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079)
2092. 몰락한 제국
레이엘은 성유진의 폭거에 저항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항이 아무 의미 없다는 걸 깨닫게 될 뿐이다.
성유진이 원하는 건 능욕이었다. 자신이 저항하며 기개를 지키더라도 결국에는 억지로 범해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성유진은 모욕과 적절한 폭력까지 거리낌 없이 사용했다. 그 후에는 비참함만이 남았다.
저항하지 않는다면? 그가 원하는 대로 따른다면? 칭찬과 함께 상이 찾아온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 부드러운 칭찬.
산적의 집에 감금된 지 4일째.
레이엘은 저항을 포기했다. 분노도 점점 줄어들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혼자 구속된 그녀는 심심함을 느꼈다. 꽤 심각한 일이었다. 너무 심심해서 성유진이 들어왔으면 하니까.
“밤은 잘 보냈나?”
언제나처럼 알몸의 남자가 방안으로 들어 왔다.
“…….”
레이엘의 시선이 그의 사타구니로 향했다. 축 늘어진 성기는 젖어 있었다. 몸은 건조한데 유독 성기만 흠뻑 젖어 있다? 방금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게 아니어도 비샤라의 커다란 교성이 들렸으니 모를 수가 없었지만.
성유진이 그녀에게 다가가 명령했다.
“빨아라.”
“…큭.”
잠깐 사이 레이엘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여기서 그에게 거부하면? 그는 벌을 내릴 것이다. 그게 폭력 혹은 역겨운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억지로 입을 벌리게 한 뒤 자지를 집어넣을 테지.
‘……지금 저항해도 결국엔 범해진다.’
그렇다면 차라리 저항하지 않고 상을 받는 게 낫다. 적어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테니.
레이엘이 입을 벌렸다. 굵은 성기가 입안에 들어온다. 너무 커서 턱이 살짝 아팠다.
“혀를 움직여. 가르쳐줬잖아?”
“…….”
혀를 움직여 남자의 성기를 핥는다. 비샤라의 애액과 그의 정액이 섞인 맛. 비렸다. 처음에는 구역질이 나는 맛이었으나, 지금은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았다.
“좋아. 잘했어.”
그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레이엘은 묵묵히 그 칭찬을 받아들였다.
성유진이 그녀의 입에서 성기를 빼냈다. 그녀의 입에서 발기한 자지는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엎드려.”
“…….”
레이엘은 그가 원하는 대로 바닥에 엎드렸다. 손과 무릎으로 땅을 짚고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그의 시선이 자신의 엉덩이 사이에 꽂히는 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죽을 듯이 부끄러웠다. 자살이 마려울 정도로. 인간은 적응의 생물이라고 했던가.
어느 순간 수치심을 사라지고 적응했다.
그가 엉덩이를 잡는다. 레이엘은 움찔 몸을 떨면서 살짝 긴장했다.
쯔적.
보지 입구에 닿은 귀두가 느껴졌다. 이어 남자의 물건이 자신의 안으로 들어온다. 레이엘은 소리 죽여 숨을 내쉬었다. 뜨거운 것으로 안이 채워지고 있었다. 그 열기가 자신의 몸을 데우고 있다.
철퍽. 철퍽.
‘흐으응.’
새어 나오려는 교성은 필사적으로 참으며 입안에서만 굴렸다.
언제부터였을까. 저 남자에게 박히며 이 쾌락에 순응하게 된 게. 레이엘은 두 번의 오르가즘을 느꼈다. 그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안에 사정했다.
“좋아, 레이엘. 오늘 네 보지도 최고였어.”
“……그래.”
그가 레이엘을 꽉 끌어안았다. 레이엘은 움찔 떨었으나, 그를 밀쳐내지 않았다. 밀쳐내도 소용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역시 비샤라보다 네가 최고야.”
“…….”
레이엘은 입술에 힘을 줬다. 본인도 이유를 모르겠는데 왜인지 입꼬리가 올라갈 것 같았다.
“넌 예뻐. 최고의 여자야. 내 것이 되라고.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지?”
남자가 자신에게 속삭이는 말들.
전부 거짓이라고 하기엔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에는 호의가 가득하다.
레이엘은 그의 말들을 이를 악물고 못 들은 척했다. 조금이라도 반응했다간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케이린, 메르…. 내가 망가지고 있어. 더 늦기 전에 빨리 구해줘.’
남자가 입을 맞춰온다. 레이엘은 그의 어깨를 잡고 혀를 섞었다. 철퍽철퍽. 섹스는 계속되었다.
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레이엘을 보며 히죽 웃었다.
레이엘은 첫날에 비하면 아주 얌전해졌다. 날 향한 저주의 말을 내뱉는 것도 줄었다. 내가 시키는 것도 고분고분하게 따른다.
조교의 보람이 있었다.
허나 완전히 정신이 꺾이진 않았다. 꺾이는 척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희망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 희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마지막 희망만 꺾을 수 있다면… 완전히 내 손아귀에 넣을 수 있을 텐데. 정말로 하이레시온의 원군이 오리라 믿고 있는건가?’
내게 충성을 맹세하게 만들고 싶었다. 허나 그것만큼은 도저히 하지 않는다.
비샤라도 마찬가지다. 내게 반항하지 않으면서도 완전한 굴복은 하지 않는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고분고분하겠지. 슬슬 애널 섹스도 준비해 볼까.’
다음날, 5일째.
마찬가지로 거처에 처박혀 레이엘과 비샤라의 조교를 계획하던 도중이었다. 산적이 문을 두들겼다.
“두목님! 미친년이 또 우리를 습격했습니다! 이번엔 엘프 마녀년입니다!”
나는 옷을 갖춰 입고 밖으로 나갔다. 엘프 마녀? 이건 못 참지. 종족이 엘프인 이상 미모는 평균 이상일 것이다.
“어디냐? 안내해라.”
나는 산적 전부를 끌고 움직였다. 내가 없는 사이에 산적놈들이 레이엘과 비샤라에게 손을 댈 수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이놈들을 믿지 않는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정말 위험한 년입니다. 마법이 어찌나 살벌한지….”
“닥치고 안내에 집중해라.”
엘프 마녀를 다. 하얀 마녀 모자와 하얀 옷을 입은 엘프 마녀는 가슴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눈매가 날카로워서 그런지 냉혹한 인상이었다.
‘레이엘 급으로 꼴리는 마녀군. 마녀는 이래야지.’
히죽 웃으며 앞으로 걸어간다. 주변에는 산적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시체를 보니 폭발한 것처럼 처참하다.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마법이겠지.
“감히 내 부하들을 죽이다니…. 용서할 수 없는 년이로군.’
검을 뽑았다. 어떻게 제압해야 할까. 마녀의 마나가 전부 떨어질 때까지 전투를 질질 끄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마녀가 계속 침묵했다. 처음에는 말이 없는 여자라고 판단했다. 허나 가까이 가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거리가 좁혀지는데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뭔가 이상한데?”
바닥의 돌멩이를 발로 찼다. 돌멩이는 마녀의 몸을 그대로 지나쳤다.
“씨발. 환영이잖아!”
뇌천류(雷天流) 전자기파(電磁氣波).
바로 기파를 흘리며 주변을 훑었다. 작은 동물의 기척을 제외하고 느껴지는 건 없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마녀도 멍청이가 아니고 산적을 죽이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아니, 그냥 떠난 게 아니라 마법으로 환영을 세워놨잖아. 이건 내 시선을 조금이라도 더 끌기 위해서야. 왜? 다른 목적이 있는 거야.’
획 몸을 돌려 뒤를 돌아봤다. 거처가 있는 곳. 그곳에 레이엘과 비샤라가 있다. 생각해 보면 레이엘의 동료가 비샤라 한 명만 있을 이유는 없었다.
‘지금 뛰어가봤자 늦었겠지. 공간 이동 주문서를 쓸까? …됐어. 그래도 늦었을 가능성이 크고 놓아줄 생각이기도 했으니까.’
아쉽긴 했다. 레이엘 정도면 데리고 다닐 생각도 있었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산적들과 함께 거처로 돌아갔다. 레이엘과 비샤라는 사라지고 없었다.
”당했네. 나도 정리해야겠다.“
“두, 두목! 끄아아아악!”
산적들을 죽였다. 도망가는 놈들도 모두 죽였다. 어차피 정리할 생각이었기에 미련은 없었다.
‘레이엘의 목적은 들었으니…. 나중에 또 만나게 되겠지.‘
성유진이 사라지고 얼마 후, 메르가 산적 거처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비샤라와 레이엘의 구속구를 끊었다.
“미안, 좀 늦었지. 케이린이 그 남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해서 말이야.”
비샤라는 언제나처럼 호탕하게 웃으며 옷을 갈아입었다.
“하하하. 범해지긴 했지만 아무것도 아니었다. 고문 같은 건 안 하더군.“
레이엘은 침묵하며 갑옷에 몸을 걸쳤다. 안에 받쳐입는 옷이 없어서 좀 그렇긴 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놈이 돌아오기 전에 벗어나야 해.”
“흐음. 레이엘도 차분하네. 케이린은 레이엘이 못 버틸 수도 있다고 하던데. 레이엘. 서쪽으로 돌아갈 거야?”
“겨우 이 정도 일에 쓰러지지 않는다. 여황을 찾을 때까지 여정을 계속할 거다. 그 남자의 정보는?“
“에런 데이커트. 방랑기사야. 모르크 백작 아래에서 일하다가 관계가 틀어진 모양이야. 모르크 백작이 현상금을 걸었어.“
“그 외에는?”
“없어. 그 이전의 기록이 조작된게 아니라 아예 없어.“
“그 남자는 정교한 가죽 가면을 쓰고 있었어. 아마 방랑 기사라는 신분도 가짜겠지.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남자다. 당장은 엮이지 않는 게 좋겠지.“
그리 말한 레이엘이 돌연 눈살을 찌푸렸다. 갑옷 안, 사타구니에서 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언젠간 그놈은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돌아가자.”
모르크 백작령과 베로프린의 영지전은 놀랍게도 모르크 백작령의 승리로 끝났다.
박수호는 집무실에 멍하니 앉아 영지전 패배의 원인을 곱씹었다.
영지전이 일어나기 전에 일어난 일들은 하나같이 억지스러웠다.
갑자기 창고에 불이 붙었다. 최대한 빨리 화재를 진압했으나, 식량은 절반 이상 날아갔다.
갑자기 치안이 나빠졌다. 밤사이에 수십 명이 죽었다. 제국인 출신을 제외한 백성들이었다. 제국인 출신과 그렇지 않은 출신들의 갈등이 심화되었고 치안을 유지해야 할 경비원들도 매일 암살당했다.
갑자기 몬스터가 습격해 왔다. 누군가가 몬스터를 유인한 것처럼.
갑자기 대장장이들이 살해당했고, 갑자기 도둑들이 전쟁 물자를 훔쳐 갔다. 갑자기 벨리앙 장군이 암살당했다. 갑자기 수도 시설이 망가지고, 갑자기 말들이 도륙당했다.
갑자기, 갑자기, 갑자기 온갖 사건들이 터진 것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누군가가 작정하고 베로프린을 방해한 것이다.
범인을 특정했다. 목격자들이 있었기에 쉬웠다.
적광.
광대 가면을 쓰고 있는 놈.
몇 년 전, 베로프린의 시장이 되어 도시를 운영할 때 나타나 말썽을 일으킨 놈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나 영지전을 방해했다.
박수호는 도시에 병력을 남기고 영지전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적광이 나타나 백성들을 학살할지도 모르니까.
결국 출전하는 병력의 20%가 빠졌고, 보급품의 질이 낮아진 상태로 전쟁을 벌였다. 결과는 패배. 박수호는 시민 5만 명과 전쟁 물자를 모르크 백작에게 넘기게 됐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적광! 모르크 백작!!“
박수호는 집무실 책상에 머리를 퍽퍽 찧으며 소리쳤다.
한 번의 패배는 시민들의 환상을 깨뜨리고 현실을 알려줬다. 자발적으로 베로프린을 떠나는 자들이 늘어났다. 제국 출신과 공화국 출신 시민들의 갈등은 깊어져만 갔다.
도시의 성장은 뚝 멈췄다. 그리고 당분간 멈춰 있을 예정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