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52
152화. 우리가 붙잡은 건 누구?
“충돌하겠다. 좌현으로 기수를 틀어!”
내가 소리치자 방향타를 잡은 태사자가 급하게 꺾었다.
끄극. 끄그그극.
배의 용골이 뒤틀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과 동시에 갑판으로 강물이 들이쳤다.
급격한 회피기동.
뒤집힐 듯 쏠린 선채.
이제야 바람을 탄 배가 앞으로 나아가고 아니 비틀리고 옆으로 쏠리며 나아간다. 어쩜 이대로 강물 안으로 들어갈 위기. 하지만 방향타를 잡은 태사자의 기지로 배는 미끄러지듯 강물 위를 유영했다.
“주변 사물을 붙잡아! 충돌한다.”
적선의 충각이 가까이 다가오는 걸 보았다. 피하지 못한다. 배전을 부딪힐 건 분명했다.
쿵!!!
큰 소리가 났다. 몸이 들썩였다. 꽉 잡은 뱃전이 아니었다면 넘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 건 부딪히고도 아군 배는 앞으로 나아간다. 회피기동이 먹혔고, 충각에 부딪힌 건 뱃전 중앙이 아니라 꼬리부분. 파편이 튀며 파괴된 부분이 있었지만 배는 앞으로 나아갔다.
물론 넘어지고, 자빠져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부하들이 많아지만, 크게 다친 자는 없었다.
“어이쿠!”
“붙잡아! 고정된 사물을 붙잡으라고.”
“자의! 방향타를 제대로 잡은 거야?!”
“멈춰서 싸우면 되지 않습니까?”
동시에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신음, 비명, 욕설, 싸우자는 말과 방향타를 붙잡고 묵묵히 운행중인 태사자의 굳은 얼굴.
가지각색이었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튕기지 앞으로 나아갔고, 돛대는 팽팽하게 펼쳐져 바람을 받았다.
종이 한 장의 차이로 아슬아슬한 상황. 그렇게 두 배는 서로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럼에도 비단 돛의 배는 빠른 추진력으로 금세 따라붙고 옆으로 바짝 붙어섰다.
그리고 쏘아지는 화살.
인사치례였던가?
한차례 쏘고는 얼굴을 드러내 웃고 있다.
“이놈들! 이곳이 어디라고 수적질이냐?! 계속 영업하고 싶으면 너희가 얻은 재물을 바쳐라! 그리하면 허락하마. 우리 금범적의 이름을 사용하는 걸 허락한다.”
참으로 어이없는 소리였다. 놈들은 우리를 수적으로 오인했다. 상선을 털고, 수적들의 배를 털고, 모든 걸 가져버린 신생 수적으로 오인한 것이다.
거기다가 대답이 없자 수시로 방향타를 돌려 우리 배를 강타했다. 쿵! 쿵!
뱃전끼리 부딪혔다. 그때마다 넘어진다. 주창이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고, 백이병이 나뒹굴었다. 그리고 때를 노린 노예들이(붙잡은 도적들) 눈을 빛냈다.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때 태사자가 움직였다. 흔들리는 뱃전에서도 잘도 뛰어다니는 태사자가 방향타를 이적에게 맞기고 뛰어올라 반항하는 눈빛을 보낸 자를 참살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금범적이 웃는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선상 반란이 난 줄 알고 좋아했다.
“하하하. 자중지란인가?!”
“웃긴 상황이군. 차라리 항복해라! 그럼 우리가 자비를 베풀어주마.”
그 사이에도 배는 앞으로 나아갔다. 태사자가 돌아왔으며 방향을 타를 놓은 이적이 뒤둥거리며 넘어졌고, 뱃전은 울렁거리며 강물이 넘어 들었다. 그것에 충격을 주고 있는 금범적의 함선.
쿵! 쿵! 쿵!
충격, 넘어짐, 비명, 위기.
그때를 노려 금범적이 아군 배로 뛰어들었다.
마초가 일어나 뛰어온 놈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비틀거린다. 예전처럼 멈춰선 배가 아니라 울렁이는 갑판에 적응하지 못했다.
요동치는 갑판,
넘실거리는 강물,
갑판은 강물의 영향으로 미끄러웠다. 한 발짝 옮기기도 어려울 정도로 지금 상황이 안 좋았다.
마초는 짜증스러운 지금의 상황에 소리쳤다.
“닻을 내려! 차라리 멈춰서 싸우는 게 낫다.”
마초의 소리침에 붙잡혔던 노예들이 반응했다. 본능적으로 마초의 명령을 따랐다. 그건 예전 전투에 따른 공포였고 즉각적인 반응이었다.
촤르르륵-
닻이 떨어져 내린다. 풍덩! 물속으로 깊게 들어간다.
끼이익! 끼익! 끼이이익!
물속 깊이 들어간 닻이 강바닥을 긁었다. 그 영향으로 뱃전이 요동치고, 바람을 한껏 받았던 돛은 앞으로 나아가려고 힘을 썼다. 그리고 그 반대의 닻은 강바닥의 흙과 자갈을 헤집고는 멈추려고 한다. 정반대의 힘. 함선의 용골은 양쪽으로 찢길 듯이 비명을 질렀다.
돛과 닻. 둘 중 하나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배는 부서지리라. 양쪽으로 동강 나거나, 범람하는 강물에 침수되겠지.
“도, 돛을 접어야 합니다. 이대로는….”
태사자가 소리쳤다. 그 소리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요동치는 뱃전에서 적응치 못했다.
“닻을 끊어!”
소리쳤다. 팽팽하게 펼쳐진 돛보다 닻을 끊으라고 명령했다. 요동치는 뱃전에서 돛을 향해 기어 올라갈 사람이 없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요. 가장 빠르게 처리할 방법은 돛보다 닻이었다.
그 명령처럼, 배의 후미는 강물에 잠기듯 끌어당겨졌다. 선수는 높이 들려 범람하는 강물의 영향을 받았고 쉽게 움직여 명령을 수행할 사람이 드물었다.
하지만 한 사람. 태사자가 움직였다. 이적에게 다시금 방향타를 넘기고 그 혼자 움직였다.
뚜벅뚜벅. 똑바로. 그리고 닻을 향해 창을 뿌렸다.
탕! 서걱- 촤르르륵.
닻줄이 끊기자 묶여있던 배가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강물의 영향으로 무겁게 나아가던 배는 튕기듯 움직였고, 배는 제멋대로 움직이다가 강줄기가 만든 모래톱에 걸려 멈췄다.
불행 중 다행.
배가 멈춰서 고정되자 일행들은 정신을 차렸다.
그 순간.
수많은 갈고리가 날아든다. 허공을 향해 뿌려진 갈고리가 뱃전을 붙들었다.
휘릭, 턱! 휘릭, 턱, 터더덕!
고정. 갈고리의 힘으로 금범적의 함선이 마대의 배를 끌어당긴다. 그것도 그들이 끄응,하고 힘을 쓸 때마다 모래톱에 걸린 배가 들썩이며 그들에게로 끌려간다. 이대로 간다면 나포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 모습을 일행들은 보았다. 그리고 저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 시답잖은 놈들. 네놈들은 운항을 발가락으로 배웠느냐? 수적으로 기본도 안된 것들이 아닌가. 애들아- 하찮은 촌것들이다. 빼앗아라!”
그 말이 들린 후, 수많은 자가 아군 배를 향해 뛰어들었다.
탁! 타닥! 탁! 타다닥!
금범적이 갑판으로 들어서자, 몸의 균형을 찾은 태사자와 주창이 먼저 나아가 싸웠다. 이제 두 함선 사이의 거리는 완전히 붙어있어 간극이란 게 없었다.
탕! 타당! 탕! 탕탕!
병장기 부딪치고 불꽃이 튀었다. 이곳저곳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태사자와 주창을 필두로 싸웠고, 상선의 호위들도 싸웠다. 하지만 아군 주축인 마초와 화웅은 울렁이는 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지금도 몇 번이나 토사물을 뱉어내며 힘겨워했다. 그만큼 급격한 기동으로 정신을 쏙 빼놓았다.
나는 맥궁을 꺼내 놈들을 쏘았다. 수많은 적을 향해 난사하기 시작했다.
핑! 휘릭-
핑! 휘릭-
손에 걸리는 대로 시윗줄을 당겼다. 하지만 이들은 얼마 전 싸웠던 자들과 차원이 달랐다.
정예다. 수전에서 강력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 저들과 팽팽하게 싸웠다.
그 모습에 저쪽 배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뭣들 하더냐?! 함선을 움직일지도 모르는 놈들이다. 쳇! 안 되겠다. 비켜서라! 내가 넘어가마!”
적의 배에서 두목으로 추정되는 자가 몸을 날려 넘어온다. 그러자 수적들이 함성을 질렀다. 또한, 적선에 남았던 정예들도 대거 넘어왔는지 갑판 안에는 비단옷을 입은 도적으로 가득해졌다.
나는 화살을 쏘다가 더는 아니라는 생각에 묵창을 붙잡고 그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이놈들! 오너라!”
정신없이 싸웠다. 휘두르고, 베고, 찌르고, 하지만 너무 많은 적이기에 휘두르기 부적절한 공간에서 사투를 벌려야 했다. 물론 내 묵창을 막아보려고 시도한 자도 있었다.
하지만 묵직한 철창이 만들어낸 파괴력은, 놈이 가진 무기를 박살내며 놈의 머리통도 부숴냈다.
그러자 내가 서 있는 곳으로 수많은 놈들이 몰렸다.
사투. 싸우고, 죽이고, 밀어내고,
그럼에도 달려드는 놈들을 족족 죽여내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압박이 사라졌다. 상황이 한차례 바뀌었는지? 저들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그 변화에 짧은 숨을 내쉬고 주변을 살폈다.
“맹기 형님, 화웅!”
그들이 뱃멀미에서 회복했는지, 온 갑판을 붉은 혈흔으로 만들고 있었다.
나는 한결 수월해진 표정으로 저들의 두목이라는 자를 쳐다보았다. 그자는 태사자와 대결하고 있었다.
참으로 놀라운 광경. 그것도 태사자와 팽팽하게 맞서다니….
“정말 위연인가? 무예 하나는 뛰어나다.”
내가 혼잣말하듯 말하자 어느새 다가온 마초가 옆에서 거들었다.
“정리가 된 것 같은데. 저 두목과 나머지 잔챙이만 항복하면 끝이다.”
그 말에 미소를 그리며 물었다.
“맹기 형님, 괜찮으십니까? 아까는 힘겨워 보이던데??”
“보았느냐? 그거 부끄러운데. 뱃멀미라… 나는 배 위에서 움직이는 게 참 어렵구나. 그런데 저자가 위연이라는 자인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싸우고 있는 태사자가 잘 알지 않겠습니까?”
우리 두 사람은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 잠시의 시간에 마초의 눈동자가 커졌다.
아는 듯,
저자를 아는 듯,
저 두목 놈을 어디선가 본 듯,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열었다.
“어?! 저자는 예전에 그자인데?? 왜 이곳에…”
그 말에 마초를 보았다. 마초는 손사래를 심하게 치며 다시금 말했다.
“아, 그놈 있잖느냐. 방울?! 딸랑딸랑, 그놈. 바로 그놈이 저놈이다.”
마초의 두서없는 이야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내 표정을 보았는지? 마초는 태사자에게 소리쳤고, 태사자는 상대에게 되물었다.
“이노오옴! 네놈이 위연의 부하더냐?!”
그 말에 금범적 수장이 코웃음을 쳤다.
“위연? 그자가 누군데?? 나는 그 누구의 부하가 아니다. 나는 장강의 지배자 감녕甘寧이다.”
“감녕?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다.”
“뭐라?!”
“네놈도 이름 없는 수적일 뿐. 나는 도적이라면 자다가도 이를 가는 사람이다. 나를 만난 걸 후회하라, 감녕. 그만 죽어!”
“그게 가능할까?! 내가 날 이길 수 있다고?? 얼마든지 해보아라. 여봐라! 이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마라. 모조리 죽여!!”
하지만 감녕의 명령에 대답하는 부하들은 없었다. 그것에 이상함을 느낀 감녕이 고개를 돌리자 대번에 놀란 얼굴이 되었다.
없다. 대답해야 할 부하들이 안 보인다.
물론 살아남은 몇몇이 신음을 뱉으며 죽기전 단발마를 외치는 게 전부. 그것에 감녕이 뒤걸음을 놓으며 자기가 뛰어넘은 배를 돌아보았다.
도망치려고.
하지만 귀신처럼 알아차린 태사자가 길을 막자 감녕은 허탈한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되물었다.
“누구냐? 너희는 누구야?! 어째서 우리에게 이런 짓을….”
감녕은 절규하듯 소리쳤다. 그런 감녕의 외침에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손을 크게 휘저으며 대답했다.
“여어- 딸랑이! 나를 몰라보겠나?! 나다. 서량의 마초다. 예전 익주에서 네놈을 잡았던 사람을 기억하지?”
그 말에 감녕은 섬뜩함을 느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말소리를 낸 자를 쳐다보았다.
“으으윽. 너, 너는. 서량, 무위, 추위, 배고픔, 감옥,”
그 말에 마초가 웃었다. 보기 좋게 미소짓고는 대답했다.
“하하하. 그거. 기억나지? 생각났으니 다시 가야지.”
그 말에 감녕의 고개가 미친 듯 흔들렸다.
안 된다고 다시는 안 가겠다고. 미친 듯 소리쳤다.
“싫어! 안가! 다시는 안 가! 감옥은 싫어!!”
감녕은 그 말을 하면서 태사자에게 무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눈앞의 태사자도 만만치 않은데, 허둥거리기까지 하니 활로를 뚫지 못하고 체력만 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