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44)
제44화
19화 : 말보다 확실한 것
“밀고 들어가!”
에이든의 명령에 병사와 기사들은 앞으로 뛰어나갔다.
“너희는 뭐냐!!”
“적!”
입구를 지키던 흑마법사가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마법을 준비했다.
“쏴!”
하나, 미리 준비하고 있던 두 명의 병사가 수노기로 마법을 쓰기 전에 놈들의 목에 화살을 꽂아 넣었다.
“커헉…….”
서걱!
앞서 달린 릴이 깔끔하게 흑마법사의 목을 베었다.
‘마법사는 근접에 약하지. 왜인지 아나? 그놈들은 몸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몸이 안 좋으면 머리가 고생하는 법이지.’
‘마법사는 그런 것이다. 몸이 안 좋으니, 마법 같은 것이나 배우는 거지. 근육도 없는 말랑이 놈들……. 아무튼, 놈들의 마법은 강하다. 그러니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죽여야 한다.’
‘어떻게 하냐고? 당연히 근육을 키워야지! 하체를 단련한다! 근육! 대체로 몸이 좋으면 머리가 고생할 필요가 없다!’
‘어허, 내려가지? 내가 말했을 텐데?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체에 힘줘라. 이게 다 흑마법사 때문이야. 알고 있지?’
으드득.
“이 빌어먹을 놈들 때문에.”
한스에게 굴려진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갈렸다.
더 환장하겠는 건, 그의 이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면을 딛는 발의 힘과 단련된 하체의 탄력이 흑마법사가 마법을 쓰기 전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줬다.
“미치겠네……. 진짜 강해졌잖아.”
“뭐 하고 있어, 들어간다.”
“알겠습니다.”
“따라와.”
“영주님의 뒤를 따라라!”
에이든이 선두에 서자, 그 뒤를 병사와 기사가 붙었다.
“적!?”
“습격이다!”
“빌어먹을! 드워프 놈들 때문에!”
흑마법사들이 당황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에이든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역시 싸움은 양각이 최고지!’
계획대로 되었다.
처음 흑마법사를 상대할 때, 과연 놈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막막했다.
나중이라면 몰라도.
지금 당장 병사와 기사들만으로는 흑마법사를 상대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시간도 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드워프들이 떠올랐다.
정신 마법에는 취약하지만, 피지컬 하나는 끝내주는 것이 드워프다.
만약 그들이 도와주면?
‘가능해.’
그래서 건물주 상점에서 임차인 계약서를 산 후, 게렌에게 넘겨줬다.
드워프가 임차인이 되면, 건물주의 가호 아래에 들어와, 정신 마법에 저항하는 것이 가능하다.
때마침 계승자 칭호도 얻었다.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큭! 이놈!! 다크 파…….”
타다다닥!
에이든은 달렸다.
그동안 일일 퀘스트를 하면서 매일 50km를 달리는 노가다를 했다.
발걸음이 가볍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며, 지면을 밟는 순간 탄력이 전신으로 전해진다.
챙.
검집에서 뽑은 검에서 섬광이 번뜩이는 것과 동시에 한 줄기의 빛이 그어진다.
서걱.
“컥……!”
흑마법사는 제대로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목이 잘려 나갔다.
매일 만 번의 가로 베기와 만 번의 세로 베기를 계속한 결과.
지금은 어떻게 해야, 검을 더 잘 다룰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흑마법사는 기습에 약해. 물론 공격에는 강하지만.’
“방어에는 약해.”
원작에 나온 내용이다.
흑마법사는 강한 마법을 사용하는 만큼, 공격에는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방어에 약했다.
거기에 이놈들 멘탈이 어찌나 약한지, 자신들이 상정 못 한 기습 공격에는 제대로 대처 못 했다.
‘후반에는 주인공이 흑마법사의 이런 특징을 알아내고, 거점을 기습해서 점령하는 내용이 있었지?’
원작의 공략 방법을 참고했다.
흑마법사들이 당황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양각도 잡혔거든.’
한쪽에서만 공격해 오면, 그쪽만 집중해서 대응하면 그만이다.
하나.
콰앙! 쾅쾅!
“드워프가 온다!”
“제길! 막아!”
“하, 하지만 이쪽에도 적이 있는데!?”
“어딜 막아야 하는 거야!”
“이 새끼들! 정정당당하게 한쪽으로 와라!!!”
뒤쪽에서는 드워프가 미친개처럼 달려들고, 앞에서는 에이든이 공격하고 있었다.
완벽한 양각.
다른 놈들이었다면, ‘게임 뭐같이 하네!’라며 탈주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계속 들어간다.”
“알겠습니다!”
“뒤처지지 말고.”
에이든이 다시 지면을 박찼다.
몸이 가볍다.
저쪽 세계에서 E급 헌터였을 때와는 다르게 몸에서 활력이 넘쳤다.
‘강해졌다.’
E급 헌터였을 때 에이든은 몬스터 하나 제대로 못 잡을 정도로 약했다.
몬스터를 마주하고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후우우웁…….”
스킬을 쓸 필요도 없이, 그가 휘두르는 검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검술? 베고, 막고, 지르고, 이 삼박자만 잘 갖췄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기본, 기본에만 충실하면 된다.’
기본.
일일 퀘스트 때문에 에이든은 그 기본에 충실해졌다.
“이놈!!”
흑마법사들이 더는 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건지, 마법을 사용했다.
“다크 파이어 볼!”
“아이스 볼!”
검은 화염과 얼음 구체가 에이든을 향해 날아온다.
“방패! 앞으로!”
방패를 든 병사가 오열을 맞추며, 에이든 앞에 서서 방패를 들었다.
한스가 얼마나 굴린 걸까?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이들을 보고 있으니,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눈에 보인다.
쿠우웅!!
방패가 마법을 막는다.
그동안 단련한 게 있어서 그런지, 병사들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문제는 장비다.
평범한 방패로 흑마법사의 마법을 막는 건 무리가 있는 듯, 내구력이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또 온다!”
다시 마법이 날아온다.
방패의 내구력을 생각하면, 막을 수 없다.
에이든은 품속에서 빠르게 미니어처 건물을 꺼내, 지면에 박아 넣었다.
“건물주의 선언!”
빛의 파동이 퍼지며, 순식간에 주변이 에이든의 사유지로 지정되었다.
“무장 지대!”
[무장 지대를 설정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왕도다, 칭호 효과로 무장 지대가 넓어집니다.]콰아아앙!
마법이 다시 작렬한다.
“해, 해치웠나?”
“이, 이 정도면 죽었을걸?”
흑마법사들은 이 정도 공격이면 놈들을 죽였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데.
폭염으로 피어난 먼지가 가라앉는 것과 동시에 한 줄기의 빛이 그들의 목을 관통했다.
“커헉!”
“화……살……?”
화살이다.
먼지가 가라앉자, 보였다.
방패를 들고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어떻게?’
평범한 방패로 흑마법사의 마법을 두 번이나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원래라면 그 폭발에 죽어야 했는데.
‘버텼어?’
방패는 멀쩡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을 눈에 담고 그렇게 죽었다.
‘역시 무장 지대가 최고지.’
무장 지대의 효과 중, 아군의 철제 장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 효과로 방패가 강화되어 흑마법사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
“후우……. 후우…….”
병사와 기사들의 상태는 나쁜 편은 아니다.
건물주의 의지 스킬 효과 때문인지, 조금 긴장하긴 했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그때였다.
우르르르르!
안쪽에서 흑마법사가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데드 소환!”
흑마법사의 주특기.
언데드 소환 마법을 사용했다.
지면을 뚫고, 엄청난 수의 스켈레톤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 스켈레톤?”
“언데드잖아?”
“수가 너무 많은데……?”
에이든은 눈을 가늘게 떴다.
포탑을 소환할까?
아니.
포탑의 위력을 생각하면, 쏘는 순간 동굴이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있다.
생매장은 사양하고 싶었다.
‘긴장했나?’
엄청난 수의 스켈레톤을 보며, 공포에 질리진 않았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이들을 향해, 에이든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설마 두려운 건 아니겠지?”
“……수가 좀 많죠.”
“많으면 좋은 거 아닌가?”
“예? 하지만…….”
“마수의 숲에서도 이렇게 많은 적을 상대했지. 솔직히 말해서, 마수와 스켈레톤, 뭐가 더 무섭지?”
“…….”
그러고 보니.
스켈레톤도 조금 무섭긴 하지만, 마수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크보다 작고, 왜소했다.
왠지 모르게 그렇게 비교하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놈들 다 잡으면 훈련 면제다.”
“…….”
“뭐, 뭐라고 하셨습니까?”
“훈련 면제, 아니, 돌아가면 내일 휴가를 준다.”
이걸로 끝이다.
‘사기를 돋우는 말보다는 실질적인 보상이 최고지!’
백 마디의 말보다는 확실한 보상이 최고였다.
생각을 해 봐라.
회사 회장이 와서 따뜻한 훈화 말씀을 하는 것보다, 금일봉 지급에 사람들은 더 환호한다.
한마디의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그 천 냥 빚을 그냥 돈으로 갚고, 따블로 주는 게 더 좋았다.
너무 돈만 밝히는 거 아니냐고 한다면, 물질만능주의에서 돈을 밝히는 게, 죄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돈이 최고지!’
“거기에 흑마법사를 많이 잡는 놈에게는 성과급 지급까지 한다! 알고 있겠지!? 흑마법사는 신전에서 현상금을 건 거!”
흑마법사는 대륙 공적이다.
빛과 어둠이 섞이지 못하듯, 신전에서는 흑마법사에게 현상금을 걸었다.
생사불문!
죽이든, 살리든 일단 가지고 오면, 신전에서 돈을 준다.
“휴가…….”
“훈련 면제……. 휴가…….”
“성과급!?”
“안 그래도 이번에 아들이 사 달라는 물건이 있었는데…….”
“돌아가서 아내에게 맛있는 것 좀 먹이자!!!”
“으르르릉!!”
긴장은 온데간데없고, 병사와 기사들의 눈에는 지독할 정도의 광기가 물들었다.
에이든은 흑마법사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좋아! 물어!”
“왈왈왈!”
“어떤 미친놈이 진짜 개처럼 짖냐!”
“아! 몰라! 일단 물어!”
* * *
“이것들 별거 없는데!?”
“죽여 버려라!”
“대가리를 깨 버려!”
드워프들의 눈에서 불똥이 튀며, 그들이 휘두르는 무기에는 자비가 존재하지 않았다.
분노를 담은 연장에 흑마법사는 이를 악물었다.
“다크 배리어!”
흑마법사가 다급히 방어 마법을 사용해서 드워프의 공격을 막았다.
“으, 으하하하! 그, 그래 봤자, 드워프지! 그딴 연장으로 우리의 마법을 뚫을 수 있을 거 같아?”
“이 새끼가? 너 지금 연장 무시하냐? 오냐, 내가 이 망치로 네 대가리는 반드시 깬다.”
드워프의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것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망치를 휘둘렀다.
까앙! 까앙! 까앙!
흑마법사는 처음에는 무의미한 발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쩌저저적!
망치 하나에 방어막 전체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열 번 찍어도 나무가 안 넘어가면! 백 번! 천 번을 찍으면 그만이지!”
“아, 안 돼!”
“돼! 이 새끼야!”
쨍그랑!
방어막이 깨졌다.
“감히 연장을 무시해? 우리가 땅을 얼마나 팠는지 알아? 새끼가, 네가 망치로 땅을 파 봤어?”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이 안 되는 건, 네놈의 대가리고!”
까앙!
드워프는 흑마법사의 머리를 깠다.
그러한 풍경이 주변에서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었다.
“왜 정신 마법이 통하지 않는 거야!”
“제길! 제발!!”
“다리도 짧은 것들이 어떻게 이렇게 마법을 피하는 거야!!”
흑마법사들은 어떻게든 드워프들을 막기 위해 저항하며, 마법을 날렸다.
하지만 드워프들은 어지간한 마법은 피지컬을 믿고, 몸으로 맞고 버텼다.
“짜릿하네!”
“화끈해서 좋구만! 고작 이딴 마법으로 우리를 막을 생각을 해?”
“용광로 온도가 이것보단 뜨겁겠다!”
그 모습에 흑마법사들은 아연실색했다.
“저런 무식한…….”
“도, 도망쳐!”
흑마법사들은 뒤돌아 어떻게든 살기 위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양각이 잡힌 상태에서 어디로 도망치든, 적이 있다는 사실을.
서걱!
“크아아아악!”
“아아아아악!”
흑마법사의 비명이 들린다.
동시에.
“죽여!”
“성과금!”
“휴가! 훈련 면제!”
“이놈들은 다 내 거야!! 다 비켜!!”
“왈왈! 멍멍!”
도망치려고 했던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흑마법사들은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입장이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자신들이 적을 몰아넣고, 사냥하는 입장이었다.
그들은 늘 자신들이 강자이며, 약자를 사냥하는 사냥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그 생각이 바뀌었다.
“……오늘은 우리가 사냥감이라는 건가?”
* * *
흑마법사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에이든은 게렌과 합류했다.
“여, 게…….”
“야 이! 미친 새끼야!!”
게렌은 짧은 다리로 오도도도, 달려와 점프하며 에이든을 향해 드롭킥을 날렸다.
하나, 건물주 버프와 무장 지대의 효과로 능력치가 400%나 오른 에이든을 때리는 건, 불가능했다.
휙!
“크악!”
공격이 빗나가자, 그는 바닥을 굴렀다.
“이놈! 맞아야 할 거 아니냐!”
“제가 왜요?”
“네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거기서 그렇게 걷어차면 어쩌자는 것이냐!”
“어쨌든 확실했잖아요.”
“이 새끼가! 만약 잘못되면 어쩌려고!”
“상남자는 일단 저지르고 보는 거예요.”
“그건 무식한 거다! 이놈아!”
“어쨌든 성공했잖아요. 그럼 됐죠.”
“이 미친놈이!”
게렌이 다시 에이든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릴이 그를 붙잡았다.
“지, 진정하시죠.”
“진정? 너라면 진정하겠냐!?”
“…….”
“너도 내 꼴 되어 봐라! 진정이 될지!!!”
“크흠, 그, 그래도 결과가 좋지 않습니까.”
“결과만 좋으면 다냐? 내가 네 대가리를 깬 다음에 치료해 놓고, 어쨌든 살았으니 된 거 아니냐고 하면 좋겠냐!?”
“음…….”
그렇게 말하니, 그의 분노가 이해가 됐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 내려놔라.”
“네?”
“……이 새끼가……. 언제까지 들고 있을 생각이냐.”
그러고 보니.
릴에게 붙잡힌 게렌의 다리가 허공을 젓고 있었다.
대롱대롱 매달린 꼴이 퍽이나 우스웠다.
“너 지금 드워프의 다리가 짧다고, 은근히 놀리는 거냐?”
“그, 그럴 리가요…….”
릴은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자네가 우리를 도와준 인간인가?”
“아, 네.”
“나는 암석 마을의 장로, 게로라고 하네. 자네가 도와준 덕분에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네.”
“저는 헤스티아 영지의 건물……. 아니, 영주인, 에이든이라고 합니다.”
“흐음, 귀족인 거 같은데, 성은 없나?”
“아, 제가 가문을 싫어해서요.”
“특이하군.”
게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우리가 정신 마법에 걸리지 않는 거, 혹시 자네의 능력인가?”
“네.”
“어떻게?”
“장로님! 그놈이 페어리 프린세스입니다! 페어리 프린세스!!”
“페어리 프린세스!?”
장로를 포함한 드워프들은 일제히 깜짝 놀랐다.
“페어리 프린세스?”
“잠깐만, 프린세스는 여자 아닌가?”
“남자로 보이는데?”
“왜, 인간 중에 특이한 취향…….”
“아아……. 그렇군. 흐음, 얼굴이 남자다운데……. 남장이라…….”
“이해해 줘야겠지.”
“…….”
드워프들의 반응에 에이든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장로인 게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 이해하네.”
“그런 거 아닙니다.”
“아무튼, 이제 나가야지.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순 없지 않나.”
“그건…….”
콰아아아앙!
그때였다.
입구 쪽에서 거대한 굉음이 들려오는 것과 동시에 스산한 음성이 동굴을 울렸다.
“감히……. 우리의 계획을 방해하다니…….”
우우웅.
소름 돋는 끔찍한 검은 기운에 병사와 기사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무기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 붉은 눈이 섬뜩하게 번뜩였다.
“마신님의 이름 아래, 마신님의 종복, 아드락이 네놈들을 전부 제물로 만들어 주마.”
다음 순간.
아드락의 몸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운은 성난 파도처럼 에이든 일행을 향해 쏟아졌다.
살의가 가득 담긴 악의의 파도에 건물주의 의지 스킬 효과를 받고 있더라도, 몰려오는 공포는 어쩔 수 없었다.
‘죽는다!’
‘제길……!’
모두가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을 때였다.
스윽.
에이든이 검은 파도 앞에 섰다.
“영주님!”
릴이 다급히 그를 불렀다.
“미친놈아! 뭐 하는 것이냐!”
게렌도 화들짝 놀란 반응을 보였지만, 에이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피하셔야 합니다!”
저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재앙의 파도! 모든 생명을 앗아 갈 악의로 범벅된 기운.
아무리 에이든이라고 해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때였다.
짙게 내려앉은 어둠 속.
한 줄기의 황금빛이 터져 나온다.
그것을 본 아드락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다음 순간, 그 빛의 정체를 눈치챈 아드락의 눈이 더없이 커졌다.
“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