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living as a healer in the fantasy Nord world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무스펠하임 게이트로 플레이어들이 와르르 쏟아지듯 나타났다.
쨍한 햇빛과 후끈한 지열이 다소 불쾌할 법도 하지만 미드가르드 날씨가 쌀쌀한 편이었기에 플레이어들은 찜질방에 온 기분이라며 시시덕거렸다.
5분도 되지 않아 알아서 척척, 질서 정연하게 앉는 멤버들을 바라보며, 레온과 마제스티는 섀도우 헌터 플레이어들을 따로 불러 무언가를 요청했다. 임무를 이해한 그들이 빠르게 사라졌고, 두 길드 마스터는 맨 앞자리에 나란히 서 회의를 이끌었다.
먼저 레온이 그간의 패턴을 정리했다.
“우선 패턴부터 정리합니다. 첫 번째 체인 라이트닝의 경직 시간 증가. 상저 세팅에 영향받으며 일반 신축으로 해제 가능합니다. 두 번째, 디버프. 지능 신축으로만 해제 가능한 탓에 스위칭 필수입니다. 세 번째 보스 회복력 증가 패시브. 다템 ‘죽마저’ 스위칭 및 ‘안티 리질리언스’로 커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네 번째 혼령화 시 아군 공격. 모든 신축이 먹히지 않으며 약 1분가량 지속. 지속 시간 동안 몬스터로 인식되기에 다템의 상태이상 필드로 대응해야 합니다.”
소환 패턴만큼이나 충격적인 변수였기에, 리디안은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던 플레이어들을 떠올리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다섯 번째 오브젝트. 폭발인지, 딜러 지정 자폭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으므로 일단 패스합니다. 여섯 번째 랜텔 인원 증가. 어떻게든 버틸 수 있어서 별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갑작스레 중앙이 많이 비는 탓에 최대한 빨리 중앙으로 집결할 것을 부탁드립니다. 혹시라도 다른 패턴과 겹치게 될 경우가 있으니까요. 또 메인 힐러의 경우, 특정 지점에서 픽업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순간, 많은 시선이 리디안을 지나갔다. 다른 메인 힐러인 페페, 이모탈, 캐티스가 길을 알고 있어 해당자는 리디안뿐이었다. 그랬기에 리디안은 창피함에 붉어진 얼굴을 숙여야만 했다.
“일곱 번째 쿨타임 시간 증가. 비격수의 경우 동일 직업군들과 협조하여 충분히 컨트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덟 번째 소환 이상 증식. 확인된 바 없지만, 걸리는 게 있어 현재 섀헌분들 지하 도시로 정찰 나간 상태입니다. 증식 관련 사항은 섀헌분들이 돌아오는 대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회복 패턴은 피를 깎지 못한 관계로 확인 불가. 현재로서는 대강 회복량 증가, 혹은 횟수 증가 등으로 예상 중입니다. 혹시 그 외에 더, 뭔가 발견하셨거나, 의견이 있으신 분은 손들고 발언해 주세요.”
몇 초간의 고요함을 뚫고 ‘포푸리’가 번쩍 손을 들었다. ONE에서 가장 나이 어린 여성 플레이어이자, 하이 랭커 팔라딘이었다.
“보스가 미친 것 같습니다!”
장난 반, 진지함 반. 그녀의 우렁찬 목소리에 잠시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러나 얼마 안 가 하나둘씩 실소를 터트렸다. 옆에 있던 스타일리쉬가 그녀에게 꿀밤을 먹이는 듯도 했다. 리디안도 뜬금없는 그녀의 발언에 풉, 하고 웃어버렸다.
이 상황에 장난하냐고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지만, 레온은 굳이 분위기를 딱딱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들 지쳐 있기도 했고, 그래서 생긋 웃으며 대꾸했다.
“네. 님도 미친 것 같네요. 또 다른 분?”
“보스 피 50% 아래 변동 패턴도 예상해야 하지 않을까요?”
비로소 정상적인 대꾸가 나왔다. 레온은 의견을 낸 이터널리스트를 만족스럽게 쳐다봤다.
“맞습니다. 그것도 미리 대비해야 할 패턴입니다. 어쩌면 죽사막처럼 공격력이 대폭 증가하는 대신 패턴 빈도가 줄어들거나, 아니면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모든 걸 생각해야 할 텐데……. 솔직히 이것도 직접 부딪혀 보지 않는 이상 예측하기가 힘드네요.”
“클리어 가능성이 있을까요?”
매지션 벨벳루즈가 걱정 많은 성격답게 조심스레 질문했다. 레온은 어렵다는 듯, 한숨 쉬며 머뭇거렸다. 그에 옆에 있던 마제스티가 성큼 나섰다.
“소환 패턴만 해결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다들 보셨겠지만, 소환된 몬스터의 수가 지나치게 많았죠. 거의 맵 전체의 몹을 몰아 놓은 것처럼요. 중간에 섞여 있던 네임드 해골 마법사 숫자도 다섯 마리 내외였던 걸 생각하면. 얼추 맞아떨어져요.”
여기저기서 긍정의 동요가 번졌다. 리디안도 대군단을 목격하자마자 생각한 것이기에 맞아, 맞아를 중얼대며 격하게 공감했다.
다른 이들도 맞장구치기 시작했다. 듣고 보니 그렇다고, 절망적이었던 분위기가 밝아지자 마제스티는 약간의 희망을 담아 말했다.
“만약 소환 패턴이 지하 도시 맵 전체의 모든 몹을 소환하는 거라면 충분히 해결 가능할 거예요. 운이 좋으면 잡몹 상대 없이 보스에 집중할 수도 있고요.”
머리 회전 빠른 몇몇이 대응법을 예상했는지 진지하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곰곰이 생각하던 리디안도 비슷한 대응을 떠올렸다. 그리고 동시에 갸웃했다.
“모든 몹 소환이 맞고, 우리가 상대할 잡몹이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하려면… 지하 도시 맵에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거잖아요?”
옆에 있던 백검과 이노센트가 동시에 끄덕였고, 크라이그가 설명했다.
“맞아요. 레이드 파티랑은 별개로 다른 파티가 주기적으로 지하 도시 돌면서 청소해 줘야 해요.”
“어, 그러려면…….”
지하 도시는 최소 두 파티가 합쳐 돌아야 할 정도로 난도 높은 맵이다. 현재 ONE과 레기온 동맹 레이드의 인원도 빠듯한데, 지하 도시 청소반까지 따로 돌리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사정이다.
당황하는 리디안을 바라본 이노센트도 한숨 쉬며 대꾸했다.
“최소 두 팀 이상이 구역 맡아서 돌아야 할 테니, 타 길드 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거지.”
“대기업이랑 ANG?”
호드라를 떠올린 백검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러다 마지못해 동의하며 덧붙였다.
“흠. 대기업이야 인원이 많으니 차출하려면 차출할 수 있겠지만… 딜러가 좀 애매하지 않나? ANG에도 그렇다 할 딜러가 없고.”
“혹시 다른 전투 길드 중에서는 도와줄 곳이 없을까요?”
리디안의 물음에 모두가 끙 하며 신음했다. 무법자, 슈퍼문이 태양에 넘어간 상태고 SSR이 작업 단계, 신세계도 사실상 핑푸 쪽에 붙은 것과 다름없다. 남은 곳이라곤 노르드연합, 청풍명월, 파라다이스 정도였다.
이노센트는 어렵다는 듯 중얼거렸다.
“청풍명월은 레온 때문에 희박. 파라다이스는 싸우는 거 싫어하는 성격이라 구슬리기 쉽지 않을 테고, 그나마 가능성 있는 길드가 노르드연합? 근데 거기도 길마가 쓸데없이 휘말리는 거 싫어하는 성향이라 확실하지는 않아.”
“거긴 우리가 별님반이랑 적대하면 백 프로 넘어오지 않을까? 거기 길마, 별님반 출신이잖아.”
“맞아. 노르드연합 애들 대부분이 별님반 어장에서 탈출한 물고기들이지. 근데 우리가 별님반이랑 적대할 게 뭐 있어? 끽해야 소꿉놀이나 하는 친목 길드를 상대로.”
“하긴, 그것도 그러네. 근데 별님반도 아깝다. 아이템은 그래도 다 제대로들 갖추고 있던데.”
“그냥 동호회지. 비싼 장비만 풀로 갖추고 제대로 활용도 못 하는. 너 옛날에 좋아하던 그 자전거 동호회랑 비슷하다, 그치? 그때 자전거 산다고 얼마 꼬라박았더라? 그래 놓고 회원들이랑 술만 처먹으러 다녔지?”
은근한 눈짓에 백검이 땀을 뻘뻘 흘렸다. 그리곤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침묵했다. 생각만 하면 피가 거꾸로 솟지만, 차마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싸울 수 없기에 이노센트는 한숨과 함께 고개 돌렸다.
“그래도 대기업이랑 ANG이 필드 플레이에 좀 익숙한 편이라니까 다행이네.”
씩 웃은 이노센트는 리디안을 쳐다봤다.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약간 특이하긴 해도, 누구도 뭐라 하지 못할 인맥 왕임은 틀림없었다.
“저희 다템 증원도 필요해요!”
소환 대응에 다들 의견을 나누는 사이, 손을 들고 외친 건 인드라였다. 그 옆에 하츠와 누리가 동감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다크 템플러 플레이어가 희귀한 건 아닌데, 공교롭게도 ONE과 레기온에 필드 플레이가 가능한 이가 몇 없었다.
그나마 두 사람이 하이 랭커에 ‘악손’, ‘악발’을 가졌고 누리가 실력 좋은 탓에 괜찮겠다 싶었는데, 설마하니 혼령화에서 다크 템플러의 역할이 중요해질 줄이야.
모두 아군 공격에 대한 상황을 떠올리며 낮은 신음을 흘리는 사이, 레온과 마제스티는 생각났다는 듯 크라이그를 찾았다. 부름을 받은 크라이그는 쏟아지는 시선에도 개의치 않고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이상성욕자에 아까 연락해 놨어요. 일단 아이템부터 빌려 달라고 했는데, 가능한 도와 달라는 거로 얘기해 볼게요.”
그에 여기저기서 반가운 기대가 흘러나왔다. 변태 또라이라고 간혹 조롱당하긴 해도 다람은 자타공인 다크 템플러 원탑 플레이어였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특이한 성격을 좋아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인드라의 경우 다람을 존경하다시피 했기에 몹시 밝아진 표정이었다.
“흠… 아무리 윤재가 다람네 식구였어도, 다람이 과연 도와줄까? 그 사람도 아싸 성향이잖아. 그냥 템만 빌려줄 것 같은데.”
무엇보다 다람은 PVP 쪽으로나 즐겨 하지, 레이드 쪽에는 크게 흥미가 없던 것으로 기억하기에 이노센트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리디안도 그 말에 흔들려 불안하게 크라이그를 바라봤다. 크라이그는 글쎄요, 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슬슬 심심해졌을 때죠. 대충 구슬리면 기어 나올 거예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뭐, 알아서 하라며 이노센트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리디안은 작게 안도하다 문득 갸웃했다.
그러고 보니 그만큼 유명한 사람인데도. 도시 내에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누가 봤다는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게임 때도 본 적이 없다. 이따금 스샷이나 영상에서 언급되기만 했었지, 대체 어디서 뭘 하며 살고 있을까?
리디안이 그런 궁금증을 가진 찰나, 크라이그가 씩 웃으며 제안했다.
“이따 나랑 같이 만나러 갈래요? 다람 형네 보러.”
“네? 그, 그래도 돼요? 솔직히 궁금하긴 한데… 저하고는 안면도 없잖아요. 불쾌해하지 않으실까요?”
조심스러운 리디안의 말에 크라이그는 갸웃했다.
“글쎄요. 그런 거 따질 정도로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라서…….”
시큰둥한 반응에 리디안은 잠시 땀을 흘렸다. 친해서 막 대하는 건지, 그냥 막 대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무심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찬스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일이라 리디안은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오, 섀헌들 왔다.”
누군가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모두가 고개 돌린 것처럼 리디안도 반사적으로 그들이 오는 방향을 바라봤다.
레온의 부탁으로 지하 도시 정찰을 나갔던 삼촌, 토토리아, 페이지가 다급히 뛰어오고 있었다. 스물아홉, 삼촌은 두 팔을 머리 위로 흔들며 해맑게 웃었다.
“대박! 대박! 지하 도시 지금 몹 1도 없음! 레온 님 추측이 맞는 듯!”
뒤따라 온 토토리아와 페이지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로 인해 무스펠하임 광장 앞으로 밝은 기류가 번졌다. 이거 해볼 만하겠는데? 희망에 차올라 점점 소란스러워진 좌중을, 레온이 손을 들어 진정시켰다.
“자, 그럼 소환 패턴은 협력 길드를 찾아 지원받는 쪽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파티 편성이 바뀔 수 있으니 참고해 주시고요. 그리고…….”
레온은 쓴웃음을 지며 말했다.
“오늘 재도전은 없습니다. 아직 세 시간 가까이 남았기에… 지도가 너무 아까운 건 사실인데, 지하 도시 보스 존은 소환 몹이 죽기 전까지 사라지지 않는 특성이 있는 거 아시죠? 지금 다시 들어가도 전멸이고, 당장 지원 팀 꾸려서 갈 여유도 없어요. 그러므로 차후 재도전하는 것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여기저기서 아쉬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레온 말대로였다. 귀한 입장권이 아깝긴 해도 현재로서는 별수가 없다. 보스 존에서는 몹의 이동 제한이 없는 관계로 미로 곳곳에 벌써 소환 몹이 잔뜩 퍼졌을 테니까. 아깝다고 무작정 재도전할 게 아니라, 좀 더 파티를 보강해서 리트라이하는 게 옳았다.
“그럼 내일부터 입장권 작업 들어가나요?”
“네네. 시간이 빠듯하니 오늘 안으로 예상 협력 길드분들과 논의 후. 내일이라도 당장 일정 짤게요. 파티는 일단 지난 죽사막 그대로 진행할 건데, 혹시 문제 있으신 분은 따로 저한테 말씀 주세요.”
결국, 또 죽사막인가. 리디안은 지난 레이드를 떠올리며 깊게 한숨 쉬었다. 어디서 지도 하나가 툭 튀어나왔으면 좋겠다고. 그런 말이 자동으로 나왔다.
“그럼 일단 오늘은 해산하는 거로 할게요. 다음 레이드 공지는 길드 별로 따로 안내해 드릴게요.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해산 외침에 플레이어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디안도 흙바닥을 짚으며 아쉽게 일어섰다.
다들 서로를 향해 격려와 위로 섞인 작별을 나누었고, 각자의 시간을 위해 이리저리 산개했다.
점점 휑해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리디안은 사라지지 않는 아쉬움에 연신 한숨만 뱉었다.
그래도 또다시 도전할 것이고, 그때의 레이드는 대기업과 ANG, 잘하면 이상성욕자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니 묘하게 두근거렸다.
“윤재야! 잠깐만 이리 와볼래?”
마제스티 옆에 있던 일반인이 웃으며 손짓했다. 네, 하고 대답한 크라이그는 리디안을 향해 잠시 기다리라, 말하곤 서둘러 뛰어갔다.
덩그러니 남은 리디안이 조용히 기다리는 사이, 때마침 세인트 무리에서 빠져나온 페페가 다가왔다.
“리디안 님.”
멋쩍게 웃는 페페의 모습에. 리디안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그러나 죽기 전, 페페가 쓰러지는 걸 눈앞에서 본 터라 리디안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괜찮으세요?” 추측이지만, 페페도 아마 첫 죽음일 게 분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 죽어서 그런지, 좀 얼떨떨하네요. 뭔가 신기하고 묘하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리디안 님은 어떠세요?”
“저도 그래요! 아직도 꿈꾸는 것 같아요.”
자세한 감정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이상한 건 이상한 거라 리디안은 곧장 맞장구치며 헤헤 웃었다.
그러다 문득, 반사적으로 크라이그를 떠올려 흘끔 곁눈질했다. 마제스티와 일반인. 두 사람과 함께 얘기 중인 듯한데, 마찬가지로 그 역시 리디안이 있는 곳을 이따금 확인하고 있었다.
그 시선과 마주친 순간, 리디안은 잠시 당황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근데 내가 눈치를 볼 건 또 뭐람? 아니, 보는 게 당연한가? 아니, 아니, 잠깐만. 그렇다고 눈치를 볼 이유가 있나? 아닌가? 봐야 하나? 볼 수밖에 없나? 그치, 아무래도 그렇다고 하니… 볼 수밖에 없는 거겠지?
하지만 생각할수록 더 복잡해졌고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답을 내지 못한 리디안은 땀을 뻘뻘 흘리다 애써 외면했다.
어쨌든 페페는 리디안에게 있어 언제나 반가운 인물이었고, 당장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