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Only One With Genius DNA RAW novel - Chapter 213
211화.
“무시무시한 이름이네요.”
유송미가 말했다.
“실제로도 무시무시합니다. 보통은 생후 3개월에서 12개월 사이의 아기들한테서 발견되는 희귀 유전 질환이지만 성인에게서도 발병 할 수 있죠.”
류영준이 말을 하다 멈추었다.
“발병하면 죽게 되나요?”
“최종적으론 그렇습니다.”
“정말 무섭네요.”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 때문에 생기는 병입니다. 환아에서는 보통 수유 능력이 떨어지거나 목을 가누지 못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구토, 간질, 발작 같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근력이 손실되고 뇌척수액에서 유산이 증가합니다. 시력이 감퇴하고 안근마비가 온 후에 호흡곤란이나 심장기능 상실로 사망하죠.”
“…….”
유송미가 침을 꼴깍 삼켰다.
“아무튼 지금 좀 바쁘니까 나중에 봅시다.”
류영준이 말했다.
“보고서 갖다 주셔서 고마워요.”
***
김영훈의 지휘 아래 인공지능 개발은 빠른 속도로 착착 나아갔다.
SG전자의 소프트웨어 연구소 개발진들은 확실히 실력 하나는 뛰어났다.
타냐 맨커는 인공지능 GRO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생물계에 적용시켜서 생물 개체수와 먹이사슬 피라미드와 지형 구조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류영준이 제공한 3만 종의 빅데이터를 입력하기 전에 인공지능이 ‘생물계’를 이해하도록 학습시켜야 했다.
“예를 들어서 고양이와 개를 분간할 수 있도록 기계에게 학습을 시키려면 수만 장의 고양이와 수만 장의 개 사진을 보여줘야 해요.”
타냐 맨커가 말했다.
“3만 종의 데이터를 입력하기 전에 생물계에 대한 다른 데이터들을 보여주고, 그 데이터에 변화가 생겼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 예시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 ‘연습용 데이터’는 레지옹 박사가 책임졌다.
“호주는 전 세계에서 생물의 멸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난 200년 동안 동물 54종, 토착 28종의 포유류가 멸종됐습니다.”
레지옹 박사가 말했다.
“이런 이유로 호주에서는 오래 전부터 생태학이 중요한 학문의 한 갈래로 주목받았고, 저는 호주에서 생태계 교란을 오래도록 연구한 덕에 그에 대한 데이터 셋을 가지고 있습니다. 류 대표님이 가져오신 광둥성의 3만종 같은 것에 비하면 빈약하지만, 인공지능이 학습지로 쓸 만한 정도는 됩니다.”
18세기에 유럽인들이 호주에 상륙하면서 가지고 온 생물들, 고양이, 토끼, 붉은 여우, 사슴, 물소, 염소, 타조 등의 가축과 당나귀, 낙타까지 데리고 왔다.
그 데이터들은 토착종과 외래종의 대결로 인한 환경 변화를 추적하기에 가장 좋은 학습지였다.
“코딩은 전적으로 SG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 팀에게 맡기겠습니다.”
김영훈이 말했다.
프로젝트의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기후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데이터 셋과 최고의 개발자들이 모두 모여 있었던 덕이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여러 요소들을 정확히 이해한 김영훈의 인선 배치는 정말 절묘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일은 빠르게 진척됐다.
그렇게 약 한 달이 지난 후.
에이젠바이오의 생태 환경 예측 프로그램 ABAI (AgenBio Artificial Intelligence)의 프로토타입이 준비되었다.
류영준은 제7 연구소를 나와 본사로 이동해 그들의 성과를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민병준 연구소장님이 설명해주실 겁니다.”
김영훈이 말했다.
“레지옹 박사님이 제공해주셨던 데이터셋과 타냐 맨커 대표님의 알고리즘을 토대로 개발된 인공지능입니다.”
“토착종과 외래종의 대결 가운데 수수두꺼비 (Cane Toad)라는 종을 들여온 적 있는데, 본래 사탕수수를 먹어치우는 딱정벌레들을 잡을 목적이었지만 실패했습니다.”
레지옹 박사가 말했다.
“호주의 사탕수수는 키가 크고 딱정벌레들은 위쪽에 들러붙는데, 수수두꺼비는 그 위치까지 점프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결국 사탕수수 재배에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못한 채, 두꺼비의 독 때문에 다른 포식 동물들을 제거하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호주의 토착종인 쿠울(CHjoII)과 고아나(Goanna) 같은 동물들의 숫자가 급감했죠.”
레지옹 박사가 말했다.
“이 사건을 인공지능이 예측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겠습니다.”
민병준 소장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작동시켰다.
에이젠 제7 연구소를 뜻하는 AB7 로고와 함께 프로그램 명이 떠올랐다.
[ABAI]에이젠바이오 인공지능 (AgenBio Artificial Intelligence)의 준말이다.
민병준은 인공지능에 호주의 북퀸즐랜드의 사탕수수농장을 클릭했다.
기계에 학습된 생물종 데이터 중 수수두꺼비를 선택하고 숫자를 300으로 조절했다.
[방사]버튼을 누른 다음 시간을 가속시켰다.
인공지능 내에서 1개월지 지날 무렵.
이 지역을 서식지로 사용하던 쿠울과 고아나의 개체수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수수두꺼비는 1년마다 40킬로미터씩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기후 때문입니다.”
타냐 맨커가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GRO의 기후 예측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요. 저기 방사된 지역보다 서쪽으로 이동하면 좀 더 온난하고 습도가 높아서 수수두꺼비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됩니다.”
“이동 속도는 수수두꺼비의 활동 반경을 토대로 계산됐습니다.”
개발자 박현이 끼어들었다.
“2009년까지 가속해보겠습니다. 레지옹 박사님이 수수두꺼비 숫자를 확인했던 마지막 시점입니다.”
민병준이 가속 버튼을 눌렀다.
이제는 방사된 지역에서 2,000킬로미터만큼 떨어진 곳까지 서식지가 확장되었다.
개체수는 1만여 마리까지 확대되었다.
“제가 마지막에 확인했던 데이터와 거의 일치합니다.”
레지옹이 말했다.
“좋습니다.”
류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3만 종 데이터를 모두 소화하진 못하겠죠?”
“하지만 이젠 충분히 발전했으니 3만 종 데이터를 하나씩 입력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냐 맨커가 말했다.
“부탁드립니다.”
***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류영준을 김영훈이 뒤쫓아 왔다.
“류 대표님.”
“네.”
“우리 프로그램이 타냐 맨커 대표의 GRO 알고리즘에 기반하고 있는 이상, 일정의 로열티를 GRO에 계속 지급하게 됩니다.”
김영훈이 말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아마 양쪽 법무팀이 찾아낸 합의점이 그 정도였을 겁니다.”
“만약 대표님이 앞으로 제7 연구소에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각종 환경 문제를 다루는 데 쓰시겠다면, 차라리 GRO를 흡수하는 편이 어떻습니까?”
“흡수요?”
“에이젠바이오의 계열사처럼 만드는 거죠.”
“하지만 타냐 대표님이 그렇게 하실 것 같지 않은데요. 일단 회사의 위치부터가 GRO는 미국에 있는 반면, 제7 연구소는 한국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미국의 암 연구소와 연계시키는 건 어떻습니까?”
“암 연구소하고요?”
“에이젠바이오 암 연구소와 지분을 일부 교환하는 겁니다.”
“…….”
류영준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김영훈이 다시 조언했다.
“환경 문제를 개선한다면 결국 ‘발암 물질’들하고 수없이 싸우게 될 겁니다. 에이바이오 암 연구소와 GRO가 함께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할 듯한데요.”
“괜찮네요. 어차피 그 인공지능은 우리가 계속 써야하니까. 타냐 맨커 대표님하고 한번 얘기해보실래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러나려는 김영훈을 류영준이 다시 붙잡았다.
“근데 김 이사님 원래 이렇게 일에 열정적인 분이었나요? 에이젠에서는 저를 도와주실 때 말고는 활동하시는 걸 거의 못 본 것 같은데요.”
류영준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
“사실 나이도 있고 이제 슬슬 일선에서 물러나서 은퇴 각을 잡던 중이었죠. 근데 이런 큰 프로젝트를 지휘하게 되니 갑자기 기운이 나더군요.”
김영훈이 웃으며 대꾸했다.
***
다시 한 달이 지났다. 이제 4월이다. 광둥성처럼 따뜻한 지역에서는 슬슬 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조금 시점이 이른 것 같은데.”
광둥성의 성장 양군위는 모기들이 올라온다는 보고서를 받고 생각에 잠겼다.
류영준이 경고를 한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에이, 괜찮겠지.”
그가 아무리 세계 최고의 생물학자라고 하더라도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걸 다 알지는 못한다.
광둥성의 파라자일렌 공장의 폐수처리 시설은 완벽하다.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묘한 불안감과 긴장감에 양군위는 인터넷에서 에이젠바이오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미래를 여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 제약 회사. 에이젠바이오]틱!
갑자기 팝업 하나가 떠올랐다.
[에이젠바이오 류영준 대표의 ABAI 시험 가동기_실시간 스트리밍. 지금 보기]양군위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지금 보기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화면이 유튜브로 연결되자 컴퓨터를 껐다.
중국에서는 유튜브가 차단되어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양군위는 그 대신 아이피 우회 프로그램이 설치된 휴대폰으로 같은 주소에 접속했다.
유튜브 링크는 에이젠바이오가 개설한 공식 채널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류영준이 실시간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에이젠바이오가 SG전자, 기후 예측 프로그램인 GRO사와 함께 합작하여 만든 인공지능 생태 환경 예측 프로그램인 ABAI를 공개합니다.”
류영준이 말했다.
그는 에이젠바이오 본사에 있는 슈퍼컴퓨터 한 대를 가동하고 있었다.
근처에는 연구원들과 개발자들이 잔뜩 몰려들어서 프로그램의 작동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 미국에서 있었던 붉은곰팡이의 대확산을 예측했던 GRO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날씨, 온도, 습도, 바람 등의 요인들을 분석하던 GRO는 이제 생태계 시스템도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류영준은 ABAI를 이용해서 광둥성의 데이터를 불러왔다.
“이 프로그램 내에는 중국 광둥성의 3만여 종의 생물 정보가 입력되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프로그램으로 광둥성을 포함해 중국 남부를 흐르는 주장 강 (珠江 Pearl River basin)의 생태계를 예측해보겠습니다.”
-ㄷㄷ또 이상한 거 한다
-갑자기 유튜브라니
-붉은곰팡이 시즌 투다 새끼들아
-주장강 생태계는 모르겠고 유튜브 생태계에선 일단 베스 확정이요
올라오는 채팅들을 보면서 류영준은 화면에 광둥성의 지도를 띄웠다.
그리고 주장 강의 한 지류를 클릭했다.
“이제 이 강물에 진흙 잉어 (Mud carp) 1만 마리를 풀어놔보겠습니다.”
류영준은 강물 지류를 클릭하고 진흙 잉어를 입력했다.
그리고 시간을 50배속으로 가속시키자 곧 잉어의 숫자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진흙 잉어가 줄어드는 이유는 이 강물에 강력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틸라피아(Tilapia) 라고 불리는 북아프리카 유래 민물고기입니다. 본래 성장 속도와 질병 저항력이 뛰어나서 식용으로 중국에 도입되었던 물고기입니다.”
류영준이 말했다.
“하지만 20년에 걸쳐서 이 물고기는 중국의 토종 물고기였던 잉어들을 거의 절멸 수준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그럼 틸라피아를 데이터 베이스에서 제거해 보겠습니다.”
류영준은 이번엔 틸라피아를 제거한 후에 다시 진흙 잉어를 투입했다.
이번에는 잉어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잘 유지되었다.
“이 현상은 틸라피아를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장주 강 상류 일부 도시에서 발견되고 있는 실제 현상입니다. 그곳에서는 진흙 잉어의 숫자를 웬만큼 회복했습니다.”
류영준이 말했다.
“에이젠바이오가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기후와 생물 종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생태계 변화에 대한 결과를 추적해줄 수 있습니다.”
류영준은 다시 컴퓨터 앞으로 이동했다.
“이제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중국의 파라자일렌 공장을 가동시켰을 때 어떻게 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