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487)
〈 487화 〉 487. 신의 아틀란티스
487. 신의 아틀란티스
나는 천마가 아닌 에이플랜 레기온의 성유진으로서, 레기온의 본거지인 제 601 구역, 붉은 안개 성으로 돌아왔다.
새벽에 도착했는데 마침 새벽 훈련을 하고 있던 주서현과 마주쳤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과 하얀 얼굴에는 땀방울이 가득 맺혀 있었다.
“성유진. 어딜 갔다 온 거야?”
두 눈을 가늘게 뜬, 명백하게 날 의심하는 표정으로 이쪽을 쳐다본다.
“명진이가 시킨 일도 있고, 나도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바빴지.”
나는 은근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특히나 펑퍼짐한 바지를 지긋이 본다. 저 바지 속에 오직 나만이 열 수 있는 정조대를 장착하고 있을 것이다.
“넌 오자마자…!”
“진정해. 그냥 본 것뿐이잖아. 그럴 생각 없어. 넌 자의식 과잉이라고.”
본심은 당장 주서현을 덮치고 싶지만, 방금전까지 에나스랑 섹스를 하고 온 만큼 잠깐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많다.
나는 검을 쥔 주서현의 옆을 지나치며 말했다.
“오늘이 나랑 대련하는 날인 거 알고 있지? 도망칠 거라면 그 전에 말해.”
“도망치기는 누가! 오늘이야말로 널 이겨 보이겠어!”
“네가 지면 바니걸 코스프레야.”
“…뭣?”
어이없다는 듯 되묻는 주서현을 내버려 두고 내게 배정된 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어야 할 방에는 선객이 있었다.
유서희다. 그녀가 알몸으로 내 침대에 누워있다가 날 보자마자 상체를 일으켰다.
“후후후…. 오셨어요? 매일 언제 오나 기다라고 있었어요. 유진 씨.”
클래스가 서큐버스인 그녀는 날이 갈수록 몸이 더 야하게 발달하고 있었다.
‘전에 봤을 때보다 가슴과 엉덩이는 커지고 허리는 잘록해졌어. 목소리에도 남자를 유혹하는 색기가 듬뿍 담겨 있고…. 마음에 들어.’
D컵이었던 가슴은 어느새 G컵으로 커졌다.
“유진 씨…. 저 너무 배고파요. 서큐버스인데 유진 씨가 없었어 정기를 받지 못했어요. 유진 씨의 정액을 갖고 싶아요. 하아….”
“정액이야 얼마든지 채워주지. 어느 쪽이 좋아?”
“유진 씨가 원하는 곳으로요.”
유서희의 곁으로 다가갔다. 오묘한 향기가 느껴졌다. 남자를 유혹하는 체향이다. 내 자지는 이미 발딱 서서 바지 위로도 그 형태를 볼 수 있을 정도다.
내 손이 유서희의 부드러운 가슴을 움켜쥐었고, 유서희의 양손이 내 옷을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이윽고 우리의 몸은 포개지고 방안은 들뜬 신음 소리와 음란한 물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
점심 무렵에 식당 쪽으로 나왔다.
강명진과 마주쳤다. 그가 들고 있는 그릇을 힐끗 쳐다본다. 오늘 점심 식사는 토마토 스파게티인 모양이다.
“왔군. 조금 더 늦을 줄 알았다.”
“일주일 뒤에 중요한 공략이 있잖아. 준비할 것도 생각하면 늦은 거야.”
음식을 받아들고 강명진의 맞은편에 앉았다. 식당은 내 생각보다 더 북적거렸는데 모르는 얼굴들이 대다수다.
에이플랜 레기온은 소수 정예. 저들은 정식 직원은 아니고 성을 청소하거나, 음식을 해주는 등의 잡일을 해주는 직원들이다. 대부분 마을에서 살고 있는 대륙인들 이다. 여자들이 몇몇 보였으나, 아쉽게도 내 눈길을 끌 정도의 여자는 없다.
“으르르르르….”
강명진의 머리 옆, 어깨에 앉아 있는 50cm도 되지 않는 작은 청룡이 날 보며 으르렁거렸다.
이름이 비야라고 했던가. 강명진이 부화시키고, 강명진과 계약한 청룡답게 항상 강명진과 붙어 다닌다.
비야는 유독 나를 싫어한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저 작은 청룡을 괴롭힌 적도 없었고, 괴롭힐 이유도 없었다. 청룡은 날 때부터 날 싫어했다.
“비야. 가만히 있어라. 유진은 우리 레기온의 일원이다. 적이 아니다.”
강명진이 청룡에게 주의를 줬다. 청룡은 잠깐 강명진의 얼굴을 보더니 그대로 강명진의 목에 길쭉한 몸을 목도리처럼 말았다.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용이라기보다는 애완용 뱀 같았다.
“유스티아 제국의 분위기는 어떻지?”
“항상 똑같아.”
“용케도 발데르트 공작과 연을 만들었군. 네 덕분에 발데르트 공작으로부터 이런저런 지원을 받았다. 한동안 레기온 운영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환상공(幻想公). 엘레나 발데르트.
나는 에이 플랜 레기온 밖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엘레나의 이름을 강명진에게 팔았다. 엘레나와 우연히 연을 맺었는데, 그녀의 부탁을 받아 바쁘다는 핑계.
엘레나의 이름값이 있는 만큼 강명진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대가로 엘레나가 해주는 지원을 받은 에이 플랜 레기온은 원작보다 더 빠르고 여유롭게 발전할 수 있었다.
“기브 앤 테이크지. 환상공은 일을 해준 만큼 대가를 주는 귀족이니.”
“환상공이 무섭지는 않나?”
“무서워? 왜?”
“……환상공은 유스티아 제국을 떠받치는 5개의 기둥 중 한 명이지. 환상공인 그녀의 능력은 사람의 정신을 가지고 노는 것에 특화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자신도 모르게 지배당하고, 자신도 모르게 굴복당한다. 너는 지금이 보고 있는 현실이 환상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나?”
“그녀의 능력이 좀 무섭긴 하지만, 만능은 아니야.”
“넌 환상공에 대해 잘 아는 것 같군.”
“어쩌다 보니.”
“……가끔 널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아틀란티스에 대한 지식이 보통이 아니야. 정말 아틀란티스 1년 차의 새내기가 맞나?”
아무렇지 않은 척 묻고 있지만, 나는 강명진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강명진은 나를 의심하고 있다.
하긴 나라도 그럴 것이다. 자꾸만 레기온 밖으로 기어나가고, 일개 새내기 추방자가 환상공과 연이 생겼다? 증거를 눈앞에 들이밀지 않으면 쉽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강명진의 성격상 이날이 올 것이라는 걸 예측하고 있었다. 내게는 [연기] 특성과 「기만(SS)」 고유 특성이 있다.
“정보만큼 중요한 것이 없으니 많이 애썼거든. 그리고 지식의 양만 따지면 너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잖아. 난 네가 아틀란티스 공략본이라도 읽은 줄 알았다니까.”
“…….”
강명진은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반응도 없었지만, 속으로 약간 당황했다는 걸 알고 있다. 말수가 줄어든 게 그 증거였다.
그 이후, 약간 불편한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는 집무실로 향했고, 나는 주서현을 놀리러 갔다.
‘날 의심하고는 있지만, 배신자라고는 생각하는 것 같진 않아. 내 정체에 대한 의심인가?’
나는 신경을 껐다. 의심하더라도 나를 쫓아내거나, 죽이려 들진 않을 것이다.
강명진의 목적은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
그를 위해선 나처럼 유능한 자가 필요하다. 거기에 나를 레기온에서 쫓아내면, 주서현과 유서희같은 전력이 이탈하게 된다는 걸 강명진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번엔 그 에피소드겠지? 크크. 기대되는 군.’
•••
오후 5시.
에이플랜 레기온의 일원들이 모두 회의실로 모였다.
강명진, 이민정, 유인하, 주서현, 유서희, 지영빈, 릴스네, 김만기. 그리고 나.
이 중에서 김만기는 전투원이 아니고 행정원이다.
지영빈과 릴스네는 내가 없을 때 새로이 레기온에 들어온 인물들이다.
지영빈은 전사로 몸이 큰 것에 반해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였다. 원작에서 나왔는데 그는 꽤 실력 있는 전사다.
릴스네는 여자 엘프다. 금발 머리를 길렀고 몸매는 슬림하다. 탐색 전문의 레인저다.
나는 아까 지영빈과 릴스네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지영빈은 호탕하게 웃으며 날 살갑게 대했지만, 릴스네는 내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내 시선은 자꾸만 릴스네에게 향했다.
“우리가 이번에 공략할 구역은 3개의 구역이 붙어 있는 곳이다.”
“잠깐.”
강명진이 말하자마자 태클을 건 것은 릴스네였다. 나는 릴스네의 성격이 굉장히 깐깐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3개의 구역을 동시에 공략 한다는 거야? 이 인원으로?
”동시에 공략할 생각은 없다. 하나씩 공략한다. 다만 3개의 구역 모두를 연달아 공략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미친 말인 건 알지?“
”정보는 충분히 모았다. 계산도 철저하게 했다. 지금 우리의 힘이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강명진이 말하는 정보라는 건 원래 가지고 있던 지식을 말하는 거겠지.
그리고 나도 원작을 통해 알고 있는 지식이다.
우선 3개 구역을 공략한다는 건 거짓말이다. 정확하게는 히든 구역까지 추가해서 4개다. 강명진은 3개 구역을 공략하는 도중에 은근슬쩍 히든 구역을 발견했다고 말하겠지.
”우리의 목적은 최단 루트로 움직여서 공략의 지배자를 쓰러뜨리고 이 3개의 구역의 지배권을 얻는 것! 그러기 위한 루트와 방식을 설명하지.“
모두가 강명진의 말에 집중할 때, 나는 옆에 앉아 있는 주서현의 엉덩이로 손을 뻗었다.
”……!“
흠칫!
내 손이 허리에 닿자 놀란 주서현이 고개를 내게 돌려 맹렬히 노려봤다. 당장 허리에서 손을 치우라는 뜻이었지만, 나는 씨익 웃어 보일 뿐 손을 치우지 않았다.
‘정조대에는 2개의 작은 딜도가 박혀 있지. 이 리모컨을 누르면… 크크.’
주서현의 눈동자가 찢어질 듯이 커졌다. 그녀는 자신의 보지와 항문에서 조용히 진동하는 딜도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반응이 좋은데? 하긴 최근에 전혀 안 했으니, 욕구불만인 상태이겠지.’
아예 처음부터 섹스에 대해 모른다면 모를까. 주서현의 몸은 이미 섹스의 맛을 봤으니 그 쾌락을 쉽게 잊지 못한다.
”…주서현? 안색이 안 좋군. 몸이 안 좋나?“
강명진이 가늘게 몸을 떨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주서현에게 물었다.
주서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계속해.“
”…….“
강명진은 주서현을 가만히 보다가 다시 브리핑을 이어갔다.
주서현은 적의가 담긴 목소리로 내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성유진. 그만둬. 지금 중요한 브리핑을 하고 있잖아.“
내 손이 주서현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흣!“
”난 제대로 보고 있어. 지금 브리핑에 집중해야 하는 건 오히려 네 쪽이지.“
”너…!!“
주서현이 표독스러운 눈으로 죽일 듯이 노려봤지만,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내 가학심만 부추길 뿐이다.
”읏… 크으… 흣….“
브리핑은 주서현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
”성유진!! 죽어!!“
검을 쥔 주서현이 분노에 찬 고함을 내지르며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허나 그녀의 움직임과 검 끝은 냉정함을 끝까지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봤자 신체 능력이 내가 더 압도적이야.’
캉!
칼을 휘둘러 주서현의 검을 튕겨냈다.
검술로 신체 능력 차이를 극복한다? 그것도 상대와의 검술 실력이 상당히 벌어져 있을 경우에만 가능했다. 주서현은 아직 검술도 날 따라잡지 못했다.
”아아아아아아!“
주서현이 기합을 내지르며 복수의 시간을 발동했다. 검은 기운이 그녀의 몸에서 흘려나왔다.
「당신에게 걸려 있는 복수의 낙인이 활성화됩니다.」
「복수의 시간이 활성화된 동안 도망칠 수 없습니다.」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한 주서현의 검이 나를 향해 찔려 들어온다.
‘모른다면 모를까. 알고 있었는데도 당할 수는 없지.’
찰나를 발동해 찌르기를 피하며 옆에서 검을 쳐냈다. 주서현의 검이 허공으로 올라가 바닥에 떨어졌다. 내 칼은 그녀의 목 앞에서 멈췄다.
”크읏… 또… 졌어…!“
주서현이 분통을 터트렸다. 그녀가 패배를 인정하면서 복수의 시간이 풀렸다. 나는 히죽 웃으며 칼을 내렸다.
”이게 대체 몇 번째인지 모를 승리지만, 승리는 질리지 않는군.“
나는 주서현에게 준비해둔 물건을 건네줬다. 이때를 위해 준비한 특수 제작품이다.
”…….“
”뭐해. 빨리 이걸로 갈아입어. 네가 지면 바니걸 코스프레를 할 거라고 미리 말했잖아.“
”언젠가는 반드시 널…!“
모욕감을 느낀 주서현이 팔을 부들부들 떨면서 비닐에 들어 있는 옷을 받았다.
몇 번이나 졌음에도 기죽지 않는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이쯤 되면 내게 정신까지 굴복할 법도 한데, 그녀의 정신 만큼은 굴복하지 않고 언젠간 날 죽일 거라고 벼르고 있다. 내 손길을 기뻐하는 몸과는 다르게.
”…….“
옷을 받은 그녀가 수련실 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어깨를 잡아 막았다.
”어디가? 여기서 갈아입어. 이제 와서 내 앞에서 알몸이 되는 게 부끄럽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지?“
”……알았어.“
주서현이 입술을 깨물고 땀에 젖은 수련용 옷을 벗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