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89
188장. 인과응보
그리고 난 화타에게 능력을 받았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손님들 맞이하며 한참 동안 바빴다.
화타의 침술은 완벽했다.
흑침을 꽂고 손길 몇 번 스치면 고개가 돌아오고 뼈가 맞춰졌다.
내장도 쑥 손으로 긁어 집어넣었다.
그걸 바늘로 야무지게 꿰맸다.
포인트라 불리는 신들의 기가 재료로 사용됐다.
다 싸거나 공짜가 아니었다.
10배 이상 포인트가 청구되었다.
틈틈이 이론과 실기를 배웠다.
이것저것 참 많이도 알려줬다.
무당파 진전을 이어 받았다 말하자 화타는 반색했다.
내공을 사용하지 않는 의술은 반쪽짜리라고 했다.
악신계에서 한 달 동안 머물렀다.
중급 신선답게 포인트 비용이 엄청났다.
기본 의술 말고 상위 기술들은 직접 구매했다.
역시 이쪽 저쪽 세상 다…… 공짜는 없었다.
포인트 앞에서는 과거의 신의도 자존심을 버렸다.
종종 찾아오라고 했다.
어둠의 카르마 포인트를 바꿔줄 포인트 소장으로 날 찍었단다.
그렇게 지금껏 차곡차곡 쌓아놨던 선한 카르마 포인트를 모조리 어둠의 카르마로 교환당했다.
언젠가 크게 쓸 일이 있을 거라는 예시도 들었다.
“총알이 살짝 스쳤습니다.”
기억을 지우며 조 변호사님 질문에 답했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왼팔은 스쳤지만 다리에 맞은 총알은 제법 큰 상처를 냈다.
급히 인간계로 돌아와 혈도를 눌러 지혈했다.
피가 멈추고 난 뒤 내공을 돌려 기와 혈을 보호했다.
동시에 한진웅 팀장에게 전화해 킬러를 처리했다.
킬러가 소리 없이 등장했기에 흔적을 없애고 치우는 데도 편했다.
조용히 봉고차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생사는 묻지 않았다.
가기 전에 혈도를 막아 영원히 말을 못하게 만들었다.
손도 마찬가지로 작업했다.
손가락이 제 구실을 못할 것이다.
사람을 죽이고, 죽이려 했던 놈에게 내리는 당연한 형벌이었다.
킬러를 처리하고 제기동 약제 시장에 들러 한약재를 구해오라 부탁했다.
그리고 완성한 화타표 빨간약.
비상용 의료키트로 살을 꿰매고 약을 바르자 빠르게 살이 붙었다.
수십 년 넘는 산삼을 싹 쓸어와 만수활기탕이라는 화타표 약도 달여 먹었다.
카르마 포인트가 좋긴 좋았다.
비록 낫는 데 며칠이 걸렸지만 총상인 것을 감안하면 효과는 만점이었다.
빨간약은 제약 회사에 신약으로 팔면 엄청난 돈을 받을 게 확실했다.
하지만 팔 계획은 없었다.
A.T 씨큐리티 직원들에게만 비상용으로 하나씩 챙겨줄 것이다.
학교 축제도 무사히 끝났다.
뒤로 팰튼 호텔에 부탁해 나이 어린 쉐프들을 몰래 배치했다.
레시피를 알려주어 축제 기간 동안 무사히 법학과는 주점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스르르륵.
회장실 자동문이 열렸다.
그리고 하관우 이사가 땀을 닦으며 나타났다.
“회장님. 지시하신 대로 급히 재무팀 모든 자료를 동결했습니다. 재무 회계에 밝은 대웅 직원들이 철저하게 통제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하 대표님.”
이사에서 대표로 본격 승진이다.
“모두 다 회장님의 은혜입니다.”
“관우야~ 나도 있어~.”
“고맙다. 윤태야.”
“다들 앉으시죠.”
상석에 자리를 잡았다.
본래 대표이사와 회장 자리지만 당연하게 받아졌다.
승진한 하관우 대표 충고를 잊지 않았다.
한국식 룰을 따라야 조직이 편한 법이다.
“다들 예상했다시피 오승혁 회장은 주총에서 승리하기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했을 겁니다. 그 부분 중점적으로 파고들어 끝장을 내야 합니다. 일체의 자비나 연민은 필요 없습니다. 정치권에서 가해지는 압력은 제가 커버하겠습니다.”
“장 대표 쉽지 않을 거야. 오 회장이 정치권에 뿌린 돈이 장난 아니야. 특히 이번 정권과는 유착 관계가 심해. 소송을 비롯해 이것저것 귀찮게 할 일이 많을 거다.”
“걱정 마십시오.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너무 낙관적인 거 아냐? 이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그럼 지금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한 번 더 능력을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물에서 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확실히 믿고 따라올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생각하고 의심하는 존재였다.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단축 번호를 눌렀다.
– 후배님. 오늘 활약이 대단했다고 들었습니다.
“손 이사님. 리앤장 변호사들 보내셨습니까?”
– 왜 이러십니까. 후배님. 피차 아는 건 묻지 맙시다.
“선배님. 말 놓으십시오. 부끄럽습니다.”
– 그럴까? 하하하.
손대균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 목소리에 조윤태 변호사와 하관우 대표 얼굴이 놀람으로 변했다.
손 이사라 부르는 자가 누구라는 걸 똑똑히 알았다.
– 그런데 후배 무슨 일이야? 지금쯤이면 안아 처리하느라 바쁠 시간인데?
앉아서도 모든 걸 꿰뚫고 있었다.
안아에도 손대균 첩자가 있을 게 뻔했다.
“선배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그래…… 그렇겠지. 오승혁이 평범한 인물은 아니니까.
길게 말할 것도 없이 말이 통했다.
이미 손대균은 준비하고 있었다.
적이지만 정말 능력 하나는 끝장났다.
“가능하시겠습니까?”
– 일단 고소장 접수해. 그럼 바로 출국 금지 때려줄게.
“그 정도로는 꿈적도 안할 것 같은데요?”
– 우리 후배 똑똑하다니까. 당연히 다음 수순도 있지.
“어떤…….”
– 기다려봐. 오 회장 입 다물게 할 방법이 몇 개 있어.
“감사합니다.”
– 감사는 무슨…… 아는 사람끼리 돕고 살아야지.
돕는 데 한 달에 수백억씩 들어간다.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 밥 사.
“술도 사겠습니다.”
– 하하하. 그래. 술도 사줘.
그렇게 통화가 끝났다.
“…….”
회장실에 침묵이 감돌았다.
존경과 경악, 그리고 놀라움 가득함이 두 사람 눈동자에서 보였다.
“자, 장 대표. 손 이사라면 리앤장 그 손 이사?”
조 변호사님이 확인 차 다시 물었다.
“네. 손대균 이사 맞습니다.”
“헉. 걔를 장 대표가 어떻게 알아? 손대균 그 자식 움직이기 힘든 놈이야!”
“주점 때 못 보셨어요? 저 보고 후배라고 했잖습니까.”
“그건 학교 후배라 그런갑다 싶었지. 저렇게 깊은 대화가 오고 가는 사이인지 몰랐다.”
“두 분 다 모른 척하십시오.”
“알겠습니다. 회장님!”
하관우 대표 목소리에 힘이 팍 들어갔다.
대형 로펌 이사와 얘기 할 정도라면 일이 쉽다는 걸 그는 잘 알았다.
“나 입 무거운 남자야.”
조 변호사님이 씩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 대표님.”
“넵! 회장님.”
“회사 운영 방침에 대해서 몇 가지 지시할 사항이 있습니다.”
“하명하십시오.”
나이는 어리지만 조직의 수장이다.
무게를 잡았다.
“앞으로 안아 그룹을 운영함에 있어 반드시 지켜주십시오. 제일 먼저 안아 그룹 CI를 사내 공모해서 바꾸십시오. 현재 사람들에게 안아는 조롱의 대상입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룹 직원들 모두 정직원으로 고용하십시오. 인턴제도 없습니다. 철저하게 능력을 검증해 뽑았다면 끝까지 책임지십시오. 하다못해 주방 아주머니도 정직원으로 고용하셔야 합니다.”
“조치하겠습니다.”
인턴과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등골을 빼먹는 대기업 작태들이 한심했다.
순간의 이익을 위해 비정규직을 너무 남발했다.
직원들이 월급 받아 소비자가 된다는 생각을 못했다.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과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비정규적 제도가 완벽하게 정착된다.
“동시에 사내 비밀 소리함을 운용하십시오. 부조리한 조직의 비리나 성추행 문제는 반드시 뿌리 뽑으십시오. 사내 정치라인 타고 무마 시에는 관련자 모두 해고하십시오.”
“알겠습니다.”
하관우 대표는 어느새 수첩을 꺼내 적기 시작했다.
메일로 작성해 줘도 되지만 오늘 이 시간이 딱 좋았다.
안아 그룹 인수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었다.
“투자자를 설득해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실적이 이끄는 회사보다 가치가 이끄는 회사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출자순환 구조를 모두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십시오. 시간은 6개월 드리겠습니다.”
“충분합니다. 회장님.”
“조직 문화가 무겁지 않게 항상 살피십시오.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가까이 하십시오. 앞으로 중요한 결정 사항 말고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뇌물과 배임,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 그 책임을 엄하게 묻겠습니다.”
자유를 주되 감시도 철저히 할 생각이다.
약함은 악을 부른다 도 회장님이 말했지만 분별없는 선함도 악을 부르는 법이다.
자유와 의무는 언제나 동시에 붙어 다녀야 할 짝이었다.
“회장님의 뜻 그대로 받들어 실행하겠습니다!”
“조 변호사님, 로펌에서 회계사를 파견해 수시로 회사 사정을 살피십시오. 친구 사이라 봐주는 거 없습니다.”
“걱정마라.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안다.”
가장 믿는 측근들이라 까놓고 말했다.
눈빛이 살아서 꿈틀거렸다.
보기 좋았다.
사실 측근이라서가 아니라 진짜 괜찮은 남자들이다.
스윽 두 손을 뻗어 두 남자의 손을 잡았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따뜻한 손이 잡혔다.
마주치는 눈빛들.
“이제 시작입니다. 두 분…… 모두 힘을 내주십시오. 이 대한민국 살 맛 나는 세상 한 번 만들어 주십시오!”
누군지 모를 간절한 조상의 부탁이나 마찬가지였다.
“최선을 다해…… 뜻을 따르겠습니다!”
“장 대표…… 고맙다!”
마음이 통했다.
나이를 떠나 통하는 이 짜릿한 기분.
–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오늘도 꿈속 할배는 포인트를 아끼지 않았다.
***
“다 죽여 버릴 거야…… 내가 이대로 망할 것 같아! 나 안아 회장 오승혁이야! 오승혁!!!”
꿀꺽 꿀꺽.
회사에서 쫓겨나다시피 집으로 돌아온 오승혁은 독한 양주로 나발을 불었다.
집안은 난장판이 됐다.
들어오자마자 미친 듯 집안을 때려 부셨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자 오승혁은 술을 꺼내 마셨다.
집에서 일하던 이들과 아내까지 모두 숨었다.
폭군 오승혁.
이런 때 더 개 같이 변하는 오승혁 회장이라는 걸 잘 알았다.
“장태산이…… 킬러 더 보내주마. 한 놈이 안 되면 두 놈, 두 놈이 안 되면 네 놈, 네 놈이 안 되면…… 열 놈도 보낼 것이야!”
악에 찬 눈빛으로 오승혁은 활활 분노를 태웠다.
“개새끼들…… 나 혼자 안 죽어. 여차하면 모두 불어 버릴 것이야. 크크크.”
정치권과 언론, 법원과 검찰에 뿌린 뇌물 장부를 오승혁은 꼭꼭 숨겨 두었다.
그것만 잘 쥐고 있으면 언제든 재기가 가능했다.
리앤장 도움 없이도 충분히 주총 무효 소송으로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띠리리리.
오 회장이 평소 사용하는 비밀 핸드폰이 조용히 울렸다.
“그렇지. 위로 전화라도 한 통 와줘야 예의지.”
법무부 장관이라는 이름이 찍힌 발신자 표시를 보고 오승혁은 미소를 지었다.
“여보세요. 전화 받았습니다.”
– 오 회장…… 나요.
“네. 장관님.”
오승혁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 또한 오승혁 돈을 먹고 오늘의 자리에 오른 인사 중 하나였다.
– 긴말 하지 않겠소.
“네?”
– 내일부터 집에 머물러요.
“아니 그게 무슨…….”
– 마지막 정으로 미리 전화해 주는 것이오. 오늘 자로 출국금지 될 것이며 조만간 조용한 곳에서 몇 년 쉬셔야 할 것 같소.
“장관님! 그 무슨 개소립니까! 지금 나를 감방에 처넣겠다는 겁니까!!!”
취한 오승혁 뚜껑이 열렸다.
법무부장관에게 개소리라는 막말을 던졌다.
– 개소리? 이 사람 못 쓰겠구만!
법무부 장관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이경환이! 너 누구 덕분에 그 자리에 올랐는데 지금 뭐라는 거야! 너 이 자식 나 혼자 못 죽는다! 나 안 죽어!!!”
오승혁이 길길이 날뛰었다.
– 지금 장부 가지고 협박하는 거지?
“!!!”
법무부 장관의 이죽거림에 오승혁은 깜짝 놀라 말문이 막혔다.
– 흐흐. 그거 다 찾아서 태웠다. 그러니까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 세상 이제 본 첩 자식까지 다 뒈지는 꼴 보기 싫으면! 이 개새끼야!!!
버럭 호통을 치는 법무부장관.
띠릭.
핸드폰이 종료됐다.
“어, 어…… 어!”
급격하게 치솟는 혈압에 뒷목을 잡고 신음을 흘리는 오승혁.
최근 정관복원 수술로 어린 첩을 통해 애를 얻은 것까지 다 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위협했다.
권력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오승혁은 덜덜 떨었다.
“이런…… 개 같……”
쿠웅!
말을 끝까지 뱉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와장창.
들고 있던 술병이 박살나며 호박색 위스키가 쓰러진 오승혁의 온몸을 축축하게 적셨다.
지금껏 오승혁이 괴롭혔던 수많은 이들의 피눈물처럼 그의 몸에 끈적끈적하게 스며들었다.
# 189
회귀의 전설