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74
그녀는 자신이 지금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 무엇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자신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바보처럼 되어 버렸던 것이다.
‘바보라······’
자신에게 딱 알맞은 말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쓸데없는 고민일 수도 있는데······그렇지만······’
조금 고개를 앞으로 숙였다가 잠시 멈추어서서 밤하늘을 올려 보았다. 화려한 조명등의 아래에서는 쓸데 없이 모기들이나 들끓고 있었다. 별로 별빛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 서 있을 뿐인가?’
쓸데없는 고민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딘지 모르게 우스운 기분이 들어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다시 숙소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살도록 만들겠다!’
오른손을 굳게 쥐어 보이면서 다시 한번 다짐했다. 지난 번처럼 멍청하게 부하들을 눈 앞에서 잃는 일은 없게해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같은 시각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모두 전쟁을 생각하고만 있을때, 전쟁을 막고 모든 사건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민회의 교섭특사들의 협상이 진행중에 있었다.
몇 시간에 걸친 장거리 협상의 와중에서 양측은 최후에 벌어질 것이 확실한 전쟁을 막아 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다시 전쟁이 벌어진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고 이것만은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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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편 올립니다+3
…복구합니다…^_^;;;
에이센의 민회 협상단과 파츠 베이스의 협상단은 군부와는 상관없이 민간셔틀의 반환과 민간인들의 송환에 대한 문제를 마라톤으로 협상하고 있었다. 초반 서로의 입장만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에이센 군부의 성명 발표후에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었다. 갑자기 에이센의 민회 대표단이 군부의 입장과는 달리 한발 뒤로 물러선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직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방송에서는 이 사실도 보도하고 있었다. 만일 민회 협상단이 실패하게 된다면 남은 것은 전쟁 뿐이었기 때문이다.
같이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 잠시 목이라도 축일 생각으로 바에 내려왔던 크라우프와 시에나는 뉴스를 통해서 프로트원수의 성명을 듣게 되었다.
“이거야 원 전쟁이 시작되려는 건가?”
시에나가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지금 전쟁이 다시 벌어질 것 같은 상황이었지만 이상하리 만큼 기지는 평시와 다름없는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바에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담배를 피워대고 맥주와 카드게임을 하면서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들을 보여 주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맥주 두 병만 달라고 하면서 시리나가 체구가 큰 남자 하사와 둘러 앉아서 카드를 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많이 따는지 깔깔대면서 웃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바텐더가 맥주를 내오자 그것을 들어 시에나와 함께 건배를 했다.
“시원한 맥주라······음주 비행은 영참 감인데 말이야!”
실전에 참가한 군인들 중에서 술과 담배, 도박, 섹스, 그리고 마약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제력이 풍부한 사람이라 해도 격렬한 전투를 끝마치고 나왔을 때의 그 공허한 기분을 무엇으로라도 메우지 않는다면 아마도 미쳐 버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마약은 군대에서 엄격하게 제한하고 금지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허용된 전투약과 각성제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복용하지 못하도록 되어있고 전투약과 각성제 또한 그 사용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차피 전투라는 것이 술취한 것 같은거 아닌가?”
그의 말에 시에나는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참 코프······”
“응?”
나직히 뭍고 있는 말에 무엇인가 자신에게 강하게 물어보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아니 다른 것이 아니고······전에 아세라 만났을때는 괜찮았어?”
“어? 아······”
두달 쯤 전인가 아세라와 만나서 밤늦게 들어왔는데 시에나는 착잡한 표정이었지만 아무말 없이 자신을 받아들여 주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물으니 갑자기 대답하기 곤란했다.
“아니야. 내가 뭐 크라우프가 어떻게 하든 나야 상관없지, 그냥 물어본 거야······”
엷게 웃으면서 맥주를 한모금 마셨다.
“요즘 좀 기분이 이상한 모양이야?”
많이 마음이 약해져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가 있었다.
“걱정돼?”
크라우프의 물음에 시에나는 대답 대신에 다시 맥주를 입안으로 흘려 넣었다.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데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면서 다시 말해 보라고 했다.
“아니······다시 전쟁이 벌어진다고 하니까······다시 코프도······아니 내 생각만 들어서 그래······하나 둘씩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죽어 버리기 시작하고······정말로 나는 강하다고 언제나처럼 떠들어 대고 싶고 남들도 내가 강하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아니 흔해 빠진 나같은 여자, 코프한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자신의 진심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시에나는 자신에 대한 고마움을 애정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이제까지 자신외에는 다른 사람을 모르고 지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되니 가만히 손을 뻗어 시에나의 손을 잡아 주었다.
“응?”
“괜찮다고 한다면 후방으로 보내 줄께······”
시에나는 이 말이 크라우프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엷게 웃음만 지어 주었다.
“괜찮아······다만 내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무슨 소리야! 시에나는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야! 내가 지금 이곳에서 버틸 수 있는 것도 다 시에나 덕분이야!”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 크라우프의 말에도 시에나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히려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망할······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꾸 죽어 나가는 것이 정말로 열받아······내가 너무 무력한 존재라고 생각되어 버려······나 이러다가 코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 아닌가 몰라······”
시에나는 어지간 해서는 남에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 않았지만 크라우프에게는 그래도 곧잘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았다. 조금씩 자신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 모두 하나 둘 씩 죽어 없어지는 것이 정말로 괴로웠던 것이다.
크라우프는 살며시 시에나를 감싸 안아 주었다. 갑자기 울음을 터트려버려 당황했지만 등을 토닥여 주면서 위로해 주었다.
“걱정하지마······”
온화한 얼굴로 자신을 믿고 여기까지 그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면서 따라온 시에나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시계를 보았을 때 11일 0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프로스베인으로 접근중에 있던 우주공격군함대 소속의 파일럿이 된 아세라는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머리를 손으로 한번 추스린 다음에 눈가를 손으로 부벼 주면서 기지개를 켰다. 많이 피곤했다. 그렇지만 예정된 시간표에 따라서 02시부터 05시까지 정찰에 나서야 했다.
“죽겠군 그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면대의 물을 틀었다. 치액으로 입안을 헹구고 나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에 얼굴을 씻은 다음 수건을 집어 들어 물기를 닦았다.
프로스베인에 접근해 가고 있는 가운데 에이센군이나 파츠 베이스군이나 서로 정찰 행동을 대폭적으로 증가시켜 충돌이 빈번해졌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했다.
얼굴의 물기를 모두 닦아낸 다음 벗어 놓은 군복을 차려 입었다. 어차피 속옷만 남기고 군복을 모조리 벗어 버릴 것이지만 그래도 함내에서 벗고 다닐 수는 없는 것이다.
화장품 케이스를 꺼내 들었다가 작은 손거울로 얼굴을 한번 살펴 본 다음 그냥 밖으로 나갔다. 지휘관이기 때문에 먼저 나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탈의실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새벽이었지만 함내는 무척이나 활기에 차 있었다. 평시에는 2교대 근무를 서지만 지금은 전시태세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3교대 근무로 전환되어 있었다. 2교대로 12시간 근무를 선 다음 전투에 돌입하게 된다면 피로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복도에 서 있던 경비병이 차렷자세를 취하고 경례를 올려 주었다.
“수고해요!”
고개 숙여 답례를 해준 다음에 탈의실쪽으로 걸어갔다. 아직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붉은색 조명등 아래 사람들은 각자 맡은 임무에 충실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결재를 맡으려고 하는 듯 파일을 옆구리에 낀 채로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을 지나쳐 아세라는 엷게 웃으며 파일럿 전용의 탈의실로 들어 섰다.
안은 조용했다. 수많은 라커들과 함께 공용 샤워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조용히 자신의 라커앞으로 걸어간 아세라는 묵묵히 라커를 열고 그 안에 비닐에 쌓여 있는 속옷들을 내려보면서 군복을 벗었다. 속옷까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서 라커 안에다 잘 정리해 놓은 다음 새 속옷을 꺼내 입었다. 파일럿들은 보통 파일럿슈트로 갈아입기 전에 속옷을 새것으로 입는 것이 보통이었고, 아세라도 보통 파일럿들이 하는 식으로 따르고 있었다.
파일럿슈트를 집어 들었다. 보통 작업복처럼 다리부터 집어 넣는 식이었다. 구식 파일럿슈트를 입을 때에는 안에 전신을 감싸는 무슨 잠수복 같은 바디슈트를 하나 더 입었는데 그것이 초래하는 불편함 때문에 차츰 하나만 입는 식으로 바뀌었다.
착용하기 전의 파일럿슈트는 꽤나 풍성한 것이다. 다리부터 집어 넣고 옷을 위로 들어 올려 양팔을 끼워 넣은 다음에 목부분을 잘 조정했다. 너무 꽉 조이지도 않도록 맞추고 아래쪽에서부터 지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듯 겉면을 쓸어 올렸다. 목부분까지 완전히 쓸어 올린 다음 오른손 손목에 장착된 둥그런 형태의 장치를 눌러 파일럿슈트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 이상 없음이 나타나자 버튼을 눌러 파일럿슈트의 공기를 빼내었다. 그렇게 되자 착용자 몸에 맞게 파일럿슈트가 줄어 들었다. 몇가지 필요에 따라서 파일럿슈트안의 공기가 늘어났다 줄어 들었다를 반복한다. 격렬한 전투를 반복하게 되는 파일럿들에게 급격한 기동을 통해서 가해지는 압력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고, 자칫 급격한 기동 중에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 졸도해 버리거나 시야를 잃어 버리는 경우가 생겨 파일럿이 전투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발생하도 했다. 이 때문에 파일럿슈트는 특별히 제작되는 것이 당연했다.
아세라를 비롯해서 바리스타 파일럿들이나 전투기 파일럿들이 입고 있는 파일럿슈트는 생산 단가가 꽤나 고가였지만, 현재는 어마어마한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것의 실제적인 생산 단가는 매우 낮아져 있었다.
파일럿들을 제외하고 나머지들은 노멀슈트를 지급받게 되는데, 이것은 통산 체격에 맞춘 것으로서 바디와 팔다리가 파일럿슈트처럼 일체형이 아닌 분리형이었다. 남녀의 체격차이를 고려해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공간기갑병의 우주기갑전투복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기밀복들이 있었다.
파일럿인 아세라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얼마나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헬멧을 손에 들고 나서 라커를 닫았다. 그리고 탈의실 밖으로 나와 몇 걸음 걸으니 격납고로 직행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그곳으로 다가선 다음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다.
‘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잠시 뒤에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는 초고속으로 격납고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계속해서 스쳐 지나가고 있는 붉은 등 하나 하나가 한 층을 의미하는 것인다. 그것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정지했을 때는 무중력 상태였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지만 그녀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엘리베이터에서 사뿐히 격납고의 바닥으로 내려섰다.
이런 무중력 공간은 사람들이 허공을 둥실둥실 떠다닐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본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정말로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새벽이었지만 정비병들은 각자 맡은 일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바리스타에 탄약과 추진제를 적재하고 있었고, 상태를 하나씩 체크해 놓으면서 언제 전투가 벌어지더라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정비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시계를 내려본 다음 몸을 박차고 올라 캣워크쪽으로 날아 올랐다. 그리고 이들을 모두 통제하고 있는 관제실쪽으로 들어갔다.
“아세라 로자 우르반중위입니다. 11일 02시부터 05시까지 정찰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서 경례를 올렸다. 관제관은 무엇인가 상황판을 내려 보고 있다가 스케줄 담당을 손짓으로 가리켰다. 아세라가 스케줄러에게 다가가니 그는 잠시 모니터를 바라보던 중 그녀를 보고는 02시부터 05시까지 정찰해야 할 일과 범위들을 설명해 주었다.
“파츠 베이스가 장악하고 있는 네페르에 상당히 근접해 있네!”
적의 정찰활동이 현재 대폭적으로 증가되어 있으니 특히 조심하라고 하면서 자신의 전까지 들어온 정보를 최대한 상세히 아세라에게 설명해 주었다.
그것들을 모두 듣고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대답했고 그럼 수고하라는 말에 경례를 올린다음 되돌아 나섰다.
자신이 탈 자카운과 함께 부하들이 탈 자카운의 상태를 체크해 보니 시간이 10분정도 지나 있었다. 잠시뒤에 자신과 함께 정찰에 나서게 될 소대원들이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내려왔다.
아세라가 이들 앞에 섰고 모두들 열을 맞춰섰다. 아세라 직할소대 8명이었다. 소대장을 맡고있는 소위가 경례를 올렸고 그녀는 경례를 받으면서 자신들이 정찰을 해야 할 방향과 현재상황을 그 자리에서 설명했다. 충분하게 같이 행동해야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임무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모두 탑승해라!”
관제실의 지시가 떨어지기 전 자카운에 올라 다시금 각자의 바리스타 상태를 점검해 보도록 했고 모두들 이상없음을 보고했다.
“좋아 관제실의 추가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한다.”
출격전까지 자신이 해야 할 지시를 끝마친 아세라는 잠시 시트에 등을 기대앉아 깊게 숨을 들어마셨다. 자신도 그렇고 자신의 어머니도 이런 콕핏에 앉아 생명을 맡기셨던 것이다.
‘나의 생명인가?’
지금 자신의 나이는 22세였다. 같은 나이였을때 어머니는 중위가 아닌 대령이었다. 16세에 징집되었다고 하셨다. 전투기 파일럿으로서 처음 복무하게 되었는데 부족한 바리스타 파일럿을 보충하기 위해서 전투기에서 내려 바리스타에 오르게 되셨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하셨지만 그것이 아닌 실력이라고 거듭 강조했었다. 하지만 아세라 자신은 현재 아무것도 아닌 중위일 뿐이었다.
어머니가 현역이셨을 때에는 실력만 되고 전공만 세울 수 있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승진기회가 주어졌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사로 시작했어도 어머니처럼 영관급이 되기도 했고 어머니는 나중에 대장까지 되셨다.
여러 전투를 참가하셨고 젊으셨기 때문에 지금도 군대에 남아 계셨다면 원수는 되셨을 것이다. 그렇지만 35세에 우주공격군 부사령관에서 예편하셨고 현재는 조용히 살고 계셨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가?’
당시는 징집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 하사라해도 전공을 세우면 계속해서 승진이 가능했었고 위관급도 한단계 승진하듯이 올라서게 될 뿐이었다. 이 때문인지 전후 경험이 많은 하사관출신의 지휘관들이 득세하게 되면서 오히려 사관학교 출신 위관급 장교들이 천대받는 시기가 있었던 것도 이 당시 실전으로 단련된 지휘관들이 대량으로 배출되었던 것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달라······”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지껄이고 있던 그녀는 조금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이제 전쟁이 벌어질 것이 거의 확실한 지금 결코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겠다 싶었다.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났다. 자신과 페넬로페는 그럴 수 있을까하는 기분이 들었다. 결코 어머니만큼 유능하게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 만큼인가?’
아세라는 결코 군인이 되어 출세를 해보겠다거나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 다만 군인이었던 어머니처럼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전쟁터에서 장렬히 전사하든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결혼도 하고싶고 아이도 낳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들은 자신에게는 아득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먼 미래의 일이라는 건가?’
어딘지 모르게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자신과 꼭 닮은 페넬로페가 걱정되었다. 이런때 왜 그 애를 걱정하는 것인지 그녀 자신도 잘 몰랐다. 다만 자신은 어떻게 되더라도 페넬로페만은 무사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문득 이런때 다시금 크라우프 생각이 났다. 왜 그의 생각이 났는지 자신도 모르겠다 었다.
‘그는 뭐하고 있을까?’
시에나하고 같이 잠자리에 들어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어딘지 모르게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웠다.
‘그런 남자하고 내가 원 참······’
고개를 조금 뒤로 젖혔다. 크라우프가 잘 되고 성공하기를 빌었다.
“우르반중위!”
그때 통신기가 열리면서 자신을 호출했고 그녀는 깜짝 놀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관제관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하핫 웃으면서
“우르반중위가 둘이군요······어쨌든 두 우르반 중위 중 누구이든 무사귀환을 빕니다. 출격준비에 들어가십시오!”
친절함과 함께 그 사람들의 바램인 것이다. 바리스타 출격동작에 들어가라는 신호가 울리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바리스타를 움직여 자신이 먼저 사출장치쪽으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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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한편 올립니다+B0
…복구합니다…^_^;;;
ㅠ.ㅠ;;; 설문조사의 실수가 밝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