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4)
제14화
14화 : 영지를 찾아온 손님
[퀘스트, ‘영지를 노리는 마수.’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칭호, ‘수호하는 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수호하는 자 : 적으로부터 사유지를 지킬 때, 포탑의 공격력이 상승한다. 포탑의 재장전 시간이 단축된다.] [헤스티아 영지민들이 용맹스러우며, 요정들에게 축복을 받은 당신을 진정한 영주로 인정합니다.] [영지민들의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영지민들의 충성도가 상승합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마수를 물리치고, 퀘스트를 클리어하자, 줄지어 올라오는 메시지에 에이든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상태 창!”
이름 : 에이든 사론톤.
종족 : 인간.
칭호 : 수호하는 자.
레벨 : 24 경험치 : 75.89%
특성 : [건물주]
힘 : 29 민첩 : 29 체력 : 29 운 : 29
레벨이 무려 7개나 올랐다.
하긴, 그럴 만한 것이, 마수를 500마리나 잡았는데, 이 정도 폭업은 당연한 결과다.
“에이든.”
“어머니.”
“수고했구나. 혹시 어디 다친 건 아니지?”
“전 괜찮아요. 멀쩡하거든요.”
“그래도…….”
전투가 끝나자, 목책 위로 비앙카가 올라왔다.
그녀는 에이든의 얼굴에 묻은 마수의 피를 발견하고는 품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닦아 줬다.
“고생했다.”
“뭘요. 영주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는걸요.”
“맞아, 영주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단다.”
영주라면 당연히 영지를 지켜야 한다.
그것은 영주의 의무이자, 짊어져야 할 책무였다.
하나, 그런 의무와 책무를 회피하는 영주는 수없이 많았다.
도리어 그들은 자신의 안위에 위험이 처하면, 영지를 지킬 생각은 하지 않고, 버리고 도망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에이든은 도망치지 않았다.
위험한 전장에 직접 뛰어들어, 솔선수범하여, 모두를 이끌고, 불리한 전투를 승리로 만들었다.
비앙카의 입가에 따스한 미소가 그려졌다.
“정말 고생했구나. 엄마는 아들이 자랑스러워.”
“…….”
에이든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누가 이런 식으로 칭찬해 준 건, 정말 오랜만이었기에 가슴이 간질거렸다.
그래도 썩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 * *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여운도 잠시.
에이든은 곧바로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부상자가 있다면, 의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라.”
“우리 영지에 의원이 있던가?”
“아, 저번에 요정이 만들던데? 그런데 의원에 가면 뭐 하나? 치료해 줄 사람이 없는데.”
이번 전투에서 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있었다.
쇠뇌를 장전하다가 손가락이 찍힌 사람도 있고, 마수가 올라왔을 때, 공격받은 사람도 있었다.
특히, 기사들은 전신이 너덜거리는 느낌이었다.
“막았는데……. 팔이 아파……. 아무래도 부러진 거 같아…….”
“릴, 부러졌으면, 그러고 있을 수도 없어. 뼈에 금이 간 수준이겠지.”
“하지만 너무 아픈데!?”
“뼈에 금이 가면 원래 아파.”
“원래 이렇게 아파!?”
“그건 네가 엄살이 심해서 그런 거야. 됐고, 영주님의 말씀대로 일단 의원으로 가자.”
의원으로 가라니 일단 가긴 하겠지만, 이들의 기억에는 헤스티아 영지에 의술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일단 가라고 해서 가긴 했지만.
“누가 됐든, 상관없어. 일단 붕대라도 감아 달라고 해야지……. 너무 아파.”
릴은 의원을 찾았다.
한데, 그 앞에서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뭐지? 왜 안 들어가고 눈치를 보고 있는 거야?”
릴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가자,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열었다.
먼저 들어가라는 것이다.
그에 릴은 조금 감동했다.
‘설마 기사라고 대우라도 해 주는 건가?’
저들의 눈빛을 봐라.
‘먼저 들어가시죠.’
‘제 앞에 서시죠.’
‘제 앞도 비었습니다.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
절로 어깨가 위로 솟는 기분이었다.
헤스티아 영지에 와서 처음으로 기사로서 대접받는 거 같았다.
하긴.
‘내가 활약을 좀 하긴 했지.’
그가 베어 낸 하운드의 수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대우는 당연했다.
그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높게 솟은 어깨를 진정시키며 의원 안으로 들어갔다.
‘오.’
의원에 들어오자, 릴은 숨 쉬는 것이 이상하게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밖과 안의 공기가 다르다고 할까?
원래 건물 내부의 공기가 더 습하고, 그러기 마련인데, 의원은 상쾌했다.
‘공기가 맛있다고 느끼는 건, 또 처음이네. 자주 와야겠다.’
그렇게 생각한 릴은 기분 좋게 웃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의원을 확인했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왜 사람들이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는지.
그리고 왜 자신에게 자리를 양보했는지!
“왔군. 네가 두 번째 환자다.”
“……당신이 의, 의원입니까?”
“그래.”
“……경비대 대장이 왜……?”
그곳엔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한스가 앉아 있었다.
“내가 의원이다.”
그놈들!
‘나를 제물로 던졌구나!’
기사로서의 대우!?
영지민들에게 그딴 건 없었다.
그냥 무서우니까, 먼저 들어가 보라고, 릴을 밀어 넣은 것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제물이었다.
“왜!?”
“왜긴, 나는 용병이었다. 당연히 다쳤을 때를 대비해서 스스로 치료할 수 있도록 약간의 의술 지식을 가지고 있지.”
“…….”
“아파서 왔지? 걱정하지 마라, 고쳐 주지.”
한스는 나름대로 상냥하게 웃고 있지만, 릴은 왜인지 모르게 자신이 의원이 아니라, 도살장에 온 느낌을 받았다.
“아! 저 갑자기 안 아파요! 괜찮은 거 같아요!”
“뒈지기 싫으면 앉아라.”
“……네…….”
* * *
“마수의 사체는 이쪽으로 옮겨.”
“알겠습니다.”
“워, 조심히 옮겨! 그거 다 돈이야!”
마수의 사체는 전부 돈이 된다.
연구 목적으로든, 마법 재료로든, 일반 몬스터보다 비싼 값에 거래된다.
‘멸악의 기사’ 원작에서도 주인공 일행이 마수를 잡으면 그걸 처분하는 장면이 주로 나왔었다.
‘다 돈이야!’
“안 그래도 돈이 부족했는데, 이걸로 메꾸면 되겠구나.”
“돈이 왜 그렇게 필요하십니까? 돈 많이 있지 않습니까?”
마수를 옮기던 기사, 랄스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물었다.
에이든은 영주 대리였던 렉스가 숨겨 둔 비자금, 5만 골드를 받아 냈다.
그거라면 당분간의 영지 자금으로는 충분할 터였다.
하나, 에이든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 돈 다 썼는데.”
“예?”
“다 썼다고, 5만 골드 전부.”
“…….”
랄스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기사 월급이 300골드 정도 된다.
5만 골드는 그런 기사가 166개월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마련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데.
“그, 그걸 다 쓰셨다고요?”
“어.”
황당해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이도 이건 아닌 거 같다면서, 가출해 버릴 것만 같았다.
“쓸데없는 생각 말고, 아무튼 돈 다 썼으니까, 얼른 옮겨. 마수도 팔아야 해.”
지금 남은 골드는 고작 해 봐야, 2,874골드였다.
건물주 상점의 건물이 기본 3,000골드를 깔고 가는 시점에서 아무것도 지를 수 없었다.
“와……. 그런데 진짜 안 아파.”
“나는 처음엔 무서웠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상냥하게 봐 주시던데…….”
“그 솥뚜껑만 한 손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걱정했는데, 진짜 신통하게 안 아프네.”
의원 앞을 지나가자, 부상자들이 치료받고 나와, 의아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스가 생각보다 치료를 잘하고 있었다.
‘다행이었지, 한스가 그나마 의술에 지식이 있어서.’
약간의 지식이라도 상관없었다.
실력이 부족해도, 그런 부족한 부분은 의원이 알아서 채워 줄 테니까.
[의원 LV. 1]요정의 힘이 깃든 의원.
요정의 축복은 받은 건물은 항상 공기가 청정하게 유지되며, 습도 또한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자연 치유력이 상승하며, 의원의 의술의 숙련도가 높아진다.
의원의 존재만으로도 사유지 내에서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줄어든다.
의원의 효과는 대단했다.
한스의 의술은 그렇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의원의 효과가 부족한 부분을 메꿔 줬다.
더 놀라운 건, 의원의 부가적인 효과다.
‘질병 발생 확률이 줄어든다고 했지?’
의원의 존재만으로도 질병 발생 확률이 줄어든다.
저쪽 세계와 다르게 이쪽 세계는 질병에 관한 대책이 부족했다.
포션이나, 신성력으로 어느 정도 고칠 수 있겠지만, 그건 돈 있는 사람들 얘기다.
‘이쪽의 위생 개념을 생각하면, 작은 병도 큰일 날 수 있어. 하지만 의원이 있다면.’
그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될 수 있다면, 그쪽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한스로 채워 넣긴 했지만, 그건 그저 임시방편일 뿐이야.’
이번 일로 많이 배웠다.
인재가 필요했다.
하운드도 제대로 된 전력만 갖췄다면, 손쉽게 막아 냈을 수도 있었다.
헤스티아 영지에는 부족한 게 아직 많았다.
‘마수의 숲도 앞으로 문제가 될 거니까, 병사도 육성하고, 기사도 키워야 해. 치료를 위해서 의원도.’
다행인 점은.
“그런 인재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지.”
‘멸악의 기사’에는 수많은 인재가 나온다.
그중에 건축, 의술, 검술, 마법, 연금술 같은 것에 두각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에이든은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원래라면 주인공이 만나서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지금 내 코가 석 자거든.’
에이든에게 있어서 원작 존중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건물주가 되어, 임대료만 받으면서 꿀 빠는 노후를 보내는 것.
여기서는 건물주 대신 영주가 되고, 임대료 대신 세금을 받게 되었지만, 그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편한 노후를 위해서.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해.”
그것도 많이.
* * *
“자자! 마수는 이쪽으로 옮겨!”
“힘 좀 써 봐!”
“어우! 마수가 얼마나 무거운데!!”
영지민들은 에이든의 명령으로 마수를 영지의 정문 앞으로 모았다.
마수의 숲이 있는 쪽은 ‘후문’이고, 정문은 정반대에 있었다.
“힘들어도 옮겨! 영주님의 명령이잖아!”
“알고는 있지만, 끄응…….”
하운드는 마수답게 덩치가 크고, 무거웠다.
암컷이 35~45kg이라면, 수컷은 40~65kg 정도 되었다.
그것을 들고 정문까지 옮기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메! 무거운 거! 아오! 이걸 도대체 언제 다 옮기냐!!!”
“후우…… 후우…… 정말 힘들다.”
영지민들이 그렇게 땀을 흘리며 힘들어하고 있을 때, 그들의 시야에 엄청난 장면이 담겼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욱!”
거대한 산이 움직인다.
도대체 어떻게 쌓았는지 알 수 없는 하운드의 사체를 등에 짊어지고 있는 남자!
한스는 무려 다섯 마리나 되는 하운드를 옮기고 있었다.
“뭐, 뭔데……?”
“무겁지 않나!?”
그것을 본 영지민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 정도라면 최소한 200kg은 넘을 것이 분명했다.
자신들이라면, 다리 하나 드는 것조차 힘들 텐데, 그는 웃으면서 옮기고 있었다.
“……미친놈인가?”
“저 근육 좀 봐……. 허벅지가 내 허리만 하겠는데……?”
“에이, 그 정도로 저 허벅지가 굵지는 않아. 너 양심은 있는 거냐?”
“뭐 인마!?”
“그나저나, 저걸 도대체 어떻게 옮기고 있는 거야. 정말 무거울 텐데…….”
그런 사람들의 반응에는 관심 없다는 듯, 한스는 묵묵히 하운드를 옮겼다.
그리고 정문에 도착하여, 하운드를 내려놓았다.
“후우…….”
“수고했다.”
“영주님.”
“그런데 뭘 그렇게 많이 들고 오는 거야? 한 마리씩 옮기면 되지.”
에이든은 그가 혹시 무리해서 옮기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
저러다가 골병이라도 나면, 어쩐단 말인가?
월급 주고 부려 먹어야 할, 인간이 병가 내고 쉬겠다고 드러누우면, 그동안의 손해는 누가 채워 준단 말인가.
에이든은 되도록 사람들이 건강하길 바랐다.
‘그래야 더 부려 먹고, 더 뽑아먹을 수 있으니까.’
그에 한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는 에이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대답이 나왔다.
“아뇨, 그럼 무게가 부족합니다.”
“뭐?”
“이 정도 무게는 되어야 하체 운동하기 딱 좋습니다. 걸어오는 거리도 제법 되어서 유산소도 되고.”
“…….”
에이든은 정신이 아찔해지는 거 같았다.
그 누가 하운드의 사체로 하체를 조질 거라 생각이나 했을까.
“그럼 저는 더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하는 김에 그놈들한테도 시키는 게 좋을 듯합니다. 하체는 남자의 생명이니.”
“아……. 응……. 잘해 봐.”
“그럼.”
한스는 가볍게 묵례 후, 하운드 사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에 에이든은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 * *
얼마 지나지 않아.
영지를 찾은 두 사람이 있었다.
이들은 상단 사람들이었는데, 현재 헤스티아 영지와 거래하는 유일한 상단이라고 할 수 있다.
후발 주자로 출발했기에 규모가 작은 상단이지만, 헤스티아 영지에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 상단의 상단주, 바루스와 그를 호위하는 용병, 라인하르트는 헤스티아 영지에 도착했다.
그런 그들이 헤스티아 영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본 건.
“중심을 제대로 잡아라! 경비대가 되었다면! 하체를 제대로 단련할 줄 알아야 한다.”
“케넨, 너는 무게가 부족한 거 같군. 하나 더 얹어 주마.”
“커헉! 저, 저 죽습니다!”
“안 죽는다.”
“진짜 죽어요!”
“그런 거로 안 죽는다.”
“아아악!”
“누가 숨 쉬래. 숨 들이마시고, 다리를 움직여라. 하체에 무게가 실리게. 그리고 조금 더 깊게 앉으면서 가라.”
“이, 이게 뭔데요!”
“런지다. 하체를 조질 때, 이것만큼 좋은 건 없지.”
“아악! 뭘 조져! 더, 더는 못 해!”
“한 번만 더 하면 된다.”
“아까도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벌써 열 번째라고요!”
“됐고, 해라.”
그 광경에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 후, 황당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게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