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44
44화. 돼지 환관의 힘.
시작합니다.
주창이 원했던 대로 변희는 풀려났다.
더럽고 음침한 감옥에서 벗어나 햇빛을 보았다. 특히나 변희는 자기가 풀려난 것에 믿을 수 없는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곳에서 어떻게 자유를…
사방에 관군이 가득한 곳. 그것도 몰래 빼낸 것도 아닌 당당 그 자체.
소가주라는 자가 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걸 멀리서 듣자니,
“이놈들아. 더 빠르게 빼줘야 하는 거 아냐?! 우리 아버지가 누군 줄 알아?! 내가 한마디만 하면 너희들은 그 자리에서…”
그것을 듣고도 관군은 아무 말도 못 했다.
대단한 위세. 그리고 드는 의문은? 누굴까? 아버지가 누구이기에 저런 위세를 드러낼 수 있을까?
그 표정으로 성의를 바라보니, 말하지 말라고 입가에 손가락을 올리고, 쉿! 라고 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주군께서 그분의 이름을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네? 어째서.”
“그런 게 있어”
그럼에도 이건 기회였다.
변희가 존경하는 대방과 소방들을 구할 기회.
변희는 소가주에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절을 올렸다. 그러면서 청하기를.
“능력 좋은 사람을 구한다니 제가 아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대단한 지휘관입니다. 저 같은 사람은 발밑에도 들지 못하는 분이지요.”
그러자 마가장의 소가주가 씨익 웃으며 물었다.
“누군데? 내가 못 꺼낼 사람이 없거든.”
자신만만하다. 아, 저 해맑은 웃음은 뭐지?! 틀렸어. 안 될 거야. 역시 어린아이가 해낼 게 아니지. 그저 나 하나 산 것에 감사하다고 여겨야겠다.
변희는 자기를 잊지 않고 찾아준 주창을 바라봤다.
하지만 눈앞의 소가주는 계속 물어온다.
“내가 구해준다니깐? 말해봐. 누군데? 혹시 서황이나, 뭐 그런 자야? 내가 알기로는 서황도 도적인 것 같은데?”
“서황이요? 저희 태평교도 그런 자는 없습니다.”
변희의 말에 소가주가 실망스러운 얼굴을 했다. 서황이 아니면 아무 쓸모가 없다고.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이리되면 파재波才 대방과 하의何儀 소방은 살아날 방도가 없는데…’
변희는 대번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간청했다.
“정말 능력 좋은 분입니다. 중랑장을 몇 번이나 이긴 명장입니다.”
“중랑장 누구를 이겼는데?”
“정말입니다. 정말 이겼습니다.”
“황건적 중에 그런 명장이 있었어? 그가 누군데.”
“파재 대방과 하의 소방입니다.”
그 말을 하며 넙죽 엎드렸다. 정말 살려주기를 원하며 간청하며 또 간청했다.
그리고
구해주면, 충성을 맹세하겠다고 말하니, 씨익 웃는다.
아, 저게 어린아이의 웃음인가?
이건 좀 다른데…
그 생각을 하고 있자 대번에 혼쭐을 냈다. 변희는 그 소리에 넙죽 엎드렸다.
변희가 넙죽 엎드리자, 이번에는 주창도 비슷하게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변희가 했던 것처럼 주창도 간청했다.
주준을 이겼던 명장.
황건적이 아닌 태평교의 명장이라고.
나는 웃었다.
변희가 이상한 소리를 하길래 들어줬더니 인재를 추천한다. 그것도 무릎을 꿇는 모습에, 이들에게 파재는 정말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았다.
파재라니…
태평교도가 존경심을 드러내는 대방이라니.
이들의 이야기 속 파재는 덕장德將이었다. 지혜와 덕을 갖춘 사람. 물론 다 믿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주준을 이기고, 황보숭까지 곤란하게 만들었다니 능력은 있어 보였다.
거기다 내게는 뒷배가 있지 않던가?
그 돼지 아빠가 힘을 써 준다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정말 파재가 능력이 좋아?”
내 말에 넙죽 엎드렸던 변희가 고개를 들어 말했다.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허창성이 무너진 것도 관군들이 오랫동안 포위했기에 그런 것이지, 그냥 지지는 않았습니다. 거기다가 하의何儀 소방도 만만치 않은 능력을 가졌습니다.”
“하의? 그런 자가 있었어?? 들어본 적 없는데?”
“능력을 조목조목 따진다면 평범하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태평교인에게 신망이 깊어, 마치 큰형님과 같다고 할까요? 그러니 파재 대방을 구할 때는 그도 같이 구해야 합니다.”
“어째서?”
“파재 대방이 죽기를 원할지도 모릅니다.”
“죽는다고? 감옥에서 나오지 않고?”
“맞습니다. 생을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파재를 설득할 사람은 하의 소방뿐입니다.”
“좋아. 한 번 해보지.”
변희의 요청을 수락했다. 마가장에 사람이 필요했고, 파재는 뛰어난 보병 지휘관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거기다가 주준을 이겼다니 구미가 당겼다.
급하게 편지를 써서 장횡에게 맡겼다.
장횡은 편지를 가지고 건달이 있는 곳으로 떠났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태평교에 대해 들었다.
변희의 장황한 설명.
태평청령서(太平淸領書)를 얻은 장각의 의술 행위. 전국을 돌며 병자를 치료하고 그가 깨달은 도가의 진리를 설파하고,
하지만 그건 부패한 나라에서 해선 안 되는 짓. 변란의 불씨가 될지도 모르는 이상한 설법에 박해를 불렀고,
박해는 항거를 일으켜 전국 각지의 영웅을 들끓게 했다.
뜻있는 지자, 백성을 위하는 협객, 녹림의 영웅과 산에서 내려온 도적까지.
물론 도적 떼의 합류에는 걱정하는 움직임도 많았다.
황건적이 아닌 태평도.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듣기에 따라 어떻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패자의 변명. 아무튼, 파재는 경험 많고 노련한 지휘관인 건 분명. 그렇지 않고는 농민병으로 황보숭, 주준과 맞상대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튼, 시간이 지나 답신이 왔다.
장횡은, 건달에게 받은 서신을 내보이며 말했다.
“평범한 하의는 어렵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큰 도적, 파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잠시 지켜보라고 했습니다.”
“어렵다고? 파재는 힘든다는 말이야?”
“그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서신에도 쓰여있지만, 해결 방안을 마련해 본다고. 그리고 돈을 더 요구했습니다.”
“돈을? 얼마나??”
“그게 액수가 조금 큽니다. 하의는 저번과 비슷한데. 대방 파재는 그 10배를 원했습니다.”
“10배면… 천 냥?”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금액은 아닌지??”
장횡은 큰 금액을 걱정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주준을 이긴 지휘관이라니 손해를 감수하고 빼내야 했다.
하의를 꺼내기 위해 감옥으로 들어갔다.
하의는 우리를 보고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다. 감옥에서 나오려는 시도도 없고 그저 감옥에 앉아 두 눈을 껌벅거릴 뿐이다.
그리고 내뱉은 말이란
“나 같은 무부를 뭐에 쓰고자 하십니까? 난, 특별히 이곳을 나갈 생각도, 광산에서 50년간 노역할 마음도 없소이다.”
하의는 죽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 멈출 수는 없는 일. 돈은 지불 되었고 하의는 나와야 했다. 다른 말로 여러 번 달랬다. 그러나 그의 말은 똑같았다.
“패장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황천의 하늘이 저물었으니, 나 같은 곁가지들은 사라져야지요.”
“한 가지 궁금하여 여쭙니다? 황천의 하늘이란 무엇입니까?”
뜻밖의 질문이었던가? 하의의 표정이 달라졌다.
“궁금한가요? 어린 동냥을 가르치던 대로 알려주지요. 우리는 우길(于吉)대선사가 주신 태평청령서(太平淸領書)를 토대로 선(善)을 근본으로 삼았습니다. 또한, 사람을 대하길 평등하게…
악을 멸하길 주저하지 않았지요….”
가볍게 시작된 그의 말. 간간이 추임새를 넣어주자 그의 말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아하! 어찌할꼬. 더는 황천의 하늘은 볼 수가 없겠어. 불쌍한 농민의 삶은 언제나 권력자의 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의군義軍. 절대 세상 뒤엎고 양민을 도적질할지는 몰랐습니다…. 근 10년이란 시간에 모인 자만, 10만 명. 태평도의 깃발을 들자 각지에서 모여든 협객이 40만 명.
그 수많은 자 중에 어찌 도적이 없겠습니까?”
하의의 한탄. 그의 얼굴에 한줄기 눈물이 떨어졌다.
진정한 태평도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도리에 생각했다.
지금까지 황건적은 전공을 세울 먹이였을 뿐. 사람으로 본 적이 없었다. 또한, 대의를 빼앗긴 남자의 눈물. 그 눈물에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그리고 하의가 울자 변희, 주창까지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
“소방 어르신, 그리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저희에게 살아남아라. 꼭 그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변희를 알아본 하의의 표정은 금세 달라졌다.
“변희, 살아남았구나. 허창에서 잘도 빠져나왔어. 그래야지. 그것이 민초의 삶이지. 그런데 어찌해서 이곳에 있는 것이냐?”
하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허창에서 도망치고 복양 지공 장군(장보)에게 갔습니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느꼈던 그곳은 엄정의 배신으로…”
“엄정이 배신했어? 정말 그리했어??”
“놈의 배신으로 동료들이 떼 죽임을 당했습니다.”
“허어-!!! 엄정 그놈은 어디에 있느냐?! 그를 봐야겠다.”
하의의 반문에 변희는 마가장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여 허락했다. 그러자 변희가 아는 바를 설명했다.
“놈을 성문 밖에 잡아두었습니다. 우리처럼 마가장의 소속이 되어 감옥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랬어? 엄정을 붙잡고 있다고?! 좋다. 놈의 얼굴을 보자.”
“소방 어르신. 엄정 그자도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거록에서 병자를 치유할 때는 얼마나 헌신적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전란이 터지고, 엄정 그자가 읍성을 약탈할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금수만도 못한 것. 놈은 이제 선인仙人이 아니다.”
“제가 놈을 잡겠습니다. 이 손으로 놈의 목을 비틀겠습니다.”
“아니다. 지금은 그냥 두어야한다.”
“어째서 말입니까?”
“태평도의 율법대로 그자를 벌할 것이다. 파재 대방과 함께 간악한 자를 심판할 것이다.”
둘만의 이야기가 끝나고 하의의 눈동자는 마가장으로 향했다.
“상단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대들이 어째서 나와 파재 대방을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엄정을 잡고 신서(태평요술서)를 되찾기 위해서 감옥 밖으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그리되면 마가장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하의의 간청. 죽고자 뜻을 버렸던 자가 다시금 의지를 가졌다.
나는 허락했다. 변희나 주창처럼 충성을 맹세한 건 아니지만, 일단 봉사한다고 했으니 그와 계약은 성립이었다.
우리는 감옥에서 벗어났다. 환관의 도움으로 당당히 감옥에서 벗어나는 길. 그리고 관청으로 파재를 꺼내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관청에서 들은 소리는.
처형이라니.
일주일 후 처형이 확정이라니?
어떻게 된 일인가?
뇌물과 환관의 힘으로 안 되는 게 있는 것인가? 어쩜 파재의 악명이 높기에 도저히 어려웠던 일인가?
그러나 역시 십상시는 십상시.
한나라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환관의 꼼수가 나왔다.
*
일주일 후,
많은 자가 지켜보는 곳에 파재가 처형장으로 걸었다.
시커먼 얼굴에 긴 머리카락. 죽기 직전의 그것처럼 파재의 눈은 두려움이 가득.
주준 장군을 이기고 황보숭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파재도 죽음 앞에서는 부르르 떨었다.
꿇어 앉은 파재.
덩실덩실 춤을 추는 망나니의 칼춤.
그리고 서걱!
잘렸다. 파재가 죽었다.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파재가 죽음을 맞았다.
이어진 환호.
-와아아아!!! 적 수괴가 죽었다고.
-감히 주준 중랑장을 곤란하게 만들어.
-죽어야지. 아암, 파재는 죽어 마땅하지.
손뼉을 두들기는 백성들의 환호. 그들은 장대에 걸린 파재의 수급에 침을 뱉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 파재는 백성들 사이에서 조용히 나왔다.
다른 말로 지금 죽은 자는 파재와 닮은 자.
돈에 팔려 처형으로 대신 나온 사형수 중 하나. 충분한 돈을 가족에게 주었으니 풍족하게 살 것이다.
그 모든 걸 계획한 한 건 양아버지.
간수장을 움직이고,
죄수를 바꿔치기하고,
대신에… 으윽, 돈 귀신 돼지 아빠.
아무튼, 파재도 마가장에 들어왔다. 나는 파재를 휘하로 둘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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