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ut the strongest in the dimension RAW novel - Chapter 139
게을러서 차원최강 139화
139 임모탈(1)
도시를 나와 황무지에 들어섰다.
이곳에 오자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하였는데, 급기야는 사막이 펼쳐졌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카이샤가 설명했다.
“이곳은 신마대전의 흔적이라고 해요.”
“신마대전의 흔적?”
“천신과 마신의 격전지이며 강력한 힘 때문에 사막화가 진행되었다고 하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칼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확하게는 천신 아르미스와 마신 엔카스의 격돌 때문이에요. 신들 중에서는 가장 강력하다고 회자되는 존재들이었죠. 그들 때문에 사막이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어마어마한 비밀이었네요.”
-비밀이라고 할 건 없어요. 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죠.
“신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다니…….”
카이샤는 꽤나 감동한 표정이었다.
비록 그들이 믿는 가이아는 아주 오래전에 죽었지만, 지금에 이르러 새로운 신을 모시게 되었다.
그 신은 이 세상에 살아남은 마지막 천신. 그리고 나는 절대신의 후계자였다. 그녀가 감동받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타는 듯한 태양이 지속되었다.
우리들은 잠시 멈춰서 쉬기로 했다.
“그늘을 만들어라.”
“네!”
실비아와 휴젠이 직접 움직이며 그늘막을 쳤다.
카이샤는 쭈뼛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움직였다.
노인네도 움직이는데 카이샤가 움직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원한 그늘막이 만들어졌다.
“물.”
“여기 있어요!”
실비아가 곧바로 물을 내밀었다.
카이샤가 물었다.
“실비아 님은 시녀를 자처하고 계시는 건가요?”
“영원히 발렌 님의 시중을 들기로 했어요.”
“여, 영원히요?”
“신위를 받기로 했거든요.”
“……!”
카이샤의 눈이 부릅떠졌다.
신위를 받기로 했다는 말은 신의 경지에 오르기로 예정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카이샤의 눈이 빛났다.
“그런 일로도 신위를 받을 수 있나요?”
“전 차원의 지배자가 발렌 님이세요. 당연히 신위도 내리실 수 있죠.”
“와아.”
그녀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갈등하는 것 같았다.
신위를 내릴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
내가 그런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았다. 물론 아직은 그런 권한이 봉인되어 있지만, 이번에 중간계의 전쟁이 끝나면 그 권한도 풀리게 된다.
그런 것을 보면 벨루가가 어마어마하게 불리한 것이 맞았다. 내가 신위를 몇 명만 내리면 그들이 주축이 되어 알아서 전쟁을 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파괴신도 마찬가지였다.
신위를 내리게 되면 그들이 나를 도울 것이다.
“뭐, 몇 명 정도는 신위를 내리긴 해야겠지.”
휴젠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나 싶었던 것이다.
“신위를 내리실 수 있다니…….”
“내가 바로 전 차원의 지배자다.”
“……!”
“어차피 너는 나의 권속이니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지.”
“전 차원의 지배자…….”
“의심이 되겠지. 하나 곧 깨닫게 될 것이다.”
그는 머리를 조아렸다.
뭔가 복잡한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었으니 나로서도 더 이상 그에게 해 줄 말이 없었다.
휘이이잉.
모래바람이 불었다.
아니, 이 정도면 모래 폭풍 급이 아닐까 싶다.
어마어마한 바람이었으며 사방으로 모래가 휘날렸다.
하지만 모래는 우리들을 덮치지 못하였다. 발렌이 간단하게 신력으로 날려 버리자 모래 폭풍이 사라졌다.
스스스슷.
“허어.”
휴젠은 감탄하고 있었다.
도대체 지금의 상황을 믿어야 할지 의문이었다.
‘절대신이라니?’
물론 그 역시 정보를 다루는 자였기에 절대신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보에 접근하는 자는 지난 시간 동안 없었다.
칼도나와 마신이 이 세상을 양분한다고만 알았지, 절대신이 존재한다거나 신마대전이 일어나 지형 자체가 변화하였다는 이야기는 인간들이 알기 힘든 정보였다.
‘전설로 내려오는 존재가 내 눈앞에 있다니.’
절대신은 분명 그를 권속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절대신에 종속이 되었다는 뜻인데,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휴젠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바람이 피해 갔다.
모래 폭풍도 마찬가지였다.
모래 폭풍은 일행을 피해 가고 있었으며 더위도 뚫고 들어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쾌적한 환경이 보장되었던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금역에 도착했다.
그 어떤 누구도 찾지 않는 절대 금역 임모탈.
주변의 온도가 치솟았다.
한 걸음을 떼면 최소한 5도 정도는 올라가는 것 같았다. 이 정도면 머지않아 타 죽고 말 것이다.
휴젠은 멈칫했다.
“뭐하고 있나?”
“이곳은 절대적인 고온이 들끓는 곳입니다.”
“그런데?”
“잘못하면 사망할 것이 분명한…….”
저벅저벅.
발렌이나 일행들은 별다른 이야기 없이 걸어갔다.
어마어마한 열기가 치솟았지만 그 열기는 감히 이곳으로 밀고 들어오지 못하였다.
쿠구구구!
그리고 펼쳐진 장관.
불꽃이 일렁거렸다.
화염에 뒤덮여 있는 신전은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휴젠은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제가 말했잖아요?”
실비아였다.
휴젠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정말로 신의 권속이 되었다.
발렌을 따르기로 한 것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그는 암흑가에 속해 있었고, 발렌이 연합을 정벌하고 나면 당연히 그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럴 바에는 양지로 나와 삶을 이어 나가는 것이 맞는다고 봤다.
그런데 갑자기 신의 권속이 되었다니?
믿기 힘든 일이었지만, 지금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허어, 이럴 수가.”
화염은 더욱 강렬해졌다.
이 세상의 누구도 출입을 불허한다는 듯이 화기를 머금고 있었던 것이다.
이곳에 발을 들이면 누구라도 죽는다.
하지만 이렇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신의 행사가 아니고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드러나는 신전.
압도적인 모습에 휴젠은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의 발길이 허락되지 않은 곳이었다.
높은 첨탑을 보는 듯하였는데, 하늘 높이 치솟아 끝도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 신전 안으로 진입했다.
다만 카이샤와 휴젠은 감히 이곳에 발을 들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하고 있나?”
“그게…….”
신전 안은 깔끔했다.
화염이 일렁이지도 않았으며 그 어떤 흔적도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오랫동안 관리를 해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역이라는 이름 때문에 진입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휴젠이 눈을 질끈 감고 들어왔다.
탓!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카이샤는 아직까지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바라봤다.
“신께서 함께하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어디 경전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한 이후에 그녀는 신전으로 들어왔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백색의 벽돌로 이루어진 공간이었고, 먼지 하나 없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저 멀리 마법진이 보였다.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거대한 골렘이 지키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며 피식 웃었다.
“꽤 졸은 모양인가 본데?”
“졸다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강하게 부정했다.
좀 더 놀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가능하면 빨리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족히 5미터는 되어 보이는 아이언 골렘이 몸을 일으켰다.
쿠구구구궁.
카이샤와 휴젠은 전투 준비를 했다.
저 골렘이 언제 이곳으로 몸을 날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걱정 마라.”
“공격하지 않을까요?”
카이샤는 정령까지 소환해 두었다.
물의 최상급 정령이었는데, 그녀 역시 공격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정령 따위로는 신이 만들어 놓은 가디언을 죽일 수 없다. 내가 이 자리에 없다면 모두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 봐.”
번쩍!
골렘의 눈에서 빛이 발현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골렘이 무릎을 꿇었다.
경악하는 휴젠과 카이샤.
-진정한 신을 배알합니다.
“헉!”
“저런 골렘의 모습이라니…….”
나는 천천히 골렘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한차례 골렘을 쓰다듬었는데, 차가운 금속이 느껴졌다.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금속으로 만들었군.”
-아만티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아만티움이라면 운석에서 뽑아냈다는 전설의 강철…….”
카이샤는 아만티움을 알아보았다.
휴젠도 정보를 다루는 만큼 아만티움에 대해 들어 보았으나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분해해서 무기를 만들면 좋겠는데?”
“그냥 이대로도 강력하지 않을까요?”
카이샤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이지를 가지고 있는 골렘이었는데, 분해를 해 버리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역시 엘프라고 할까.
휴젠이 말했다.
“가히 천문학적인 가치가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이런 골렘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개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팔면 나라 하나는 세울 수 있을걸?”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을지 의문입니다만, 가치로 치면 그렇습니다.”
“구경 다 했으면 넘어가자.”
“이곳으로 가면 됩니까?”
“마법진 위에 올라서라.”
일행들은 마법진으로 모여들었다.
골렘은 어떻게 해야 할까.
“너는 이곳을 지키고 있어라. 돌아갈 때에 가지고 가겠다.”
-모든 것은 당신의 뜻대로.
이걸로 골렘을 획득했다.
신들의 전투에서는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지만, 인간들과의 전쟁에서는 절대적인 병기로 활약하게 될 것이다.
여기 데스 나이트도 그랬고, 서큐버스 퀸 샤렐도 마찬가지다.
신들은 그냥 심부름꾼이나 인간들을 조련하기 위한 병기로 생각했지만,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는 궁극적인 병기라고도 부를 수 있었다.
물론 마도 연합과의 전쟁은 모두 끝났고, 아이언 골렘은 엘프와 다크 엘프와의 전쟁에서나 사용하게 될 것이다.
모두 올라오자 시동어를 외쳤다.
“이동!”
파아아앗!
어마어마한 빛이 우리들을 삼켰고 순식간에 주변의 전경이 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