었다.
시벌 뭐지?
나는 당황스러웠다.
나를 향해 공격해왔다고 생각한 아킬레스는 그 자리에 서 있고, 베였다고 생각한 내 몸도 멀쩡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싶어서 자세를 다잡고 있을 때, 아킬레스가 검을 쥔 상태 그대로 말했다.
이런 조잡한 살기에 당하다니. 강자와의 대련은 처음인 모양이지?
“살기…?”
기백을 날린 거다. 근육과 뼈, 자세의 움직임으로 내가 어떠한 공격을 할지, 미리 상대에게 알 수 있도록 기세를 내보내는 거지.
“아-.”
어느 정도의 경지에 달한 이들만이 주고받을 수 있는 탐색전이다. 핫산, 네 눈과 귀는 범상치 않지. 때문에 더욱 이러한 눈속임이 효과를 더욱 발휘할 거다.
스슥, 스슥-.
쇄애액-.
아킬레스의 검격이 계속해서 나의 몸을 베어낼 듯이 여기저기서 쇄도해왔다.
물론 그것은 진짜 검이 아닌 내 머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환영과도 같은 것.
말하자면 신성을 자각하고 40레벨을 돌파하며 강렬해진 나의 통찰력이. 아킬레스의 움직임을 토대로 하여 공격을 상상해내 영상처럼 재생해낸 것이다.
마치 레몬을 봤을 때, 뇌가 멋대로 입에 침을 고이게 하는 것같이 말이다.
촤악, 촤아악-.
문제는 그러한 허구의 공격들이 실제로 내게 데미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킬레스의 환영에 베인 팔뚝이 갈라져 피를 뿜어내고 얼굴과 목에는 얕은 생체기가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이 느껴진다.
촤아앗-.
이마 위를 베인 탓에 그곳으로부터 흘러내린 피가 나의 눈을 찔러 시야를 가리기도 했으나, 그렇다고 빈틈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
까다롭구만.
치명상은 아니지만 이건 존나 일방적인 공방이었다.
환영에 베인 곳이 상처를 입는다니.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싶다가, 나의 듀얼코어가 한 일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어느 고문 기술자가 눈을 가린 죄수를 에어컨 있는 방에 가두었다고 하던가. 그리고는 아주 차가운 극저온의 냉동실에 가둔 것처럼 거짓을 둘러댔는데.
그곳에 갇혀 있던 죄수는 실제로 극저온에 갇힌 사람처럼 심각한 저체온을 앓았다는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것도 그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혼돈의 축복에서 벗어나 명쾌한 성능을 지니게 된 나의 듀얼코어 좌뇌 우뇌가-.
지나치게 좋은 성능 탓에 보이지도 않는 환영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실제로 베인 것처럼 몸에 상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스벌, 너무 머리가 좋은 것도 문제가 된다니.
아무튼 이대로 기백을 주고받기만 한다면, 나의 몸은 내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영에 너덜너덜해질 터.
때문에 나는 탐색전을 끝내고 얼른 이 반갑지 않은 상황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까부터 아킬레스의 장검이 우우우웅-하고 기묘한 기운 같은 것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 영 불안하다.
이대로 시간을 끌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말이다.
스슥-.
“체-!”
나는 몸의 혈을 재빨리 풀어낸 뒤에, 15에 달한 민첩으로 아킬레스를 향해 순속의 돌진을 했다.
초인에 달한 민첩의 영역은 내가 빨라 진다기 보다, 주변이 온통 느려지는 것처럼 번지게 보일 정도.
감이 좋군. 곧 있으면 완성이었는데-.
하지만 그렇게 느려진 시간 내에서 아킬레스는 나의 움직임을 따라 검을 내리 그었다.
그 때문에 나는 그의 민첩이 최소 14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스윽-.
피해라-. 죽기 싫다면.
느려진 가속 세계에서 아킬레스의 검이 좌에서 우로, 깔끔한 호를 그리며 공기를 가른다. 그와 동시에 그의 검 끝으로부터 반월 모양의 은빛 참격이 날아왔는데.
그것은 환영도 상상도 아닌 가시화된 살기 그 자체였다.
쇄애애애애액-.
그 크기는 나의 몇 배를 웃돌 정도라 이 심연의 어둠들을 전부 찢어발기는 듯했다.
콰과과과과가가각-.
실제로 그것에 닿은 절벽의 돌 벽들이 무슨 종잇장처럼 갈려나가는 것에는 전율이 일정도.
이것은 검을 업으로 했던 히폴리테조차 보여주지 못했던 참격의 크기와 경지.
정면에서 받아낸다면 나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할 듯했다.
받지 않고, 피한다-!
때문에 나는 주먹을 힘껏 들어 올린 다음에 바닥을 내리쳤다.
“토류벽-!
콰아앙-.
그것으로 깊은 구덩이가 생겨나며 주변의 시야가 급격히 낮아진다. 이것은 급하게 파낸 인공의 참호였다.
덕분에 고개를 바짝 낮출 수 있었던 나는 반월 모양의 검기에 갈라지지 않고 공격을 무사히 피했다.
조질 뻔 했네.
그러한 나의 머릿속에는 히폴리테의 훈련을 받으며 얼핏 들었던 이야기가 하나 떠올랐다.
필살의 기술. 궁극기. 절명기. 이러한 기술은 위력적이지만, 반대로 반격을 당하기 가장 좋은 때이기도 하지. 빈틈이 많아지니까.
과연.
히폴리테의 말은 옳았다.
상대가 궁극기를 헛으로 날렸을 때만큼 다이브하기 좋은 때가 없는 법.
그래서 나는 한껏 웅크렸던 몸을 개구리처럼 박차 그대로 아킬레스를 향해 덤벼들었다.
자세를 낮추고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그것을 스프링과 같은 추진력처럼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행운이다.
그 초월적인 속도가 검격을 날린 이후 자세를 다잡아가고 있던 아킬레스의 품을 파고들 수 있도록 만들고.
마침내 나의 혼심을 담은 주먹이 그의 아래턱을 있는 힘껏 쳐올릴 수 있도록 했다.
단조롭군-!
물론 아킬레스의 실력은 이러한 공격을 허용할 만큼 허술하지 않았지만.
파아아앗-!
완력 16.
그 모든 힘을 담은 나의 주먹은 일찍이 히폴리테의 천막을 날렸던 것처럼 강렬한 후폭풍을 동반하기 마련.
심지어 그때에 비해 나의 레벨은 월등히 높다-!
“핫산, 신살권-!”
힘껏 쳐올린 어퍼컷은 마치 아킬레스가 뿜어냈던 검기처럼 날카롭고도 무자비한 광풍이 되어 주변을 휩쓸며 승천했다.
고오오오오오-.
아니, 무슨-!
파직, 파지직-.
그 충격의 후폭풍으로 인해 아킬레스의 몸을 감싸고 있던 갑옷에 금이 갔다. 그것을 견뎌내기 위해 검을 바닥에 꽂은 아킬레스.
크으으-.
그는 그대로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의 기운을 사그라뜨릴 것처럼 기세를 고른다.
역시, 불합리하군. 신의 힘이라는 것은-.
“하지만, 당신도 절 봐주셨지 않습니까. 진짜로 목을 벨 기회는 여럿 있었을 텐데.”
나는 아킬레스가 내게 환영을 보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만약 그 중에 실체가 섞여 있었다면 나는 분명 막아내지 못했겠지.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하나의 시험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시험을 통과한 것입니까? 저승으로 갈 원정대를 꾸려도 되는지 어떤지, 시험해 본 거죠?”
반은 맞다. 하지만 반은 정말 죽이려 했다. 하지만, 너는 살아남았지. 네 말대로 너는 시험에 통과했어. 이 몸 아킬레스의 영웅 교실을 졸업해도 좋다.
“졸업요?”
너는 이제 정말 어엿한 영웅이다. 처음 봤던 때와는, 그야말로 평지와 산처럼 다르구나.
“….”
칭찬을 받는 게 썩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머지않아 절그럭-하고 여기저기 금가고 부서진 해골이 몸을 일으키더니, 움막으로 들어가 무언가를 뒤적뒤적거리기 시작한다.
여기 있군. 졸업의 증표로, 이것을 네게 선물하지.
그리고 그가 내게 내밀어온 것은 금빛의 목걸이였는데.
그 모양은 익히 히폴리테의 목에 걸려서 흔들리는 것을 봐 왔기 때문에 나라고 해도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고, 골드티어의 증표-.”
아니, 이건 길드라는 곳에서 지급하는 것과는 달라. 나 아킬레스는, 반인반마 케이로스의 첫 번째 제자 중 한 명. 이것은 그에게서 1기 졸업의 증표로 받은 것이니까.
“오-.”
1기의 증표니, 다른 후배들 앞에서 이걸 보여주면 다들 좋은 대접을 해 줄 거다.
반인반마 케이로스와 그 아카데미에 대해서는 나도 들은 바가 많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학원 선생님과 학원 같은 것인데.
케이로스가 키우는 것은 될 성 부른 영웅의 새싹들이라고.
그런 그가 자신의 학원 졸업생들에게 금빛의 목걸이를 걸어준 것에서 유래된 것이 모험가가 목에 목걸이를 걸게 된 이유다.
아킬레스는 그의 제자였구나.
이것은 진짜 졸업을 의미하는 수여식이겠지.
나는 이 강인한 전사에게 내 나름대로 한 명의 남자로서 인정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어 감격적이었다.
“그럼, 저와 함께 저승으로 가주시는 겁니까?”
아니, 그럴 수는 없다. 나는 저승으로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몸. 때문에 이렇게 사바세계를 뼈밖에 남지 않은 몸으로 맴돌고 있는 것이지.
…뭐야, 결국 아킬레스를 영입하는 것은 실패인가.
그러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겨났다. 아니, 예전부터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못했던 것이라는 게 옳은 표현이겠다.
하지만 아카데미를 졸업하게 된 기념으로 하나 정도는 물어봐도 되겠지.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인데, 대체 왜 데스나이트 같은 게 된 겁니까?”
….
아킬레스는 잠깐 말을 삼켰다.
그의 안광에 번뇌와 고민의 감정이 실리더니, 곧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체를 욕보였거든. 그 때문에 플루토의 미움을 사서 이렇게 죗값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이 될지, 몇 십 년이 될지 모르지만 나는 저승으로 가서 쉴 수 없다. 접근조차 금지되어 있어.
쉴 수 없다-.
나는 그 말끝에서 이 남자가 지니고 있는 피로감의 무게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것은 아까 날아왔던 최강의 검기보다 더욱 무거워서 더 이상 입이 열리지 않을 정도였다.
망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삶.
따스한 온기와 냄새를 느끼지 못하고, 모든 것이 희미한 회색빛으로 점칠된 삶을 살고 있는 남자의 무게다.
당연히 무겁겠지.
내가 말했다.
“제가 나중에 저승의 원정에 성공하면, 그곳에서 당신이 은퇴해서 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거 고맙군. 정말로 갈 생각인가?
“예.”
그래. 그것이 너의 운명이겠지. 핫산, 나도 정말 너와 같은 남자와 함께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예, 뭐, 상황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대신, 앞으로 다가올 전쟁에 한 번, 네 창끝이 되어주마.
“전쟁요?”
웬 전쟁.
스으읍-.
그에 해골기사 아킬레스가 허공에 대고 냄새를 맡는 듯한 소리를 냈다.
핫산, 네게서는 전쟁의 냄새가 난다. 이러한 몸이 된 뒤로, 유일하게 맡을 수 있는 냄새지. 피와 살육, 공포와 비명 그리고 온갖 혼돈으로 가득한 냄새. 머지않아 큰 전쟁이 있겠군.
“전쟁….”
그래서 어디로 출진할 것인지 물어봤던 거다. 아무튼 그 전쟁에서, 나는 누구보다 가장 먼저 출격해 가장 성가신 적의 목을 하나 베어주마. 스틱스 강에 약속하지.
그것으로 아킬레스와 나의 대화는 끝이 났다.
피어오르는 의구심들과 1기 졸업의 증표라는 금색 목걸이를 손에 쥐고 소도모라로 돌아왔을 때.
제법 많은 수의 인파들이 도심의 중앙에 몰려서 웅성대는 것이 보였다.
대체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있지. 혹시 나를 환영해주려는 건가 싶어서 사람들의 틈을 끼어들자.
아, 거 밀지좀 마쇼.
새치기하지 마-.
오히려 사람들이 나를 밀어내는 게 아닌가?
대체 뭐가 있기에 이 난리냐.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품을 계속해서 파고들어가, 마침내 그 인파들의 중심부. 태풍의 핵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나는 카디아 지방의 왕족이자, 칼리돈의 멧돼지를 사냥한 마물 도살자-! 디아나 여신의 대전사이자, 적을 찢는 암사자-!
그곳에는 웬 여자가 한 명 있었다.
감히 이 따위의 농간과 같은 편지로 원정을 소집한 소도모라의 망나니 핫산은, 어서 나와 이몸 아탈란테의 도전을 받아라아아앗-!
[작품후기]여담이지만… 갑자기 스토리의 진행 템포를 조금 높이니… 완결이 가까이 다가온 것만 같이 느껴지시는 독자님들께서도 계시는 모양입니닷…
그러나 완결까지는 제법 넉넉한 분량과 에피소드들이 남아있습니닷…!
제가 생각했던 크나큰 에피소드들을 지나… 최종 보스와 흑막… 아직 밝혀지지 않은 출생의 비밀…
7-9 minutes
집결하는 강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