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 family's escort warrior RAW novel - Chapter 103
103. 가주의 병세가 호전되었다고 하네.2015.10.28.
해가 뜨고 날이 저물 때마다 장씨세가의 근심은 더욱 깊어졌다.
외원 방비를 위해 담을 높이고 이곳저곳 방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구색을 갖추려는 것일 뿐.
실상은 막연히 기다릴 수 없어 뭐라도 하려 했던 것이었다.
장씨세가와 다르게 개방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운수산에 동행할 전력으로 장로급 인사 세 명을 파견한 데 이어 당주급 인사 네 명과 분타주급 사내 셋을 추가로 보낸 것이다.
거기다 만약을 대비해 일결제자 백여 명을 장씨세가와 팽가 주위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사실 개방의 저력에 비하면 이것도 적은 숫자다.
오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개방 방도의 거지들.
마음만 먹는다면 하북 팽가와 전면전도 불사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병력이었다.
하지만 능시걸 마음대로 제자들을 부릴 수 없었던 것은 이번 일에 맹(盟)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혹여 운수산에서 장씨세가가 말했던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 후폭풍을 개방 혼자 온전히 감당해야 했다.
때문에 장로들과 호법들이 능시걸을 찾아와 설득했고, 그 결과 개방 전력의 반 이상을 하북으로 집결시키려던 능시걸의 계획은 무산되어 버렸다.
한정당 어느 나무숲.
휘익. 탁!
호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비수가 목표한 지점에 정확히 박혀 들어갔다.
“훌륭하오.”
명호는 표적을 맞힌 장련을 보고 곧장 감탄을 터트렸다.
제법 준수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가르친 효과가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었다.
“후우…… 어때요?”
장련이 활짝 웃으며 물었다.
그녀는 한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나무에 등을 기대고 있던 광휘가 슬쩍 시선을 들어 보이고는 말했다.
“나쁘지 않았소.”
“치…….”
장련은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칭찬해주면 어디가 덧나느냐는, 그런 표정이었다.
그러다 뭔가 생각이 난 듯 다시 밝게 웃으며 말했다.
“너무 걱정 마세요, 무사님.”
“……?”
“위험에 처하면 제가 또 구해줄 테니까요.”
“흐흐! 읍!”
순간 웃음이 터진 명호는 깔깔대다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자신을 노려보는 광휘의 눈빛을 본 것이다.
“험험. 요즘 날씨가 참 좋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명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멋쩍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읍을 해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는 광휘의 눈빛을 보지 않기 위해 냅다 뛰었다.
평소에 볼 수 없던 민첩한 발걸음이었다.
“우리도 가요.”
장련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
저벅저벅.
장련이 처소로 향하자 광휘가 말없이 따라붙었다.
늘 그렇듯 그는 장련의 뒤에서 조용히 그녀를 따랐다.
“그거 알아요?”
그렇게 꽤 걸었을 때쯤.
장련이 걸음을 늦추며 광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요즘 자주 웃는다는 거.”
“……?”
광휘는 장련을 말없이 응시했다.
웃는다는 말의 의미를 묻는 것이다.
“요 며칠 같이 지내면서 느꼈어요. 예전과 달리 조금씩 감정을 드러낸다는 걸. 제게 항상 무뚝뚝하셨잖아요.”
광휘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입을 열었다.
“잘못 본 게요.”
“아닌데요? 지금도 그래요. 무뚝뚝한 얼굴은 아니잖아요.”
“잘못, 본, 게요.”
광휘가 목에 힘을 주며 반박하자 장련은 걸음을 멈췄다.
그런 다음 광휘가 바라보는 방향 쪽으로 움직인 뒤 그를 빤히 쳐다봤다.
“자, 봐요. 처음 만난 날, 무사님의 눈이 원래는 이렇게 돼 있었어요.”
장련은 자신의 두 눈을 옆으로 찢었다.
매섭게.
“지금은 이렇게 되어 있어요.”
이번에 그녀는 미간에 가까운 쪽, 눈꺼풀을 집고 위로 들어 올려 보았다.
초롱초롱 뜨며.
“흠!”
불쌍한 표정을 한참 지으며 장련이 쳐다보자 광휘가 기침을 하며 시선을 외면했다.
그 모습을 보던 장련은 뭔가 걸렸다는 표정으로 배시시 웃었다.
“거봐요. 제 말이 맞죠? 요즘 되게 잘 웃으시잖아요. 예전과는 정말 다르다고요.”
“…….”
“그런데 전 지금이 더 좋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밝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도와줄게요.”
“…….”
“그럼 가볼게요. 처소에 거의 다 온 것 같으니까.”
장련은 싱긋 웃으며 처소로 뛰어갔다.
광휘는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고개를 저었다.
“말려버렸군.”
광휘는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장련의 장난이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처져 있는 것보다 밝은 모습이 훨씬 더 보기 좋았던 것이다.
터억.
잠시 뒤, 뒤돌아설 것 같던 광휘가 또다시 멈칫했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자신의 입을 매만지며 말했다.
“웃고 있다고?”
어색한 말이다.
감정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자신이.
병기가 되어버린 자신이 어떻게 웃을 수 있다는 말인가.
어느덧 의아한 광휘의 귓가로 오래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꽤 오래됐지. 길을 걷는 것처럼 무덤덤하지. 최근에 가장 친했던 부단주가 죽었는데도 별다른 느낌이 없는 것을 보면서 확신했네.”
“…….”
“참 재밌지 않은가? 사람을 죽여도, 동료가 죽어도 아무런 느낌이 없으니 말이야.”
스윽.
광휘는 장련이 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던 그때였다.
“여기 있었나.”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황 노인이 광휘를 바라보고 있었다.
“딴 게 아니고 말이야. 전할 말이 있어서.”
“……?”
“팽가에서 서찰이 날아왔네.”
광휘의 표정이 굳었다.
이어질 말을 이미 짐작한 것이다.
“그렇네. 팽가 가주의 병세가 호전되었다고 하네.”
*
장련과 광휘가 대전에 도착했을 때쯤, 참석할 만한 사람은 이미 모두 자리에 착석해 있었다.
황 노인의 안내에 따라 장련은 장웅 맞은편에 앉았고 광휘는 그녀의 등 뒤로 두 발짝 물러나 섰다.
“…….”
장웅 뒤에 서서 광휘를 바라보는 묵객의 눈빛은 여전히 강렬했다.
마치 미련이 남은 듯한 눈빛.
하지만 광휘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그의 시선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무슨 일로 불렀는지는 다들 얘길 들었을 테니 짧게 말하겠소.”
장원태가 입을 열자 좌중은 장원태의 말에 집중했다.
“내일 아침, 운수산에 동행할 본가의 사람은 장웅과 련이, 일 장로 이렇게 셋으로 정할까 하오.”
웅성웅성.
장원태의 말에 대전에 모인 사람들은 조용히 대화를 주고받았다.
장원태는 그들을 힐끔 보며 말을 이었다.
“나는 몸이 좋지 않아 방해만 될 것이오. 하여 이들을 보낼 생각이오. 일 장로는 나를 제외하고 운수산 내의 지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고, 장웅과 련이는 나를 대표하는 것이니 이렇게 가야 맞을 것이오.”
그 말에 다들 동의하는 눈빛이었다.
일 장로만큼 운수산을 아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자리에 맞는 사람과 적은 인원.
딱 세 사람만으로 충분했다.
“두 분께 할 말이 있소.”
잠시 침묵이 일 때쯤 장원태가 장웅과 장련의 뒤를 번갈아 바라봤다.
묵객과 광휘였다.
“이번 운수산을 동행할 때 장웅은 광 호위께서, 련이는 묵객께서 호위해 주셨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두 사내의 시선이 미묘하게 변했다.
묵객에겐 이채로움이, 광휘에겐 의아함이 깃든 것이다.
“웅이는 본 세가의 소장주이며, 앞으로 우리 가문의 앞날을 짊어지고 갈 아이요. 가장 중요한 임무이니만큼 가장 강한 고수께 호위를 부탁드리고 싶소만.”
장원태의 말에 장로와 당주들의 안색이 변했다.
더 강한 이에게 더 중요한 인물의 호위를 맡긴다.
이치상으로는 틀린 것이 없다.
하지만 여기서 장웅의 호위를 광휘에게 맡긴다는 것은.
“가주, 묵객께서는 명성 자자한 칠객의 일인…….”
“그렇게 하겠습니다.”
일 장로가 당황하며 말을 걸 때였다.
불쾌하게 여길 거라 생각했던 묵객이 대답한 것이다.
“광 호위의 실력은 칠객에 비춰 봐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잘되었다는 듯 미소까지 보이고 있었다.
“저 역시 따르겠습니다.”
뒤이어 광휘가 대답했다.
장원태의 의중이 무언지 파악했기에 망설이지 않았다.
그들의 행동에 다들 놀람과 뿌듯함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
한편, 상황을 말없이 지켜보던 장련은 이들의 대답에 급히 얼굴을 숙였다.
정확히는 광휘가 말하던 순간, 표정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야속했다.
따져 보았을 때 아버지의 말은 틀린 것이 없지만, 왜 굳이 그렇게 해야 했는지. 그리고 왜 광휘가 아무런 거부를 하지 않았는지 까닭 없이 속이 상해왔다.
“한 시진 뒤 출발할 예정이니 준비해 주시오.”
그것으로 장원태는 말을 끝맺었다.
*
“무사님.”
광휘가 밖을 나갔을 때였다. 뒤따라 나오던 장련이 그를 불렀다.
“소저, 급한 일이 아니라면 나중에 따로 얘기해도 되겠소?”
“네?”
“미리 이 공자의 습관이나 생각을 먼저 파악하려고 하오. 내일 아침 따로 찾아뵙겠소.”
광휘는 장웅이 가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를 향해 걸어가다 장련의 부름에 걸음을 멈춘 것이다.
“그래요. 그렇게 해요, 무사님.”
힘없는 목소리에 광휘는 장련을 바라봤다.
이에 장련은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광휘를 지나쳐 걸어갔다.
‘갑자기 왜 저러지?’
갑자기 무기력해진 그녀의 표정에 광휘는 고민했다.
저런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유라도 물어볼까?’
광휘가 아직 멀어지지 않은 장련의 모습을 보며 걸음을 돌리려 할 때였다.
“형장, 소저께 정말 너무하시구려.”
어느새 묵객이 친근하게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내가 뭔가 잘못한 게 있소?”
순간 광휘가 그를 응시했다.
“뭐 그건 차마 말은 못 해주겠소. 말하면 내가 너무 없어 보일 것 같아서…….”
“무슨 뜻이오?”
“그런 게 있소. 그건 그렇고…….”
묵객은 슬쩍 주위를 훑다 광휘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난 자신 있었소.”
“…….”
“그때 그 비무 말이오. 형장께서 비무와 실전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형장…….”
“그리고 또 한 가지.”
어느덧 신중한 표정으로 변한 묵객이 말을 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예상했던 것보다 형장의 검은 매섭지 않았소.”
“…….”
“그럼 이만.”
그 말을 끝으로 묵객은 광휘를 지나쳤다.
광휘는 미묘한 시선으로 그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를 바라봤다.
*
그날 저녁.
장웅과 대면한 후 광휘는 자신의 처소인 장서고로 돌아왔다.
갑자기 내린 빗줄기 때문인지 방 안엔 오래된 고목나무의 향이 광휘의 코끝을 간질였다.
광휘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조금 전 이곳으로 걸어오다 묵객에게 들었던 말이 신경 쓰인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예상했던 것보다 형장의 검은 매섭지 않았소.”
광휘는 그와 한 비무를 잊고 있었다.
반드시 죽여야 했던 싸움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니 그의 뛰어난 무위에도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따라 신경이 쓰였다.
그의 도발 섞인 발언 때문이 아니라 그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는 진심을 담고 있었다.
우쭐대려는 마음보다는, 정말로 이길 수 있었다는 자신감이 보였다.
“쓸데없는 생각을…….”
광휘는 말을 읊조리며 고개를 저었다.
무공을 뽐내기 위한 비무와 실전은 다르다.
아무리 자신이 방심을 한다고 해도 실전에서 그에게 패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도 없었다.
콱.
광휘가 반쯤 열린 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설 때였다.
“가만…….”
광휘는 뭔가 의아한 표정으로 동작을 멈췄다.
낯선 기분이 든 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 홀로 선.
그런 갑갑한 기분이었다.
스윽.
곧이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좌우 벽, 마지막으로 바닥을 보고는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았다.
퐁퐁퐁.
한동안 정적이 일었다.
창가 사이로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정적이 흘렀을 때쯤 광휘가 눈을 떴다.
“이게 뭐지…….”
광휘는 미간을 찡그리며 눈을 껌뻑였다.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공간. 지형. 거리.
예전엔 의식까지 파고들었던 감각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 있었다.
마치 이곳, 텅 빈 방처럼.
광휘는 주위를 훑었다.
그러고 의식적으로 기억을 해내려 미간을 찡그렸다.
“가로 너비 열둘…… 열셋……, 세로 길이는 열하나…… 아니, 아홉. 대들보 두께가…… 천장과의 거리는…… 제길!”
여전히 그대로였다.
아니, 오히려 눈을 감고도 떠오르던 감각이 육안으로도 거리를 잴 수 없을 만큼 그는 무뎌져 있었다.
“확인해 봐야 해.”
쾅!
광휘는 상기된 표정으로 급히 방문을 나섰다.
*
떨어지는 것을 베는 것.
검술의 척도를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련 방법 중 하나다.
어떤 형태로 베는지에 따라서 무위의 수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쫘악.
빗물로 인해 생긴 안개가 자욱한 밤.
광휘는 장서고 근처 나무 밑에서 잡풀들을 뜯어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어둠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변해 있었다.
“이걸로 알 수 있겠지.”
광휘는 손에 쥔 잡풀들을 바라봤다. 왠지 모를 불안감은 상념을 지워버렸다.
아직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휘이이익.
광휘는 지체 없이 잡풀들을 던졌다.
그 뒤 한동안 바닥을 응시한 자세로 서 있었다.
그러다 뭔가 아른거림이 느껴지는 순간.
패애애애액.
빠르게 검자루를 잡고는 검을 휘둘렀다.
칼날이 수십 개로 불어난 듯 빠르게 좌우로 움직였다.
철컥.
어느 지점에서 광휘가 검을 빠르게 회수했다.
허공을 가르는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광휘는 천천히 고개를 내렸다.
떨어진 잡풀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착각이었던가…….”
잘려나간 잡풀들을 보며 광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의도한 대로 이등분으로 나뉜 것이다.
처억.
광휘가 아무 생각 없이 떨어진 잡풀들을 집어 들 때였다.
갑자기 그의 동공이 흔들렸다.
“……!”
잡초들이 반듯하게 잘려나가지 않았다.
그중에는 미처 베어버리지 못한 잡초들도 섞여 있었다.
광휘는 잘려나간 잡풀을 바라보며 손을 떨었다.
수만 번, 수십만 번 움직인 동작이다.
과거 산중에 은거를 할 때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기본 검술이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곤 하나 결코 비켜나가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거봐요. 제 말이 맞죠? 요즘 되게 잘 웃으시잖아요. 예전과는 정말 다르다고요.”
잡풀을 바라보는 광휘의 얼굴엔 작은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변화.
장련 소저가 말한 그 변화가 정말로 생겨나고 있었다.
– 우리는 무인이 아니다. 싸움은 목적이 아니야.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생존, 그리고 결과다.
– 버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살인 병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
그것으로부터 조금은 멀어졌다고 생각했던 광휘였다.
허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형태가 변했을 뿐, 떨림과 환각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광휘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감정이라는 괴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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