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39
39화. 전쟁터에서 만나게 될 인연
시작합니다.
***
견가장을 빠져나온 지 오랜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거록에 도착했다.
다른 말로 황건적의 본거지.
장각의 의지에 이끌려 처음으로 깃발을 드러낸 곳.
하지만 헛된 꿈이 쉽게 이뤄지던가?
꿈은 꿈으로,
맑았던 의지는 부패로,
황건적도 비슷했다. 놈들도 새로운 세상을 꿈꿨겠지만, 실제 그런 게 있기는 한 건지?
세상을 새롭게 만든다고 떠든 놈치고 정말 그런 걸 만든 사람이 있기는 한 건지 묻고 싶다. 대부분 흑화해서 독재자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었지.
“저곳이 황건적의 본진이지?”
보인다. 거록의 커다란 성채.
수많은 깃발이 빽빽하게 늘어져 있고 그 위세가 대단했다.
펄럭이는 천공장군天公將軍 장각의 깃발.
그 아래에 대방이라 쓰인 정원지와 등무의 깃발, 더 작은 글씨로 쓰인 소방의 수많은 이름이 바람에 따라 흩날렸다.
그리고 거록을 포위한 수많은 관군의 깃대가 기치창검을 높이 세웠다.
상대가 위세를 들어냈으니 이쪽도 지지 않겠다는 의지.
다른 말로 지루한 대치.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서 누가 먼저 포기하고 꼬꾸라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투였다.
사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그 사기는 보급으로 결정되니, 우리처럼 군수품을 옮겨오는 군상의 활약에 사기가 유지된다고 해도 거짓이 아닐 것이다.
물론 상단이니 돈 받고 팔아야겠지. 세상 공짜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나는 이기는 쪽에 주사위를 던졌다.
역사를 알기에 관군에게 한표를 던졌다. 그것이 원래 역사이고, 황건적을 포위한 황보숭의 능력일 테지.
우리는 수많은 관군의 깃발 속에 황보숭의 군영을 찾았다. 그리고 3천 필의 군마를 내보이니 황보숭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그만큼 부족한 게 많은 군영에 마가장이 가져온 군마는 마른 땅의 단비와 같았다.
“어서 오게. 서량에서 온 상단이라고? 도적 떼가 넘쳐나는 곳에 잘도 찾아왔어.”
황보숭은 성공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행 중 가장 상인과 비슷한 그에게 물었고, 우리는 교섭 능력이 좋은 성공영을 앞으로 밀었다.
성공영은 정중히 인사하며 답했다.
“저희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며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겠지. 나라가 혼란하니 온 사방에 도적이 날뛰고 있겠지. 하지만 그놈들도 얼마 버티지 못할 테야. 거록에 웅거한 황건적만 잡아내면 지금의 혼란도 끝나게 될 테지. 조금만 기다리게. 내가 해결할 테니.”
“감사합니다. 그날이 오기만을 빌겠습니다.”
“하하하. 정말인가? 전쟁이 장기화 되는 걸 좋아하지 않나? 내가 알기로는 군상은 돈을 보고 달려드는 승냥이 떼와 닮았다던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는 우국충정으로 찾아왔을 뿐. 전쟁과 혼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입바른 소리. 군상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말하더군.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어.
아무튼, 자네들이 가져온 군마가 도움이 되겠어.”
황보숭은 그 말과 동시에 코웃음을 쳤다. 군마를 가져온 건 훌륭한 일이라고 칭찬했지만, 군상을 좋아하지 않는 건 분명했다.
다른 말로 나라가 어지러워진 건, 돈 놀음에 열을 올린 십상시의 잘못이고, 십상시가 관직을 팔아먹게 중간에 다리를 놓은 자가 상인이라고 오해도 했다.
매관매직.
한나라에 공공연하게 떠도는 소문.
자사는 3천 만전에 거래가 가능하고, 태수는 2천 만전, 현령은 4백만 전에 사고팔 수가 있다고 하였다. 물론 거래는 십상시가 간접적으로 관여하니 세상이 혼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황보숭은 대화를 끝내고 손뼉을 두들겼다. 그러자 막사의 문이 열리고 차가운 인상의 부장이 들어왔다.
황보숭은 부장을 향해 말했다.
“맹덕, 자네가 이들을 맡아보게. 군마 상태를 확인하고 거래를 끝내.”
그 말에 맹덕이 짧게 군례를 올렸다.
우리는 맹덕을 따라갔다.
맹덕이라 불린 자는 성공영에게 몇 가지를 물어보며 걸었다. 그 과정 중 상대가 누군지 알았다.
맹덕. 조맹덕.
분명 조조가 분명하리라.
교섭은 성공영에게 맡겼으니 내가 빠져도 충분했다.
성공영은 3천 군마를 보이고, 조조는 천천히 살펴보며 성공영과 대화를 이어갔다.
흥정.
군마의 가치를 올리려는 성공영과 그 가치를 끌어내리려는 조조의 입담.
나는 그 모습에 성공영을 응원했다.
비싸게 팔아라.
조조에게 지지 말라고.
하지만 조조도 만만치 않아 성공영의 이야기에 넘어가지 않는다. 차가운 얼굴과 간혹 보이는 미소, 성공영은 그런 조조를 이기려고 흥정을 걸었다.
멀리서 보기에는 대체로 훈훈한 분위기.
다른 말로 조조가 성공영을 바라보는 눈빛이 다르다.
호감이라고 할까? 일개 상인을 바라보는 눈빛과 다른 게 있었다.
상인의 능력, 서량 사람치고 똑똑하다. 입담과 재치가 남다르다. 그걸 알아본 조조가 성공영을 좋게 본 것 같았다. 물론 군마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니 친분을 다져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리고 그 눈빛이 점점 진해졌다. 마치 인재를 알아보고 구워삶기 위한 표정이라고 할까?
딱, 그 얼굴이 조조에게 있었다.
나는 조조의 술수를 바라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거기다가 조조와 우리 가문이 어떻게 싸웠는지 뻔하지 않던가.
원래 역사에서 우리는 앙숙.
숙부를 죽이고, 사촌 동생들을 죽이고, 혈족까지 모두 죽였다.
그리고 살아남은 건 마초와 마대.
온 천하에 살아남은 건 두 사람이 전부였다.
나는 그걸 떠올리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원수. 미래에 만들어질 앙숙.
그걸 피해 갈 수 있을까?
지금 이 자리에서 조조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변할까?
그게 가능도 할 터인가?
생각에 잠겼다.
조조를 바라보다가 더 먼 곳에 시선을 두었다. 멍하니 바라본 광경.
훈련장 한편의 함성.
수많은 병졸이 창을 붙잡고 기합을 지른다. 거기서 더 먼 곳에는 궁병의 훈련이 있었다.
활을 쏘고,
화살은, 먼 곳의 과녁에 떨어지고.
문득 들어찬 생각.
유시流矢
전쟁터의 화살은 어디든 떨어진다.
눈먼 화살은 누구든 죽일 수 있겠지.
엉뚱한 생각을 조금 해보았다.
그리고 변해갈 역사를 떠올렸다. 하지만 역사학자도 아닌 내가 그걸 파악할 수나 있을까? 그저 세상은 변하고, 나로 인해 역사가 조금씩 틀어졌다고 느꼈지.
조조가 죽으며 위나라가 생기긴 할 텐가?
한 제국의 정권은 누가 잡을까?
동탁인가? 원소, 원술?
유비와 손권에게 기회가 있을 것인가??
알 수 없었다. 변화는 무궁무진했다.
그러길 잠시,
성공영이 돌아왔다. 조조와 거래를 끝낸 성공영이 말하고 있었다. 그 말에 고개를 돌려 조조부터 찾았다.
“조조가 어디로 갔지?”
“이름까지 파악하셨습니까? 맞습니다. 그가 조조라고 불린 군관이 맞습니다.”
“역시.”
“소가주님, 이번 거래는 대성공입니다.”
성공영은 보기 좋게 미소를 지었다. 내 걱정과 달리 성공영은 기쁘게 웃었다. 군마를 팔아 큰돈을 벌었다고.
나는 기뻐하는 성공영을 다독였다.
“수고했네. 역시 자네가 해낼 줄 알았어.”
“혼자의 노력은 아니지요. 우리 모두 고생했기에 가능한 거래였습니다. 어서 진양에 가야 합니다. 다시 군마를 구입하고 팔아야 합니다.”
“진양에?”
“황건적이 섬멸당하기 전에 몇 번이나 거듭해야 할 거래입니다.”
그 말에 끄덕였다.
조조가 잘하는 게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는 게 있다.
전쟁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은 마가장에서 마련할 수 있었다.
천지를 뒤엎을 영웅과 싸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돈.
그 자금을 마련하는 게 지금의 역할이었다. 그리고 지금껏 잘해왔고.
나는 성공영의 말에 동의했고, 다음 상행에 대해 논의했다.
위속과 관계가 껄끄러웠지만, 위속을 자극해서 좋을 건 없겠지. 지금처럼 압도적인 풍류대의 무력으로 뚫고 가는 게 답이었다.
한참을 논의한 끝에 황보숭의 군영에 마가장의 막사를 만들고, 또 일부는 진양에 다녀오기를 결정.
성공영과 화웅, 그리고 풍류대 대부분은 진양으로,
이곳에 남을 사람으로 나와 성의, 그리고 1백의 풍류대가 남기로 했다.
그 과정 중 이어진 대화.
성공영은 조조와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하하하. 조조 공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제 상재가 뛰어나다며 같이 일해 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같이 일하다니? 조조의 휘하로 들어오란 말인가?”
“그럴 일 있겠습니까? 저는 상인입니다. 상인이 전쟁터에서 검을 휘두를 순 없겠지요.”
성공영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보인 호의는 진짜였다. 조조가 몇 마디 말로 성공영을 흔든 건 분명했다.
역시 조조. 그 짧은 순간에 성공영을 흔들어놓다니. 하지만 성공영의 입장에서 아니라고 했다. 그저 농담.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 중 오고 간 농담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알 수 없는 일.
조조가 더 욕심을 부렸다면, 성공영이 상인의 복장이 아닌 갑주를 걸치고 검을 휘둘렀다면? 예전처럼 군략을 드러내고 기병 운용을 보여줬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난 성공영의 말을 들으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지만, 이건 쉽게 볼 게 아니라고 여겼다.
기질인가?
상성과 같은 그런 거??
성공영과 대화를 끝낸 후 성의에게 물어보니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얻었다. 딱히 이해가 될 만한 건 아니지만, 성의는 전반적으로 조조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성공영과 같이 조조와 대화를 나눴던 성의는 조조에게 호감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사람 간 성향인지?
실제 역사 속 하후연에게 목숨을 잃는 운명의 반발인지?
아무튼, 이곳에서 상행을 이어가야 하니 조조와 접촉은 어쩔 수 없었다.
처음 논의한 것처럼 군영 내에 막사를 세우고 상행을 이어갔다.
주로 판매하는 건 군마지만, 금성 상단의 상인도 함께했기에 돈이 될 만한 걸 파는 것으로 군영 내에서 상거래를 이어갔다.
며칠이 지나 성공영과 화웅은 진양으로 떠나고
남은 우리는 막사를 지켰다.
그 과정 중 황건적과 전투를 지켜보았다.
물론 지루한 포위전이니 이렇다 할 전투는 없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도 조조의 능력은 빛났다.
조조에게 빈틈은 없었다.
그 빈틈보다는 그가 보인 행동 방식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조조는 병사를 훈련할 때 엄했고. 훈련이 끝난 후에는 자상한 어머니처럼 병사들을 다독였다. 또한, 그들의 무장이나 갑옷 등 보급품에 관해서도 다른 부대보다 정예했다.
그는 어떠한 부정도 없이 청렴하고 완벽했다.
역시나 지켜보는 내내 두려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 정도가 되었으니 천하의 영웅이지.
그런 조조와 우리 마씨 가문의 전쟁은?
두각을 보이는 조조를 누르고 살길을 마련할 순 있을까?
“그가 크기 전에 싹을 자를 수 있을까?”
내 질문에 성의가 곤란하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조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가 살펴보라고 명령했기에 대답은 금방 나왔다.
“불가능합니다. 조조의 능력도 그렇지만, 따르는 동생들이 대단합니다.”
“동생들?”
“하후돈과 하후연이라고 했습니다. 하후돈은 병사들을 다독이며 살림을 도맡아 하는 종사관의 역할을 했고, 하후연의 무예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하후연이 더 강하단 말인가?”
“그렇게 물어보시면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곰과 호랑이 중 누가 강하냐고 묻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척을 알아차리는 능력은 하후연이 뛰어났습니다.”
“알아차렸어?”
“주군의 명령으로 몇 차례 훔쳐봤습니다. 그리고 파악한 하후연이 소리치더군요.”
“들켰나?”
“곤란은 했지만, 무사히 빠져나오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아서… 어쩌면 화웅보다 하후연이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웅보다?”
“힘으로 본다면 화웅이 위일지 모르지만, 대결은 힘만으로 결정짓지 못합니다. 또한, 병사를 지휘하는 능력도 훌륭하니 언제 기회가 된다면 살펴보시지요.”
“살펴보라고?”
“군상의 자격으로 참관하겠다면 허락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싸우는지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성의가 방법을 제시했다. 조조가 어떤 인물인지? 그가 가진 역량이 얼마큼인지 판단하기를 추천했다.
그 말처럼 기회가 왔다.
정원지와 황보숭의 전초전. 그 전투를 멀리서 지켜볼 기회가 생겼다. 거기다가 황건적을 토벌하고 나온 전리품을 구매하고, 또 필요한 물품을 팔기도 하는 군상으로 참관했다.
거록에서 걸어온 전초전.
선봉으로 정원지가 나왔고, 황보숭은 조조를 선봉에 세웠다.
양측 군대는 붙었다가 떨어지면 접전을 벌였다. 그 모습이 생생했다. 특히나 참관을 위해 후방에 있으니 보이는 건 수많은 군영에서 합류한 궁병들. 그중 백인장급 부장이 지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기다려라! 도적 떼의 발악도 얼마 안 남았다.
쏘아라! 밀집된 적들을 훑어놓는다.”
상당한 능력자. 어느 장군의 소속인지? 그것도 아니면 임시로 배속된 군관인지? 능력이 좋았다.
그렇게 전쟁은 한참.
화살은 머리 위로 날고, 창병들의 장창은 적들의 폐부를 찌르고,
진형이 조금이라도 부서지면,
한쪽 열이 와르르 무너져 학살하고 다시금 새로운 병력으로 보충하니, 이건 전쟁이 아니라 공간을 확보하기 싸움.
밀고 밀어내며 공간을 빼앗는다. 작은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자가 죽었다.
보병 간 전쟁이란 머릿수의 싸움.
그 전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화살.
활을 든 궁수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궁수들이 일정 지역을 제압하며 화살을 쏘고, 아군이 진입하면 그 머리 위로 화살을 쏘아 접근하는 적병을 잡아먹는다. 이는 조금 전 백인장의 활약도 비슷했지만,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인자는 하후연. 그가 직접 부리는 궁병은 정말 대단했다.
하후연은 무너지는 정원지의 정면을 두들기고 아군이 밀어붙일 수 있게 지휘했다. 그 지원 사격에 조조가 힘을 냈다. 하후돈과 함께 선봉에 서서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조조의 눈부신 활약에 황보숭도 움직였다. 정원지를 측면에서 압박하며 밀어붙였다. 그 공격으로 정원지는 속절없이 밀렸다.
패퇴.
선봉으로 파고든 조조와 측면으로 허리를 끊은 황보숭의 군략.
전장의 사기는 들끓고 관군들을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이겼다. 정원지가 꼬리를 마는구나.
-하하하. 덤벼라! 장각은 도대체 어디에 숨었느냐?!
-나오라! 나와서 정정당당하게 회전會戰을 벌이자.
황보숭은 가슴을 펴고 호령했고, 그 목소리에 군졸들이 화답했다.
압도적인 승리.
황건적의 사기는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다른 말로 토벌전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았다.
군마를 팔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몇 번이나 상행이 가능할까?
전투가 끝난 후,
상인들은 병졸들이 가져온 전리품을 사고 팔았다. 전리품으로 얻은 황건적의 무구. 그걸 수리해서 되팔기도 하고, 갑주를 얻은 자에게 다시 사고, 수리해서 되팔고,
개인이 얻은 건 개인의 몫. 그 이상을 얻은 자는 꽤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
다른 말로 전쟁터는 돈이 되었다.
상인에게, 또 병사에게, 단지 목숨값이 오간 것이 문제일 뿐.
나는, 그 현장에서 조조의 능력을 보았다.
조조는 부하들이 얻은 건 빼앗지 않고, 또 그가 얻은 것 일부도 부하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바로 그것 때문인지, 조조의 인기는 대단했다. 민병으로 들어온 자들 중 능력 있는 자는 조조의 군졸이 되기를 청했고, 그들 중 일부는 조조의 눈에 들어 백인장이 되거나 더 높은 자리에 앉기도 했다.
다른 말로 인재를 끌어당겼다.
어쩌면 지금 모여들고 있는 자 중 조조의 양장이 되는 병졸이 생길지도 몰랐다.
전쟁은 영웅을 만들고, 그걸 알아본 군주는 영웅을 수하로 부르는 것. 지금의 조조가 그랬다.
그 대열에 나도 끼어들었다. 인재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전쟁을 참관했고, 그 안에 인재가 있다는 건 분명했다.
특히나 조금 전 보았던 백인장급 군관은 어떨까?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역시나 정광이 흐르는 눈빛. 하지만 백인장치고 입은 갑주가 허술하다. 대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갑주. 억지로 동여맨 갑주가 이자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영락없는 농민병이 아닌가?
그것을 깨달은 순간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었다. 상대의 이름을 듣고 싶어 물어보았다. 분명 이자는 삼국지 무장 중 하나가 분명하다.
“저번 전투에서 활약을 보았습니다.”
그 말에 얼굴을 붉힌다. 부끄러워 홍조를 띤 모습. 그리고 한다는 말이.
“활약이라니요.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임시로 배속된 의용병에 불과합니다.”
역시 직책이 낮았다. 충분히 설득이 가능할 정도. 그것에 더 적극적으로 묻자 이름까지 말해줬다.
“연주 태산군 사람 우금입니다.”
역시 있을 줄 알았어.
우금이라니.
궁병 지휘는 물론 보병까지 다룰 줄 아는 자.
원래 조조의 오자양장이 되어야 할 우금이 지금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우금과 대화를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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