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54)
〈 54화 〉 054. 코드:XTK
054. 코드: XTK
코드: XTK
내 눈에 들어온 창작물이다.
‘내가 고등학생 때 본 웹툰이지. 완결이 5년 전쯤에 났나?’
코트: XTK는 마이너 장르인 사이버 펑크 물이었다. 작중의 시기는 현실보다 10년 정도 빠른 시기이고, 무대는 서울이다. 그러나 현실의 서울과 똑같은 건 거의 없을 정도로 다른 세계다.
‘주로 사이보그의 이야기를 다뤘지.’
코드: XTK는 주인공 유한수가 과거에 사용하던 코드네임이다. 과거에는 한국 정부 소속이었고, 작중 시점에서는 해결사 노릇을 하며 살고 있다.
‘살인청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의 의뢰를 받지.’
유한수는 특수 요원 시절에는 전설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났다. 그 덕분에 쌓아 놓은 인맥이 엄청나다. 가끔씩 정부나 경찰이 그를 찾아와 의뢰를 할 정도다.
‘하지만 내가 주목한 건 유한수가 아니야. 이 세계관에 나오는 한 물건이지.’
일루시터.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모습을 투명화 시켜주는 물건이다.
작품 내에서도 상당히 귀한 물건이다. 국가 소속의 인정받은 특수요원 정도가 일루시터를 사용한다.
‘일시적으로 투명화 할 수 있는 물건. 적광으로서 활동하기에 딱 좋은 물건이야.’
요즘 뱀파이어 헌터를 암살하면서 느꼈다. 암살에 있어 가장 힘든 건 살해하는 순간 보다는 그 이후와 이전, 접근과 후퇴가 더 힘들다. 일루시터가 있으면 접근과 후퇴가 보다 쉬워질 것이 분명하다.
‘일루시터는 자동 충전형으로 한 번 사용하면 1시간은 은폐로 모습을 숨길 수 있지.’
그 정도면 현대에선 사기라 할 수 있었다.
‘여자 목욕탕이나 탈의실에도 들어갈 수 있고. 크크크.’
마음을 정했다.
일루시터에 꽂히고 말았다. 그게 너무 갖고 싶었다.
나는 컴퓨터를 키고 코드: XTK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웹툰을 1화부터 다시보고, 네티즌들이 코드: XTK에 대해 분석한 글도 샅샅이 살펴볼 생각이었다.
‘내가 가진 가장 유리한 이점은 유희 세계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거지. 그리고 굳이 내가 원작을 심도 깊게 파헤치지 않더라도… 네티즌들이 분석한 글을 이용할 수 있고. 크흐흐흐.’
나는 일루시터를 손에 넣은 미래를 상상했다.
투명인간이 되어서 공공장소에서 여자를 희롱하는 거다. 갑자기 투명인간에게 희롱당한 여자는 어떻게 반응할까.
‘조, 조온나 갖고 싶다! 일루시터!’
•••
[코드: XTK를 선택했습니다.] [아바타가 생성됩니다.] [선택 가능한 아바타의 설정 3가지가 존재합니다.] [1. 김유진-32살이며 서울의 빅터 중학교의 수학 교사다.
-과거 강도를 당해 왼팔을 잃고 기계 팔을 이식해 사이보그가 되었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우울하게 살아가고 있다.] [2. 천유진
-24살. 인천 일대에서 활동하는 갱단인 검은 망치의 갱스터다.
-육체의 60%가 기계인 사이보그다.
-검은 망치의 보스 자리를 꿈꾸고 있다.] [3. 박유진
-21살. 서울 구석에 있는 기계 부품 공장의 직원이다.
-고아출신으로 돈을 모으기 위해 공장 숙소에서 생활하며 일하고 있다.]
3가지 아바타의 설정을 확인한 내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잖아.”
불평스레 중얼거렸다. 아예 선택할 수 있는 아바타 설정이 없었다면 모를까. 3개나 있었는데 내 마음에 쏙 드는 아바타 설정이 없었다.
‘왜 부자나 권력자 설정이 없는 거야?’
코드: XTK 세계의 일반인은 일루시터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 그 만큼 일루시터는 엄청난 물건이기 때문이다.
‘권력자나 부자였으면 보다 쉽게 일루시터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코드: XTK의 서울은 부정부패가 좀 심각한 상황이었다. 거기다 마피아나, 갱, 야쿠자 같은 것들이 서울에 만연해 있다. 괜히 사이버펑크가 아니었다.
‘김유진을 선택할까? 아니, 교사가 뭐야. 교사가.’
나랑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었다. 그리고 왼팔이 기계 팔이라는 게 좀 그렇다. 나는 내 육체가 소중했다. 기계 팔이 달린 성유진? 상상도 하기 싫다.
‘여대생을 따먹을 수 있는 대학교 교수였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봤을 텐데… 중학교는 아니지.’
김유진은 탈락이었다.
두 번째. 천유진.
‘몸의 60%가 기계인 사이보그? 으 씨발…. 상상만 해도 좆같네. 탈락!’
나는 내 몸 안에 기계가 들어있다는 상상을 하자 저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이런 세계관이란 건 알지만 영 적응이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갱스터란 점은 꽤 마음에 들었었다. 원작 내용 자체가 어두운 내용인지라, 뒷세계에서 활동한다면 여러 가지로 편리할 것 같으니까.
‘세 번째도 별로 마음에 드는 건 아닌데.’
박유진은 김유진과 천유진에 비해 가진 게 없었다. 김유진은 수학교사이니 모아둔 돈이 있을 것이고, 천유진은 갱스터로서 활동하며 쌓은 이런저런 인맥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박유진은?
고아출신에다가 나이도 21살이다. 모아둔 돈이 많을 리가 없다. 인맥? 일개 공장 직원의 인맥이 얼마나 대단 할까.
‘근데 얜 사이보그라는 설정이 없잖아.’
나는 고민하다가 결국 박유진을 선택했다.
돈? 현실의 내가 있다. 골드바나 보석을 가져가 팔면 자금은 마련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맥? 있으면 편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없다고 해도 별로 큰 문제는 될 것 같지 않았다.
코드: XTK 유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일루시터다.
‘여기에 나오는 여캐들 죄다 못 생겼어.’
내 자지를 살살 자극하는 여캐가 한 명도 없었다.
사이버 펑크 세계도 별로 끌리지 않았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그냥 시간이나 죽일 겸 이 웹툰을 봤었다.
‘코드: XTK는 일루시터를 얻으면 바로 자동진행으로 엔딩이나 봐야겠다.’
나는 박유진을 선택하고 유희를 시작하려다가 멈칫했다.
“아 맞다. 쌓인 포인트 써야지.”
[성유진레벨: 20
근력: 14 체력: 13 민첩: 12 지능: 5 정력 15] [사용가능 포인트: 39]
체력 능력치 1개가 자연적으로 올랐다. 영천검관에서 꾸준히 운동을 한 보람이 있었다.
‘근력이나 민첩을 올릴까. 정력도 올려서 성감 고조 스킬을 마음껏 써보고 싶기도 해. 가장 낮은 능력치인 지능을 10으로 맞출까?’
나는 고민하다가 해킹 스킬을 올리기로 했다.
전자 기기를 해킹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전자 기기 일수록 해킹 유지 시간이 줄어듭니다. 해킹하려는 전자 기기가 최대 70M내에 있어야 합니다. 복수의 전자기기를 해킹 할 수 있습니다. 단, 해킹 유지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쿨타임: 3시간] [가속 Lv.5
신체를 10분 동안 가속시킵니다.
쿨타임: 1시간] [사용가능 포인트: 4]
‘코트: XTK는 사이버 펑크 세계지. 해킹만큼 효율 좋은 스킬은 없어. 그리고 가속도 요즘 많이 사용해보니 엄청 좋더라.’
나머지 4포인트.
나는 고민하다가 근력에 투자했다. 원래 지능에 투자하려고 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꼭 필요할 것 같지 않았다.
레벨: 20
근력: 16 체력: 13 민첩: 12 지능: 5 정력 15]
‘남자는 정력 다음으로 힘이지! 들박 하려면 힘이 필수야.’
포인트 분배를 끝낸 나는 랜덤 뽑기를 스윽 봤다. 아쉬움이 좀 남지만 어쩔 수 없다. 짜투리 포인트가 생긴다면 랜덤 뽑기에 사용할 것을 기약하며 유희를 시작했다.
‘랜덤 뽑기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해줘야 돼. 이게 꽤 재밌단 말이야.’
랜덤 뽑기에는 잭팟이 터질 확률이 존재한다. 운이 좋으면 해킹처럼 어마어마한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공간 조작 스킬 같은 게 나왔으면 좋겠다. 자지만 움직여서 여자 보지에 박는 거지…. 흐흐흐.’
•••
눈을 뜨니 웬 지저분한 방이었다. 천장에 달린 형광등은 꺼져있고, 창문 밖에서 광고판이 내뿜는 빛들이 번쩍번쩍 거리고 있었다. 소음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아오. 이사하기 전 내 자취방보다 좁네.’
내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옆에도 침대가 있었는데 대충 40대로 보이는 비쩍 마른 아저씨가 완전히 곯아떨어져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옷과 가방이 한 구석에 널브러져 있고, 작은 냉장고와 TV가 있다. TV나 노트북같은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기름 냄새가 났다.
‘어후. 여기가 공장 숙소인가? 스마트폰은?’
다행히 바지 주머니에 스마트폰이 있었다.
코드: XTK에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서 좀 걱정했다. 이 세계에서 대부분이 스마트 워치를 사용한다. 스마트폰은 골동품 취급이다.
‘근데 왼쪽 손목에도 스마트 워치가 있네? 박유진이 스마트폰이랑 스마트 워치 둘 다 사용한다고?’
그건 말이 안 된다.
박유진은 고아 출신이고 가난하다. 여유가 없다. 둘 중에 하나만 쓴다면 이해 할 수 있다. 스마트 워치가 있는데 굳이 골동품인 스마트폰을 사용할 이유가 있을까?
‘스마트폰은 현실의 내것과 똑같은 기종이야. ……음. 혹시 스마트폰은 내가 유희를 시작하면서 자동적으로 가지고 시작하는 건가. 게임으로 따지면 기본 아이템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주위를 확인하고 다시 침대에 눕고서 스마트 워치를 만지작거리다가 혀를 찼다.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는 건 처음인지라 사용하기가 영 어색했다. 스마트 워치가 빔 프로젝트처럼 빛을 쏘아내 벽에 화면을 띠울 때는 기겁할 뻔 했다.
‘걍 스마트폰이나 쓰자.’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역시 내겐 이게 편했다. 우선 인터넷에 들어갔다. 현실의 포털 사이트와 좀 달라서 어색하긴 했지만, 문제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인천의 패권을 두고 마피아와 갱의 전쟁 발발!
-김철수 패밀리의 보스, 습격당하다.
-초에너지 에클러스. 이전 보다 물가가 1.1배 상승하다. 에클러스의 가격은 더 올라갈 전망.
‘역시 원작 시작 시점이군.’
유희의 시작 지점은 항상 원작의 시작 시점과 똑같았다.
‘그럼 일루시터를 얻을 기회는 빨리 찾아온다. 준비해야 해.’
나는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어느 한 게임 사이트에 들어갔다. 게임 이름은 ‘전설의 블레이드’, 싸구려를 넘어선 무언가인 이름이다.
조잡한 웹 게임 사이트다. 일러스트도 조잡하고, 실제 인 게임 화면까지 조잡 한다. 이딴 게임을 아직 왜 운영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사실 이 게임은 범죄 조직인 래플스의 접선 장소지.’
나는 게임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했다. 가입 자체는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로도 할 수 있는 웹게임이었다.
게임 캐릭터는 대충 만들었다. 이름은 테이커. 성별은 남자. 직업은 전사.
‘캐릭터도 개구리네. 진짜.’
캐릭터를 만들고 공개 채널 472를 검색해서 입장한다.
튜토리얼 퀘스트를 진행하라는 알림창을 무시하고, 캐릭터를 조작해 기본 마을을 돌아다닌다. 노란색의 커다란 나무 아래에 깃털 모자를 쓴 캐릭터가 돗자리 상점을 펼치고 있었다. 캐릭터 이름은 애니띵.
‘찾았다.’
나는 캐릭터를 클릭해 상점창을 열었다.
여러 가지 게임 아이템을 판다. 나는 이 게임에 대해서 전혀 모르기에 가격이 비싼 건지, 아니면 적절한 가격인지 모르겠다. 관심도 없다.
나는 스크롤을 가장 맨밑으로 내리고 ‘협상’을 선택했다.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1대1 개인 채팅창이다.
애니띵: 아이템 가격은 협상할 생각 없습니다. 안 살 거면 그냥 가세요.
테이커: 래플스. 맞지?
애니띵: 손님 입니까?
테이커: 래플스에 가입하고 싶어. 따로 가입 조건이라도 있나?
애니띵: 이런 적은 처음인지라 좀 당황스럽네요.
애니띵: 저희 래플스가 그렇게 만만해보입니까?
테이커: 불가능해? 가입 조건이 뭔데?
애니띵: 정말 래플스의 일원이 되고 싶으신 겁니까?
테이커: 장난 하러 온 거 아니야. 직접 만나야 한다면 만나러 갈게.
애니띵: 래플스에 들어오려는 이유가 몹시 궁금하군요.
애니띵: 하지만 그 이상으로 래플스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습니다. 무능한 자는 필요 없습니다.
애니띵: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말해주시죠?
테이커: 난 돌연변이야.
애니띵: 호오.
돌연변이는 초능력을 가진 인간을 말한다. 돌연변이의 숫자는 매우 적다. 1만 명 중 1명이 있을까 말까다.
그리고 돌연변이의 초능력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 웬만한 돌연변이보다 평범한 사이보그 쪽이 더 강하다.
애니띵: 돌연변이라. 재밌네요. 근데 그것뿐입니다.
애니띵: 래플스의 일원이 되기엔 능력이 부족한 것 같군요.
테이커: 해킹.
애니띵: 예?
테이커: 내 초능력은 해킹이라고.
애니띵: 잠깐. 그런 초능력이 존재 할 리가 없습니다.
애니띵: 래플스를 멍청한 집단으로 보시나 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