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296)
EP.2296 2296. 신의 아틀란티스
「신좌, 최초의 영웅이 당신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신좌, 최초의 영웅. 그가 알기로 이 이름을 쓰는 신은 우르크의 지도자인 길가메시다.
물론 동일 인물은 아닐 것이다. 이 세계에 있는 우르크의 지도자는 위신(僞神)일 테니까.
버드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이동했다.
“…최초의 영웅이시여. 제게 바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군요.”
「최초의 영웅이 10,000 AP를 후원합니다.
“혁명가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뿐이지, 혁명이다.”」
“초미국에서 말입니까? 초미국에서 혁명은 미친 짓입니다. 그리고 저는 혁명을 해본 적 없습니다.”
혁명가도 원해서 선택한 클래스가 아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클래스가 혁명가밖에 없었다.
「최초의 영웅이 10,000 AP를 후원합니다.
“네가 하지 못한다면 너와 초미국의 남자들은 노예로서 비참하게 죽을 것이다.”」
“…….”
비참하게 죽는다라. 하지만 혁명에 실패하는 것보다 덜 비참하리라.
노예남 중에서도 계급이 나누어지니까. 버드는 노예남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할 자신이 있었다.
공장 노동자.
매일 같이 출근하여 일해야 하지만, 그 삶은 다른 노예남보다 행복하리라.
5년이 지났다.
그는 15살이 되어 뛰어난 성적으로 중학교를 조기 졸업했다. 남자였기에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없었다.
‘설마 나 말고도 환생자가 있을 줄이야.’
아렐이라는 이름의 환생자다. 전생에는 동탄 여성 의회장이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태어나자마자 환생자로 인정받았다. 자신과는 다른 케이스다.
환생자라는 공통점으로 한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생각에 그쳤다. 그녀는 신분 자체가 달라서 만나는 건 불가능했다.
자신이 환생자라고 떠벌린다? 초미국의 여자들이 인정할 리가 없다. 개소리 말라며 핍박당하겠지.
‘성적이 낮은 노예남은 고블린 농장에서 일한다. 거기서 문제라도 일으키면 바로 실험체로 전락한다.’
초미국은 빠르게 발전했다. 그 과정에는 생체 실험이 있었다. 남자들은 그 희생양이다.
버드는 공장에서 일했다. 프레스기로 기계 부품을 찍어내는 게 그의 일이었다. 하루 16시간 단순한 반복 작업만 하고 있으니 미칠 것 같았다.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정신은 실시간으로 퇴화하는 느낌이다.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 그리고 여자들은 하루 6시간 일하고 노예남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급료를 받았다.
차별이 심했다.
남자는 여자들의 얼굴을 똑바로 봐선 안 된다. 여자와 마주치면 항상 머리를 숙여야 했다.
먹는 것도 달랐다. 남자들은 썩기 직전의 음식을 받았다. 혹은 썩은 음식을 받거나. 썩은 음식을 먹고 몸에 탈이라도 난다? 병원 대신에 실험소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을 찍어내는 초미국에서 목숨의 가치는 가벼웠으니까.
그 외에도 숙소, 지급받는 옷, 주어지는 휴식 시간 등등. 온갖 곳에서 차별을 받았다.
‘못 참겠다. 이건 사람의 삶이 아니야.’
이따위 삶을 50년이나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화끈하게 살다가 죽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최초의 영웅이시여. 아직 저를 보고 계십니까?”
「최초의 영웅이 귀를 기울입니다」
“저를 도와주십시오. 초미국은 존재 해서는 안 될 국가입니다. 혁명을 일으키겠습니다.”
「계약이 성사됩니다.」
「신좌, 최초의 영웅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신좌 스킬, 최초의 영웅(S)을 획득합니다.」
「최초의 영웅
모든 능력치 상승.
통솔력 상승.
명성이 높을수록 능력치 상승.
종류: 신좌 스킬
랭크: S」
「최초의 영웅이 1,000AP를 후원합니다.
“조용히 움직여라. 초미국의 지도자는 시민의 마음속을 꿰뚫어 볼 수 있다.”」
“조용하면서도 신속하게 움직일 것입니다.”
우선은 정체를 감추고 남자 노동자들부터 천천히 혁명의 사상을 뿌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여자들도 무시할 수 없는 수의 혁명 동지들을 모으는 것.
혁명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 • •
「10년의 시간이 스킵 되었습니다.」
「기원 350년.」
「문명 포인트 1개를 획득합니다!」
「이자로 문명 포인트 65개를 획득합니다!」
「현재 문명 포인트 : 719」
「현재 인구수: 431,696,888명」
혁명이 터졌다.
노예남들이 기어코 반기를 든 것이다. 혁명의 중심에는 혁명가 버드가 있었다. 그들은 전국에서 모여들어 뉴욕으로 진격 중이다. 그 목적은 뉴욕을 점거하고 남자들의 인권을 찾는 것.
간단히 말해서 고추를 되찾는 게 저들의 최종 목적이라고 할까.
나는 내 앞에서 보고하는 아렐을 바라봤다. 오늘 20살이 된 그녀는 전생의 모습과 똑같았다.
“혁명에 참여한 남자는 총 4,000만 명입니다. 도시 5곳이 무너졌습니다. 약 3주 후에 무장한 혁명군이 뉴욕으로 들이닥칠 것입니다.”
혁명군이 한곳에 모여 있는 건 아니었다. 초미국 곳곳에서 난리를 치고 있을 뿐이다.
“왜 이렇게 된 거지? 노예남들은 어렸을 때부터 세뇌를 시켰을 텐데?”
“흐름이 급진적이고 부자연스럽습니다. 어떤 미지의 힘이 개입한 것처럼요. 실제로 국제 연합이 은밀히 혁명군을 지원한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모든 소란이 국제 연합의 짓이라고? 생각보다 대단하군.”
“그 외에도 혁명군의 수장인 버드에게 뛰어난 선동 실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귀찮은 수작을 제대로 부렸군. 혁명은 지랄. 놈들은 반역자다. 모조리 죽여라.”
“당분간 노동력이 떨어지겠군요.”
“패배하지는 않겠지?”
“그럴 일은 결코 없습니다. 동탄 여성 의회는 노동력이 아까워서 초기에 적극적으로 진압하지 않았습니다만, 군부가 전력을 다하면 보름 내로 정리될 것입니다. 무술을 익히거나, 군사 교육을 받은 남자들은 없으니까요.”
남자들이 아무리 지랄을 해도 초미국의 체제는 굳건하다. 바꿀 수 없다.
초미국에서 여자는 남자들보다 훨씬 우월했다. 무술을 꾸준히 수련한 여성들은 신체적으로 남자를 압도했다. 그중에는 검기까지 사용하는 여자도 있었으니… 남자는 여자를 따라갈 수 없었다.
‘혁명군이 이렇게까지 커진 건 명백한 이상한 일이지. 아렐의 말대로 다른 힘이 개입된 게 확실하군.’
지금 동탄 여성 의회가 무능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아렐이 동탄 여성 의원이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슬슬 아렐을 동탄 여성 의회에 넣어야 할 것 같군.’
아렐이 뛰어난 지도자라 해도 권력 없이는 자신의 힘을 뽐낼 수 없었다. 권력이 있어야 그녀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다.
“각하. 페를로 산맥의 날씨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페를로 산맥. 동대륙과 서대륙 사이를 막고 있는 거대한 산맥. 사시사철 눈보라가 몰아치고 위험한 몬스터가 많은지라 군대를 진격시킬 수도 없는 곳.
“당장 산맥을 넘을 수 있나?”
“그 정도는 아닙니다. 산맥을 넘어 군대를 보내려면 최소 50년은 필요합니다.”
기원 400년쯤에 육로가 열린다는 뜻이다.
하지만 난 400년까지 기다릴 생각이 없다. 이미 국제 연합과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도 바다에서는 해전이 벌어지며 서로를 죽여대고 있다.
“아렐. 문명 포인트가 상당히 쌓였다. 이 정도면 미래 시대 기술을 구매할 수 있을 거다.”
“미래 시대의 기술이 있더라도 당장은 사용할 수 없을 겁니다. 미래 시대의 기술을 사회에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반대하는 거냐.”
“아닙니다. 다만, 지금이 아니라 십 년 뒤에 시작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왜지?”
“지금은 혁명군 때문에 내부가 너무 시끄럽습니다. 또한 10년 뒤에는 제가 동탄 여성 의회에 자리 잡았을 테니까요. 초미국의 황금기를 열어 보이겠습니다.”
나는 아렐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그 전에 네 처녀부터 따야지.”
아렐이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
• • •
시간이 빠르게 스킵 되다가 멈췄다.
내 앞에는 두 명의 남자가 있었다. 하나는 혁명가 버드. 혁명군의 수장이다.
다른 한 명은 정장을 입고 손에 빛나는 검을 쥔 남자. 한때 그레이트 브리튼의 지도자였던 루카스.
나는 눈동자만을 굴려 창밖을 쳐다봤다.
도시가 엉망이었다. 비명, 폭음, 총성, 연기. 온갖 것들이 도시를 망치고 있었다. 혁명군은 기어코 뉴옥에 들어선 것이다.
“어떻게 들어온 거냐?”
“운이 좋았다. 여러 존재들에게 도움을 받았지. 무엇보다 여기에 오기까지 동지들의 희생이 컸다.”
혁명가가 지껄였다. 손에는 리볼버 한 자루를 쥐고 있다.
시선을 옆에 있는 남자에게 향한다. 루카스가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의 검이 빛나고 있었다. 꽤 기분 나쁜 검이다.
“오랜만입니다. 제가 얼마나 이날을 기다렸는지 아십니까? 그레이트 브리튼의 복수를 하겠습니다.”
“복수? 어차피 여긴 진짜 세계가 아니란 걸 너도 알 텐데.”
“저희에겐 그렇지만, 그들에겐 이곳이 진짜 세계입니다. 그들은 제 자식과도 같은 자들이죠. 설령 의미 없다 하더라도 복수는 해야겠습니다.”
미간을 찌푸리며 루카스가 쥔 검을 노려봤다.
“그 검. 아까부터 지랄이 심하군.”
“위험한 전투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깜빡이며 경고해줍니다. 이 전투는 손꼽히는 위험한 전투라 될 것 같군요.”
“물러설 생각은 없나?”
“제가 물러날 마음을 먹으면….”
루카스의 검이 비친 듯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싸우는 것보다 도망가는 게 더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직접 싸우는 건 오랜만이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련비도를 소환했다. 칼자루의 서늘한 감촉에 온몸이 긴장되기 시작했다.
“권역 개방.”
화련비도의 칼날에서 별빛이 쏟아져 나와 사방을 휩쓸었다.
탕탕탕!
위험을 느낀 혁명가가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파지직.
허공에서 나타난 붉은 스파크가 총알을 잡아끌었다. 그 기현상에 혁명가의 표정이 아연해진다.
‘권역을 개방했는데 너프를 먹었군. 아니, 원래 능력치가 너프 당한 상태라 어쩔 수 없나.’
화련비도의 권역 또한 내 힘에 비례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